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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님의 서재입니다.

유일급 헌터가 되었다, 어쩌다 무신을 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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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13:33
최근연재일 :
2024.09.09 19:5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06
추천수 :
80
글자수 :
59,428

작성
24.09.08 19:50
조회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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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3쪽

만독불침의 경지

DUMMY

먹는 일에 관심이 더 많았던 허묵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의 관심은 주민건에게로 향해 있었다.


허묵이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자, 주민건은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제 각성 능력 중 하나입니다.”


허묵 뿐만 아니라, 현수호도 깜짝 놀랐다. 단순히 타격계 헌터인 줄 알았는데, 다른 능력도 있었다.


허묵이 아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주민건에게 물었다.


“타격계 능력뿐만이 아니라, 마족과 관련된 다른 능력도 있었던 거로군요?”


아니다.

단지 무강의 능력일 뿐이었다.


하지만 주민건은 자신의 능력인 척 무강의 대답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했다.


“마족에게는 특유의 잔향이 있거든요. 선배님에겐 그런 잔향이 남아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잔향에서 불의 속성이 느껴졌고요. 그래서 알아차릴 수 있던 겁니다.”


허묵의 입이 쩍 벌어졌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주민건은 정비구역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덧붙였다.


“정비구역은 마족의 놀이터 같은 거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제가 거기서 관리자인 마족을 불러내 잡은 거고요.”


옆에 있던 현수호가 거들었다.


“이것도 사실입니다. 민건씨가 알아낸 이 정보 덕분에 정부에서 정비구역의 정화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아마 그땐 흑야의 힘도 필요하겠지요.”


흑야는 5년 정도 된 조직이었다.


그동안 마족을 줄기차게 상대했다. 마치 마족의 대척점처럼.


하지만 정비구역은 파악조차 하지도 못했던 정보였다.


이렇게 되면 주민건은 어디 가서 경험을 쌓고 올 게 아니라, 흑야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꿀꺽.

허묵은 자기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여러 능력을 각성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꼭 대단한 것만도 아니었고 말이다.


한가지 능력만으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고, 여러 가지 능력으로 오히려 애매모호한 위력이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주민건에겐 마족의 머리통을 뽑아버리는 무지막지한 능력과 더불어, 마족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어떤 미지의 능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주민건이라는 인재가 탐이 났다. 능력도 거짓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기에겐 영입할 수 있는 결정권이 없었다. 아까 심드렁하게 대한 게 괜히 마음에 걸렸다.


잘해줘야 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로.


그렇게 마음먹은 허묵은 가까이에 있던 탕수육을 주민건 쪽으로 밀어주었다.


“이것 좀 더 드시죠. 여기 줄 서서 먹는 맛집입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냉장고로 향하며 말을 이었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마실 것도 안 드렸네. 목마르시죠? 콜라? 제로 있는데.”

“제로로 주세요.”

“역시 건강을 챙기시네요. 저도 제로만 마셔요.”


허묵의 태도가 돌변하자 무강이 껄껄 웃었다.


- 하하. 아주 솔직해서 좋은 사람 같소.

‘그래. 이젠 저쪽이 나를 원하게 되었어.’

- 탁월한 판단이었소.

‘앞으로 무강이 가진 마족에 대한 정보를 잘 활용해야겠다.’

- 나에게 맡기시오, 주 형.


허묵이 다시 젓가락을 집어 짜장면을 말아 올리며 말했다.


“우선 식사부터 끝내고, 민건씨는 함께 속초에 가도록 하죠. 지금 거기에 지부장님과 대장님이 계시니까.”


세 명은 우선 남은 식사부터 했다.


탕수육 대짜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지만, 결국 허묵 혼자서 다 해치웠다.


빌딩에서 나와 현수호는 거기서 헤어지기로 했다.


“민건씨, 잘됐네요. 앞으로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다 선배님 덕분이죠. 감사합니다.”

“하하. 감사는요.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는 아니잖아요. 서로 상부상조하며 사는 거죠.”

“그럼요.”

“나중에 또 봅시다.”


현수호가 가고, 주민건은 허묵의 차에 올라탔다.


국산 소형차.

차도 없는 주민건에겐 좋은 차였지만, 현수호의 고급 차와 비교하니 떨어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현수호는 B급 헌터이고, 허묵은 A급 헌터인데 말이다.


허묵이 차를 출발하며 말했다.


“좋은 차 타고 왔는데, 먼 길에 이런 차 태워줘서 미안하네요.”

“전 차도 없는 걸요, 뭐.”

“민건씨는 나중에 좋은 차 몰 수 있을 거예요. 뛰어난 각성자니까.”


평소 무극결의 영향을 받고, 무강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이 있었다.


주민건은 무의식중에 그 말을 내뱉었다.


“전 별로 물욕이 없어서요.”


그러자 허묵이 눈에 휘둥그레져 주민건을 돌아보았다.


