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단팥빵소년의 서재입니다

괴물 천재투수가 메이저리그를 찢음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새글

단팥빵소년
작품등록일 :
2024.08.18 10:03
최근연재일 :
2024.09.19 11:2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62,313
추천수 :
9,706
글자수 :
253,341

작성
24.09.13 11:20
조회
8,724
추천
287
글자
17쪽

028화. 못할 일 같은 건 없다

DUMMY

<고교야구에서 발생한 초유의 벤치클리어링, 양 팀 선수와 감독 합쳐 여섯 명 퇴장>


<148km/h 포심에 직격당한 청진고 1학년 강유찬, 다행히 머리는 피해... 오른 손등과 손가락 부상으로 병원 치료 중>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상벌위원회, 이번 벤치클리어링과 관련된 징계수위 발표>


<조상혁 1개월 선수자격 정지, 김영욱 경고, 감독 정태식 엄중경고(이상 대전우수고), 백호, 박정진 각각 2개월 자격정지, 감독 서광수 엄중경고(이상 청진고)>


<대전우수고 조상혁, 징계와 상관없이 하악골과 늑골 골절로 장기 결장 불가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 “최대한 엄격하고 공정하게 징계수위를 결정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뭘까. 이 인지부조화에 걸릴 것만 같은 상황은.


다행이긴 한데...


왜 징계가 이것밖에 안 나온 걸까.


최소한 1년, 최악의 경우 영구자격정지까지 각오하고 벌인 일인데.


오히려 나보다는 경기장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다가 경범죄 처벌을 받게 된 아버지가 더 걱정될 정도다.


아마추어 야구를 총괄하는 곳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다.


하지만 그 협회가 공금횡령과 뇌물수수, 입시비리, 공인구 조작, 내부 부당거래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문제를 일으키며 고교야구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문체부의 지시 하에 KBO로 넘어간 상태다. 그리고 조상혁의 아버지 조완용은 KBO 총재마저 우습게 아는 인간이다.


날 죽이기 위해 오만 지랄을 다 했을 것이다. 자기 아들에 대한 징계를 막으려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을 거고.


그런데 난 고작 2개월이고, 조상혁에게도 1개월이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흠, 대체 뭐지.


“최승우, 잠깐만.”


“어, 백호야. 왜.”


“강유찬 그놈은 어떻대?”


“수술까지는 필요 없을 거 같아. 기브스 하고 살짝 금간 거 붙을 때까지 두 달 정도만 버티면 될 거 같던데?”


“그래?”


이상하다. 내가 이렇게 운이 좋은 인간이 아닌데, 뭔가 다 좋은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다.


처음에는 신재윤의 아버지가 도와준 게 아닐까 생각했다. 재벌가의 일원인 그 사람이 나섰다면 이 모든 상황이 설명 가능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무 연락도 없다.


직접 만나본 본 딱 한 번뿐이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확실히 파악했다. 날 도와준 게 그 사람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딜을 걸어왔을 것이다. 뼈 속까지 사업가인 사람이니까. 그냥 선심 쓰듯 이렇게 도움을 줄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냐, 날 도와준 인간이.


“흠...”


쯧,


몰라, 시발.


누군지 몰라도 나한테 원하는 게 있으면 알아서 나타나겠지. 안 나타나면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고.


어쨌든 이번 일로 인해 나와 박정진, 강유찬은 전력에서 제외당했다.


우리 셋이 빠진 청진고는 주말리그 후반기에서 1승 6패로 멸망했고, 전반기 1위 자격으로 참가한 황금사자기에서는 1라운드 예선 탈락했다.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


“백호야!”


“...네?”


와락!


“잘 왔다. 정말 잘 돌아왔어.”


“저 훈련장에는 계속 나왔었는데요, 감독님.”


“알아, 그걸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러니까 내 말은... 하아, 백호야. 다시는 싸움 안하겠다고 나랑 약속해다오. 제발.”


세상일이라는 게 사람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라고 대답하려 했지만 반쪽이 된 감독의 얼굴을 보니 차마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후... 그 정도면 됐다.”


“그런데 감독님.”


“어? 왜?”


“그 소문 진짜인가요? 내년 올림픽 대표팀에 대학 선수 1명, 고교 선수 1명 선발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아, 그래. 나도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대표팀 자체가 25세 이하로만 구성될 거 같던데. 아시안 게임 때처럼 말이야. 아마추어 선수 슬롯도 뭐... 예전에 항저우 아시안 게임 때 고교 투수를 데려간 적 있으니 새삼스러울 건 없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은 알겠다.


