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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시

섬마을 소년이 재벌급 천재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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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천해시
그림/삽화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품등록일 :
2024.05.08 16:50
최근연재일 :
2024.09.18 20: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177,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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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9
글자수 :
427,736

작성
24.05.3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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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글자
16쪽

19화. 방송반 천재 (2) 

DUMMY

내 가방에서 꺼낸 비디오테이프를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확인한 동생 정희. 비디오테이프 겉면에 쓰인 ‘몰래카메라’라는 제목 부분을 내 눈앞에 들이밀며 물었다.


“몰래카메라?”

“그, 그런 거 아니야.”

“왜 말을 더듬지? 내가 확인하고 돌려줄게.”

“그래, 너 봐라. 아무것도 아니니까.”


명탐정 흉내를 내는 동생 정희. 귀여웠다. 일부러 나는 그 비디오테이프에 어떤 영상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 정희에게 말하지 않았다. 


“진짜 봐도 돼?”

“응. 감당할 자신이 있으면···.”

“······.”


나는 당황한 표정을 짓는 정희를 뒤로한 채,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그리고 내 방에 들어와, 여느 때처럼 라디오를 켰다. 밤에 어울리는 고요한 발라드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책장에 꽂힌 책 중에서 눈길을 끄는 책 한 권을 꺼냈다. 심훈 작가의 생애 마지막 작품인 ‘상록수’였다. 전생에 읽어 봤으니, 40년 전에 본 책이었다.


장편 소설 ‘상록수’는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한 축으로 삼아, 농촌 계몽운동(브나로드 운동)에 헌신하는 지식인들의 모습과 당시 농촌의 실상을 그렸다. 


‘일본 강점기 당시, 소설가 심훈이 신문에 연재한 소설이라고 했던가?’


특히 소설 ‘상록수’는 두 번이나 영화가 될 정도로 대중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961년에 신상옥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고, 1978년에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했다. 


‘전생에서 상록수를 재밌게 읽었는데.’


라디오를 들으면서 소설 ‘상록수’의 첫 장을 펼쳤다.

오랜만에 심취해 상록수를 40페이지쯤 읽을 때쯤, 안방에서 정희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뭐야? 왜 저렇게 웃는 거야?’


***


이정희는 오빠 이정욱한테 뺏은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고민했다. 혹시나 야한 비디오가 아닐까, 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오빠가 설마, 야한 비디오를 보진 않겠지?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친구 염민정이 자기 오빠인 염동수가 에로 비디오를 본 것을 목격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오빠 이정욱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내 이정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야, 우리 오빠는··· 겁이 많아서 이런 비디오테이프를 가방에 갖고 다니지는 않을 거야.”


이정희는 오빠 이정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고민을 그만두고 ‘몰래카메라’라고 적힌 비디오테이프를 VCR에 넣었다. 


[천해중에서 왕으로 살아남기.]


영상은 비디오테이프에 적힌 제목과 달랐다. 중학생 남자 5명이 왕게임이라는 것을 하는 내용이었다. 


이정희는 비디오 영상을 보면서 웃고 또 웃었다. 동네 오빠인 염동수가 어설픈 왕의 말투로 명령하는 게 우스꽝스러웠으니. 


푸하하하. 


‘내 배꼽이 어디 있지?’


그리고 영상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반전. ‘왕게임’이 주호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임 참가자의 몰래카메라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와 소오오오름.’


엄청난 영상을 봤다고 생각한 이정희는 오빠 이정욱의 방에 달려갔다. 


*** 


벌컥.


동생 정희가 노크도 없이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눈물을 흘렸는지, 눈 밑에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오빠!”

“응, 무슨 일 있어?”

“비디오테이프 영상 뭐야? 너무 웃겨. 동수 오빠도 나왔던데. 이거 누가 찍은 거야?”

“내가 찍었는데···.”


동생 정희가 마치 ‘전설의 고향’의 처녀 귀신처럼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왔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린 듯한 기분이었다. 


“오, 오빠가? 방송반에 들어갔더니. 저런 영상을 찍었다고?”

