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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님의 서재입니다.

유일급 헌터가 되었다, 어쩌다 무신을 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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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13:33
최근연재일 :
2024.09.09 19:5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03
추천수 :
80
글자수 :
59,428

작성
24.09.03 19:50
조회
275
추천
9
글자
12쪽

무공이 너무 세다 (2)

DUMMY

E급 몬스터 그레이트 울프의 머리통을 손아귀로 쥐어짜서 터트린다.


F급 헌터인 김지유는 감히 상상도 못한 능력이었다.


김지유는 놀란 눈길로 사내를 훑었다. 무기도 없고, 방어구도 없다. 게다가 방금 전 맨손의 위력, 타격계가 분명했다.


‘타, 타격계에 이런 강한 헌터가 있었다니?’


자신이 모든 헌터를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A, S 정도의 고위 헌터들은 대충 알고 있었다. 앞에 사내는 모르는 헌터였다.


이십 대 중반인 자신보다 많아 보이는 나이, 거기다 강력한 능력까지.


어디로 보나.


“서, 선배님 안녕하세요! 별무리 길드 소속 F급 헌터 김지유라고 합니다!”


김지유는 거의 10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내에게 인사를 박았다.


사내, 주민건은 당황해서 얼결에 함께 인사를 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주민건입니다.”


김지유가 당황해 손사래를 쳤다.


“저, 전 이제 갓 헌터가 된 까마득한 후배에요. 선배님께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주민건은 뭔가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렸다.


- 오오, 아주 예의가 바른 후배 같소.

‘후배는 무슨,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지.’


하지만 여기서 굳이 설명해봐야 시간만 길어질 따름이었다.


“그래. 그럼 그럴까.”

“선배님 같은 고위 헌터가 왜 여기 계시는 거죠?”


주민건이 볼을 긁적였다.


“뭐, 집에서 놀고 있을 순 없으니까.”


마족과 싸워 이기려면 강해져야 했다. 그래서 끝없는 단련과 수련만이 방법이었다.


김지유의 눈이 커졌다.


“그런 이유로 고위 헌터가 이곳에서 몬스터를 사냥한다고요?”


고위 헌터들은 바쁘다. 그 자체가 움직이는 기업이다. 그래서 일정 하나하나가 금전적 수익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 김지유의 눈앞에 있는 주민건은 달랐다.


약한 몬스터는 대부분 마정석이나 스킬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고위 몬스터나 게이트의 핵에서만 나왔다.


즉, 여기서의 순찰은 아무런 돈도 안 되는 자원봉사.


개인에게 이득도 안 되는 일인데 이렇게 나와서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김지유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전 야간 순찰 걸렸다고 싫어했는데,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시군요.”


이 모습을 지켜보던 무강이 크게 웃었다.


- 하하하! 재밌는 후배요. 하지만 좋지 않소. 착각이지만 이렇게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


주민건도 어색하게 웃었다.


‘뭐, 나쁘진 않네.’


스스로를 반성하던 김지유가 물었다.


“근데 선배님은 각성능력이 뭔가요?”


헌터에게 각성능력은 별로 비밀도 아니었다. 어차피 대중들에게 공개되기도 하니까.


“음, 타격계를 기반으로 한 능력이야.”

“역시! 타격계였군요! 저도 타격계 능력이거든요.”


김지유가 자신의 권갑 낀 손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제 성격상 거친 싸움이 되는 타격계는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또 유명한 헌터도 없어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김지유가 눈을 반짝이며 주민건을 올려다보았다.


“근데 선배님 같은 헌터를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저도 선배님처럼 강력한 헌터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어요!”


무강이 재밌다는 듯 히죽거리는 웃음이 들려왔다.


- 흐흐. 주 형, 격려의 한마디라도 해주시면 어떻겠소. 저 말학은 주 형의 한마디에 크나큰 원동력을 얻을 거 같은데.


무강의 부추김, 그리고 존경이 가득 담긴 김지유의 눈빛.


주민건은 결국 김지유에게 격려의 한 마디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하고 또 하다 보면 언젠가 분명 결실을 맺는 날이 올 거다.”


김지유가 정말 힘이라도 얻은 것처럼 굳은 결의가 담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난 이제 가봐야겠다.”

“바쁘실 텐데 얼른 가보세요!”

“아, 여기서 날 만난 건 비밀로 해줄 수 있을까.”


김지유의 성격을 보면 왠지 동네방네 자랑하고 떠들 것 같았다. 그래서 주민건은 이렇게 당부한 것이다.


“물론이죠!”

“그럼 몸 조심해.”


주민건이 그대로 담벼락을 밟고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 사라졌다.


