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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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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작품등록일 :
2016.08.09 21:31
최근연재일 :
2019.07.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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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2,664

작성
19.07.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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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미국의 감기 (3)

DUMMY

"하하하 어서오십시오."


한경철이 그녀를 마중나와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이상숙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경철이 크게 웃으며 그녀를 반겼다.


"호호 안녕하셨어요?"


이상숙이 웃으며 그의 답례했다. 짙은 선글라스와 뽀글거리는 파마머리가 여전히 그녀의 얼굴에 자리해 있었다.


"덕분에 아주 잘 지냈습니다. 사모님도 별고 없으시죠?"

"호홍. 저야 똑같죠 뭐. 근데 우리 최실장님이 안 보이네?"

"아~ 요새 좀 바쁜일이 있어서요."

"어머, 오늘 수익률 알려주기로 한 날인뎅 까먹으셨나?"

"그건 아닙니다. 사모님 수익률은 제가 보고 드리지요."


경철이 상숙에게 대답한 뒤 수진을 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응접실로 향했고 최수진은 수익률 보고서와 차를 함께 내왔다.


"수익률에 연연해 마시고 참고용으로만 봐주십시오."


경철이 웃으며 보고서를 내밀었다. 그러자 이상숙이 입으로 가져가려던 커피와 얼음물을 내려놓았다.


"어머. 이게 뭐예요?"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다. 강석의 작품이었다.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지수도 다시 상승세로 향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는 회복할 겁니다."

"남의 돈으로 운용한다고 너무 천하태평인 거 아니에요?"


그간의 아둔하고 어리숙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보고서를 보자 그녀도 본색을 드러냈다. 경철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지고 있을 때 이상숙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예요? 최 실장님이 운용한 거 맞아요? 아니, 저번부터 왜 그런대? 참나 정말."


이상숙이 급하게 냉수를 넘기며 가슴 중앙께의 블라우스를 들었다 놓으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사모님. 저희를 믿으십니까?"

"하. 참. 갑자기 그런 말이 왜 나와요? 당연히 믿으니까 맡겼겠죠. 근데 이건 좀 아니지이. 수수료는 꼬박꼬박 가져가면서."


경철이 표정을 바꾸며 안경을 벗고 그녀를 바라보며 질문햇다. 그러자 이상숙이 대답과 함께 신경질을 부렸다. 물론 믿고 맡겼다. 하지만 자신의 수익률이 파란불을 향해 달려 간다면 들고 일어나지 않을 자가 누가 있는가.

하지만 그들은 PB였다.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럼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다음에 오실 땐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여기 그 친구 뭐야.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네."


어느새 얼음물 한 잔을 전부 비워낸 이상숙이 휴대전화를 열어 연락처 목록을 뒤졌다.


"응. 그래 박경수. 박경수씨. 아니다. 내가 직접 전화해도 되지요?"


이상숙이 경수에게 전화를 걸려다 한경철의 눈치를 살폈다. 경철은 체념한 듯 눈을 감더니 대답 했다.


"하하. 사모님 진정하십쇼. 원하시면 제가 박경수 PB를 불러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불러주세요 얼른."


이상숙이 휴대폰을 도로 집어넣었다.


"여기 박실장님 좀 호출해 줘요."


한경철이 수진에게 경수를 호출해 줄 것을 얘기하고 곧 경수가 나타났다.


*


느닷없는 영감의 호출에 나는 응접실로 향했다. 서재가 아닌 응접실이라는 것이 궁금할 때 쯤 응접실의 문이 열렸고 그 안에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한회장과 그 앞에 있는 사자머리를 확인했다.

대충 감이 왔다.


"부르셨습니까?"


나는 자켓을 여미며 말하자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반겼다.


"음. 어서 앉지."

"어머. 호홍 정말 자기 여기있었네? 반가워랑."


영감은 사자머리의 눈치를 살피다 들고있던 손을 내려 놓고 가만히 그녀가 하는 말과 행동을 지켜보기만 했다. 사자머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맞이했다. 선글라스와 폭탄맞은 머리는 여전했다. 선글라스 안 쪽에 있는 멍자국은 없는 듯 보였다.


"하하 안녕하셨어요 사모님."

"그러엄. 덕분에 잘 있었지. 자기는?"

"저도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날씨가 더운데 어떻게 여기까지."


나는 한경철이 눈치를 한 번 보고 대답을 이어갔다.


"어떻게는. 수익률 확인좀 해보려고 왔지. 그래도 한 번씩은 확인 해보고 싶어성. 근데 아주 정말 실망이야. 이것좀 봐."


