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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최고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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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18.04.15 01:50
최근연재일 :
2018.06.04 16:58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9,962
추천수 :
109
글자수 :
233,969

작성
18.04.15 21:45
조회
1,242
추천
6
글자
12쪽

Chapter 2: 첫번째 미션 (1)

DUMMY

최고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일단은 최대한 정상적으로 행동했다. 나는 내 마음속에서 나오는 흥분을 감추고 다른 신입생들처럼 첫 수업이 있는 교실을 찾아다녔다. 마침내 나는 건물 1층에 있는 화학 강의실을 찾았다.


강의실 문을 열자마자 나는 얼어붙었다. 맨 앞줄에 예린이가 앉아있었던 것이다. 나는 또다시 예린이랑 눈을 마주쳤다.


이것도 다 작가의 계획인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자연스럽게 강의실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아직 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 10분이 남아서 나는 공책과 필기구를 꺼내서 지금까지 내가 배웠던 화학 공식들을 끄적였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가지 않자 내 시간표를 다시 확인했다.


오늘은 화학 수업을 들은 다음에 국문학 수업만 있다. 화학 수업과 국문학 수업 중간에 길게 시간이 비어있는데, 그때 점심을 먹으며 도서관에서 자습을 하면 될 것 같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말이다. 하지만 분명 작가는 이 학교에 무슨 사건이 일어나게 할 것이다.


어느덧 시간은 흘렀고 교수님께서 들어오셨다. 교수님께서는 출석을 부르셨고, 내 이름을 부르실때에 나는 씩씩하게 답했다. 일단은 수업에 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했다.


출석을 부른 다음에 교수님께서는 첫 날부터 열띤 강의를 시작하셨고, 나는 교수님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며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 작가의 미션에 대한 것이 생각이 나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도대체 작가가 말하는 그 무슨 일은 언제 벌어지는 것일까?


그런데 그때, 갑자기 교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툭. 툭. 그러더니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교실에 있는 다른 학생들과 같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교수님도 강의를 멈추시고 잠시 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결국 작가가 말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업이 시작한지 고작 5분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쾅!”


순식간에 문이 파괴되었다. 바로 비명 소리가 터져나왔다. 붉은색 털을 가진 늑대같은 생명체가 천천히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비명 소리는 뚝 그쳤다. 사람들은 그저 공포에 가득 찬 눈길로 그 늑대를 바라보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단은 늑대라고 말은 했지만, 흔히 아는 늑대와는 매우 다른 비주얼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눈이 붉은 빛을 띠고 있었고, 이빨이 매우 컸다. 흔히 검치호라고 불리는 스밀로돈의 길쭉한 두 송곳니만큼 커다란 이빨이 있었는데, 검치호와 다르게 모든 이빨이 그렇게 커다랬다. 거기에 녀석의 가운데발톱은 마치 벨로시랩터라는 공룡의 악명높은 갈고리 발톱과 같았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실 다들 도망가고 싶겠지만, 저 늑대가 이 교실의 출구를 막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갈 수도 없었고, 굳이 시도하려고 해도 바로 표적이 되어버릴까봐 아무도 뭘 할 수 없었다. 유일한 탈출구는 창문이었지만, 잠겨있는데다가 사람이 통과하기에는 크기가 애매했다. 게다가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표적이 되기 때문에 아무도 감히 창문에 갈 생각을 못했다.


늑대는 으르렁거리며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한발자국 뒤로 물러난 교수님을 향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헉!”


교수님은 비명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어져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서 남은 학생들은 출구로 도망갈 수 있었다.


내가 가장 먼저 도망갔다. 하지만 교실 밖을 완전히 나가기 전에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닌가? 좋은 주인공은 희생정신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내가 교실로 다시 들어가기 전에 다른 학생들의 등쌀에 떠밀려 밖으로 나오게 됐다.


“꺄악!”


어떤 여학생이 소리쳤다. 나는 바로 비명이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내 눈앞에서 피묻은 팔이 지나갔다. 뜨거운 피가 내 얼굴에 튀었다. 나는 빨리 피를 닦은 다음에 어떻게든 제정신을 유지하며 상황을 파악했다. 복도에 이미 다른 늑대가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반대쪽으로 도망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예린이가 눈에 띄었다. 그녀의 큰 두 눈은 공포에 휩싸여 있었는데, 늑대가 바로 앞에서 여학생의 시체를 물어뜯고 있었음에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나는 바로 그녀의 팔을 잡고 그녀를 끌기 시작했다.