미국에서 열리는 내년 올림픽에는 메이저리거들이 각 나라의 유니폼을 입고 총 출동한다. 리그 일정까지 중단하고 말이다.


그런 상황 속에 현역 메이저리거 한 명과 KBO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우리 대표팀은 8개국 중 7위, 혹은 8위에 처박히며 개망신을 당하게 된다. 반복되는 회귀 속에서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다. 워낙 실력 차가 컸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어차피 망신을 당할 게 뻔하니 차라리 어린 선수들을 내보내서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봤다는 명분이라도 챙기자는 거겠지. 매번 박살이 나면서도 꾸역꾸역 같은 짓을 반복하더니 이번에는 누군가 머리를 좀 굴린 모양이다.


혹시 KBO 직원 중에 회귀자라도 있는 건가?


쓸데없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 부상에서 복귀한 강유찬이 내 눈에 들어왔다.


“조금이라도 이상 있다 싶으면 미트 끼지 마라. 손 박살나고 싶지 않으면.”


“아무 이상 없다고 몇 번을 말하냐. 그나저나 백호 너는...”


“나? 나 왜.”


“몸이... 대체, 야, 너 뭐야. 두 달 동안 웨이트만 한 건 아니지?”


그럴 리가, 무식한 몸집 불리기는 내가 가장 경멸하는 것 중 하나다.


그냥 경기에 나갈 일도 없고 해서 훈련 시간의 대부분을 몸만들기에만 집중했더니 그게 성장판을 자극한 모양이다. 두 달 사이 키가 1cm가 자랐고, 근육 크기가 커지며 몸무게는 89kg까지 늘어났다.


덕분에 188cm에 89kg라는 제법 괜찮은 신체 스팩을 갖게 되었다. 지난 삶에서는 1학년이 끝날 때쯤에야 도달했던 수치다.


꼴 보기 싫은 쓰레기도 두들겨 패 주고, 두 달 동안 꼬박꼬박 주말에 쉬어주고, 몸도 좋아지고, 마음도 편안해지고.


흠, 앞으로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지면 한 놈 붙잡고 두들겨 패버릴까.


봉황대기를 보름, 여름방학을 열흘 앞둔 현재, 모든 일이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다.


딱 하나만 빼면 말이다.


“어이, 특별반 동지.”


“닥쳐.”


“저번에도 말했지만 머리까지 좋으면 너무 사기 캐지. 인간미 없어. 아무튼 잘 됐다. 특별반에 혼자 가기 심심했는데.”


태평한 얼굴로 헛소리를 지껄이는 최승우 놈을 보니 또다시 울화가 치솟는다.


한국지리와 세계사에서 커트라인을 넘어서지 못한 난 후반기 경기 출전을 위해 특별반 수업을 받게 되었다.


“후배들아. 공부에도 때가 있는 거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자신이 알지 못함을 아는 자는 현명한 자이며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자가 가장 생각이 없는 자라 하셨으니...”


“정진아... 너도 낙제잖아.”


“하하하, 어차피 이 몸은 속세를 떠날 몸. 그런 인간사에 얽매이는 건 불자로서 삼가야 할 일이지. 나무관세음보살.”


“필요할 때만 부처님 찾지 말고, 그래서 특별수업 안 가겠다고?”


“...아니, 담임선생님한테 부탁해봤는데 씨도 안 먹히더군. 그럼 후배들, 특별반수업에서 보자고.”


지난 벤치클리어링 이후 뭔가 더 해탈한 듯한 얼굴이 된 박정진이 껄껄 웃으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다시 한 번 그날의 모습이 떠오른다. 저렇게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악귀같은 표정을 하고 대전우수고 진영을 휩쓸고 다녔지.


그나저나...


“주장.”


“어, 백호야. 왜?”


“제가 상관할 일은 아니겠지만... 봉황대기까지 뛰실 거라면서요?”


“응, 뛸 거야.”


“박정진 선배 집에서 지낸다는 말도 들리던데요.”


“맞아. 정진이 자취방에서 신세 좀 지고 있지.”


“설마 집에서 쫓겨나기라도 한 건가요? 아니면 가출?”


