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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님의 서재입니다.

주식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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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작품등록일 :
2016.08.09 21:31
최근연재일 :
2019.07.30 18:0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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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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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1
글자수 :
162,664

작성
17.07.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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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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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글자
9쪽

작전주 : 루보 (3)

DUMMY

경수를 태운 고속버스가 터미널로 들어섰다.

기사 아저씨가 버스 내부에 연결돼있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연결해 방송을 시작했다.


"천안, 천안나오세요."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 고향의 칭호였다.

모자와 가방과 함께 버스에서 내린 경수가 터미널 앞에 죽 늘어서 있던 택시 뒷문을 열었다.

터미널에서 집까지 거리는 차로는 20분이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

버스로 간다면 4,50분은 걸릴터였다.


"직산이요."


천안에서도 시골로 꼽히는 직산읍.

그 곳에 있는 5층 아파트의 맨 꼭대기. 그곳에 어머니의 집과 어머니가 있었다.


"누구세요?"


집안에서 어머니의 경계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저에요."


경수가 대답했다.


"어머."


어머니가 문을 열었다.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눈이었다.


"금방 가야돼요."


마음과는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휴. 남자들이란.


"바쁘니? 요새 어떻게 지내?"


대신 문을 닫은 어머니가 경수의 등에 대고 물었다.


"그냥 뭐."

"밥은."

"먹어야죠."

"올거면 온다고 얘기를 하지."


냉장고 문을 연 어머니가 토마토 쥬스를 건넸다.


"반찬이 없는데 어떡하니."

"괜찮아요. 대충 먹고 가야돼."


***


진수성찬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어머니와 집밥에 감회가 새로웠다.


"요새 무슨일 하니?"


어머니가 걱정스런 눈으로 물었다.


"그냥. 이것 저것요. 걱정하지 마세요."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어."

"에휴. 그 먼 서울까지 가서 뭘 한다고 그러니. 그냥 내려와서 엄마랑 있지."


어머니의 걱정이 가방으로 이어졌다.

가방에서 꺼낸 오래된 지갑에서 만 원짜리 지폐가 따라 나왔다.


"손 벌리러 온 거 아니야."


경수가 손사래를 쳤다.

배춧잎이 주머니로 들어오기 전에 먼저 꺼내야했다.


"아. 밥도 못 먹겠네."


경수가 숟가락을 내려 놓고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식탁위에 올렸다.


"많진 않아요."


경수가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어머. 이게 뭐니?"

"월급, 받았어요."

"엄마. 웬일이야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


어머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음엔 더 많이 드릴게요."

"호호. 가져가지만 않음 다행이지 뭐."


봉투를 열어본 어머니의 입이 귀에 걸렸다.

어머니가 비어가는 그릇을 가져가더니 그대로 밥을 리필해왔다.


***


"갈게요."


경수가 수저를 내려 놓았다.


"왜. 자고 가지. 밖에 어두운데."

"괜찮아요 내일 출근해야돼요."

"아휴 참···."


경수가 어머니의 걱정을 뒤로 한 채 문 밖을 나섰다.

낡은 아파트 여기저기에 노란색 불빛이 들어와 있었다.


***


Give and Take.

인생사를 이어주는 단어는 호빠와 가요주점에도 통했다.

언니들이 호빠에 한 번 놀러오면 선수들도 주점으로 언니들을 보러가는 기브앤테이크.

오늘은 단골 언니들을 위해 경수 일행이 주점을 향하기로 했다.


"야 다했냐?"


상민을 등지고 서 있는 경수가 향수를 들어 목뒤와 양쪽 손목에 뿌렸다.


"그래 출동하자."


마지막으로 양손으로 구랫나룻을 누른 경수가 형광등 스위치를 눌렀다.


***

경수와 상민 일행이 주점을 향해 계단을 올랐다.

특이하게 이곳은 2층에 위치해 있었다.


- 동경가요주점 -


가요주점 대부분이 지하에 있는 것에 비하면 위치는 불리한 편이었지만

언니들은 유리한 편이었다.


"안녕하세요."


계단을 오르자 서서히 가게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여느 가게와 마찬가지로 붉고 어두운 조명이 복도를 비추고 있었다.

카운터엔 숏컷을 한 사장님이 자리에 있었다.

이민주라는 이름을 가진 쌍커풀없이 두툼한 눈두덩이 매력적인 여자였다.

이름이 본명인지 가명인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언니들 말고 사장님이 파트너로 들어와도 될만한 외모였다.

뭐, 가슴이 아주 조금 빈약하긴 하지만.


"어머. 오랜만이네? 어서와."


사장이 경수를 향해 활짝 웃었다.


"친구들도 왔어요. 동경의 매출 신장을 위해."


경수가 넉살 좋게 웃었다.


"그래? 그럼 오늘 술 많이 준비해야겠는데? 호호. 들어가. 애들 불러줄게."


민주가 웃으며 경수의 허리를 감쌌다.


"세 명이지?"


민주가 문 앞에서 몸을 돌렸다.

그녀의 주름진 스커트가 경수의 눈에 들어왔다.


"네. 세 명이요."

