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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님의 서재입니다.

유일급 헌터가 되었다, 어쩌다 무신을 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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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13:33
최근연재일 :
2024.09.09 19:5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07
추천수 :
80
글자수 :
59,428

작성
24.09.05 19:50
조회
205
추천
9
글자
12쪽

마족을 쳐 죽이다 (2)

DUMMY

갑작스러운 사내의 등장.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겨우 버티던 현수호는 당황스러웠다.


이곳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 일반인은 아닌 거 같았다. 헌데 무기도 없고 방어구도 없다.


여러모로 걱정스러울 때, 뒤늦게 위압에서 풀려난 김지유와 다른 헌터들이 와서 현수호를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겨우 버틸 정도로군.”


치유계 헌터 한 명이 현수호의 상처에 손을 댔다. 피가 멎긴 했지만, 마족에게 당한 상처라 그런지 잘 아물지 않았다.


“다, 다시 싸워야 해.”


창을 짚고 일어나려는 현수호를 김지유가 말렸다.


“팀장님은 쉬세요.”


하위 헌터가 나설 자리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저 남자가 싸우는 걸 지켜보고만 있을 수도 없었다.


“그럼 저 사내 혼자 마족과 싸우다 죽게 내버려두란 말이야?”

“죽지 않을 거예요. 저 사람 엄청 강한 헌터니까.”


현수호의 눈에 의문이 떠올랐다. 그리고 곧 주민건의 아무 무기도 없는 손을 보고 곧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타격계 헌터. 설마 이 정비구역에서 몬스터를 처리하고 다니던?”

“맞아요.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긴 했거든요. 숨겨서 죄송해요. 저 분이 비밀로 해달라고 해서.”


현수호도 처음 보는 헌터였다. 웬만한 고위 헌터라면 알고 있는데도.


그렇다면 내릴 수 있는 결론 중 하나는, 사내가 새로운 각성자라는 것.


“김지유, 일단 길드랑 협회에 지원 요청해.”


그때 비틀거리며 다가온 박철웅이 껴들었다.


“소용없어요. 저 마족이 PSM-1을 망가뜨리고 난 뒤, 모든 기계가 먹통이 되었으니까.”


박철웅이 품에서 꺼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이 근방에 설치되어 있는 감지기에서 마족의 등장을 알아차렸으니까, 곧 중앙센터에 연락이 갈 겁니다. 우린 지원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될 거예요.”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주민건에게로 향했다.


그렇다면 그 버티는 것은 오롯이 저 남자의 몫이었다.


* * *


주민건은 지금 이상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내가, 내가 아닌 듯한 느낌.


이상했지만, 그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마족의 기운을 느꼈을 때부터, 그리고 이렇게 앞에 서는 순간까지.


마치 오래되어 깊은 원한이 있는 것처럼 형언할 수 없는 적개심이 들끓었다.


이런 주민건의 증상을 눈치챘는지 무강이 말했다.


- 무극결 때문이오. 그러니 심호흡 하시오.

‘그렇겠지. 하지만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야.’


그 적개심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덕분에 지금 주민건은 약간 흥분된 희열에 감싸여 있었다.


사냥감을 발견했다는 듯한 미소와 함께.


이런 주민건을 마주하니 마족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처음 보는 녀석인데 자신에게 강렬한 적개심을 보이고 있었다.


“넌 누구지?”

“난.”

- 무극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하급 마족이오. 말도 섞을 필요 없소.

“알았어. 내가 알아서 얘기할게.”


마족이 눈살을 찌푸렸다.


“···뭐?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냐.”

“알 거 없잖아.”

“건방진 녀석이로군.”


마족은 주민건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이상하리만치 불쾌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 기이한 기운에 이끌려 이곳에 나왔다.


눈살을 찌푸린 채 주민건을 바라보던 마족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어쨌든 좋아. 어차피 팔다리를 뽑고 마역에 끌고 가 의회에 보여주면 그만이니까.”


스슷.

마족의 몸이 흐릿하게 흩어지며 연기로 변했다.


지켜보던 현수호가 놀라 외쳤다.


“조심해!”


자신이 꼼짝없이 당했던 기술. 저렇게 흩어지면 마족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부지불식간에 당해버리게 된다.


“누가.”


주민건이 그대로 몸을 틀며 옆을 향해 일권을 뻗었다.


“누굴 죽인다고?”


빠악!


“큭!”


주민건의 옆에서 나타나던 마족의 머리통에 주먹이 박혔다.


육중한 위력에 몇 발자국이나 뒤로 물러난 마족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주민건을 바라봤다.


“이, 이런 무슨.”

“그래도 마족답게 단번에 머리통이 터지진 않는군. 고블린보다는 강해.”

