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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칸슬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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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2.08.01 22:2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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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1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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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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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0,207

작성
22.09.2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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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엔라 (1)

DUMMY

붉고 푸른색이 뒤섞여 있는 융단에는 이름 모를 꽃이 무늬로 새겨져 있었다.

그 꽃을 발로 꾹 밟자 색이 바래지기는커녕 더욱 선명해졌다.

왠지 푹신한 감촉 사이로 은은한 향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소년은 이 융단의 가치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과연 자신이 이걸 밟고 있어도 되는 건지 의문마저 들었다.

그러나 한가한 생각은 관두기로 했다.

지금처럼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황송해야 할 테지만 그런 여유는 부리고 싶지 않았다.

초조한 마음으로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부친께서는 상태가 어떠신가? 많이 안 좋은가?"


맞은편에 있는 인물이 물었다.

그는 창가를 보고 있었다. 창문은 깨끗한 유리였다.

훌륭한 실력을 가진 세공사가 했는지 유리에는 흠집 하나 보이지 않았다.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부와 권력을 다시금 체감하며 소년이 말했다.


"괜찮으십니다. 다만 다리에 부상을 입으시어 거동이 조금 불편하십니다, 각하."

"그래서 직접 찾아왔구나. 오느라 고생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딱히 배려와 친절함이 엿보이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래. 소년은 직감했다.

이 자, 찰든 에레자인 백작은 소년이 한 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아니.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진실성이 있는지 의심하는 것 같았다.

소녀는 입이 바짝바짝 메마르는 걸 느꼈다.

푸실 지방에서 가장 큰 장원을 지닌 백작은 소유하고 있는 땅만큼의 명예와 권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대영주여서 많은 땅을 가질 수 있었던 건지 아니면 그러한 땅을 갖고 있었기에 대영주가 될 수 있었던 건지 소년으로서는 알지 못했다.

알 수 있는 건 백작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느냐에 따라 마을의 미래가 바뀐다는 것이었다.


"그보다 방금 했던 말이 진정 사실이더냐? 직접 두 눈으로 봤다는 말이냐?"

"전 보지 못했습니다. 부끄럽게도 무기 하나 제대로 들지 못하는, 영글지 않은 나이여서 안전한 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뒤에 있는 용맹한 기사는 현장에 나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싸워 살아남기까지 했습니다."


백작의 시선이 위로 올라갔다. 소년의 뒤에 서 있던 기사가 깊숙이 목례를 보였다.

겉으로는 다친 곳이 없어 보였다. 다만 팔이 어색하게 움직이는 것과 잘 서 있지 못하는 걸 보면 기사 또한 부상을 입은 듯했다.

백작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뜯어보았다.

왠지 소년과 기사는 백작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기사도 다 같은 기사는 아니겠지.'


소년의 기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불경스러운 말이 입안에 맴돌았지만 꾹 참았다.

짧지만 강한 침묵이 감돌고 있던 그때. 백작이 입을 열었다.


"그래. 알겠다. 지원해 주도록 하지."


소년은 퍼뜩 고개를 들었다.


"정말이십니까?"

"내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감정이 실렸다고 볼 수 없는 무미건조한 말투.

하지만 소년은 급히 고개를 숙여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닙니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각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년은 연신 절을 했다. 백작은 가볍게 화답하고서 곁에 서 있는 시종장에게 말했다.


"손님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방으로 안내해 주게. 그리고 경비대장에게 가서 여기서 나온 내용을 말하도록. 인원은 알아서 추려 보내도 좋다고 전하면 되겠군."

"그리하겠습니다."


차분히 고개를 끄덕인 시종장은 소년과 기사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소년은 눈에 띄게 당황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방에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백작의 성에 있는 방이니 굉장히 편안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었다.

하지만 쉴 시간이 없었다. 얼른 돌아가서 아버지께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그러려면 백작의 호의를 거절해야 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소년은 어떻게 해야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소년이 뭐라 말해야 할지 궁리를 하던 그때.