"그래. 잠깐만 있어."


민주가 사라진 뒤 곧 웨이터가 들어와 얼음과 안주를 들고 왔다.

웨이터가 들어오자 경수가 상민의 옆구리를 툭 친다.


"야."


경수의 부름에 응답한 상민이 고개를 들었다.


"아."


외마디 외침과 함께 상민이 지갑을 꺼내 웨이터에게 팁을 건넸다.

한 번씩 돌아가며 웨이터에게 팁을 주는 약속을 했던 적이 있었다.

오늘은 고릴라 차례였다.


"감사합니다."


팁을 받은 웨이터가 얼음통과 잔을

각자 자리 앞에 두었다.

이러다가 옆에 앉을 기세였다.


"괜찮아요 저희가 할게요."


경수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웨이터가 고개를 숙인채 빠져나가자 바톤터치하듯 언니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왔엉?"


껌을 짝짝 씹으며 룸으로 들어오는 언니.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들어오는 언니.

상철에게 손인사를 하며 들어오는 언니가 나란히 입장했다.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엉? 우리는 저번주에 갔었는데?"


그 중에 제일 말 많고 애교 많은 여자가 자연스럽게 경수 옆에 앉았다.


"요즘 도쿄 물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경수가 웃으며 술병을 들었다.


"참나. 이정도면 훌륭한거 아니야?"


여자가 터질듯한 가슴을 내밀었다.

하마터면 손을 가져갈 뻔 했다.


"야야. 니네끼리 놀지 말고 한 잔 하자."


상민이 끼어들었다.


"자, 건배."


6개의 잔이 모여 짠하는 소리를 만들었다.


"아."


경수의 파트너가 안주로 마련된 단감을 이쑤시개로 찍어 경수의 입속으로 넣어주었다.


"감이 남자한테 그렇게 좋대."


여자가 이쑤시개를 내려 놓았다.


"난 이게 더 좋은데."


경수가 여자의 가슴으로 눈길을 보냈다.


"뭐야앙.벌써?"


여자가 입을 다문채 웃었다.


"뭐가 벌써야. 벌써 한 잔 마셨는데. 어우. 난 벌써 취하는 것 같다."


경수가 장난스레 고개를 흔들었다.


"치. 엄살은. 나 잠깐만 나갔다 올게."


여자가 일어나자 비누향이 밀려왔다.

딱 달라붙은 옷이 그녀의 몸을 더욱 훤히 보여주었다.

그녀의 몸은 살이 많아 덕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육덕진 몸매였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슴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고 싶게 만드는 몸.


***


30분이 지나도 육덕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쁜년.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이해 못할 일은 아니었지만 30분은 너무 하지 않냐?

옆에서 쪽쪽대는 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진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방안에 생연기를 피우기엔 분위기가 너무나도 끈적했다.


"왜 나와?"


밖으로 나온 경수를 본 민주가 물었다.


"그냥 바람좀 쐬려구요."


파트너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남자의 마음이랄까요.


"아.. 보라 아직 안들어왔구나. 금방 불러줄게 미안."


이름이 보라였구나.

성은 육씨로 지어야겠다. 육보라.


계단을 내려가자 차가운 겨울 바람이 경수의 코끝을 스쳤다.

1층으로 오니 손님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중에 구면인 남자가 있었다.


최강석.


그가 먼저 인사를 건네기 까진 알아보지 못했었다.


"어?"


강석이 경수에게 다가왔다.

강석의 어? 하는 외마디 외침에 경수의 눈이 강석에게 끌려갔다.


"어이구. 여기서 다 보네."


강석이 웃으며 경수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아, 예."


얼떨떨한 표정으로 경수가 강석의 손을 잡았다.

경수의 손이 닿자 강석이 손아귀에 힘을 주어 거칠게 흔들었다.

힘자랑 할 데가 이런데 밖에 없는 인간 같았다.


"아이고. 여긴 어쩐일로."

"그냥. 놀러요."

"아아. 놀러. 하긴. 나도 놀러왔는데."


겨울바람과 연기에 눈이 매운지 강석이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근데 여길 놀러와요? 가게에도 많이 오지 않나?"


강석의 얼굴 한쪽에 웃음이 보인다.

Give & Take 라고 아냐.


"우리도 많이 와요. 저기서도 많이 오고."


경수가 받아쳤다.


"아아. 그렇구나."


강석이 후 하고 연기를 뿜더니 중지와 엄지로 담배꽁초를 튕겨냈다.


"요새 자산관리도 하신다고 하던데."


'어떻게 알았지? 사자머리는 분명 비밀로 한다고 했는데.'


"에?"

"에이 놀라는 척은. 모르는 것처럼."


강석의 웃음이 비소로 바뀌었다.


"어떻게, 잘 돼요? 내가 알기론 늪으로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강석이 웃으며 팔짱을 꼈다.

그 뒤로 삼삼오오 몰려있던 남자들이 강석의 어깨를 치며 먼저 올라간다는 신호를 주었다.


'늪이라고?'


작가의말

오늘은 좀 늦었습니다.

퇴근하고 오느라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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