“이야! 민건씨 정말 대단하네요. 요즘 신규 각성자들은 모두 돈만 벌려고 혈안인데, 민건씨는 정말 다른 사람이로군요!”


허묵은 정말 주민건이 마음에 든다는 듯 신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마족을 잡는 사명이면 됐지, 또 뭐가 필요하겠어요? 그쵸?”


듣고 있던 무강이 껄껄 웃었다.


- 이 허묵이란 사람 아주 마음에 드오. 흑야란 곳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곳인 것 같소.


주민건은 무강이 허묵과 만나면 왠지 죽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건은 애써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마족 놈들만 쳐 죽이면 될 일이죠.”

“이야, 그런 마인드까지! 역시 마족 놈들은 쳐 죽여야죠.”


주민건은 무극결의 영향으로 마족에 대한 적개심이 들끓었다.


하지만 허묵은 마족과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순박하던 얼굴에 살기가 번뜩였다.


궁금했다. 허묵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 하지만 아직 그런 걸 물어볼 사이는 아니기에, 주민건은 화제를 돌렸다.


“근데 지부장님과 대장님이 왜 속초에 가신 겁니까?”

“속초 근방 야산에 게이트가 열렸는데, 그게 마족 관련된 거 같다고 레인보우 길드에서 우리 흑야에 연락이 왔죠. 그래서 지부장님이 간 겁니다.”


허묵의 말에 의하면 흑야 대장은 강원지부에서 혼자 활동한다고 했다.


허묵은 주민건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한동안 신나게 설명하다 문득 진지한 얼굴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 근데 거기 게이트가 독 속성이라는 거 같던데, 큰일이네. 지부장님 정도가 아니면 아무도 못 들어갈 텐데. 해독제는 한계가 있고.”


독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주민건은 본능적으로 떠올렸다.


강해지는 길, 무신에 닿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능력.


만독불침.


‘무강, 무극결로 만독불침에 이를 수 있을까?’


그러자 무강이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나에게 묻지 말고 주 형, 스스로를 믿으시오. 무극결의 공능은 그렇게 주 형에게 힘을 줄 테니까.


현대에도 바이러스를 몸에 조금 주입해, 결국 그 바이러스에 면역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있다.


무협지에서도 갖가지 독을 흡수하며, 만독불침에 이르는 표현이 있고.


주민건의 그런 상상력이 무극결의 공능과 만나 조금씩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 * *


속초 근방 야산에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은 물론이고 야산 주변으로 가득 펼쳐진 수십여 개의 게이트들.


보름 동안 게이트를 닫으려고 노력했던 레인보우 길드원들은 이제 지칠 대로 지쳐서 절망한 상태였다.


“···이런 게이트들은 처음이야.”

“분명 안에서 핵을 파괴했는데도, 닫히기는커녕 왜 계속 늘어나는 거지?”

“역시 마족의 짓인가···.”


그때 하늘에서 붉은 게이트가 열렸다. 즉각 몬스터가 쏟아져 나온다는 색깔의 게이트.


그리고 수십여 마리의 몬스터가 울부짖으며 쏟아져 나왔다.


“키에에엑!”

“하피다!”

“엄청난 숫자야!”

“조심해!”


사람의 얼굴과, 거대한 독수리의 몸통을 가진 몬스터. 그들은 게이트를 나와 빠른 속도로 헌터들을 노려 강하하기 시작했다.


그때 전장의 한복판에 검은 코트를 입은 중년인이 내려섰다.


190은 되어 보이는 장신에 건장한 육체, 그리고 다듬지 않아 거친 수염을 가진 중년인이었다.


중년인이 왼팔을 들어 올렸다. 오른팔은 그저 코트의 빈 소매만 펄럭일 뿐이었다.


[빙정천화]

촤라라락.

하늘을 뒤덮는 무한의 얼음결정이 생겨났다.


수십 마리의 하피 떼들을 가볍게 뒤덮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얼음결정.


그리고 중년인이 주먹을 쥐자 얼음결정은 그대로 하피 떼들에게 쏘아졌다.


“캬아악!”


그 많던 하피 떼가 몰살되는 건 일순간이었다. 비처럼 쏟아지는 몬스터의 시체를 바라보며 레인보우 길드원들이 환호했다.


“조강철 헌터님이 계셨어!”

“이, 이게 S급 헌터의 기술···.”

“역시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되는 능력이야···.”


흑야 강북지부 S급 헌터 조강철.


레인보우 길드의 부탁을 받고 이곳에 왔는데, 사태가 자신이 보기에도 심각했다.


조강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우지왕에게로 다가갔다.


우지왕은 현 흑야의 대장이자, 강원지부를 맡고 있는 A급 헌터였다. 물론 공인된 등급상으로 말이다.


조강철이 비틀거리는 몸을 애써 숨기며 우지왕에게 말했다.


“대장, 포션 하나만 줘요.”

“잘하는 짓이다. 그렇게 무리해가며 큰 기술이나 쓰고.”

