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정상에서 님의 서재입니다.

주식의 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정상에서
작품등록일 :
2016.08.09 21:31
최근연재일 :
2019.07.30 18: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55,925
추천수 :
3,720
글자수 :
162,664

작성
17.07.09 18:57
조회
6,985
추천
120
글자
8쪽

수수료

DUMMY

오늘은 물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얼마나 큰지 애송이가 준비한 양동이가 차고 넘쳐 흐르고 있었다.

당장 목덜미를 쥐어 흔들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잘 지내셨죠 사모님."

"호홍 그럼요. 실장님도 잘 지내셨지?"

"네. 그럼요."

"이렇게 또 모이니까 반갑네 그쵸? 호홍."


속도 없이 말하는 것을 보니 아직은 모르는 눈치였다.

그래. 모르겠지. 자 이제 꺼내봐라 애송아.


"그 때 주셨던 거요."


애송이가 입을 열었다.


"응?"


상숙이 고개를 돌린다.


"그때 맡겨 주신거요. 사실 이번에 수익을 좀 봐서요."

"어머 정말? 그러고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네. 호홍."


상숙이 경수와 강석을 번갈아 보았다.

경수를 볼때는 놀라는 눈을, 강석을 볼 때는 그의 눈치를 보는듯했다.


"여기요."


경수가 하얀색 봉투 하나를 꺼냈다.

봉투를 보니 수민이 일하는 지점의 것이었다.


"어머."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 상숙이 입을 가리고 경수와 봉투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어머 이게 웬일이야. 정말이야 이거?"

"네."


경수가 미소를 머금었다.

강석은 눈꼴신 그들의 데이트 장면을 애써 외면하며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어머.어머 정말 자기 실력 좋다앙 응? 웬일이야 정말. 응? 호호. 아니 그렇다구 우리 실장님이 실력이 안 좋다는 건 아니구. 아이구. 참."


상숙은 미안한 듯 강석을 보았지만 얼굴에 나타나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믿고 맡겨주셨는데 보답은 해드려야죠."


경석이 웃으며 강석을 보았다.


"어머 보답은 무슨. 난 까먹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너무 부담스럽네. 하항."


상숙이 경수의 어깨를 살짝 건드린다.

강석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식히려 연거푸 물을 들이켰다.

물만 마셨더니 신호가 왔다.


"저, 사모님. 저 잠깐 실례좀 하겠습니다."


강석이 상숙을 불렀다.


"아. 네. 그래요 다녀오세요."


상숙은 두 번 묻지 않았다.

강석이 일어나 방을 나가는 것을 본 상숙이 의자를 앞으로 당겼다.


***


경수와 상숙만 남은 방의 분위기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응?"

"하하. 운이 좋았어요."

"호호 운이 이렇게나 좋아? 이 정도면 실력이지. 어머 참.."


상숙은 감격스러운지 수표를 손에서 내려놓을 줄 몰랐다.


"아, 잠깐만."


상숙이 지갑을 열어 흰색 종이를 몇 장 꺼냈다.


"자."


상숙이 경수에게 수표를 건넸다.

1천 만원짜리 5장이었다.


"이렇게 많이 안주셔도 되는데···."

"많기는. 이게 뭐가. 더 주고 싶은데 지금 가진 게 이것뿐이라서. 기다려봐요.호홍."


상숙은 지갑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었다.


"네. 저에요 이쪽으로 잠깐 들어오세요."


잠시 후 검정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상숙의 입에 귀를 갖다대더니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밖으로 사라졌다.


"늦어도 내일까진 들어갈거야."

"네?"

"수수료."

"수수료요?"

"호호 그럼. 우리같은 사람이 또 은혜는 안 잊잖앙. 지금 이거는 계약금이라고 생각하고 받고. 내일 3장 더 들어갈거에용. 호홍."

"3장이요?"

"칠대 삼, 너무 적은가?"

"아···. 아니에요. 적긴요. 하하. 감사합니다 누나."

"내가 더 감사하지 호홍. 혹시 다른 주식 알고 있는 거 있나?"

"아, 제가 미리 연락 드릴게요. 좋은 거 발견하면요. 하하."

"어머 그럴래? 그럼 너무 땡큐지. 호홍."


3억.

그래. 칠대 삼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승률이 100%이긴 하지만 신인에게는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

이것이야 말로 원플러스원이었다.

수수료도 받고 기존 자산도 동시에 불리는 기적 같은 마법.

이래서 리어카를 끌어도 내 사업이 낫다고 하는거구나.


"그럼 이제 식사 부를까요?"

"호호 그래요. 그나저나 실장님이 안오시네?"


***


흠뻑 젖어버렸다.

애송이가 머리위로 쏟은 차가운 물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상숙을 부른 것은 자산관리이력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었다.

제대로 물을 먹어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강석이 수도꼭지를 틀어 연거푸 얼굴에 물을 묻혔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형편없었다.

강석이 핸드 타올을 툭툭 뽑아 손과 얼굴을 차례로 닦아냈다.


띵동.

강석의 휴대폰이 울린다.


"선배 어디로 가요?"


수민이었다.

강석은 곧장 통화버튼을 눌렀다.


"미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설마 오늘 잊은 거 아니죠?"

"까먹긴. 이쪽으로 와. 문자 보낼게."

"알았어요. 좀 이따 봐요. 헷."


차가운 지하실에 한줄기 빛이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강석이 수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경수와 상숙이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어머. 실장님. 뭐하다 이렇게 늦게 오신대. 식사하셔야죠? 호홍."


상숙이 강석의 끼니를 걱정했다.

실은 자기가 허기진 게 분명하면서.


"아. 전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요. 먼저 좀 일어나겠습니다."


