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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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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3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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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헤쳐모여

DUMMY

“결과가 조작되지 않았으면, 우리도 붙을 수 있었을 텐데.”


지솔이 아쉬워하자, 디영이 말했다.


“난 놀이공원 멤버보다 지금 우리 그룹하고 멤버가 좋은데?”


그는 현재 상황을 좋게 해석했다.


“어쨌든 우리도 데뷔하잖아. 놀이공원 그룹은 2년짜리 그룹이고, 우리는 더 오래 같이 할 수 있지.”


윌비도 자신의 자작곡을 발표할 기회가 늘어서 오히려 만족했다.


“내 생각은 1도 안 들어가고, 남이 만들어준 곡에 남이 써준 가사를 2년간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니 깝깝했는데, 오히려 좋아.”


그는 노트북으로 자신이 작곡한 곡들을 들려주었다.


“이거 어때? 타이틀 곡으로 어떤 게 좋을 거 같아?”


그동안 발표하지 못하고 모아둔 여러 곡을 들려주었다.


“오오, 이거 좋다.”


“좋긴 한데, 4명이서 소화하기에는 빡세겠다. 안무도 하면서 해야 하잖아.”


“백댄서 없이 할 거니까 파트 분배를 잘해야겠네.”


“무대를 꽉 채워 보이려면 각자 잘해야겠네.”


멤버는 4명뿐인데, 회사에 예산이 없어서 백댄서를 쓸 수 없으니, 노래하고 춤추면서 넓은 무대를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온제 형이 있으면 무대가 비어보이지 않게 동선 정리를 잘해줄 텐데.”


디영이 중얼거리며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지금 멤버 중에는 댄스 퍼포먼스 경험이 많은 멤버가 없었다. 헌서는 기술적으로는 솔로 퍼포먼스는 잘할 수 있어도, 안무를 직접 짜거나, 무대상황에 맞춰 멤버 모두의 동선을 수정해주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

멤버들의 동작을 교정해서 칼군무를 맞추고, 무대와 동선을 고려해서 공연을 이끌어갈 퍼포먼스 리더 역할을 할 사람이 없었다.


“얘들아, 치킨 먹자.”


승권이 기름을 빼서 구운 전기구이 통닭을 사왔다.


“우왕, 치킨!”


고소한 냄새에 디영이 신나서 승권에게서 치킨 상자를 받아들었다.


멤버들이 치킨을 먹는 동안, 승권은 데뷔계획을 알려주었다.


“우선 데뷔 전에 프리데뷔부터 할 거야.”


프리데뷔는 데뷔하기 전에 임시로 곡을 발표하고 활동하는 것이었다. 쇼케이스를 하는 등 복잡한 데뷔 절차 없이 곧바로 방송에 나갈 수 있었다.


“프리데뷔 싱글 1곡을 먼저 발표하고, 그 다음에 제대로 준비해서 정식 앨범을 내자.”


승권은 하루빨리 그룹을 아이돌이 출연하는 방송에 내보내려고 서둘렀다. 몬스터가 지금도 누군가의 몸속에 숨어있을지 모르니, 한시가 급했다.


“이번 주에 노래 정하고 녹음해서, 다음 주에 안무 받아가지고 연습해서, 다다음 주말에는 방송에 나가자.”


“엥? 그렇게 빨리요?”


지솔은 치킨을 입에 문 채,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 급하게 날림으로 진행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룹 첫 싱글인데... 이렇게 후다닥 내도 되나요?”


승권의 목표는 몬스터를 잡기 위해 빨리 아이돌 업계에 뛰어드는 것이었지만, 지솔과 디영, 윌비가 그걸 알 리 없었다.


“우리 아직 그룹 이름도 정하지 못했는데요.”


디영과 윌비도 프리데뷔 날짜를 당기려고 너무 서두르는 승권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그들은 이 그룹을 성공시키는 게 목표였기에 제품 납기일을 맞추는 사람처럼 스케줄을 밀어붙이는 승권의 행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 데뷔는 기획부터 컨셉, 음악, 의상, 사진, 뮤직비디오 스토리보드, 홍보, 이벤트 등 모든 걸 신중하게 회의하고 또 회의해서 결정하기 마련인데,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후다닥 데뷔하려는 회사가 이상해 보이는 게 당연했다.


“아, 맞아. 그렇지.”


자신이 오버했다는 걸 깨달은 승권은 헛기침을 하며 얼른 덧붙였다.


“기왕이면 아이돌 놀이공원 관객들이 우리를 잊어버리기 전에 신속하게 싱글을 내는 게 낫지. 다른 아이돌 보면서 우리를 잊어버리면 어떡해. 그 전에 우리 데뷔한다고 알려야지.”