“S급은 언제나 S급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조강철은 우지왕이 건네준 마력 포션을 꿀꺽꿀꺽 마신 뒤 덧붙였다.


“그래야 사람들이 이 대격변이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테니까요.”


우지왕은 말없이 조강철을 바라봤다. 그처럼 굳은 신념을 가진 S급 헌터도 드문 시대였다.


“···그래. 맞는 말이다.”

“아, 그리고 지금 마신 포션은 강원지부에서 지출한 겁니다.”

“뭐? 야! 우리도 돈 없어!”

“우리 강북지부 빌딩 사무소 알잖아요?”

“강원지부를 보고 얘기해라.”


그렇게 둘이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레인보우 소속 헌터 한 명이 다가왔다.


“잠시 죄송합니다만, 게이트에 들어간 우리 길드원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열두 시간이 지났는데도요.”


그 헌터가 야산 근처에 있는 게이트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흑야가 오기 전 마지막으로 들어간 팀인데, 예상 시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준비한 해독제도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또 지원 요청을···.”


조강철이 단박에 말했다.


“됐어. 내가 가지.”

“저, 정말이십니까.”

“S급 헌터는 이러라고 있는 거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레인보우 길드원이 사라지고 우지왕이 말했다.


“여기는 전부 독 속성을 가진 게이트야. 아무래도 그 길드원들도 해독제의 효과가 떨어져서 갇힌 걸 테고 말이야. 넌 괜찮겠냐.”

“제 각성 능력 아시잖아요. 독은 그냥 얼리면 됩니다. 그보다 대장도 연락받으셨죠.”


우지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묵이가 신입 한 명 추천한다는 거?”

“예. 전 게이트에 들어가서 사람들 구해올 테니까, 대장이 한 번 봐주세요.”

“그래. 후딱 다녀와라.”


우지왕은 위험한 게이트로 홀로 들어가는 조강철을 봐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S급 헌터니까.


* * *


허묵의 차를 타고 와서 내린 주민건은 사방에 깔린 게이트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


‘엄청난 숫자의 게이트로군.’

- 마족 놈들의 장난이오. 저기 저 게이트에서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소.

‘어느 쪽 게이트?’

- 저기 들판 한가운데 있는 게이트 말이오.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

‘역시 마족의 짓인가.’


허묵은 주민건을 데리고, 흑야 대장인 우지왕에게로 갔다.


“대장님, 이쪽은 제가 말했던 주민건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민건입니다.”

“우지왕이라고 한다.”


허묵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부장님은요?”

“저기 들어갔다. 레인보우 길드원들이 들어갔는데,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어서.”


우지왕이 가리킨 곳은 아까 무강이 말한 게이트였다.


주민건이 그 게이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족이 있는 게이트로군요.”


우지왕이 굳은 얼굴로 주민건을 돌아봤다.


“뭐? 그게 무슨 소리지?”

“저 게이트 안에서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거든요.”


우지왕은 주민건에게 묻기 대신, 허묵을 바라봤다. 이미 허묵이 보낸 영상을 봤다. 마족을 아주 쉽게 상대하던 영상. 그 실력은 대단했지만, 이런 능력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민건씨 말이 사실일 겁니다. 민건씨가 제가 불 속성 마족을 해치운 것도 알아차리더라니까요?”

“뭐? 그게 진짜냐?”


유례없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우리 흑야에 꼭 필요한 능력이기도 했다.


우지왕이 주민건에게 물었다.


“정말 저 안에서 마족의 기운이 느껴진단 말이지.”

“예. 확실합니다.”


무강이 그랬으니까.


우지왕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독 속성이 있는 데다가 마족까지 있다. 거기다 레인보우 길드원까지 구한다.


S급 헌터인 조강철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손이 많이 가는 귀찮은 일이었다.


그때 주민건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저도 저 게이트에 들어가겠습니다. 제가 들어가서 힘을 보태는 게, 더 구하기 쉽지 않을까요?”


우지왕보다 먼저 나선 건 허묵이었다.


“민건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민건씨 실력은 확실하지만, 저기 독 속성 게이트라고요.”

“괜찮습니다. 전 독에 면역인 능력도 있으니까요.”


허묵의 눈이 커졌다.


“그런 능력도 있다고요?”

“예.”


물론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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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만독불침의 경지 (2) 24.09.09 94 6 13쪽
» 만독불침의 경지 +1 24.09.08 129 7 13쪽
8 스카우트 (2) +2 24.09.07 149 8 14쪽
7 스카우트 +2 24.09.06 190 7 13쪽
6 마족을 쳐 죽이다 (2) +2 24.09.05 205 9 12쪽
5 마족을 쳐 죽이다 +1 24.09.04 231 8 14쪽
4 무공이 너무 세다 (2) +2 24.09.03 276 9 12쪽
3 무공이 너무 세다 +2 24.09.02 326 9 15쪽
2 무공 비급을 주웠다 (2) 24.09.02 361 10 14쪽
1 무공 비급을 주웠다 24.09.02 444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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