“하하, 뭘 그런 걸 물어. 부끄럽게. 아무튼 나 야구 좀 더 할 거니까 잘 부탁한다.”


지난 삶에서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이 시기에 야구를 그만뒀던 사람이 은퇴를 연기했다. 의사로의 미래가 보장된 정우진이 정해진 인생궤도에서 이탈했다.


어쨌든 자기가 원해서 그렇게 된 거 같으니... 격려라도 해줘야 하는 거겠지?


“잘 됐네요. 타격할 때 상체가 자꾸 먼저 열리는 거 그거 한 번 고쳐보죠. 그만 둘 때 그만두더라도 뭔가 찝찝하잖아요.”


“응? 아하하, 그래. 안 그래도 나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내 문제가 뭔지 한 번 좀 봐줄래? 우리 막내.”


“그냥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격려다.


내 방식대로의 격려.


**


- 고교야구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을 시작으로 보름간의 일정에 돌입한 2027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전국 80개 고교야구부와 24개 클럽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 중계를 맡게 된 아나운서 이석민, 제 옆에는 최영식 위원님 나와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위원님


- 반갑습니다. 최영식입니다


- 위원님, 먼저 봉황대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네, 전국 모든 고교 팀들이 모여 자웅을 가리는, 국내 최대의 고교야구대회입니다. 대회진행방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104개 팀이 1라운드부터 예선전을 치르게 됩니다. 그렇게 32강, 16강, 8강, 4강, 그리고 최후의 승자가 남을 때까지 계속 싸워나가는 거죠


- 알겠습니다. 그럼 잠시 후 경기를 치르게 될 청진고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중부권역 만년 하위권이었던 저 팀에 올해 많은 변화들이 있었죠?


- 그렇죠. 156km/h를 던지는 1학년 투수가 등장했고, 그로 인해 사상 첫 주말리그 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그런데 벤치클리어링으로 인해 핵심선수들이 징계를 받게 되며 주말리그 후반기와 황금사자기에서는 참패를 당했죠


- 네, 그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던 선수가 바로 백호입니다. 저 선수를 보기 위해 오늘 이곳 목동구장에 정말 많은 스카우트들이 와 있습니다. 그 중에는 빅리그 팀 스카우트들도 있습니다. 음, 그런데 대진운이 좋지 않네요. 1라운드부터 우승후보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위원님, 청진고가 상대하게 될 영성고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 1975년 창단한 팀으로 열한 번의 전국대회 우승과 일곱 번의 준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서울의 명문입니다. 얼마 전 끝난 대통령배에서도 4강에 들었고요. 지난 해 봉황대기에서는 8강까지 올라간 팀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 언제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입니다


- 오늘 영성고의 선발은 황동민 선수죠?


- 네, 황동민 선수는 152km/h가량의 강속구와 스위퍼, 스플리터를 구사할 수 있는 3학년 투수입니다. 얼마 후 열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하위, 혹은 2라운드 상위로 지명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좋은 투수이며 동시에 올해 6개의 홈런을 때려낸 강타자이기도 합니다


- 1차전부터 우승후보와 격돌이라니, 청진고로서는 난감하겠군요. 자, 과연 청진고가 이번 경기에 승리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올해 백호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 될지,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광고보고 돌아온 후 본격적인 중계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목동구장입니다


**


영성고, 서울의 야구명문이자 매년 전국대회 4강권을 오르내리는 저놈들하고 경기를 하는 게 이번이 몇 번째던가. 여섯? 일곱? 그보다 좀 더 많았던가?


“플레이볼!”


지난 휴식기 동안 갑자기 체격이 커지며 밸런스를 재조정하느라 꽤나 애를 먹었다. 일주일 동안의 개인 훈련 시간을 요청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어쨌든 그렇게 조절을 마친 내 육체는...


최고다. 지금까지 가져본 열다섯의 육체 중 단연 으뜸이다.


지난 두 달 동안 응축해놓았던 에너지를 단숨에 폭발시켰다.


뻐어어어엉!


“스트라이크!”


- ...맙소사! 157km/h! 157km/h! 오랜만에 마운드로 돌아온 청진고의 백호 선수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최고구속 기록을 경신합니다! 157km/h!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는 단연 최고 기록이며, 고등학교 투수 전체를 대상으로 해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대단합니다!


- 네... 하하, 이것 참.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그새 체격이 상당히 커졌거든요. 영성고 덕아웃도 깜짝 놀랐을 겁니다. 자, 조금 이른 말일 수도 있겠지만 조만간 우리는 고교 야구 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뻐어어엉!