김지유가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역시 엄청 강한 선배님이잖아···. 게다가 자신의 봉사를 비밀로 해달라는 겸손함까지.”


요즘 정비구역에 나타났다는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이 선배님이 분명했다.


많은 고위 헌터들이 돈만 쫓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선배님이었다.


* * *


주민건은 하루도 쉬지 않고 정비구역의 몬스터를 사냥했다.


하루가 다르게 주먹은 강해졌고, 몸놀림은 가벼워졌다.


하지만 주민건이 지금 중점적으로 수련하는 건 따로 있었다.


바로 기척의 감지.


정비구역에 온 첫날, 무강은 작은 게이트가 열리는 기운조차 감지했다.


너무나도 놀라운 능력이었기에 주민건도 본능적으로 이 능력을 익히기 위해 수련하는 것이다.


- 방금 늑대의 기척은 내가 알려준 것이오. 허면 혹시 그 소저의 기척은 감지했소?

‘아니, 실패했어.’

- 뭐, 그렇다고 낙심하진 마시오. 그렇게 쉽게 되는 건 아니니까.

‘낙심하진 않았어. 포기할 생각도 없고.’

- 좋은 마음가짐이오.


주민건은 한 빌라의 옥상으로 몸을 날려 올라갔다.


어둠이 내린 정비구역.

바람이 불어오고, 주민건의 머리칼과 옷자락이 흔들린다.


어둠을 내려다보던 주민건의 머릿속에 문득 의문이 떠올랐다.


‘마수를 잡다 보면 여기 관리자인 마족이 등장할 거라고 했잖아.’

- 틀림없소.

‘근데 그동안 헌터들이 순찰 돌면서 잡았을 텐데, 왜 그동안은 나오지 않은 거지?’

- 마족들은 그런 나약한 존재들에겐 관심이 없소. 마족은 유희의 종족이니까.

‘뭐?’


무강이 진중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 마족은 고강하고 유구한 종족이오. 그들에게 유희가 없다면 그 오랜 세월을 버틸 수가 없는 것이오.

‘그럼 그들은 재미로 이 지구를 이 꼴로 만든 것인가?’

- 정확한 목표가 있긴 하지만, 그건 설명이 길어지오.


마족에 대해 많은 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강은 마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 그리고 그들에게 주 형의 존재는 유희이기도 하오. 자신들의 종족과 오랜 세월 싸워온 무극결의 기운을 담고 있으니까.

‘내가 그들의 숙적 같은 게 된 모양이네.’

- 맞소. 그런 주 형이 이 구역의 마수들을 쳐죽이고 있으니, 분명 흥미를 느끼고 나타날 게 분명하오.


주민건의 몸이 살짝 떨렸다.


긴장과 동시에 흥분이 밀려왔다. 강력한 마족을 상대하려니 떨리기도 했지만, 무극결이 만들어내는 욕구는 묘한 흥분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우선은 강해져야 하겠지.’


다시 기척을 감지하는 수련에 집중하기 위해 어둠에 잠긴 정비구역을 내려다봤다.


- 길잡이인 이 몸이 주 형에게 조언을 하나 해주겠소.

‘나야 고맙지.’

- 주 형의 머릿속에 형상화되어 고착화된 무신은 압도적인 위력의 외공으로 짓누르는 무신이오.


무강의 정확한 진단이었다. 주민건은 그렇게 압도적인 무신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으니까.


- 하지만 기척을 감지하는 일은 좀 다르오. 기운을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하오.

‘기운.’

- 그렇소. 하늘과 땅, 사람과 마물, 그리고 그 모든 걸 둘러싼 우주만물에 흐르는 기운을.


무강의 설명에 따라 주민건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심상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주변에 흐르는 기운, 그리고 무강의 말대로 우주만물을 감싸고 있는 기운까지.


‘그 기운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형상화한다.’


주민건의 의념이 그대로 무극결의 영능과 호응한다.


어둠에 갇힌 정비구역이 머릿속에서 떠오르며, 마치 하늘에서 관조하듯 내려다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주변으로 원형처럼 만들어진 이 영역. 이 영역에 있는 기운들을 인식하는 거다.’


집중하고, 또 집중한다.

잡념이 떠오르려고 해도 주민건의 노력과 무극결의 공능이 그 잡념을 말끔하게 지워버린다.


머릿속의 어둠에서 하나의 점이 생겨난다.


밝은 빛. 마치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리려는 듯한 기운.


그 빛의 점은 조금씩 숫자를 늘려갔다. 주민건을 중심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면서.


주민건이 눈을 번쩍 떴다.


‘됐다.’


그대로 몸을 날렸다.