지금 복도에 계속 있으면 안되었다. 저 반대쪽에서도 늑대가 올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일단 근처의 교실로 숨기로 했다. 바로 내 왼쪽에 있는 실험실이 눈에 띄었다. 나는 빨리 실험실 문을 밀었다.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나와 예린이는 빨리 실험실 안에 들어간 다음에 문을 꽉 닫았다. 나는 근처의 의자를 문 앞에다가 두었다.


“여기 실험실 맞지?”


예린이가 조금 진정이 되자 나한테 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그녀는 여러가지 화학 용액들이 있는 보관함을 열어보기 시작했다.


“뭘 찾아?”


“염산. 너는 망치나 칼같은 것을 찾아. 아니면 기름이나 라이터라도.”


나는 어이가 없었다. 이 상황에서 늑대랑 싸우겠다고?


“너는 저 괴수들이랑 싸울려고? 그런걸로 저녀석들이 죽을 것 같아?”


“그러면 가만히 늑대한테 당할려고?"



내가 따지자 예린이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뭐, 맞는 말이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예린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복도에서 나를 살려준 것은 고마워. 그런데 지금 그렇게 망설일 시간이 없어. 우리 어떻게든 살아야지, 안그래?”


그녀가 보관함을 뒤지며 말했다. 그녀는 여러가지 병들을 꺼냈다. 한편 나는 서랍을 살펴서 쓸만한 무기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첫번째 서랍에는 번센 버너라는 가열 기구와 라이터가 있었다. 나는 혹시 몰라서 가열 기구와 라이터를 빼놓았지만, 크게 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다른 서랍들을 뒤져보다가 마침내 망치를 발견했다. 나는 바로 망치를 챙겼다.


나는 다른 서랍을 뒤지려고 장소를 옮기다가 창문 밖을 보았다. 무언가 이상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늑대도. 사람도. 완전히 고요했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면 안전하게 여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뭐라고?”


예린이가 병을 들고 나한테 다가오며 물었다. 그녀는 여러가지 산성 용액과 기름이 담긴 병들을 나한테 건네준 다음에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쳐다보더니 창문을 열어보았다. 역시 밖은 완전히 조용했다.


“창문이 너무 작아. 나조차도 통과할 수 없겠어.”


예린이가 창문의 크기를 가늠하며 말했다. 나도 동의했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창문은 미닫이문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언제나 한쪽이 막혀있는 구조였는데, 만약 유리에 막힌 쪽을 부수면 우리들이 빠져나갈 정도의 크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나는 망치를 들어 유리를 깨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망치를 한번 내려치자마자 실험실 문이 굉음과 함께 박살났다. 문 바로 앞에 있던 의자마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저 멀리 튕겨져나갔다.


“크르르.....”


늑대가 그르렁거리며 실험실 안에 들어왔다. 나는 예린이가 쥐고 있던 병을 잡았다. 그리고 조용히 늑대를 노려보았다. 이렇게 된 이상 저녀석과 싸우는 것밖에 없었다.


“예린아, 옆으로 물러서. 내가 신호를 보내면 염산을 부어. 알겠어?”


내가 왼손에는 망치를, 오른손에는 병을 들며 말했다. 예린이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잠시 늑대를 노려보았다. 여기에서 물러나면 안된다. 물러나면 죽음뿐이니까.


경고도 없이 늑대는 나를 향해 뛰어올랐다. 나는 의도적으로 뒤로 넘어지면서 늑대를 향해 산성이 담긴 병을 밀어넣었다. 늑대는 그대로 병을 깨물었고, 나는 바로 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내 목과 등에 산성이 튀겼다.


“크르릉...... 커엉. 커엉.”


늑대가 잠시 으르렁거리다가 고통으로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내가 소리쳤다. 예린이는 그대로 늑대를 향해 염산을 부었다. 비록 농도가 낮았지만, 늑대를 고통스럽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고통스러운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성이 튄 부분이 점점 뜨거워지면서 아파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그 상처를 치료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바로 망치로 유리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젠장! 유리에는 자꾸 금이 갔지만, 깨지지 않았다. 그동안 예린이는 어떻게든 늑대한테 염산을 들이부으며 시간을 끌어보았다. 입안에 산성이 다량으로 들어가서 그런지 늑대로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계속 발버둥만 치며 낑낑거렸다. 하지만 복도쪽에서 늑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빨리 유리를 깨야했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망치를 휘둘렀다.


“쨍그랑!”


마침내 유리가 깨졌다.


“예린아! 이쪽으로 와!”


내가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 순간, 두번째 늑대가 나를 향해 덤벼들었다. 어찌할 틈도 없이, 내 머리는 그의 커다란 두 입에 쑤욱 들어가버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녀석의 빨간 입 속이었다.



***



“나쁘진 않았어.”