“스트라이크!”


- 네! 이번에는 153km/h! 구속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바깥쪽 낮은 코스에 완벽히 제구된 공! 정말 멋진 공입니다!


- 좋네요.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입니다. 지금 타석에 선 양기열 선수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더욱 강해지는 타자거든요. 한 타석에서 평균 일곱 개 이상의 공을 지켜보는 리드오프입니다. 출루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특히나 강유찬 포수가 왼손잡이라 2루 송구에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양기열, 영성고의 주전유격수이자 리드오프.


징글징글한 놈이다. 아주 오래 전 내가 빠른 공만 믿고 덤비던 시절, 저놈 때문에 피똥을 쌀 뻔한 적도 있었다. 계속되는 커트 작전에 5이닝도 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기도 했다.


물론 모두 지난 일이다.


내가 빠른 공을 뒷받침할 제구력과 변화구들을 장착하게 된 후 저놈은 그저 땅볼타구를 양산하는 아웃카운트 자판기가 되었으니까.


노 볼 투 스트라이크, 저놈이 노리는 건 내게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것.


커트 작전으로 나올 것이다.


해답은 간단하다. 파울을 안 만들어주면 된다.


‘바깥쪽 포심’


‘아니, 코스는 그대로, 대신 포심 말고 그거’


‘오케이’


놈에게서 가장 먼 코스를 향해 공을 뿌렸다. 파울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부러 한 박자 늦춘 스윙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내가 던진 공은 그냥 패스트볼이 아니다.


빠각!


- 쳤습니다! 유격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가는 타구, 정우진 선수가 잡아서 가볍게 1루로 송구, 아웃! 아웃입니다! 유격수 땅볼 아웃! 백호 선수가 첫 타자를 가볍게 잡아냈습니다! 위원님, 그런데 방금 그 공은 뭐였죠? 제가 잘못 봤나요?


- 아뇨, 이게 그러니까, 커터 같기도 하고...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보면... 아! 고속 슬라이더네요! 맙소사, 구속이 146이나 나와서 저도 뭔가 했습니다. 네, 슬라이더가 맞아요. 아, 백호 선수에게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됐군요!


바깥 쪽 공을 걷어내 3루 파울을 만들려는 놈에게 가장 좋은 대응책은 몸 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고속슬라이더다. 양기열이 부러진 배트 손잡이를 잡고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청진고! 청진고! 청진고!”


“백호 파이팅! 파이티이잉!”


두 달 동안 쉬면서 새로운 구종의 추가에 대해 고민했다. 본래 1년간은 포심과 체인지업만 던지려고 했지만 몸의 밸런스를 확인한 결과 하나 정도는 더 추가해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고속 슬라이더다. 두 번째 메이저리거로서의 삶에서 나를 2년 연속 사이 영 위너로 만들어주었던 바로 그 구종.


기존에 갖고 있던 포심, 역회전하며 종으로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 거기에 횡 변화구인 고속슬라이더, 이 조합이면 못 잡아낼 타자 같은 건 없다.


애들 노는데 기관총을 들고 난입한 기분이지만,


글쎄, 어쨌든 난 법적으로 열다섯이니까.


부웅


“스윙! 아웃!”


- 영성고의 테이블세터가 아무 것도 못하고 물러납니다! 아! 정말 파괴적인 공입니다! 백호가 던지는 광속구와 변화구들이 영성 타자들을 농락하고 있습니다!


- 아... 대체 지난 두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이제는 공만 빠른 게 아니라... 아, 한국야구팬 여러분, 기뻐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투수가 등장했습니다. 빨리 저 선수가 성장해서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큰 일 날 소리, 나는 한국야구의 위상이 아니라 내 저주를 풀기 위해 야구를 하는 거다.


아, 물론 국제대회에는 참가할 생각이다. 특히나 병역이 걸린 대회에는 꼭 나가야 한다. 서른 살이 되기 전에 타이거즈를 우승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군대로 인한 공백은 너무 치명적이다.


지금까지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만에 하나 그 부분이 걸림돌이 된다면...


뻐어어엉


“스트라이크!”


- 또다시 155km/h! 대단합니다! 오늘은 완급조절을 안 할 생각인 걸까요? 150이 넘는 강속구가 연달아 날아오고 있습니다!