밝은 점이 아닌, 조금씩 점멸하듯 발광하기 시작하는 점을 향해서.


주택 옥상들을 뛰어넘던 주민건은 이윽고 목표 지점에 도착해 골목으로 떨어져 내렸다.


골목의 어둠 속에서 작은 게이트가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무강처럼 게이트가 열리기도 전에 감지해낸 것이다.


- 하하. 성공했군. 축하하오.

‘다 무강의 조언 덕분이다.’

- 이 몸의 조언은 언제나 피와 살이 된다오.


무강은 그렇게 웃었지만, 속으로는 꽤나 놀라고 있었다.


‘주 형은 외공 쪽으로 무신의 형상을 굳힌 거 같은데, 만물의 기운도 잘 다루는군.’


무극결의 공능이 있다고는 하나, 마음속에서 고착화된 심상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근데 주민건은 해낸 것이다. 마치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진 사람처럼.


‘지금까지 여러 차원을 돌면서 키워낸 무신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무신을 기대해도 되겠어.’


조그맣던 게이트가 어느덧 2m 정도로 커졌고, 곧 그 안에서 세 마리의 고블린이 걸어 나왔다.


“키잇?”


고블린들은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던 주민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먹잇감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입꼬리를 올렸다.


“뭘 웃어.”


곧 주민건의 주먹이 그 고블린의 머리통을 터트렸다.


* * *


김지유는 요즘 길드의 컴퓨터에서 사람을 찾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


헌터 협회에는 등록된 모든 헌터의 정보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름, 얼굴, 등급 정도만 말이다.


‘근데 그때 라-3 구역에서 봤던 선배님은 없어.’


처음엔 주민건이란 이름으로 검색했다. 하지만 없었다.


혹시 가명을 사용했나 싶어 사진으로 찾아봤다.


S급 헌터에서 시작해 E급까지 내렸음에도 그 헌터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하루를 꼬박 투자했음에도 말이다.


‘F급까지 봐야되나? F급 헌터가 제일 많아서 3천 명은 될 텐데.’


그렇게 모니터에 얼굴이 들어갈 듯 뚫어지게 바라보던 김지유를 누군가 불렀다.


“김지유.”

“예, 예?”


별무리 길드의 선배인 B급 헌터 현수호였다.


“저번에 라-3 구역 야간 순찰 다녀왔다고 했지?”

“예.”

“나 거기 갈 건데, 같이 가자.”

“갑자기요? 무슨 일이 있나요?”

“라-3 구역 소문 알잖아. 몬스터 찢는 무언가가 있다고. 조사해봐야 할 거 같아서. 빌런일지도 모르니까.”


김지유의 눈이 커졌다.


“예에?”

“왜 놀라. 정부 쪽 사람들이 우리 별무리에 협조 공문을 보내와서 같이 가기로 했어.”


김지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무언가’의 정체를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비밀을 지켜달라 했으니 여기서 말할 순 없었다.


당황한 김지유가 더듬었다.


“그, 그, 빌런이 아니라 영웅일 수도 있잖아요? 몰래 몬스터를 처치하고 다니는. 아무 이득도 없지만, 마치 자원봉사하는 것처럼.”


현수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너 이상하게 말이 거창하다.”

“예에? 아, 아니 아무튼 영웅일 수도 있는 건 맞으니까···”

“그러니까 더더욱 가봐야지. 빌런이면 잡아야 하는 거고, 영웅이라면 제대로 활약할 발판을 만들어줘야 하는 거니까.”


* * *


주민건은 오늘도 어김없이 정비구역으로 향했다.


정비구역에 가까워지자, 사념으로 함께하던 무강이 입을 열었다.


- 이 느낌.

‘구역에서 느껴지던 사악한 기운이 짙어졌어.’

- ···내가 할 대사까지 다 뺏어가면 어떡하오.

‘이제 나도 느껴지니까.’

- 근데 언제 악한 기운을 구별할 수 있게 된 것이오?

‘글쎄, 그냥 나와 대척되는 기운이라 그런 거 같아.’


무강은 할 말을 잃었다. 무극결의 공능이 아니라 타고난 감각이 있는 것 같았다.


- 어쨌든 아마 오늘 마족이 나올 것 같소. 하급 마족이긴 하지만 조심하시오. 지금까지의 몬스터와는 차원이 다르니까.

‘조언 고맙다.’


그때 건물의 벽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간 주민건의 움직임이 멈췄다.


‘근데 이거.’


정비구역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평소보다 몇 배는 많았다. 몬스터가 아니라 헌터들이었다.


무강의 재밌다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 하하하. 아무래도 주 형이 활약할 무대가 만들어진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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