뒤에 서 있던 기사가 매우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각하. 이런 다급한 사태가 아니었다면 각하의 친절을 기꺼이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 보름달이 뜨기까지 방비해야 할 일이 많아 얼른 돌아가 봐야 할 듯합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백작은 두 사람의 처지에 이해하는 것처럼 굴었다.

내용이 어떻든 마을이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것만은 확실했기에.


"부디 아무 피해 없이 일이 마무리되길 신께 기도하지."


소년은 급히 예를 표한 뒤 시종장의 안내에 따라 걸음을 옮겼다.

바닥에 푹신한 융단이 깔려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났을 것이다.

시종장은 복도를 가로지르며 연병장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거기서 경비대장이 추린 병사와 같이 마을로 돌아가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소년은 자신이 없었다.

백작의 태도를 보아 과연 제대로 들었는지조차 의심이 들었다.


'혹시 내가 거짓말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긴 복도였다. 소년이 사는 저택이었으면 진작 밖으로 나가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구불구불한 계단을 세 번 내려간 끝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시종장은 소년과 기사에게 기다리라고 한 뒤 경비대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도련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각하께서 지원해 준다 약속하셨으니 반드시 그러실 겁니다."

"응. 그건 확실하니 의심치 않아. 다만.."


시종장과 경비대장이 얘기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경비대장은 질 좋은 무구를 입고 있었다.

마을에서 자경 노릇을 하는 사람들에게 저걸 입힐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 사실 봤어."

"예? 뭘 말입니까?"

"괴물이 사람들을 해치는 모습을. 소리만 듣고 있기 힘들어서 직접 보러 나갔었지."


기사는 놀란 얼굴로 소년을 바라봤다. 소년은 한겨울에 부는 찬바람을 맞은 것처럼 파르르 떨었다.


"정말, 그건.. 보기 힘들었어."

"도련님."


기사가 허리를 굽혀 눈을 맞췄다. 소년의 사파이어 빛 눈동자가 가냘프게 흔들리고 있었다.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내가 조금 더 컸다면. 조금이라도 나이가 들었다면 나 또한 도움이 되었겠지."

"그런 말 마십시오, 도련님. 누구도 도련님을 탓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들 안도하고 있을 따름이지요."

"나 혼자만 멀쩡해, 애드슈네. 그게 얼마나 비참한지 알아? 차라리 나도 나가서 싸웠더라면, 그렇다면 이보다 마음이 편했을지도.."


애드슈네가 소년을 돌려세워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에리티 도련님. 저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에리티 도련님 같은 선하고 순수한 자들을 위해 목숨을 걸어 싸웠습니다. 덕택에 승리할 수 있었지요. 절대 자신을 짐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그러나 이젠 그와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 저희가 이곳에 왔겠습니까? 더 이상의 무의미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가 아닌지요. 백작 각하께서 지원해 주신다 하였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련님."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지? 애드슈네, 넌 직접 겪어봤잖아. 눈앞에서 괴물이 휘두르는 공격을 막아봤으니까."

"예. 가공할 힘이더군요. 사람이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따라잡을 수도 없는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괴력이 세다고 이길 수 없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충분히 대비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확신합니다."


애드슈네는 굳건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의 두려운 마음을 잡아줄 수 있도록.

자신의 모습이 부디 강인해 보이기를.

기사의 자그마한 소원이 이루어졌다.

소년의 떨림이 점차 잦아들었다.


"고마워, 애드슈네 경."


애드슈네는 미소를 피워올렸다.

여러 발자국이 그들에게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허리를 편 애드슈네는 소년의 뒤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부푼 기대감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헤아릴 수 없는 병사와 그를 지휘하는 대장이 눈앞에 펼쳐지길 바라며.

그런 두 사람의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다.



*



꼬리별 도시를 떠난 지 어느덧 사흘이 흘렀다.

아간은 그럭저럭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물론 일행이 된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는 뜻은 아니었다.

단지 다 같이 움직이고 쉬어야 하는, 일명 '단체 생활'에 몸이 익어가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동안 아간은 본인이 원하면 쉴 수 있는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결코 여유롭다거나 풍족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누구에게 간섭받지는 않았다.

