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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님의 서재입니다.

유일급 헌터가 되었다, 어쩌다 무신을 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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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13:33
최근연재일 :
2024.09.09 19:5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08
추천수 :
80
글자수 :
59,428

작성
24.09.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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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스카우트

DUMMY

주민건과 무강은 텔레비전 앞에 나란히 앉았다.


무강이 주민건의 기대에 찬 얼굴을 힐긋거렸다.


“주 형, 물욕에 이어 명예욕까지 가득한 얼굴이오.”

“명예욕이 아니야. 그냥 태어나서 이렇게 뉴스에 나오는 게 처음이니까 그렇지.”


사회를 구성하는 작은 톱니바퀴처럼 살아왔던 인생이다. 이런 상황에 조금이라도 기대 안 할 수가 없었다.


화면에선 기자가 박철웅에게 질문하는 중이었다.


[라-3 구역이 정비구역에서 공식적으로 해제되었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되었다는 건 무슨 뜻인 거죠?]

[정비구역은 몬스터와 게이트가 자주 출몰하여 시민분들이 거주하기 힘든 곳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현상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다른 구역들처럼 일상적인 수준의 재난만 있을 거라는 얘기죠.]


기자의 얼굴에 놀라움이 서렸다.


[그럼 대단한 사건이 아닌가요? 대격변 이후 계속되어온 몬스터의 침공을 막아낼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해석해도 되는 겁니까?]

[그렇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박철웅은 거기까지 대답한 뒤, 인터뷰를 끝낸다는 듯 자리를 떴다.


[어떻게 이런 성과를 올렸던 거죠? 방법이 있었던 겁니까? 활약한 헌터는 누구입니까?]


기자는 끝까지 쫓아가며 물었지만, 박철웅은 끝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주민건은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자신에 대해 아무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활약이 대문짝만하게 실려야 한다! 이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 언급이 되기라도 바랐던 건 사실이었다.


무강이 옆에서 크게 웃었다.


“하하하! 좋지 않소. 원래 영웅은 자신을 낮추고 드러내지 않는 법이니까.”

“뭐, 괜찮아. 저쪽도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


박철웅의 인터뷰 내용은 조작이나 거짓이 아니었다. 단지 숨기는 것이었다.


마치, 어떤 의도가 있어서 주민건의 존재를 숨기려는 것처럼 말이다.


* * *


박철웅은 차에 타면서 직원들에게 말했다.


“주민건에 대한 이야기 안 새어나가게 다 막았지?”

“예!”

“무조건 막아야 돼! 현장에 있던 직원들 칼같이 입단속 시키고, 언론도 다 통제하고.”


직원 중 한 명이 물었다.


“별무리 길드 쪽은 어떻게 합니까? 협조공문만 보낸다고 해도, 우리 말에 따를지.”


박철웅이 웃었다.


“거기? 거기가 제일 기밀유지하고 있을 걸? 지금 주민건을 제일 영입하고 싶은 쪽은 우리랑 별무리 길드야.”

“아, 그렇군요.”


직원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신규 각성자.

헌터에 등록되기도 전에 마족부터 잡아버린 최초의 각성자.


이런 전무후무한 능력의 각성자가 등장했다.


만약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면 모든 조직에서 접근할 게 분명했다. 어쩌면 외국에서조차.


‘정부 소속 헌터는 언제나 그 숫자가 부족해. 만약 주민건이 우리 각성관리청 소속이 되면 막강한 전력이 될 거야.’


보통 정부 소속이어도 곧 강해져서 길드로 가는 헌터들이 많았다. 연봉 자체가 몇 배에서 몇십 배까지 차이 나니까 말이다. 결국 돈 문제였다.


직원 중 한 명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근데 별무리 길드면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는 길드 아닙니까. 그쪽에서 접근하면 파격적인 대우를 할 텐데, 우리가 영입할 수 있겠습니까.”

“너 주민건이 왜 매일 정비구역에서 몬스터를 사냥한 줄 아냐?”


직원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야 모르죠.”

“정황을 조사하기 위해 나중에 별무리 소속 김지유 헌터한테 물었다. 그 김지유가 잔뜩 들뜬 얼굴로 말하는 거야. 주민건은 돈도 안 되는 일에 자원봉사를 한 거라고.”


직원이 깜짝 놀랐다.


“정말입니까? 요새 그런 헌터가 있다고요?”


요즘엔 각성하면 막말로 로또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바로 헌터 등록을 하고 돈을 벌러 다닐 꿈에 잔뜩 부푼다.


“그래. 주민건은 돈을 쫓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지. 그야말로 우리 각성관리청에 딱 맞는 인재야.”


