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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와삽 님의 서재입니다.

노총각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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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와삽
작품등록일 :
2017.08.12 09:47
최근연재일 :
2018.03.25 20:07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9,058
추천수 :
116
글자수 :
208,691

작성
17.11.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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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
추천
4
글자
15쪽

5화. 훈훈한 사무실

DUMMY

‘우리 회사 사람이었나? 어제 인사할 때 못 본 것 같은데..’


한진우는 잠시 전의 안 좋았던 기억이 있었지만, 그래도 같은 회사 직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외로운 늑대의 심정으로 은근한 기대감을 가졌다.


이직 첫날보다 일찍 출근했더니, 사무실 안에 사람이 없었다. 그는 아침형인간이기도 했지만, 직장이란 전쟁터에서 맞는 폭풍전야 같은 이런 묘한 고요함을 즐겼다.


‘얼른 녹차 한잔 타서 모닝 웹소설 타임을 즐겨야겠군. 흐흐.’


한진우가 콧노래를 부르며 복도에 있는 정수기로 다가갈 때였다.


대표이사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여기 대표님은 일찍도 출근하는구만.’


그는 잠시 머리를 매만지고, 옷매무새를 한번 점검한 후 대표이사실에 노크했다.


‘똑똑똑’


‘들어와.’


대표의 목소리가 들리자 한진우는 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어. 그래. 한팀장. 일찍 출근했네. 어제 무리하는 가 싶더니만 술이 쎈 편인가 보네.’


‘아닙니다. 아침에 꽤 힘들었습니다.’



한진우가 어색하게 웃으며 답하는 순간.


출근할 때 그를 힘들게 만들었던 어깨빵녀가 다리를 꼰 채로 대표이사 앞에 앉아있었다.


초면이 아닌 둘은 눈이 마주쳤다.


‘헉!’


놀란 한진우와 별 표정 없이 그를 바라보는 그녀. 잠시 대표이사실 공간은 음소거 된 것 같이 침묵이 흘렀다.


‘설마 저 여자가 대표님의...’


셀 수 없이 수많은 야동 시청으로 두뇌가 타락과 불륜에 젖어있는 한진우는 짧은 시간 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가 온갖 추잡한 생각들로 혼란을 느끼고 있을 때, 대표이사가 입을 열었다.


‘한팀장. 인사해요. 그 쪽 팀에서 일하게 될 나미애라고 해. 참고로 내 조카야.’


‘우리 팀 직원.. 대표님 조카.. 조금 골치 아픈데..’


한진우는 나름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조카라는 말에 뭔가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미애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한팀장님??”


한진우는 나미애의 적극적인 당돌함에 많이 당황하였지만, 품위 있는 척 목소리를 깔며 답했다.


“네 반가워요. 잘 부탁해요.”


둘이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권성태 대표가 말했다.


“우리 누이가 무역 사업을 하는데, 여기 있는 미애가 아직 사회 경험이 없어서 빡세게 굴려달라고 하니, 그 때까지 한팀장이 잘 챙겨주도록 해. 너도 까불지 말고 니 상사니깐 말 잘 듣고.”


나미애는 삼촌의 말에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고, 그렇게 귀 담아 듣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렇게 첫 인사가 끝나갈 때였다.


다시 대표이사실 방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어. 들어와.”


문이 살며시 열리고, 한 여성이 빼꼼하게 고개를 내밀며 형식적으로 인사했다. 얼른 인사하고 나가려는 기세였다.


“안녕하세요.”


“!!!!!!!”


주선자는 대표이사실에 있는 한진우를 보고 흠칫 놀랐다. 순간 손에 쥐고 있던 흰색 라이소 봉투를 놓칠 뻔 했다.


봉투에는 한진우의 자리에 있는 사무용품이 너무 낡은 것 같아서. 출근하는 길에 정성껏 골라서 마련한 물품이 담겨있었다.


당황한 표정의 주선자를 보고, 한진우가 먼저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주대리님. 좋은 아침이에요.”


