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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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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작품등록일 :
2016.08.09 21:31
최근연재일 :
2019.07.30 18:0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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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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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64

작성
17.07.0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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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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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글자
8쪽

스캘핑 (3)

DUMMY

"아 예. 사모님.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그래? 그럼 이쪽으로 와. 내가 지금 문자 찍어줄게."

"네."


-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XX 번지 -


"지금 문자 갔지? 몇 시에 볼까? 호홍."

"아···. 4시 괜찮으세요?"

"4시? 그럼 좋지. 그럼 그때 봥."

"네. 알겠어요 그럼. 이따 봬요 누나."

"그래요 호호."


전화를 끊은 경수가 벽에 걸려있던 시계를 보았다.

오후 3시 10분.

약속시간인 4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경수는 서두르기로 했다.

블라인드를 밑으로 내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내리는 함박눈이었다.


'아. 뭐 입고 가지.'


옷걸이에 걸려 있던 옷을 뒤적이던 경수가 하나 둘씩 거울에 비춰보았다.

죄다 촌스러운 옷들뿐이었다.


'이걸 입어야 되나.'


경수가 파란색 정장을 꺼내 거울에 대보았다.


"춥겠지?"


경수가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여전히 함박눈이 거리를 덮고 있었다.

정장을 다시 옷걸이에 걸고 옆에 있던 검정색 패딩점퍼를 꺼냈다.

점퍼에 팔을 집어 넣은 경수가 거울 앞에 서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차피 잠깐인데 뭐.'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했다.

3시 25분. 서둘러야했다.

운동화에 발을 욱여넣고 현관에 있는 우산을 하나 꺼냈다.

바람이 한 번 불면 뒤집힐 것 같은 낡은 비닐우산이었다.


'에이 우산도 하나 사야겠네.'


경수가 우산을 받치고 발걸음을 재촉해 도로로 나왔다.


"택시."


대낮이었지만 도로에 자동차들이 별로 없다.

자동차로 10분이 채 안걸리는 거리였지만 눈을 밟고 싶지는 않았다.

머지 않아 택시를 잡아 탄 경수가 목적지를 말했다.


"청담동으로 가주세요."

"어디요?"


기사가 잘못 들었다는 듯 룸미러로 경수를 보았다.


"청담동이요."


룸미러안의 택시기사와 눈이 마주친 경수가 다시 말했다.


"···."


기사의 무언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더러워서 차를 사든지 해야지 원.

눈이 많이 내렸지만 다행히도 약속시간에 늦을 정도는 아니었다.

택시 안에 있던 말이 달리기를 멈추고 기사 아저씨가 손으로 정산 버튼을 눌렀다.

띡하는 소리와 함께 1,900이라는 숫자가 떴다.


"여기요. 잔돈은 됐어요."


경수가 5천 원 짜리 지폐를 꺼내 건넸다.

경수의 얼굴과 발이 택시 밖으로 나오자 택시 기사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택시 앞문이 닫히고 사자머리가 알려준 장소에 도착했다.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다.


***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경수가 10층으로 향하는 버튼을 눌렀다.


"10층입니다."


10층을 알리는 안내멘트와 함께 문이 열리자 입구에 서 있는 남자가 그에게 인사를 했다.


"어서오십시오. 혹시 예약하셨습니까?"

"네? 아···."


사자머리의 이름이 뭐였지?

갑작스런 질문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예약 안하셨으면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경수의 대답을 기다리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아. 이상숙씨요. 이상숙씨 이름으로 되어 있는게 있을텐데."

"아. 네 손님 확인해 보겠습니다. 잠시만요."


남자가 이어 마이크에 무어라 말한 사이 경수는 레스토랑 내부를 휘 둘러보았다.

우드톤으로 멋을낸 인테리어와 테이블 위에 떨어지는 조명, 그 테이블위에는 투명한 유리잔과 접시들이 세팅되어 있었다. 그 옆으로 눈을 돌리니 와인랙에 가득한 와인들이 보인다. 그 옆은···.


"손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남자가 입꼬리를 올리고 경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두 팔은 사자머리가 예약한 곳을 향해 뻗어 있었다.


"네."


걸음을 옮기면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애썼다.

가게에 온 손님들 덕에 비싸다는 레스토랑과 바, VIP룸에 가끔 다녀보긴 했지만

이런 곳은 또 처음이었다.