“응. 오빠가 기획해서 찍고 편집도 했어. 재밌었어?”

“우와, 대단해. 너무 웃겼어. 그 뭐지? 코미디 2번지보다 더 재밌더라. 이거 학교에 가져가서 친구들한테 보여줘도 돼?”

“그래? 저거 카피본이라서 보여줘도 되긴 하는데···.”


학교에서 찍은 영상을 외부에 유출해도 되려나? 출연자들은 학생이라서 상관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왜? 무슨 문제 있어?”

“아니, 보여줘도 돼.”

“나중에 또 저런 영상 찍으면 보여줘. 너무 재밌다. 토요 명화보다 더 재밌어.”

“그래. 알았어.”


섬마을에서 정희와 나의 유일한 문화생활은 토요 명화와 주말의 영화였다. 영화 광팬인 나는 그렇다 쳐도, 동생 정희도 영화를 좋아했으니. 하지만, 늦은 시간에 방송되는 탓에 정희는 늘 TV를 보다가 잠을 자곤 했다. 


- 오빠, 어제 주인공 죽었어? 잠자서 또 못 봤네. 


끝까지 본 영화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동생 정희였다. 그래서 전생에 소설가와 더불어 시나리오 작가도 했었나 보다. 


***


다음 날. 

아침 7시 30분, 무풍초등학교 3학년 교실.


평소보다 30분 일찍 등교한 염동수의 동생 염민정은 친구 이정희가 가져온 비디오테이프를 교실에 설치된 VCR에 넣었다. 


“우리 오빠가 이 영상에 나온다고?”

“응. 어제 우리 오빠가 비디오테이프를 줘서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너한테 전화한 거야.”


어젯밤, 이정희는 오늘 아침 일찍 학교 교실에서 보자고 염민정에 연락했다. 아주 재밌는 비디오테이프가 있다면서.


가끔, 두 사람은 이렇게 일찍 등교해 인기 가수 영상 등 TV 녹화본을 보곤 했다.


“어, 진짜 우리 오빠가 나오네.”


교실 TV에 영상이 나왔다. 왕이 된 염동수의 표정과 말투가 우스꽝스러웠다. 염민정은 아는 얼굴이 영상에 나와서 신기했고, 더 웃음이 나왔다.


“응, 동수 오빠가 이 게임에서 왕을 많이 했어.”


무풍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염민정과 이정희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정희는 다시 봐도 웃긴다면서 배꼽을 잡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영상 막바지.

염민정도 이 영상이 몰래카메라였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뭐야? 왕게임이 몰래카메라였어? 우와, 소름이다.”


같은 영상 같은 반응이었다. 


***


천해중 방송실.


아침 방송이 끝나고, 김지선 선배가 방송반 담당인 김정혁 선생님이 내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욱아, 뒷정리는 우리가 할 테니까. 지금 김정혁 선생님께 가봐. 교무실에 가면 계실 거야.”


지난 삶에서 김정혁 선생님이 어땠었지. 방송반 일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소홀히 하지도 않았었지. 


‘아침부터 무슨 일로 나를 불렀을까?’


1교시 전에 김정혁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본관 1층에 있는 교무실에 갔다. 


‘김정혁 선생님이 어디에 계시나?’


교무실 안.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있는 나이 든 선생님들과 달리, 말끔한 남색 정장을 입고 무언가를 노트에 열심히 적고 있는 김정혁 선생님이 보였다. 


‘저기 계시네.’


교무실에 계시는 다른 선생님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나는 김정혁 선생님에게 다가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방송반 1학년 이정욱입니다. 선생님이 저를 찾으셨다고 하셔서 왔습니다.”

“어, 네가 정욱이야? 반갑다. 난 방송반 담당 김정혁이라고 해. 먼저 내가 방송반 신입생들과 인사를 해야 했는데, 학기 초라 바빠서 이제 보네···.”


김정혁 선생님은 상담실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리곤 내 앞에 오렌지 주스가 담긴 종이컵을 내려놓았다. 


“오렌지 주스 좋아하니? 지금 줄 게 이거밖에 없네.”