한진우의 인사에 주선자의 얼굴은 살짝 붉어졌다. 그녀도 수줍게 인사했다.


“네 팀장님. 안녕하세요.”


두 사람의 단순한 인사 속에서 따뜻한 다정함이 느껴졌다.


나미애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 흥미로운 듯, 계속 주시해 나갔다.


그 때, 권성태 대표는 한진우를 보며 말했다.


“한팀장은 좋겠네. 두 미녀를 밑에 직원으로 둬서. 앞으로 구매팀 잘 이끌어 봐요.”


권성태의 말에 주선자는 큰 눈망울을 번뜩이며 놀랐다.


웬 다방아가씨 같은 여자가 안에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같은 팀이라는 말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자. 둘도 처음이니깐. 서로 인사해. 이쪽은 나미애, 이쪽은 구매팀 주선자 대리.”


회사 대표가 인사를 권유했지만, 두 여성은 잠시 머뭇거리며 입을 열지 않았다.


서로 먼저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은 듯 보였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주선자가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주선자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주선자의 인사에 나미애는 입은 열지 않은 채로 묘한 미소를 보이며 그녀를 하대하듯 고개만 끄덕거렸다 .


순간 주선자는 생각했다.


‘뭐야. 이 고추장물에서 표류해 온 망둥어 같은 년은.’


이 무례한 아가씨를 보고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주선자는 불쾌함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한진우의 다정한 아침인사로 그녀에게는 나름 좋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대표이사와 나미애를 남겨둔 채, 한진우와 주선자는 방을 나왔다.


자리로 향하면서 한진우가 먼저 말을 걸었다.


“일찍 출근했네요. 아침은 먹고 오는 거예요?”


“아뇨. 아침은 잘 안 먹어요. 원래 늦게 오는 데 오늘따라 잠이 잘 안 와서 그냥 일찍 나왔어요.”


“손에 든 건 뭐에요? 잔뜩 사온 것 같은데.”


“아. 이거요?”


주선자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쑥스러운 말투로 답했다.


“팀장님 사무용품이 좀 오래된 것 같아서 어차피 오는 길이라 몇 개 골라왔어요.”


원래 비품관리는 총무팀에서 관할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직속상관을 향한 주선자의 작은 성의였다.


“오. 고마워요. 샤이테크 펜이네요. 이거 비싼 볼펜인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품이에요.”


한진우는 사실 가늘게 써지는 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같은 팀 직원의 성의에 약간 과한 리액션으로 반갑게 받아들였다.


“다행이네요. 맘에 안 드시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기뻐하는 한진우의 모습을 보고, 주선자도 기분이 좋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을 때였다.


“안녕하세요~”


점점 연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사무실을 검은 먹물로 뒤덮는 듯한 가래 끓는 목소리가 들렸다.


회계팀장 신기상이었다.


‘저 시베리아산 대파 껍질 같은 새끼는 꼭 이런 중요한 시기에.’


주선자는 둘만의 좋은 분위기를 깨버린 신팀장에 분개했다.

하물며 꼭 아침인사 할 때마다 온몸을 눈으로 훑어보는 듯한 시선도 매우 불쾌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구매팀과 회계팀은 업무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한진우는 연배도 많아 보이는 회계팀장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음.. 전에 있던 또라이보다 낫구만. 앞으로 편하겠어.’


신기상은 거칠었던 이전 구매팀장에 비해, 만만해 보이는 새로운 구매팀장을 보고 흡족했다.


둘이 인사를 나눌 무렵 주선자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자리로 돌아가 컴퓨터 전원을 키고 업무 준비를 시작했다


어느새 9시가 점점 다가오면서 텅 비었던 사무실은 금세 채워졌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잠시 동안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 뒤 업무에 집중하였고, 요즘 들어 가맹점 문의가 활발해진 ‘공기밥’의 매출은 상승세였기에 모두 분주했다.


한진우도 컴퓨터를 켜고, 전임자의 폴더 파일을 열어 이전 업무내용들을 살펴보았다.