“뭐, 뭐? 감히 이 몸을 고블린 따위와 비교해.”


주민건이 히죽 웃었다.


“이래야 재밌지.”


주민건이 발을 구르며 땅을 박찼다.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히며 마족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 마족은 또 다시 연기처럼 흩어지며 주민건을 피했다.


“마족이라고 해서 괜히 긴장했는데.”


주민건이 그대로 몸을 틀며 뒤쪽을 향해 각법을 날렸다.


“별거 아니잖아.”


퍽!


“커헉!”


나타나려던 마족의 머리통에 어김없이 주민건의 발차기가 적중했다.


이제 마족의 머리에선 상처로 인해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마족의 몸이 다시 사라졌다. 하지만 이번에 나타난 곳은 주민건과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마족은 당황한 눈길로 주민건을 바라보았다.


“누, 누구지 이 녀석은···.”


지구에서 강한 각성자들은 이미 마족에게도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녀석은 처음이었다.


마족뿐만이 아니라, 지켜보던 현수호와 박철웅도 입이 떡 벌어져 있었다.


“누, 누굽니까? 정부 쪽에서 키우는 헌터입니까?”

“나도 모릅니다. 협회 쪽 아니었습니까?”


마족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인간에게 더없는 두려움을 줘야 할 존재가 이렇게 무시당하고 있다니.


마족의 양손에 붉은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곧장 주민건에게 달려들었다.


- 조심하시오, 주 형!


마족의 붉은 기운이 허공에 길게 그어지며 주민건을 스치고 지나갔다.


촤악!

주민건의 옷이 찢어지고 그대로 피가 터져 나온다.


무강의 경고대로 위험한 기운이었다.


마족의 양손이 빠르게 교차했다. 허공에 수많은 붉은 실선이 그려졌다.


주민건은 최대한 기척을 감지하며 그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마족의 움직임이 워낙 빠르기에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빌어먹을, 역시 일반 몬스터랑은 다르잖아.’


몸에 피가 터지는 상처가 늘어난다. 그럼에도 머릿속에선 저 마족을 꺾을 방법만을 떠올렸다.


‘차라리 저 손을 잡아버릴 수 있다면.’


그럼 이렇게 피할 필요도 없다.


심상을 현실로 구현한다.

무극결의 공능은 곧 주민건에게 번뜩이는 깨달음을 전해주었다.


만물을 깨뜨리는 철권처럼.

그리고 그 철권에도 부서지지 않는 강철이 될 수 있도록.


요동치는 의념에 호응한 만물의 기운이 주민건의 양손에 깃들었다.


주민건의 양손이 묵빛으로 변했다. 마치 강철이 된 것처럼.


주민건은 그대로 오른손을 뻗어 공격해오는 마족의 손을 낚아챘다.


무강의 놀란 감탄이 들려왔다.


- 오오, 멋진 철포삼이오!


철포삼(鐵布衫).

피부를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무공을 주민건이 깨달음과 함께 발현한 것이다.


‘하지만 더럽게 아퍼!’

- 성취가 낮아서 그렇소. 그런 성취로는 마족의 기운을 오래 버틸 수 없소. 단숨에 끝내시오.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어.’


주민건은 다른 손으로 마족의 어깨를 잡은 뒤 그대로 힘을 주었다.


파직.

마족의 팔이 그대로 몸통에서 뽑혀 나왔다.


검은 피분수가 터지며, 마족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끄아악-!”


비록 태어난 지 백 년이 채 되지 않은 하급 마족이었지만, 난생처음 느껴보는 지독한 고통이었다.


“한 팔을 뽑았으니, 나머지 팔도 뽑아볼까.”


주민건이 팔을 내던지자, 마족은 질린 얼굴로 연기처럼 몸을 감췄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다시 나타나더니 게이트를 열며 말했다.


“내 이름은 카로미어다···.”

“물어보지도 않았어.”

“···건방진 놈. 기억해라, 내 이름을. 반드시 네 녀석에게 똑같은 고통을 체험시켜줄 테니까.”


다 열린 게이트로 마족이 몸을 감추며 덧붙였다.


“그리고 넌 이제 마족의···.”

“어딜 도망가.”


땅을 박찬 주민건이 어느새 마족의 앞에 와 있었다.


철포삼을 펼친 주민건의 손은 마족의 목을 움켜쥐었다.


“큽!”


이미 차원 이동을 시작한 게이트의 힘. 그리고 목을 잡고 있는 주민건의 악력.


두 힘이 충돌하면서 결국 그 사이에서 끔찍한 고통을 맛보는 건 마족이었다.


“으아악!”


