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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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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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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흡인력

DUMMY


오르페가 무대에 올라가서 녹화를 진행하는 동안, 헌서는 그들의 공연을 뒤에서 지켜보았다.


‘오, 멋지네.’


오르페의 무대는 보기에 화려한 안무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자칫하면 위험하고 부상을 입기 쉬운 아슬아슬한 안무도 있었다. 높이 뛰었다 내려앉을 때 조금이라도 착지를 잘못하면 무릎에 충격이 오는 동작도 있었다.


‘저런 건 관절에 좋지 않을 텐데.’


전문 댄서도 잘 하지 않는 동작을 반복해서 공연하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 관절이 터져나갈지 모른다.


“너의 뒷모습-”


멤버들이 노래하며 펄쩍 뛰었다, 그런데, 착지하면서 삐끗하며 몇몇이 얼굴을 찡그렸다.


“윽!”

“억!”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나왔다.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고통스러운 모양이었다.


‘아이고, 왜 저런 위험한 안무를 굳이...’


헌서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보기에는 잠시 멋질 뿐이지만, 멤버들은 평생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살게 될 터.


오르페 멤버들이 힘들고 아파 보이는 게 이유가 있었다. 쉴 틈 없는 스케줄과 몸에 무리가 가는 안무로 피로가 누적되니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병이 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시지푸스 엔터는 어떤 회사길래 저렇게 그룹을 운영하지?’


휴식도 안 주면서 위험한 안무를 강행하는 오르페의 소속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헌서는 멤버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며 굴리는 소속사에 화가 날 지경이었다.


간신히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오르페 멤버들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끙끙거리고 신음했다.


“아, 현기증 나.”

“토할 것 같아.”

“못 걷겠어.”


헉헉거리며 식은 땀을 흘리고 아픈 무릎을 주물렀다.


“괜찮아요? 진통제 먹을래요?”


매니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멤버들을 살피며 음료수를 건넸다.


그때, 누군가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는 거만한 목소리로 멤버들에게 호통쳤다.


“뭐 하고 있어? 이럴 시간 없어.”


그는 오르페 멤버들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어서 일어나라고 했다.


“녹화 다 끝났으면 빨리 빨리 안 움직이고 뭐해? 다음 스케줄 늦잖아.”


그러더니 리더인 희융을 야단쳤다.


“너 리더가 되어가지고 애들 통솔도 못하고 뭐하는 거야?”


희융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고개를 조아리며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잘 하겠습니다.”


그들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오르페의 소속사인 시지푸스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인 모양이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멤버들은 물론, 매니저와 시지푸스 엔터의 직원들까지도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몸을 움츠렸다. 모두 사장을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어서 가자.”


희융이 사장에게 혼나고 오르페 멤버들에게 말하자, 멤버들은 사장의 눈길을 피하며 고개를 숙이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움직여! 젊은 놈들이 게을러 빠져가지고.”


사장은 멤버들을 독촉해서 자리를 이동했다. 스텝과 매니저는 절뚝거리는 멤버들을 부축해서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그런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헌서는 자기 일이 아닌데도 마음이 답답했다.


‘멤버들이 아픈 게 안 보이나? 저 상황에서 병원을 가야지, 또 스케줄을 간다고?’


몬스터를 찾으려고 오르페에 접근했는데, 오르페에는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어보였다.


오르페가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헌서는 대기실로 돌아왔다.


생방송 시간이 임박했을 무렵, 스텝이 그들을 부르러 왔다.


“에이리프, 30분 후에 무대 올라갑니다. 대기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매니저는 자고 있던 멤버들을 깨웠다.


“우리 무대 올라가래요.”


모두 거울을 보며 헤어와 메이크업 상태를 점검했다.


새벽부터 방송국에 와서 대기했는데, 다른 팀에 밀려서 결국 리허설도 못하고, 9시간을 대기하고, 본방 직전에 급하게 잠시 무대에 올라가 리허설을 하고, 곧바로 생방송에 들어가게 되었다.


“드디어 우리 프리데뷔다.”