작가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다시 정문 근처에서 예린이와 대화를 하던 순간으로 돌아왔다. 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놀랐어. 늑대 한 마리를 네가 제압하다니. 그건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어. 그리고 거의 탈출할 뻔 했잖아.”


의외였다. 칭찬을 해주다니. 하긴, 내가 아직 미숙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그의 말대로 나는 첫번째 루프부터 벌써 탈출하기 직전의 상황까지 왔으니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활약한 것 같긴 하다. 거기에 늑대 한 마리를 제안한 것은 덤이었고.


“그 늑대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아, 내가 아직 이름은 붙이지는 않았지만, 이계에서 넘어온 생물체들이야. 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자기 동족이 아닌 이상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모두 다 공격해버리는 난폭한 녀석들이지. 이름은 네가 편할대로 불러.”


매드 울프. 그게 적당한 것 같았다.


“하지만 크게 두려워 할 건 없어. 네가 첫번째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내가 주는 보상중에서 매드 울프를 가볍게 썰 수 있는 무기를 선물로 줄테니까. 물론 그 무기를 다루는 방법은 네가 알아서 연습해야겠지만 말이야.”


“앞으로도 내가 매드 울프들을 자주 마주치게 되려나?”


“글쎄? 일단 네가 이 미션을 제대로 클리어하지 못하면 지겹도록 마주치겠지. 그리고 이 미션 이후에는,나중에 그들이 사는 세계에 가게 될 수도 있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일단 지금은 이 미션을 클리어하는데에 집중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참. 그리고 너를 보니까 계속 다른 사람들을 챙겨주려는 모습을 보였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그럴 필요는 없잖아. 이기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번 미션은 너 하나만 살아서 학교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돼.”


“하지만 그건 너무 비인간적이잖아.”


“글쎄? 비인간적인 것은 아니지. 솔직히 말해서 자기 목숨이 위태로울때에 남의 목숨까지 챙기려고 하는 사람은 몇 안돼. 특히 그 남이 아예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특히 네가 챙겨주었던 예린이라는 애도 네가 호감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엄밀히 말하자면 오늘 처음 본 애잖아. 그런 의미에서 너는 꽤 특이하긴 해.”


애매했다. 칭찬인지 욕인지 전혀 모르겠다.


“그게 좋은 건가?”


“글쎄? 자칫 잘못하면 독자들한테는 발암을 유발할 수도 있지. 그렇게 남을 구하다가 죽게 되면 끝날수도 있는 미션을 질질 끌게 되니까. 하지만 나는 마음에 들어. 기본적으로 네가 선량한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뭐, 그런걸 생각하면 내가 주인공을 잘 선택한 것 같네.”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자, 또다시 행운을 빌게.”


작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빛에 휘감겨 그대로 사라졌다. 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이제 두번째 루프. 이번에 끝내버리리라.


작가의말

오늘 1일 3연재를 하고 내일 1일 2연재를 하고 나서는 당분간 1일 1연재를 하게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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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hapter 9: 첫번째 재앙 (1) 18.05.01 446 1 11쪽
19 Chapter 8: 준비 18.04.30 454 1 12쪽
18 Chapter 7: 마지막 연습 미션 (3) 18.04.29 448 1 12쪽
17 Chapter 7: 마지막 연습 미션 (2) 18.04.28 451 2 11쪽
16 Chapter 7: 마지막 연습 미션 (1) 18.04.27 498 1 11쪽
15 Chapter 6: 기회의 광장 (3) 18.04.26 544 2 11쪽
14 Chapter 6: 기회의 광장 (2) 18.04.25 537 2 12쪽
13 Chapter 6: 기회의 광장 (1) 18.04.24 555 2 12쪽
12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4) 18.04.23 543 2 11쪽
11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3) 18.04.22 598 2 12쪽
10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2) +3 18.04.21 600 2 14쪽
9 Chapter 5: 쉬운듯 쉽지 않은 미션 (1) 18.04.20 648 3 11쪽
8 Chapter 4: 어색한 첫 데이트 (2) 18.04.20 719 3 14쪽
7 Chapter 4: 어색한 첫 데이트 (1) +2 18.04.18 802 4 13쪽
6 Chapter 3: 보상이 너무 많다 (2) 18.04.17 852 4 13쪽
5 Chapter 3: 보상이 너무 많다 (1) +2 18.04.16 952 7 13쪽
4 Chapter 2: 첫번째 미션 (2) +2 18.04.16 990 7 13쪽
» Chapter 2: 첫번째 미션 (1) +2 18.04.15 1,243 6 12쪽
2 Chapter 1: 작가와의 만남 +4 18.04.15 1,931 10 12쪽
1 Prologue +4 18.04.15 2,544 1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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