급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인수인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어차피 그 업무가 그 업무였기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보였다.


단, 본인도 새로 왔는데 바로 다음날 예상치 못한 부하직원의 충원으로, 업무분장에 고민이었다. 하물며 회사 대표 조카라니..


그렇게 말도 잘 안 들을 것 같았기에 한진우는 업무분장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음.. 2명이 하기엔 조금 벅차고, 3명이서 하기엔 널널한 것 같은데..’


한진우가 구매팀 업무를 효율적으로 나누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을 무렵.

주선자는 거래처 월 마감 작업 때문에 회계팀장 자리에서 신기상과 이야기 중이었다.


마감 금액이 이상이 있었는지, 신기상은 자신의 책상 위에 프린트 종이를 보며, 주선자에게 뭐라고 설명하는 듯했다.


그런데.


신기상은 주선자가 싫어하는 표정을 지어도, 몸을 계속 그녀에게로 밀착시키며 치근덕대었다.


급기야 그는 주선자의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그 모습을 본 한진우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하는가 싶더니,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났다.


그는 신기상의 자리로 사뿐히 걸어갔다.


한진우는 주선자의 몸에 붙어있던 신기상의 추잡한 손을 낚아채며 말했다.



“한번만 더 더러운 손 갖다 대면 대가리 깨버린다. X같은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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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사무실, 그 안에서 어우러지는 여러 소음들의 향연.


그리고.


그 불협화음을 단칼에 베어버리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 남자의 쌍욕.


모두 얼어붙었다.

온지 며칠 안 되는 직원이 내뱉은 쩌렁쩌렁한 욕설에.


한진우는 찢어진 눈매에서 분노가 타오른 채로 신기상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여려보였던 마른 팔뚝에선 진한 핏줄이 솟아올랐다.


신기상은 몰려오는 공포와 수치스러움에 어쩔 줄을 모르고 그대로 굳어있었다.


그리고, 한 여인


주선자는 잠시 생각했다.


‘이 남자..’


‘이 남자는 정말 내 과야. 간만에 들어보는 리드미컬한 쌍욕이야..’


때마침, 권성태 대표는 직원들에게 나미애를 소개시켜주려고 방에서 나오던 차였다.

물론, 그 두 사람도 한진우가 신기상에게 날리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들었다.


‘간만에 신경 좀 쓰고 나왔는데. 낫 투데이네.’


평소 때도 언제나 주목받는 것을 즐겼던 나미애는, 오늘의 주인공은 자신이 아님을 깨닫고 내일을 기약했다.


“삼촌, 저 내일 다시 올게요. 오늘은 집에 가야겠네요.”


그녀는 발이 쉽게 떨어지지를 않았다. 잠시 뒤를 돌아 한진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 빠져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훗. 생각보다 가다는 괜찮네.’


묘한 미소를 보인 채, 나미애는 회사 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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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공기밥’ 대표 권성태는 부서장들을 소집하고 강한 분노를 표했다.


직접 여직원들에게 그 간에 신팀장의 행적을 물었으며, 피해자는 더 있었다.


신기상의 추악한 행동들은 이미 몇 차례나 있었는데도,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했음에 분개했다.



‘정직’함을 최선으로 생각하던 권대표에게 오늘의 일은 굉장한 충격이었으며, 그는 외식업계 최고의 상남자답게 징계위원회 회부의 여지도 없이 금일 당장 신기상의 자리를 빼버리고 쫓아냈다.


팀장급 이상은 전원 시말서 제출로 징계하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도록 강력하게 명령했다.


그리고 한진우는 따로 불러, 오전의 일을 칭찬하며 앞으로도 ‘정직’하게 근무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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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박했던 하루가 지나가고 어느새 퇴근시간이 되었다.


한진우는 정신없이 바쁜 듯 보였고, 주선자는 그런 팀장의 눈치를 살며시 보고 있었다.


“저 팀장님..”