디영이는 잠이 덜 깨서 몽롱한 상태에서도 흥분되는지 배실배실 웃었다.

무대에 서서 각자 위치에 섰다.

그런데 처음이고 연습하던 연습실과 무대의 환경이 달라서 어떻게 서야 좋을지 헷갈렸다.


“너무 앞쪽인 것 같은데. 좀 뒤로 가지?”

“여기가 맞지 않아?”

“간격이 좁아보일 것 같은데.”


음방 PD는 그런 그들이 못마땅한지, 에이리프에게 불쾌한 어조로 잔소리했다.


“거기 줄 좀 맞춰. 카메라 벗어나잖아. 어디까지 찍어야 하는 거야? 어제 보낸 안무영상하고 동선이 안 맞잖아.”


첫 음악방송이라 긴장한 데다가, PD의 목소리에 더욱 얼어붙었다. 연습할 때와 무대 크기가 달라서 간격을 어떻게 잡을지도 모르겠고, 우왕좌왕했다.


‘이럴 때 온제 형이 있었으면 동선을 잡아줬을 텐데.’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모두 마음속으로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떨결에 리허설하고 내려오니, 음방 PD가 툴툴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인기 그룹도 출연하기 힘든 우리 프로에 이런 쌩 신인 애들을 출연시켜달라니요?”


PD가 에이리프에게 틱틱거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급하게 에이리프의 출연이 결정되어서, 기존에 만들어놓은 출연 스케줄이 꼬인 모양이었다.


“그것도 미리 말한 것도 아니고 며칠 전에 이야기해서 갑자기 넣어달라면 다른 팀을 어떻게 뺍니까?”


PD는 시간이 없어서 에이리프의 노래가 끝까지 방송되지 못하고 중간에 잘릴 거라고 했다.

승권은 PD에게 굽신거리며 사정했다.


“알겠습니다. 어쨌든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 며칠 전에 급하게 비집고 들어갔으니,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PD는 녹화된 리허설 영상을 넘겨보았다.


“시간되면 끊을 테니까 그런 줄 아십시오.”


“예, 일단 출연만 시켜 주십시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상황을 파악한 헌서는 쓰읍 입맛을 다셨다.

승권은 몬스터를 잡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니, 에이리프가 음방에 출연만 하면 분량은 상관없겠지만, 헌서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헌서를 믿고 그룹에 참여한 디영과 윌비, 지솔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열심히 연습하고 방송국까지 왔는데 방송에 끝까지 안 나오면 멤버들이 실망할 텐데.’


헌서는 어떻게든 방송에 편집되지 않고 분량이 나오도록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그룹의 리더인데, 잘 되게 이끌어가야지.’


헌터로서 몬스터를 잡아야한다는 책임감 외에, 에이리프의 리더로서 그룹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무감도 강해졌다.


‘생방송에서는 리허설보다 훨씬 더 잘해야겠는걸?’


방송은 중간에 끊어지더라도, 현장 관객은 시선을 돌리지 못하도록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마음먹었다.


‘이럴 때 온제 형이 있어서 같이 춤추면 시너지가 날 텐데.’


혼자서 춤을 추는 것보다 둘이서 번갈아 추면 훨씬 긴 시간 긴장감을 유지하며 시선을 잡아둘 수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이번 공연은 헌서 혼자만의 능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아야 한다.


“생방송 시작합니다.”


스텝이 생방송 시작을 알렸다.


에이리프는 다른 팀의 공연이 지연되어 밀리면 노래의 뒤쪽이 짤리고 광고가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맨 뒤 훅은 짤리더라도 브릿지까지는 나왔으면 좋겠다.”


지솔이 광고 송출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재며 확인했다. 그가 노래하는 브릿지 부분이 방송에 나가려면 1초의 시간이라도 간절했다.


“우리 댄브 뒤에 훅이 진짜 좋은데. 그건 꼭 방송에 나갔으면 좋겠는데.”


디영이도 상기된 표정으로 시계를 보았다.


“에이리프 올라가 주세요.”


스텝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모두 무대로 뛰어 올라갔다.