하지만 비명도 오래가지 못했다. 곧 마족의 목이 척추뼈와 함께 뽑혀 나온 것이다.


마족의 나머지 몸이 차원을 넘어간 채로 게이트가 닫혔다. 주민건은 놀라 머리를 던졌다.


“끔찍하군.”


마족의 외형은 인간과 똑같다. 그래서 사체가 끔찍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마족의 마정석이 넘어간 건 아쉽네.’

- 마족은 마정석이 없소. 마정석은 마족의 마력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근원을 모아둔 보석이니까.


그래서 마정석을 이용해 네임드 몬스터를 만들고, 게이트를 여는 것이었다.


- 그것보다 어서 그 물욕을 버리시오. 물욕을 버려야 무극결의 극의를 깨달을 수 있는 거니까.

‘여기서 살다 보면 너도 물욕 버리기 쉽지 않을 거다.’


어쨌든 첫 번째로 마족을 처치하는 일에 성공했다.


주민건은 들끓던 적개심이 좀 가라앉은 게 느껴졌다. 아니, 왠지 힐링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


‘이야, 이거 마족만 죽였는데도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네.’

-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소. 역대 무신들도 그랬으니까.


그렇게 주민건이 놀라워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 넋을 놓고 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다.


가장 먼저 달려온 건 박철웅이었다.


“혹시 새로운 각성자입니까?”

“예. 주민건입니다.”


박철웅이 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네주었다.


“각성관리청 박철웅입니다.”

“아, 혹시 헌터 등록을 안 하고 이렇게 싸워서 문제가 생긴 건가요.”

“무슨 소립니까.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신규 각성자가 헌터 등록 전에 몬스터를 사냥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박철웅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런 것보다 그 힘을 나라를 위···.”

“우리 별무리 길드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해드리겠습니다!”


상처 때문에 뒤늦게 도착한 현수호가 그렇게 껴들며 외쳤다.


박철웅이 눈썹을 찌푸리며 현수호를 바라봤다. 하지만 현수호도 지지 않겠다는 듯 물러나지 않았다.


주민건이 볼을 긁적이며 품에서 마정석을 꺼냈다.


“우선은 이 마정석을 팔고 싶은데요.”


* * *


다음 날, 주민건의 집.


화신으로 변한 무강이 눈앞에 있는 채소들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주 형, 이, 이게 다 무엇이오···.”

“네가 쌀알만 씹는 게 마음에 걸려서 말이야. 예전에 그랬잖아. 풀로 생식을 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채소는 무척이나 비쌌다. 그래서 사줄 수가 없었지만, 이번에 마정석을 판 돈이 통장에 들어온 것이다.


[12,312,680원]


별무리 길드에서 대신 팔아주었고, 세금을 뗀 뒤 통장에 들어온 돈이었다.


1,200만원.

몬스터 사체 처리 업체를 할 때는 낑낑대며 벌었던 몇 개월 치 월급이 한 번에 들어왔다.


다들 왜 헌터를 하는지 알 만한 금액이었다.


무강이 감격에 찬 얼굴로 주민건에게 말했다.


“주 형, 고맙소.”

“뭘, 무강 덕분인데.”

“근데 주 형은 안 드시오.”

“아 내 거는.”


띵동.


“왔나 보다.”


주민건은 곧 배달된 피자를 들고 왔다. 피자도 보통 비싼 음식이 아니다. 평소엔 잘 안 먹었지만, 오늘은 기념으로 시킨 것이다.


피자 뚜껑을 열자 후각을 자극하는 강렬한 냄새가 무강의 뇌리에 파고들었다.


“크윽!”

“왜?”

“어, 엄청 유혹적인 냄새요.”

“줘?”

“돼, 됐소!”


무강은 눈앞에 있는 생 채소를 입에 집어넣고 씹었다.


으적으적.

우물우물.


“그나저나 마족을 잡았는데도 생각보다 조용하군.”


고위 헌터들이나 겨우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존재인 마족.


그 마족을 무명인 남자가 잡았다. 근데 인터넷 등에서 아무런 얘기도 없이 조용했던 것이다.


“그 자리에선 난리였소. 두 사람이서 어떻게 해서든 주 형을 데려가려고 했으니까.”


으적으적.

이젠 익숙하게 텔레비전을 보던 무강이 무언가를 발견하곤 가리켰다.


“저기 영상에 어제 그 관리가 나왔소.”


텔레비전에서는 주민건의 집 근처에 있는 정비구역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각성관리청 소속 박철웅이 인터뷰를 하는 중이었다.


주민건은 잔뜩 기대하며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오 드디어 나오나 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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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족을 쳐 죽이다 +1 24.09.04 231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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