강석이 입을 열자 상숙과 경수의 눈이 그에게 쏠렸다.


"아니. 식사 하고 가셔야지. 어디를 가시길래 그래. 응?"

"아, 제가 선약이 있는 걸 깜빡해서요. 죄송합니다."


강석이 고개를 숙였다.


"벌써 가시게요?"


이번엔 경수가 입을 열었다.


"네. 선약이 있어서."

"선약은 저랑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아. 그건 내일 얘기하기로 하죠. 약속한 건 보내드릴게요. 그건 걱정마시고."

"걱정이 돼서요. 갑자기 잠수라도 타버리실까봐. 훗."

"하하. 재밌는 분이시네. 걱정붙들어 매세요."


경수가 웃자 강석이 겉옷을 들며 대답했다.


"그럼 먼저 좀 가보겠습니다."

"아유 그래요 그럼. 선약있다는데 어쩔 수 없지."


상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리 안나갈게요. 응?"

"네. 그럼요 얼른 식사하세요."


그래. 밥이 까끌거려 넘어가질 않겠지.

그렇다고 이렇게 내뺄줄은 몰랐네.

호랑이새끼정도는 되는 줄 알았지만 하이에나새끼인 모양이었다.


경수도 일어나 나가는 강석을 배웅했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경수가 강석에게 악수를 청했다.

강석의 손이 들어오자 경수가 힘을주어 흔들었다.

축축한 것이 손도 닦지 않은 모양이었다.


***


"잠깐 내려오시죠."


밖으로 나온 강석이 경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직 안 가셨어요? 그럼 같이 식사하시지 왜."


보지 않아도 경수의 목소리에 웃음이 실린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아오르는 애드벌룬 같은 모습이었다.

아니면 하룻강아지?

모르고 발을 들면 펑하고 터질지도 모르는 애드벌룬을 탄 하룻강아지.


"그래도 약속인데 오늘 넘기면 좀 그렇잖아요. 잠깐 내려오세요."

"아. 그럴까요 그럼? 어디 계시죠?"

"1층입니다."

"네. 그럼 금방 가겠습니다."


강석이 전화를 끊고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냈다.

1천만 원짜리 수표였다.

다시 지갑을 집어 넣으려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


수민이었다.

잠깐만. 니가 벌써 나타나면 안되는데.

아이씨. 타이밍 참 엿같구만.


"어? 어 벌써 왔어? 근처에 있었나보네."

"벌써는요. 약속한 시간이 몇신데. 근데 왜 이렇게 땀을 흘려요? 더워요?"

"아, 아니야. 괜찮아."


이어 계단을 내려온 경수가 강석과 수민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아하하. 잠깐만 나 손님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금방 끝나."


강석이 수민의 등을 밀어내려하자 수민이 소리쳤다.


"어?"


수민이 경수를 가리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왜."


수민의 손끝엔 경수가 서 있었다.


"둘이 아는 사이에요?"


수민이 강석과 경수를 번갈아 봤다.


"어? 아니 그냥 조금."


강석이 대답했고,


"아, 안녕하세요."


경수도 대답했다.


"와하하. 신기하네?"


수민이 입을 가리며 웃었다.


"너..도.. 아는 사람이야?"


강석이 미간을 찌푸린 채 수민을 쳐다봤다.


"그럼요. 알다 마다. 우리지점 손님이에요. 어머. 안녕하세요."


수민이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아, 안녕하세요."


경수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허리와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들자 강석의 당황한 얼굴과 반가운 수민의 얼굴이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식의 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미국의 감기 (5) +1 19.07.30 1,471 35 9쪽
46 미국의 감기 (4) +1 19.07.29 1,314 29 8쪽
45 미국의 감기 (3) 19.07.27 1,420 33 9쪽
44 미국의 감기 (2) 19.07.25 1,423 27 7쪽
43 미국의 감기 19.07.23 1,529 30 8쪽
42 대선 테마주 (5) 19.07.22 1,523 26 8쪽
41 대선 테마주 (4) +2 19.07.18 1,529 30 7쪽
40 대선 테마주 (3) +1 19.07.17 1,565 26 7쪽
39 대선 테마주 (2) 19.07.16 1,561 28 7쪽
38 대선 테마주 19.07.15 1,632 27 8쪽
37 스마트폰 보다 더 급한 것 19.07.12 1,677 28 8쪽
36 첫 출근 19.07.11 1,816 29 8쪽
35 테스트 (4) +1 19.07.09 1,782 31 9쪽
34 테스트 (3) +2 19.07.08 1,757 33 8쪽
33 테스트 (2) +2 19.07.05 1,886 32 8쪽
32 테스트 19.07.04 2,075 36 7쪽
31 스카웃 (4) +2 19.07.02 2,068 35 7쪽
30 스카웃 (3) +2 19.07.01 2,136 30 7쪽
29 스카웃 (2) 19.07.01 2,139 32 6쪽
28 스카웃 +2 19.07.01 2,296 32 6쪽
27 운 혹은 실력 +11 17.07.10 6,989 118 8쪽
» 수수료 +6 17.07.09 6,986 120 8쪽
25 작전주 : 루보 (5) +7 17.07.08 6,868 119 9쪽
24 작전주 : 루보 (4) +10 17.07.07 6,740 117 9쪽
23 작전주 : 루보 (3) +3 17.07.05 6,909 111 9쪽
22 작전부 : 루보 (2) 17.07.04 6,874 103 8쪽
21 작전주 : 루보 +8 17.07.03 7,303 121 9쪽
20 스캘핑 (3) +4 17.07.02 7,465 102 8쪽
19 스캘핑 (2) +5 17.07.01 7,627 108 8쪽
18 스캘핑 +10 17.06.27 7,920 11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