“어. 먼저 들어가요. 앞으로 우리 팀은 무조건 칼퇴 할 거예요.”


“팀장님은 안 들어가세요?”


“난 좀 일이 있어서, 이번 주 정도만 열심히 하는 척하고 다음 주부터는 일찍 갈 거예요. 내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들어가요.”


한진우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도 감사했어요.”


“에이 뭘 또. 감사를.”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


주선자는 여러 가지 견과류가 들어있는 ‘이틀견과’를 한진우에게 건넸다.


“오. 고마워요. 조금 출출했는데. 잘 먹을게요.”


오고 가는 정에 두 사람의 손가락이 살짝 닿았고, 주선자는 뭔가 찌릿함이 느껴졌다.


“그럼 내일 뵐게요. 팀장님도 일찍 들어 가셔요~”


“어, 그래요.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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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자는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집은 조금 어질러져 있었고, 조그마한 고양이가 슬그머니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나비야. 엄마 왔다.”


“지금 엄마는 기분이 좋아용. 오늘도 엄마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 줄 알아?”


주선자는 말도 통하지 않는 이 작은 생명체에게 오늘의 일을 줄줄이 설명했다.


곧 입양을 보내기로 하고 최대한 정을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퇴근하고 쓸쓸한 밤을 같이 맞아주는 이 반려동물에게 고마웠다.


하지만, 그래도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더 최선이라고 생각한 주선자는 고양이 입양 카페에서 나비의 좋은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가정 형편이 어느 정도는 되고,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화목한 집에 보내고 싶었다.


몇 가지 글을 탐색하던 중, 집도 괜찮아 보이고 나비랑 연배(?)가 비슷한 새끼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집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이름이랑 연락처를 적어놔야겠다. ‘한수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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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0시쯤 돼서 한진우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니 아빠는 고양이랑 놀아주느냐고 정신없어 보였고, 엄마와 여동생은 거실에 누워 오이슬라이스를 얼굴에 휘덮고 있었다.


그는 여동생을 발로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야. 한수빈. 오라버니 배고프니깐 얼른 라면에 계란 하나 넣어서 대령해 와.”


한수빈은 바로 대답했다.


“정신 나갔니? 니가 알아서 끓여 먹으세요. 한진우씨.”


다시 한진우가 말했다.


“너 내가 라면 끓일 거니깐 한 젓가락이라도 달래는 순간 모가지 따버린다.”


“뭐. 니가 끓인다면 맛만 봐줄게.”


“지랄하네. 건드리기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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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좋은 어느 특급호텔의 바.


4명의 남녀들이 모여 한눈에 봐도 비싸게 보이는 고급스러운 양주로 목을 취하고 있었다.


그 무리 중에는 나미애도 있었다.


그녀는 따분한 듯, 턱을 괴고 자신의 스트레이트 잔을 빙빙 돌려가며 사념에 젖어있었다.


“야. 나미애. 더 안 마셔? 오늘따라 왜케 조용해.”


나미애는 답이 없었다.

뭘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는 금수저 인생이었기에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불현 듯 나미애의 머릿속에서 두 사람이 떠올랐다.


신기상을 노려보던 한진우의 눈빛.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던 주선자의 눈빛



그녀의 얼굴은 아무 생각 없는 표정에서, 마트에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 같은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그래. 그런 게 있었지. 당분간 재밌게 놀아봐야겠어.’



나미애는 차가운 웃음을 보이며 스트레이트 잔을 목에 넘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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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시동이 걸리다 17.11.12 355 4 12쪽
6 6화. 승리감 17.11.11 367 4 13쪽
» 5화. 훈훈한 사무실 17.11.10 455 4 15쪽
4 4화. 반드시 앉아서 가리라 17.11.09 474 3 13쪽
3 3화. 내가 모르는 AV배우는 없다 +3 17.11.07 560 4 18쪽
2 2화. 결혼이야 하고는 싶지만.. 17.11.07 1,146 4 19쪽
1 1화. 두 남녀 +1 17.08.12 4,489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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