게다가 라이트도 닦달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더욱 자신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긴 아니었다.

대략 열다섯 명 정도 되는 인원이 한 번에 쉬고 먹고 자려면 다 같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그나마 식사 시간이나 취침 시간이 되면 어느 정도 자유를 찾을 수 있었지만 그조차도 짧았다.

먹을 시간에는 오직 먹는 데에만 집중해야 했고 잘 시간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그걸 거스르면 본인만 힘든 게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폐를 끼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각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 시간을 조금씩 포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어쨌든 일정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간은 그걸 버틸 수 있는 육체가 있었다.

좀 덜 잔다거나 먹는다 해도 그다음 날의 일정을 소화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불침번을 자처하며 불을 지키고 있었다.

타닥, 타닥.

불이 타오르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그것도 다들 자고 있는 이 깊은 시각, 홀로 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졌다.

예상과 달리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한 번도 습격을 당한 적이 없었다.

짐승들은 물론이고 도적 떼 하고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레로 말로는 꼬리별 지방은 치안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고 했다.

닦여 있는 길로만 잘 이동한다면 습격 당할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푸실 지방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산간 지형이 많은 지방인지라 산적이 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일까.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나오면 용병들도 그렇고 행상인들도 그렇고 되도록 힘을 아끼려는 게 보였다.


'다들 이 길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했나 보군.'


아간이 무두질 작업장에서 가죽을 손질하고 있는 사이.

이들은 이런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던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다른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다니.

왠지 재밌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푸르릉. 나무에 묶어둔 말이 투레질을 했다.

슬쩍 자리에 일어선 아간은 음식 자루에서 당근 반 개를 꺼냈다.


"먹을래?"


말 주둥이에 당근을 들이밀었다.

그러나 말은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볼 뿐 입에도 대지 않았다.

아간은 말이란 동물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예전에 살았던 마을에서 노새를 키운 적이 있긴 했지만 얼마 안 가 팔아버려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애초에 노새와 말은 달라도 너무 달라서 비교하는 게 우스운 일이긴 하겠지만.


"왜 자지 않고 서 있는 거지?"


아간이 말의 뺨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불안한 건지 몸을 약간 떨고 있었다.

어디 아픈 건가 싶어 걱정이 들 무렵.

뒤에서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니까."


고개를 돌리자 한 여성 용병이 잠자리를 주섬주섬 정리하고 있었다.

주황색 머리칼을 가진 그녀는 부스스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지금 막 일어난 것일까.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놔두면 알아서 쉴 거니까 신경 꺼."


아간은 그녀의 이름이 엔라라는 걸 떠올렸다.

따로 관심이 있어서 외워둔 건 아니었다.

주로 남자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용병들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였기 때문이다.

외우고 싶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는데."


아간이 밤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좀 더 자야 되지 않느냐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

눈가를 비비던 엔라는 게슴츠레 눈을 뜨더니 아간을 쳐다봤다.


"뭔 헛소리야. 설마 교체도 안 하고 혼자 불 보고 있을 생각이었어?"

"그러면?"


입을 떡 벌리는 엔라. 아간은 으스대는 일 없이 그저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계속할게. 딱히 졸리지도 않으니까."


바라는 건 아니지만 상대가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엔라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뭔 정신 나간 자식이 다 들어왔군."

"뭐?"

"시끄럽고 얼른 처자기나 해. 내일 꼬랑지 만 망아지 마냥 뒤처져서 걷지나 말고."


더 이상 말 섞기 싫은 건지 그녀는 뒷모습을 보이며 불가에 앉았다.

그리고 불쏘시개 용도로 쓰는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콕콕 찔렀다.

아간은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정신 나간.. 자식?'


남은 기껏 생각해서 말해줬더니 돌아온 대답은 불량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화내는 것도 우스운 꼴이었다.

할 말이 궁해진 그는 결국 자리로 가서 누웠다.

왠지 오늘 밤은 뜬눈으로 지샐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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