승권의 말에 디영은 수긍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지솔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컨셉 기획 회의나 블라인드 테스트 같은 건 안 하나요?”


“컨셉 기획? 해야지. 블라인드 테스트는... 일단 이번에는 급하니까 생략하고, 윌비를 믿고 윌비가 작곡한 곡중에 우리가 들어보고 좋은 곡으로 하자고.”


스케줄표를 보던 디영이 황당한 듯이 입을 벌렸다.


“와, 빡세다. 녹음도 하루 만에 끝내야 하고. 뮤비 촬영도 하루 만에 끝내네. 안무 연습할 시간은 사흘뿐이고. 이게 가능해요?”


아무리 영세한 업체라고 해도 이렇게 빛의 속도로 데뷔를 준비하는 경우는 없었다.


승권은 말문이 막혀서 머리를 쓸어넘기며 말을 돌렸다.


“어? 어. 스케줄은 그냥 내가 임의로 잡은 거니까, 너희가 의견 내면 조정할께.”


아무래도 아이돌 기획사 경험이 있는 직원을 뽑아야 일이 제대로 굴러갈 것 같았다.


승권은 경력직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이름없는 신생 회사로 이직할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아이돌 놀이공원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헌서와 지솔, 윌비, 디영이 하는 신인그룹을 데뷔시킬 회사라고 하자, 이직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필희입니다.”


X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던 직원인데, 헌서를 눈여겨보았다고 했다.


“아이돌 연습생을 많이 겪어봤지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연습생은 처음이에요. 헌서군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이직하려고요.”


아이돌 매니저부터 시작해서, 팬 매니저, 공연 팀, 컨셉 기획 팀, 앨범 프로듀싱 팀, 컨텐츠 팀 등 여러 팀에서 골고루 일한 경력이 있었다.


“헌서군과 지솔, 윌비, 디영이 멤버인 팀이라면, 서포트와 프로모션만 제대로 하면 크게 성공할 그룹이라고 봅니다.”


당장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성공하면 큰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 오게 되었다고 했다.

승권은 은필희에게 이사 직급을 주었다.


“나는 경험이 짧으니, 은필희 이사가 하고 싶은 대로 기획해보세요.”


“믿고 맡겨주시면 잘 해보겠습니다.”


은이사는 당장 자신이 머릿속으로 기획하던 컨셉을 풀어서 적용하겠다고 했다.


“혹시 주변에 우리 회사로 이직하려는 괜찮은 매니저 있으면 소개해줘.”


승권은 사장이 되어 할 일이 많아져서 매니저 일을 할 직원도 뽑았다. 디영이 자신의 예전 회사에 있던 직원을 소개해서 채용했다.


“지원 누나가 진짜 친절하고 꼼꼼하게 일 잘해요.”


전화를 받고 잡무를 할 사무실 직원까지 한 명 뽑아서 4명이 되니, 제법 회사의 모습이 갖춰졌다.


“새로 입사한 직원들하고 다같이 회식하러 가자.”


승권이 고깃집을 예약하자, 디영이가 슬쩍 눈치를 보았다.


“괜찮으시겠어요, 사장님?”


“너희 식비는 감당할 수 있으니까 먹고 싶은 건 얼마든지 걱정 말고 사먹어.”


“우리 사장님, 최고!”


디영이 생긋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치켜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놀이공원 순위 조작 고발 건에 대한 경찰의 1차 조사가 완료되어 언론에 발표되었다. 관련자들의 소행도 낱낱이 알려졌다.

조작진PD가 헌서의 순위를 떨어뜨리고 점수를 조작하라고 했다고 전산 담당자가 사실을 실토했다. 최종결과도 그가 미리 순위를 정해주었고, 전산 집계를 조작해서 그대로 발표하게 했다고 자백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비판 여론이 뜨거워졌다.

현재 놀이공원 데뷔조가 정당성이 없으니 데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불공정한 결과로 데뷔한 그룹을 어떻게 좋아해?]

[아이돌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데 저런 그룹은 절대로 모범이 되지 못하지.]

[멤버들 볼 때마다 자격없다는 생각이 들 텐데, 제대로 활동이 되겠어?]

[당연히 그룹을 엎어야지. 사전에 내정자가 있었으면 서바이벌을 왜 해?]


“놀이공원이 데뷔도 못하고 해산할 각이야.”


디영이 기사를 공유하며 말했다.

뉴스에 따르면 시청자가 트럭시위도 하고 데뷔 반대 서명도 받고있다고 했다.


“탈락했을 때는 심란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잘 된 것 같기도 해. 덕분에 우리가 같이 데뷔할 수 있게 되어서.”