“오렌지 주스 좋아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종이컵에 담긴 달콤한 오렌지 주스를 한 모금 마시자, 김정혁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이 정욱이가 만든 영상을 봤는데. 보고선 너무 감탄했어. 재밌고, 촬영이나 편집도 잘했더라.”

“네, 감사합니다.”

“어디에서 촬영이나 편집을 배운 적이 있는 거야? 초등학교 때에도 방송반이었나?”

“아니요. 그냥 개인적으로 방송이나 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었기에 해 보다 보니······.”


방송반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카메라 촬영법과 영상 편집을 배웠다는 말에 김정혁 선생님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이거 우리 방송반에 방송 천재가 들어왔네.”

“하하하, 아닙니다.”


천재라?

전생에서 그런 말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내가 천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들의 끔찍한 사고를 떠올리지 않기 위해 더 일에 집중했고, 그런 일 중독이 내게 ‘천재’라는 수식어를 가져다줬을 뿐이었다. 


“음. 이번 영상을 보면서 앞으로도 방송반이 직접 기획한 영상을 많이 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것들을 영상에 담으면 다 좋을 것 같은데······.”


김정혁 선생님은 꼭 내 마음속에 들어온 사람 같았다. 친구들과 관련된 더 많은 추억을 영상으로 담고 싶은 내게 학교 방송반이라는 제약을 벗어나도 된다는 허락을 해줬으니까.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네, 저도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다양한 영상을 찍어서 남기고 싶었거든요.”


김정혁 선생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선생님도 예전부터 방송반 활동이 정체된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아무래도 2학년은 그간 들여온 습관 때문에 힘든 것 같고, 정욱이가 이번 영상처럼 색다른 영상을 제작하는 걸 추진해봐.”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선배님들이···.”

“아, 지금 내가 말한 것을 지선이한테도 전달할 거야. 그리고 영상 제작하면서 방송반 활동비가 부족하면 선생님이 사비를 들여서라도 지원을 해줄게.”


지난 삶과 달리, 김정혁 선생님은 교내외 영상 제작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고 나섰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었다. 


*** 


김정혁 선생님과의 아침 면담 이후. 그 결과는 자율학습 시간 방송반 활동에서 바로 드러났다. 방송실에 들어가자, 김지선 선배가 따로 나를 불렀다.  


“정욱아, 김정혁 선생님에게 전달받았어. 근데, 공부하면서 영상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게 어렵지 않겠어?”

“아니에요. 선배님. 공부는 수업 시간에만 열심히 하면 성적은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히려 더 많은 영상을 찍고 싶어요.”


내가 걱정되는 듯 김지선 선배의 미간에 주름이 갔다. 아무래도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학교 성적이 떨어지면 안 됐으니까. 


“그래, 네가 할 수 있다면 나도 너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게. 우리는 그전까지 학교에서 이슈가 생길 때만 영상 촬영을 했거든.” 

“네.”

“이번 영상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해 만든 경험이 없어. 그래서 우리가 네게 알려줄 건 많이 없을 거야. 앞으로 네가 스스로 기획안을 작성해봐. 그리고 학교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교내 아침 방송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고, 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학업에 차질을 줄 만큼 방송반 일이 많지는 않았다. 


‘새 영상 기획안이라? 찍고 싶은 것은 많은데··· 무엇을 찍어볼까?’


***


하교 후에도. 어떤 주제로 다음 영상을 찍을지 계속해서 고민해야만 했다. 섬마을 중학교의 일상은 단조로웠고, 이는 여느 중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기에.


다시 말해, 당장 찍을 주제는 많아도 특별한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나는 천해도와 천해중,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다. 특히···. 


‘학교 밖 일상을 찍더라도 친구들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면 좋을 것 같은데···.’


집에서 동생 정희와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이에 동생 정희에게 밥상 앞에서 제사 지내냐는 핀잔을 받았다. 


저녁 식사 이후.

여상히 내 방 책상에 앉아 라디오를 켰다. 그리곤 브레인스토밍하듯이 빈 노트에 여러 가지 주제를 마구잡이로 적었다.