헌신과 희생정신으로 국가의 발전과 안전에 이바지하는 투철한 사명감.


박철웅은 주민건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것이다.


“그러니까 반드시 우리가 영입해야 한다! 주민건에 대해 모두 알아내! 좋아하는 건 뭐든지!”

“예!”

“별무리 길드에서도 접근할 거니까, 최대한 신속하게 우위를 점해야 한다.”


박철웅의 판단은 정확했다.


별무리 길드의 현수호는 길드장에게 주민건에 대한 보고를 하는 중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길드원들의 바디캠에 녹화된 영상.


마족의 영향으로 모든 전자기기가 망가졌었다. 하지만 주민건이 몇 번 마족을 타격하자 다시 전자기기가 작동했다.


그렇게 주민건의 활약이 중간부터 찍혔고, 또 의도적으로 찍은 것이 아니라 초점이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상에는 주민건이 마족을 끝장내는 모습이 확실하게 녹화되어 있었다.


길드장은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다. 그럼에도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러다 현수호를 돌아보며 물었다.


“이거 진짜지?”

“너무 놀라서 되물으시는 거죠?”

“그렇지. 무슨 마족을 저렇게 간단하게 해치워.”


적어도 A급 중에서도 상위 이상의 헌터와 비슷한 실력이었다.


“우리 별무리 길드가 데려오죠.”

“물론 데려와야지. 네가 안면이 있으니까 직접 가라. 신입 최고 대우로 해줘.”


현수호의 얼굴이 굳었다. 신입 최고 대우는 파격적인 게 맞다. 하지만 주민건에겐 다르다. 어떤 신입이 마족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계약금 5억에 연봉 5억 말이죠?”


길드장이 앞에 있던 사탕봉지를 까며 대답했다.


“그래. 그 정도면 충분하지.”

“더 쓰시죠.”

“얼마?”

“50, 50.”


사탕봉지가 쭈욱 찢어지며 사탕이 날아갔다.


길드장이 황당한 얼굴로 현수호를 돌아봤다.


“뭐? 미쳤어?”


A급에서도 잘나가는 애들이나 저 정도를 받는다. 신입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A급 중에서도 상위 헌터나 마족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저 주민건도 마족을 잡았고요. 그럼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이것도 맞는 논리였다.


길드장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하아, 근데 영 별로야. 스타성이 없잖아.”


길드는 정부와 달랐다. 길드의 목적 중에는 돈을 버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스타성 있는 헌터를 굉장히 선호했다.


길드장이 다시 주민건의 영상을 재생하며 말했다.


“얼굴은 저 정도면 괜찮지만, 나머지가 좀. 화려한 마법도 아니고, 검이나 칼처럼 멋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치고 박는 영상이 잡히면 홍보용으로 내보내기가 좀 그렇단 말이지.”

“스타성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주민건이라면 고난이도 게이트 돌파해서 마정석 수십 개 씩 가져올 테니까요.”


현수호가 이렇게까지 설득하자 길드장도 생각을 바꿨다.


“일단 25, 25로 하자. 그 이상은 안 돼. 우리 길드 A급, S급 애들이 가만있을 거 같냐?”


그것도 맞는 말이다. 무명의 신입이 단번에 50억 연봉을 받으면, 나머지 헌터들은 더 올려달라고 할 게 뻔했다.


솔직히 현수호에겐 만족스러운 딜이었다. 원래 10, 10 정도까지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제가 꼭 잡아 오겠습니다.”


* * *


주민건은 핸드폰을 보며 당황했다.


[각성관리청 박철웅입니다.]

[별무리 길드 현수호입니다.]


같은 날에 두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두 명 다 목적은 자신을 만나는 것.


결국 주민건은 두 명을 한 번에 만나기로 했다. 따로 만나 봐야 시간만 잡아먹을 따름이었다.


그러자 별무리 길드에서 고급 한정식집으로 미팅 장소를 잡아주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자 가격도 상당했고, 평가도 좋은 집이었다. 사진을 보자마자 배가 고파졌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이 든 게 무강이었다.


텔레비전에 들어갈 듯 빠져 있는 무강을 바라봤다.


“무강, 그때 정부 사람이랑 길드 사람이랑 해서 밥 먹을 건데 너도 같이 갈래.”


무강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사념으로 변하면 당연히 같이 가는 것 아니오.”

“아니, 화신 상태로 같이 가자고.”


무강의 존재를 보여준다고 해서, 자신이 무공을 익혔다는 걸 들킬 리가 없었다. 어차피 남들 눈에는 좀 특이한 사람처럼 보일 테니까.