디영이 생긋 웃으며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지솔이 기사를 읽고 고개를 들었다.


“데뷔도 못하고 해산하면, 온제 형하고 일유 형은 어쩌지? 데뷔조에 들어서 엄청 좋아했는데.”


“데뷔 못하면, 온제 형한테 우리 그룹에 오라고 할까? 퍼포먼스 리더가 있으면 좋잖아.”


온제가 있으면 춤이나 무대 퍼포먼스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디영의 말에 윌비도 찬성했다.


“온제가 오면 좋지. 그런데 오려고 할까?”


온제는 인기도 많고 실력도 있어서, 데려가려는 회사가 많을 것이었다.


“하긴 온제 형은 인기가 많으니까. 그래도 한번 얘기는 해볼까?”


디영은 폰을 들어서 온제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폰에 알림음이 울렸다.


“어, 온제 형이 답장해줬어요.”


“뭐래?”


“우리 보러 놀러 온대요.”


온제가 온다는 말에 지솔이가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보러 온다고? 온제 형이 우리 그룹을 마음에 들어 할까?”


놀이공원 데뷔조는 대형 기획사에서 데뷔시키려고 준비중이었다.

대자본이 투입된 때깔좋은 회사의 케어를 받다가, 아직 장비도 인력도 갖춰지지 않은 루어 엔터테인먼트를 보면 눈높이가 맞지 않을 것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회사에서 데뷔 준비중인데, 직원도 대여섯 명뿐이고, 중구난방으로 데뷔를 준비하는 신생팀에 온제가 선뜻 들어올 마음이 생길 것 같지 않았다.


윌비는 어깨를 으쓱 하며 말했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헌서가 하는 그룹이면 믿을 만하다고 마음을 바꿨지. 그러니까, 온제도 우리 팀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자고.”


그러자, 디영이가 신나서 소리쳤다.


“우리 회사가 괜찮아 보이게 청소부터 하자. 온제 형 유인 작전!”


그들은 온제를 맞이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저기 책상 위에 노트북도 올려놓고, 서류철도 가져다 놔.”


“책상에 꽃도 꽂아놔요. 아래 식당에서 화분 좀 잠깐 빌려와야겠다.”


“여기 너무 휑하지 않아요? 디영이랑 같이 가서 식당에서 의자도 좀 빌려서 갖다 놔야겠다.”


다음날, 온제가 그들의 회사를 방문했다.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멤버들이 환호하며 반겼다. 디영이는 온제가 사온 피자를 받아들고 신이 나서 그의 팔짱을 꼈다.


“어서 와, 온제 형. 보고싶었어! 피자도 잘 먹을게~”


“디영이, 잘 있었어? 윌비 형, 안녕하세요. 헌서랑 지솔이도 잘 지냈어?”


“와, 형. 멋있어졌다. 회사에서 피부관리 잘해주나 봐?”


디영은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헤어스타일이 세련되어진 온제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서 물었다.


“그렇지도 않아. 하도 시끄러워서 지금 올 스톱 상태야.”


온제는 데뷔조의 팬들은 데뷔를 강행하라고 주장하고, 탈락한 참가자의 팬들은 데뷔를 보이콧하면서,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고 했다.


“재판이 진행중인데 조작진PD님은 아무래도 죄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아. 유죄가 나오면 우리 그룹의 데뷔도 어려워질 것 같아.”


팬의 기대와 축하를 받으면서 데뷔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게 아이돌 그룹인데, 반대와 잡음 속에서 데뷔한 그룹이 순탄한 길을 가기는 어려웠다.

비록 온제는 정당하게 데뷔조에 붙은 거라고 할지라도, 조작 그룹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닐 거라서, 험난한 앞길이 예고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팬미팅 미뤄지고, 스케줄은 다 꼬였고, 활동도 잠정 연기되었어. 데뷔를 할 수 있을지,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온제는 한숨을 쉬며 그들의 상황을 물었다.


“프리데뷔 준비한다며? 언제 하는 거야?”


“다다음 주.”


“뭐? 다다음 주?”


온제는 당황스러워하며 되물었다.

그들이 이렇게 소리없이 재빨리 프리데뷔를 진행하고 있는 줄 몰랐다.


지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한 주 미뤄진 거에요. 원래 다음 주에 하려고 했는데, 아직 그룹 이름도 확정이 안 되었고, MV도 못 찍었어요. 은이사님이 사진이랑 MV스토리보드랑 의상이랑 다 꼼꼼하게 검토해서 수정하라고 하셔서요.”


온제는 자신은 언제 어떻게 데뷔할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그들이 프리데뷔 일정이 확정되었다고 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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