귀화해버릴 생각이다. 어차피 내 저주의 해제조건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우승시키는 거니까, 거기서 내 국적 같은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미국인이 되면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부모님의 반대가 예상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내게 못 할 일 같은 건 없다.


뻐어어엉!


“스트라이크! 아웃!”


- 삼자 범퇴! 삼자 범퇴! 출장정지에서 돌아온 백호가 강호 영성고의 1, 2, 3번 타자를 삼자 범퇴로 돌려세웁니다!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혜성같이 나타난 1학년 선수가 고교야구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습니다!


**


작가의말

야구소설에서 독자님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글의 전개속도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언제 프로에 가고, 메이저에 가고 그런 것들 말이죠. 


저 역시 작가이기 전에 독자로서 그런 궁금증을 느껴본 적이 있는 터라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살짝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적으로 고교 파트와 관련해서는 길게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번 화처럼 특정 이벤트를 통해 몇 달, 혹은 1년이 한 번에 휙 지나가게 될 겁니다. 분량으로 치면 음... 아무튼 얼마 안 남았네요.


극 전개에 필요한 서사를 챙기면서도 독자분들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잘 조절해보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귀성길, 행복한 추석 연휴 되시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괴물 천재투수가 메이저리그를 찢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034화. 이겨내라 NEW +12 5시간 전 2,435 131 13쪽
34 033화. 마지막 관문 +24 24.09.18 5,690 269 17쪽
33 032화. 청진고 +27 24.09.17 6,695 298 15쪽
32 031화. 그 인터넷이라는 거 나도 좀... +24 24.09.16 7,473 275 18쪽
31 030화.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되거라 +22 24.09.15 7,923 274 14쪽
30 029화. 이대로 돌아가라고? +17 24.09.14 8,488 284 19쪽
» 028화. 못할 일 같은 건 없다 +29 24.09.13 8,725 287 17쪽
28 027화. ...하기 딱 좋은 날씨네 +32 24.09.12 8,884 304 16쪽
27 026화. 피해라 +19 24.09.11 9,020 265 12쪽
26 025화. 애송이들 +25 24.09.10 9,362 275 21쪽
25 024화. 웃고 있는 거 맞지? +21 24.09.09 9,392 292 17쪽
24 023화. 동영상 강의 참조해서... +23 24.09.08 9,565 273 14쪽
23 022화. 구원투수 +13 24.09.07 9,785 251 13쪽
22 021화. 한 번 해보자고 +21 24.09.06 10,226 251 19쪽
21 020화. 박살 +15 24.09.05 10,262 305 16쪽
20 019화. 더! 더! 더! +25 24.09.04 10,337 315 18쪽
19 018화. 약속대로 박살내주지 +24 24.09.03 10,277 275 19쪽
18 017화. 팔꿈치를 붙여야 +17 24.09.02 10,217 297 17쪽
17 016화. 나는 천재가 아니니까 +16 24.09.01 10,414 274 17쪽
16 015화. 기대, 그리고 두려움 +25 24.08.31 10,831 278 25쪽
15 014화. 해보려 한다 +26 24.08.30 10,728 270 18쪽
14 013화. 보는 눈의 차이 +26 24.08.29 10,793 281 14쪽
13 012화. 삼대장 +23 24.08.28 10,992 286 17쪽
12 011화. 나는 행복합니다 +25 24.08.27 11,046 280 15쪽
11 010화. 백호 등장 +24 24.08.26 11,039 316 17쪽
10 009화. 그냥 제가 치겠습니다 +28 24.08.25 11,022 278 16쪽
9 008화. 주말리그 개막 +18 24.08.24 11,126 276 14쪽
8 007화. 내가 터트려준다고 +19 24.08.23 11,271 265 13쪽
7 006화. 너 진짜 야구 안 할 거야? +12 24.08.22 11,697 248 13쪽
6 005화. 이번 삶은 흥미롭다 +16 24.08.21 12,338 244 14쪽
5 004화. 청진고 야구부 +15 24.08.20 12,891 267 14쪽
4 003화. 인터넷 보고 배웠는데요 +14 24.08.20 13,328 274 16쪽
3 002화. 분노라는 감정 +16 24.08.19 14,355 285 14쪽
2 001화. 그걸 왜 이제 말해주는 건데! +87 24.08.19 16,081 389 20쪽
1 000화. 프롤로그 +19 24.08.19 17,606 27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