“푸짐한 요리 드시는 거 아니오? 어차피 난 생식밖에 못 할 텐데.”

“그건 그렇지만, 나 혼자 먹으려니까 마음이 편치 않아서.”

“마음이 왜 편치 않소.”

“가족 같아서 말이야.”


텔레비전을 보던 무강이 고개를 돌려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알았소.”

“그 옷은 갈아입을 수 있어?”

“옷은 바꿀 수 있소. 대충 주 형처럼 흉내 내면 되겠소?”


그러자 무강의 옷이 셔츠와 바지로 바뀌었다.


머리도 너무 길긴 했지만, 그냥 두기로 했다. 머리 기르는 사람도 있긴 하니까.


약속장소는 주민건의 집과 멀지 않은 곳이었다.


주민건은 곧 무강과 함께 한정식집에 도착했다. 아는 동생인 무강과 함께 한다고 미리 얘기한 상태였다.


“무강이라고 하오.”


박철웅과 현수호는 무강과 인사를 하고 동시에 느꼈다.


‘특이한 사람이군. 되도록 주민건이랑만 이야기해야겠어.’


네 사람이 자리에 앉자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떡갈비, 신선로 등 궁중요리가 주를 이루는 한정식집이었다.


무강에겐 미리 얘기한 샐러드만이 준비되었다. 물론 소스를 뿌리지 않은 샐러드가.


와삭와삭.


박철웅과 현수호는 샐러드를 먹으며 이쪽 음식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무강이 부담스러웠다.


“좀 드시겠습니까?”

“괜찮소. 난 이거면 충분하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길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자 주민건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동생이 최근 채식 위주로 식단을 먹어서요.”


박철웅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요즘은 각자 식성이 다양한 법이니까요.”


그리고 곧 이야기는 본론으로 넘어갔다.


“민건씨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셨습니까?”

“어떤걸요?”

“헌터가 되면 뭐 활동 방향을 정해야 할 텐데. 민건씨처럼 투철한 희생정신과 헌신이라면 우리 각성관리청 쪽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때 현수호가 껴들었다.


“저번에 마정석을 파신 걸 보니, 어쨌든 돈이 급하시긴 한 거 같은데. 솔직히 정부 쪽으로 들어가 봐야 박봉입니다.”


박철웅이 얼굴을 찡그렸지만, 현수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저희 별무리 길드에선 사상 초유의 계약을 준비해왔습니다. 계약금 25억에 연봉 25억.”


박철웅은 물론이고 주민건까지 놀라 입을 쩍 벌렸다.


박철웅이 놀라 말을 더듬었다.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신입이 그런 대우를 어떻게···.”

“정부 쪽에서 보면 말도 안 되죠. 하지만 우리 별무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길드로 오시죠.”

“헌터가 그렇게 단순히 돈만 보고 하는 일입니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고귀한 직업 아닙니까?”


박철웅의 반박에 현수호도 지지 않고 맞섰다.


“우리도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몬스터와 맞서 싸웁니다. 대신 일하는 만큼 제대로 된 돈도 받으면서요.”


박철웅과 현수호가 그렇게 주민건을 설득하기 위해 핏대를 올렸다.


으적으적.

무강은 샐러드를 씹으며 조용히 사태를 지켜봤다.


돈, 명예. 다 좋은 얘기다. 하지만 그 어느 쪽도 무극결의 목표에 부합하진 않는다.


무극결의 목표는 강해지는 것, 그리고 마족의 절멸. 다른 욕구보다 그 두 개의 욕구를 우선한다.


‘하지만 지금 주 형은 무극결의 성취가 낮아 그 영향이 미미하겠지. 그럼 지금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주 형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


무강은 가만히 주민건의 선택을 지켜보기로 했다.


잠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주민건이 생각을 정리한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두 분 제안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근데 지금 제 목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마족을 잡는 거요.”


박철웅과 현수호는 크게 당황했고, 무강의 얼굴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무극결이 선택하는 사람은 반드시 마족과 관련이 있는 자. 주민건이 마족과 관련된 기억이 없다고 하긴 했다.


‘그래도 주 형, 결국 자신이 나아갈 길을 제대로 선택한 거요.’


당황한 박철웅과 현수호가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정부나 길드도 마족을 잡긴 한다. 하지만 주가 아니었다. 마족을 잡는다는 주민건의 목표를 서포트 해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잠시 후 현수호가 입을 열었다.


“그럼 정부나 길드도 아니고 다른 조직에 들어가야겠군요.”

“다른 조직이요?”

“마족만 전문적으로 잡는 조직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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