그녀는 끼고 있던 선글라스마저 벗으며 열변을 토했다. 그녀의 모습은 꼭 놀이터에서 얻어 맞고 돌아온 뒤 엄마에게 고자질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그만큼 거침이 없었다. 나는 그녀가 내민 수익률 보고서를 들여다 보았다. 수익이 난 종목도 몇 있었지만 손실이 난 종목들이 더 많았다.


"요새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증시가 너무 안 좋아요.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문에요. 잘 아시죠?"

"서브프라임? 뭐 요새 뉴스에서 시끄럽긴 하던데. 그렇게 심각한 건강?"

"네. 이제 저번주에 코스피랑 코스닥 전부 한 방 얻어 맞은 것도 다 그것 때문이거든요."

"그래성?"

"아마 대선까지는 다시 회복세가 이어질 것 같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그랭? 확실한 거지?"

"확실하다고 생각하셔야 마음이 편하지 않으시겠어요?"

"그래요 그럼. 자긴 실망시킨 적 없으니까 믿어야지 모. 호홍."


이상숙이 만족한 듯 다시 선글라스를 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그녀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감님도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로 향해 문을 당겼다. 그러고 보니 영감이 자리에 있었는지도 까먹고 있었다.


"박PB말대로 염려 놓으시고 조금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용. 그럼 가볼게요 호홍."


사자머리가 또각거리며 사라졌고 한경철이 깊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


"아휴. 이 자식을 그냥."


나는 영감님의 반대편에 마주 앉아 다시 한 번 강석의 수익률 보고서를 보았다. 고집대로 그대로 들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다행히도 다시 반등을 하고 있어 연말까지는 그런대로 버티겠지만 그 이후에는 종목을 바꿔야 한다.


"그 때 팔았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지금 다시 반등하고 있긴 하지만 곧 위기가 올 겁니다."

"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 지금 누구를 가르치려 드는건가?"


나의 말에 영감이 고개를 들고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종잡을 수 없는 노인이었다.


"그건 아닙니다만, 위험성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겁니다."

"알아. 하지만 이제 진정될 거라고는 생각 안드나? 미 연방은행 유동성 자금이 투입됐어. 금리도 인하 되었고."


맞는 말이었다. 미국 연방은행의 자금이 투입되고 내년 3월,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면서 위기는 일단락 되는 듯 보였지만 리먼 브라더스의 실적악화와,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부도위기가 남아 있었다.


"그럼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다시 상승하는 거구요."


나는 영감님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로 했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인데 괜히 건드려봐야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지금은 나의 보스였으니까. 또,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맞는말이었다. 2007년 말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달성했었다. 중국의 경제성장 덕분이었지만.


"자네도 그래서 상승을 예상하는 거 아니었나?"

"네. 맞습니다."

"알겠으니까 가서 일봐."

"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여전히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어 보였다.


*


"들었어요? 어제 무지하게 깨졌대요."


최서연이 자리에 앉으며 옆 자리에 있던 이철민에게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누가?"

"회.장.님!"

"회장님이? 회장님을 깰 사람이 있긴 한가?"

"아이 참. 있잖아요. 그 폭탄머리."

"아아. 그 사람?"

"네. 어제 한 바탕 난리를 치고 간 모양이더라구요. 수익률이 어쨌느니 저쨌느니."

"그래서?"

"회장님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셨다 이 말이죠."

"그런 일 한 두번인가. 고개들 수익률 떨어지면 다 그렇지 뭐. 난 또 뭐라고."

"근데 그 자리에 선수도 있었대요. 박경수."


최서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이철민의 눈동자도 그녀와 같아졌다.


"그래?"

"그렇다니까요. 그것도 폭탄머리가 소환했대요. 그리고 나갈 땐 아주 만족한 듯한 얼굴로 나왔다는 후문."

"사실이야?"

"그럼요. 제 정보통 못 믿으십니까?"

"믿지. 그럼. 암튼 재밌게 됐구만."

"그러니까요. 나도 눈 딱 감고 종목 추천 하나 해달라고 할까?"

"아서라. 최선배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감당 하려고."

"뭘 어떻게 감당해요. 나도 같은 종목 추천해주면 되죠. 동료 좋다는 게 뭐예요. 상.부.상.조."


최서연이 대답한 뒤 뒤로 넘어갈 듯 웃음을 쏟아냈다. 이철민도 재밌다는 듯 웃으며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철민의 모니터 화면에는 화이공영의 차트가 띄워져 있었다.

주가는 6,500원을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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