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27 20:10
연재수 :
133 회
조회수 :
21,511
추천수 :
622
글자수 :
737,734

작성
24.04.01 22:08
조회
217
추천
6
글자
12쪽

프리 데뷔

DUMMY

그룹 명칭이 결정되자, 은이사는 멤버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그룹의 컨셉을 잡았다.


멤버 4명중에 3명이 고등학생이라, 첫 싱글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풀어내서 가사로 쓰고, 의상도 교복을 테마로 해서 풋풋한 청량감을 주기로 했다.


사람이 몇 명 안 되니, 의견 교환을 활발하게 해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어느덧 에이리프의 프리데뷔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일정을 맞춰 연습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프리데뷔곡 MV촬영을 위해서 학교 컨셉의 스튜디오를 빌려서 종일 춤추며 촬영을 했다.


급하게 MV를 제작하느라 MV 제작사를 섭외할 시간이 없어서 사장인 승권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었다.


“사장님이 MV를 직접 찍으면, 마음에 안 들어도 좋다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예민한 지솔이 난처해하며 디영에게 소근거렸다.


“뭐 말하면 되지. 우리 의견 잘 받아주시잖아.”


디영의 말대로 승권은 사장이지만, 헌서의 매니저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멤버들도 편안하게 대해주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지솔이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꼼꼼하게 지적했다.


“저기요, 여기 디영이 짤렸어요, 사장님.”

“아무리 클로즈업이지만 너무 가까운 거 같아요. 얼굴이 너무 커 보여요. 조금만 뒤로요.”

“조명이 어두워서 윌비 형 얼굴이 안 보여요.”

“영상으로 찍으니까 이 부분이 임팩트가 없네. 안무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헌서야?”

“죄송한데, 흔들려서 다시 찍어야 할 것 같은데요, 사장님?”


세심하고 예민한 지솔의 완벽주의가 이런 때는 도움이 되었다.


멤버들의 요구에, 승권은 부지런히 카메라를 들고 앞뒤로 움직이며 찍었다. 그래도 승권은 헌터라서 체력이 좋고 운동 감각이 좋아서 커다랗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도 민첩하게 이동하며 잘 찍을 수 있었다.


“사장님, 벌써 8시간 째 찍는데, 힘들지 않으세요? 체력 좋으시네요.”


“아냐. 춤추는 너희들이 힘들지. 난 하나도 안 힘들어.”


승권은 열심히 하는 멤버들이 기특했다.


‘별 생각 없이 아이돌 그룹을 만들었는데, 애들이 너무 열심히 하니 미안하네. MV라도 멋있게 찍어줘야 할 텐데.’


승권도 점점 아이돌 사업에 진심이 되어갔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디영이 오오하고 감탄했다.


“사장님, 카메라에 소질 있으신 것 같아요. 클로즈업하고 치고 빠지는 솜씨가 초보같지 않으신데요? 뒷걸음질 쳐서 이 속도로 이동하는 거 쉽지 않은데.”


“하하, 그래?”


승권은 머쓱해서 웃었다. 헌터로 사냥을 하면서 우거진 밀림에서도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게 익숙해서, 이 정도 뛰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장면은 위에서 아래로 찍으면 좋을 것 같은데.”


승권은 직접 천정에 거꾸로 매달려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었다.


“어? 사장님. 위험해요.”

“괜찮으세요?”


몸을 아끼지 않고 촬영하는 승권을 보며 오히려 멤버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를 말렸다.


“몸이 엄청 유연하세요.”

“사장님이 아이돌 하셔도 되겠는데요?”


멤버들의 농담에 승권은 더욱 신이 나서 촬영했다.


“와, 마치 드론으로 찍은 것 같아.”


다이나믹한 무빙의 카메라 액션에 멤버들 모두 만족했다.

지솔도 처음에 걱정하던 것과 달리 영상이 보기 좋게 나왔다며 기뻐했다.