근데 손님은 왜 하나도 없냐. 다들 비싸서 못 오는 건가.


"이쪽입니다 손님."


남자가 안내하는 곳으로 오자 문 옆에 서 있던 여자가 제쪽으로 문을 당겨 열어주었다.

열려라 참깨. 하고 소리치지도 않았는데 문이 스르르 열렸다.

문지기를 따로 두다니.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문만 열어주는 건가? 아니면 서빙도 같이 하는건가?


'아잇.'


경수가 고개를 흔들어 잡생각을 떨쳐냈다.

별생각이 다드네.

둥근 테이블 앞엔 편안해 보이는 의자가 듬성듬성 놓여 있었다.

조명은 사람 얼굴이 보일듯 말듯 했고, 주위는 고요했다.

사자머리가 부자는 부자인 모양이었다. 이런델 다 예약하고.


같이 온 남자가 말없이 경수의 의자를 빼 주었다.

경수도 말없이 의자에 앉자 남자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 보니 메뉴가 눈에 띄질 않는다.

테이블위엔 아무 것도 없었다. 테이블보만 한 장 덮여 있을 뿐. 그 흔한 먼지 하나 앉아 있지 않았다.


똑똑.


경수의 뒤편으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노크를 한 다음에는 누군가 들어오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 깜깜 무소식이었다.

대답을 해야되나?


"네."


경수가 대답하자 그제서야 문이 열렸다.


"메뉴는 사모님께서 주문하신 걸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아. 네."


사자머리가 메뉴까지 예약을 해둔 모양이었다.

괜찮다. 장어만 아니면 되지 뭐.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3시 59분. 약속시간까지는 1분이 남아있었다.


"어마 자기 일찍 왔네? 호호홍."


문지기가 일을 하는 줄도 모르게 사자머리가 튀어 나왔다.

깜짝이야.

사자라 그런가 기척도 없는 모양이었다.


"예 누나 오셨어요?"


경수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도 아까 본 남자가 사자머리의 뒤에서 의자를 빼냈다.


"여기요. 메뉴는 한 10분만 이따 주세요. 그리고 앞에 아무도 없게 해주시고."


사자머리가 남자에게 주문하자 남자는 알겠습니다. 하고 물러났다.


"호홍. 자기 밥은 먹었어?"

"네. 그럼요. 누나는요?"

"나도 먹었지 호홍. 메뉴는 디저트로 했는데 괜찮지?"

"네. 그럼요 하하."


경수의 대답을 들은 사자머리가 웃으며 가방을 뒤적거렸다.


"호홍. 자. 이거."

"이게 뭐에요?"

"선물."

"선물이요?"

"응. 별 건 아니구. 호호. 열어봐봥. 맘에 들었으면 좋겠네."


네모난 상자에 있던 포장을 뜯어 보았다.

눈에 들어온 건 시계였다.

그것도 범상치 않은 시계.


스위스의 자랑인 마테호른과 쌍벽을 이루는 ROLEX.

시계 가운데엔 GMT MASTER Ⅱ 라고 적혀 있었다.

경수가 시계를 들어 보이자 사자머리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일 시키는 건데 맨입으로 할 수 있어? 호홍. 부담갖지 말고 받아둬요. 호홍."


머리카락만큼 통이 큰 여자였다.

벌어지려는 입을 간신히 틀어 막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누나. 잘 쓸게요."

"호홍. 맘에 들어?"

"네. 하하 그럼요."


경수의 눈에 반달이 떴다.


"호홍 다행이네. 아. 그리고 계좌번호 알려주면 내가 이따 보내줄게요. 알았지?"

"네. 적어 드릴까요? 아니, 문자로 보내 드릴게요."

"호홍. 편한대로 해요."


***


다행히 메뉴는 장어가 아니었다.

에끌레르라는 디저트였는데 슈의 표면에 발린 크림이 번개처럼 빛이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의자를 빼준 남자가 설명해 준 것이 기억났다.

사자머리와의 만남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경수가 시계가 든 상자를 주머니에 넣었다.

한 번 차볼까도 싶었지만 검정색 패딩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집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걷던 경수의 눈에 익숙한 간판이 보였다.


"오···."


자연스레 눈이 돌아간 곳은 청담동에 위치한 수입차 매장이었다.


'구경이나 해볼까?'


우산을 접은 경수가 매장의 문을 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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