[천해도 특산물. 천해중 친구들. 천해도 풍경. 천해도 사람. 천해중 친구들의 가족. 천해도 친구들의 가족 이야기······.] 


볼펜을 잡은 지 30분쯤 지날 때쯤.

창밖에서 사람들의 발소리와 말소리가 들렸다.


창을 열어 보니, 집 근처에서 불빛 여러 개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 불빛들이 가는 방향은 바닷가였다. 


‘저 복장으로 어디를 가시는 걸까?’


장화옷을 입고 배터리를 등에 진 동네 아주머니들. 그들 손에는 일반 후레쉬보다 밝은 빛을 내는 배터리로 밝히는 큰 후레쉬가 들려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빨간 양동이가 보였다. 


‘아, 횃불을 보러 가시구나.’


횃불을 보다.

왜 이런 말을 우리 지역에서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르신들은 밤에 후레쉬를 들고 낙지를 잡을 때 ‘횃불을 본다’고 말한다. 


몇 년 전에, 어머니도 이 시기에 횃불을 보러 바다에 가셨다. 나도 한 두 번 어머니를 따라 바닷가에 나가 낙지를 잡는 모습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횃불 낙지잡이라?’


횃불 낙지잡이는 바닷물이 막 들어올 때 시작한다. 무릎 정도 바닷물이 차오르면 썰물 동안 갯벌에 숨어 있었던 낙지가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장화옷을 입고 바다에 들어가서 배터리로 밝히는 후레쉬를 바닷속에 비치면. 낙지가 밝은 빛을 쫓아 하늘하늘 수영해서 찾아온다.


그러면 그 낙지를 손으로 낚아채면 된다.


‘집 창고에도 어머니가 사용했던 장화옷이랑 배터리 후레쉬가 있을 텐데.’


우선, 나는 손전등을 들고 바닷가로 나가 보기로 했다. 횃불 낙지잡이를 직접 해 보지 않았기에 궁금하기도 했고, 다음 영상 주제로 괜찮을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방파제로 갔더니, 그 아래로 불빛 여러 개가 아른거렸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바닷물을 휘젓고 다니는 저 불빛에 기겁했으리라. 


아직은 횃불을 보기에는 이른 시기인지, 횃불로 낙지를 잡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많지 않았다. 나는 그 불빛을 향해 더 가까이 가보았다. 


방송 촬영용 조명.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낙지를 잡는 아주머니들이 든 배터리 후레쉬는 밝게 빛났다. 그 빛이 비치는 곳만 대낮처럼 환해졌다. 바닷속 갯벌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방법은 다르나, 동해에서 오징어를 잡을 때도 이와 비슷하다. 빛을 보면 모이는 성질을 가진 오징어를 잡기 위해 오징어배들은 밝은 등을 단다. 


‘오징어나 낙지는 밝은 빛을 쫓는 습성이 있구나.’


나는 조용히 낙지를 잡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아무래도 말소리가 나면, 낙지도 도망가지 않을까 숨죽였다. 


촤악. 


누군가 바닷물에 떠다니는 낙지를 잡아챘다. 월척인가. 바로 양동이에 그 낙지를 집어넣었다. 


촤악. 


또 얼마 지나 어디선가, 낙지를 잡아챘다. 그렇게 방파제 위에서 몇 번 정도 낙지를 잡는 장면을 구경했다. 


점점 바닷물이 들어오자, 자리를 이동하면서 낙지를 잡는 아주머니들. 한 시간쯤 지나자, 바닷물이 무릎 위로 들어찼고, 모두 다시 방파제 위로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내가 인사하자, 동네 아주머니가 배터리 후레쉬 빛을 내 발밑에 비추었다. 


“누구? 아, 천호 아들이구나. 여긴 무슨 일이야?”

“그냥 횃불 보는 게 궁금해서요. 많이 잡으셨어요?”

“몇 마리 못 잡았어. 좀 더 날씨가 따뜻해야지 낙지가 올라올 것 같아.”


방금까지 나랑 대화한 동네 아주머니 뒤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 오늘이 늘 찬란했던 그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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