“사장님, 촬영 기술이 계속 발전하시는데요? 처음 찍은 영상하고 마지막에 찍은 영상하고 퀄리티 차이가 엄청나요.”


“아하하, 뭐 이 정도쯤이야. 다들 찍는 거 아닌가?”


멤버들의 칭찬에 승권은 우쭐해서 입가가 미소로 실룩거렸다.


서로 모니터링하면서 MV를 완성해서 은이사가 소개한 곳에 편집을 맡겼다.


드디어, 프리데뷔 날이 밝았다. 새벽부터 헤어샵에 가서 메이크업을 하고 방송국으로 향했다.


“수상한 그룹이 있어.”


승권은 헌서를 한쪽 구석으로 불러서 미션을 주었다.


“지난 주에 컴백한 아이돌그룹 오르페 멤버 가운데 몬스터가 있는 것 같아.”


오르페는 중소기업인 시지푸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보이그룹으로 활동한 지 2년 정도 되었다. 그동안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근근이 지방공연과 해외 투어를 돌면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었다.


“오르페 멤버와 시지푸스 엔터 직원과 팬 가운데 최근에 빈혈로 쓰러진 사람이 여러 명 있어. 충분히 몬스터의 짓이라고 의심할 만하지.”


승권의 말대로 그런 우연의 일치가 흔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몬스터가 벌인 짓이 분명했다.


“오르페 멤버들 가운데 몬스터에 감염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봐.”


헌서는 미션을 받으니 막막한 심정이 들었다.


“어떻게요? 아이돌 놀이공원도 같이 오래 합숙해서 겨우 찾아냈는데, 초면에 선배그룹한테 어떻게 친해져서 몬스터에 감염되었는지 알아내요?”


“그동안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몬스터를 찾아낸 감이 있잖아. 너는 타고난 헌터야. 사냥꾼의 감각을 믿어.”


승권이 반드시 이번 주에 프리데뷔하려고 서두른 이유가 오르페와 음방 활동을 겹치게 하려고 그랬던 것이었다. 여러 방송사 음방을 돌다보면 아무래도 마주칠 기회가 많았다. 사생 때문에 보안이 철저하고 폐쇄적인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공식적인 음악방송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게 최선이었다.


“초면에 찾아낼 수는 없겠지만, 일단 인사하고 안면이라도 터 놔.”


우선 관계를 형성하고, 차차 세부정보를 조사하면 된다고 했다.


모두 리허설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본방송을 기다렸다.

승권은 필요한 게 있으면 매니저에게 이야기하라며 방을 나갔다.


“자고 있어. 나는 촬영장에 가서 너희 출연할 시간 좀 알아보고 올 테니까.”


이름 없는 신인그룹이고, 승권이 연줄을 통해 끼워넣은 거라, 대기하고 있다가 다른 그룹이 촬영하고 비는 시간에 부르면 달려가서 녹화를 할 예정이었다.


MV촬영 마치고, 또 밤새 연습하고 새벽부터 미용실에 가서 머리하고 메이크업 하느라 잠을 못자서 다들 얼굴이 팅팅 부었다.


“다크서클 생겼어. 메이크업하면 가려지겠지?”


지솔이 멍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았다.

각자 의자에 자리 잡고 앉았다. 어딘가에 머리를 대기가 무섭게 잠이 쏟아졌다.

이렇게 쪽잠을 자놔야, 나중에 공연할 때 실수하지 않을 테니, 조금씩이라도 자놔야 한다.


그런데 지솔이만은 잠을 안 자고 눈을 부릅뜨고 버텼다.


“형 왜 안 자요?”


“잠자면 목이 잠겨서 안 돼. 노래해야 하는데.”


지솔은 항상 목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관리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더 노래를 잘하는 건지도 모른다.

헌서도 잠을 참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에라, 모르겠다.’


헌서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성대 조절 스킬 쓰면 되겠지.’