무대에 올라가자, 관객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돌 놀아공원을 보고 그들의 팬이 된 사람들이 응원하러 와 있었다.


[에이리프 LOVE]

[윌비 지솔 헌서 디영 사랑해]

[프리데뷔 축하해]


배너를 들고 함성을 질렀다.

급하게 프리데뷔 날짜를 잡았는데도 공지만 보고 많은 팬이 자리해주었다.


“윌비 지솔 헌서 디영 파이팅!”


언제 준비했는지 구호도 함께 외쳤다.

팬들의 열정과 순발력에 헌서도 놀랄 지경이었다.


“귀여워.”

“의상 괜찮네.”

“깔끔하다.”


교복을 컨셉으로 한 남색 제복 스타일의 무대의상은 다른 그룹이 입던 중고 의상에 넥타이 등 액세서리만 바꿔서 개조한 것이었다. 급하게 조달하느라 코디라고 할 것도 없이 무난하고 평범한 의상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신인 그룹의 앳되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적절했다.


‘반응 괜찮네. 다행이다.’


승권은 은이사의 기획 감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은이사가 고른 의상이 그가 보기에는 밋밋하고 심심해보였는데, 오히려 멤버들의 풋풋하고 청순한 외모를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오늘 새롭게 프리데뷔를 하는 팀이 있죠. 바로 아이돌 놀이공원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이 만든 그룹입니다.”


MC가 멘트를 하며 그들을 소개하는 동안, 디영은 팬들에게 미소지으며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고 작은 하트를 날렸다.


“꺄아, 디영이 귀여워.”

“우리 애교쟁이 막내.”


팬들은 디영에게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긴장되고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디영이 팬의 시선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헌서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킬을 발동했다.


[바이브 강화 능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신체 미세 조절 능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적용부위 : 성대]


스킬을 활성화시킨 헌서는 흡인력 강화 스킬도 활성화시켰다. 가지고 있는 모든 스킬을 총동원했다.


[흡인력 강화 스킬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어디에 쓰는 스킬인지 모르지만, 일단 가지고 있는 건 다 써보자.’


별 기대 없이 사용한 스킬이었다.

몸에 알 수 없는 기운이 넘치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딱히 큰 변화는 없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뭔가 달라졌다.

객석이 웅성거리며 분위기가 들썩거렸다.

사방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오, 헌서 무대에 서니까 완전히 달라졌어.”

“아까랑 눈빛이 완전히 변했어.”

“얼굴에서 빛이 나네.”


흡인력 강화 스킬을 사용하니, 관객의 시선이 헌서에게 집중되었다. 저절로 헌서에게 눈길이 고정되어서 돌리지 못했다.


“헌서 무대 존재감 장난 아닌데?”

“와, 포스가 후덜덜해.”

“무대 아래와 무대 위의 갭 차이 뭐야?”

“기술은 있어도 끼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무대에 서니까 또 다르네.”


돌변한 관객 반응에 당황한 것은 오히려 헌서였다.


‘흡인력 강화 스킬을 이렇게 쓰는 거였어?’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사용한 스킬인데, 청중의 반응은 180도 달라졌다.


관객은 헌서가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데도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모두 홀린 듯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헌서의 일거수 일투족에 몰입했다.


“오늘 헌서 뭔가 다르네.”

“그동안 더 발전해서 왔어.”

“이젠 연습생이 아니고 완전히 프로 아이돌 느낌이야.”


관객은 헌서의 성장한 모습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흡인력 스킬 덕분에 헌서 한 사람만으로도 무대가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조명이 꺼지고 깜깜한 가운데, 무대에만 불이 들어왔다.

무대는 소품이나 장치를 할 비용이 없어서 스크린으로만 배경 영상을 쏘았다. 한쪽에 농구대가 있고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는 학교 교실을 이미지화한 것이었다.

비록 스크린밖에 없는 소박한 무대였지만, 헌서의 존재감에 관객은 배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카메라의 불빛이 깜박거리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노래 제목은 My future(나의 미래).

멤버들을 소개하고, 앞으로 펼칠 무대의 방향을 보여주는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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