그 역시 서브 보컬 파트가 있었지만, 그래도 잠을 자두는 편이 댄스나 랩을 할 때 실수가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언제 몬스터와 마주칠지 모르니, 더욱 컨디션 관리가 중요했다.


접이식 의자와 바닥에서 벽에 기대 쪽잠을 청했다.

한참 단잠을 자는데,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몇 번째로 촬영이야?”

“다섯 번째라는데?”

“지금 몇 번째 팀 녹화하고 있는데?”

“두 번째 팀인데 늦어지고 있대.”


오르페 음방과 mv 영상을 보고 멤버들 얼굴과 목소리를 모두 익혀두었는데, 목소리를 들으니 오르페 멤버들이 확실했다.


‘왔다.’


헌서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비몽사몽 눈을 게슴츠레 뜨고서도 잠을 자지 않으려고 버티는 지솔에게 말했다.


“형, 우리 옆방 선배그룹한테 인사하고 와요.”


“뭐? 갑자기?”


지솔은 자다가 일어나서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는 헌서에게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신인그룹이니까 선배그룹에 잘 보여야 좋죠. 지나가는 말이라도 우리 좋게 이야기해주면 좋죠.”


“그건 그래. 우린 신인이니까 홍보가 중요하지.”


지솔은 수줍음이 많아서 망설였지만, 팀을 위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헌서를 따라나섰다.


헌서는 ‘오르페’라는 이름이 붙은 대기실을 찾아갔다. 똑똑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신인그룹 에이리프입니다.”


헌서는 7명의 오르페 멤버들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선배님들한테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몇몇 멤버들이 그들을 알아보았다.


“어? 너는 헌서? 아이돌 놀이공원에 메기로 나왔던?”

“너는 지솔이지?”


헌서는 그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저희 오늘 프리데뷔 촬영하러 왔습니다. 정식 데뷔는 다음번에 할 예정이고요.”


“탈락했는데 놀이공원 데뷔조보다 먼저 데뷔하겠네?”

“언제 소리소문없이 팀을 만들었대?”


헌서는 그들에게 선물로 가지고 간 음료수 박스를 내밀었다.


“선배님들 음료수 드세요.”


좀 더 오랜 시간 그들의 대기실에 머물며 동태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음료수까지 가져왔어?”

“뭐 이런 걸 다...”


오르페 멤버들은 예의바른 헌서에게 덕담을 해주었다.


“나도 몇 년 전에 서바이벌 오디션 나가본 적 있는데. 힘들었지? 수고 많았다.”

“우리도 데뷔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 금방 가네.”

“헌서 잘하더라. 눈에 띄더라고.”

“그래? 있다 공연할 때 나도 무대 뒤에 가서 봐야겠다.”


방안 어디에선가 은은히 몬스터가 좋아하는 소나무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한데, 여러 사람의 향수 냄새와 뒤섞여서 분명하지 않았다.


헌서는 오르페 멤버 가운데 가장 인기 멤버이고 리더인 희융에게 주목했다. 몬스터는 가장 매력적인 아이돌을 숙주로 삼으려고 하니, 희융을 먼저 탐색해볼 계획이었다. 말 없이 구석에 앉아서 그를 쳐다보는 희융에게 다가가서 직접 음료수를 건넸다.


“희융 선배님, 이거 드세요.”


그에게서 몬스터가 좋아하는 소나무 향이 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접근했다.


“그래. 잘 먹을게.”


희융은 미소 지으며 헌서가 내민 음료수를 받아들었다.


“컴백하고 스케줄이 많아서 힘드시죠?”


헌서는 오르페 멤버들의 컨디션을 확인했다.

멤버들은 대체로 얼굴이 초췌하고 눈이 쑥 들어가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너무 피곤해. 지난달에 해외 투어에서 돌아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바로 컴백했거든.”

“일주일 동안 다섯 시간 이상 잔 날이 없어.”

“세시간 자고 일어나고, 차에서 한 시간 자고 일어나고, 미용실에서 30분 자고.”

“오늘도 음방 끝나고 지방 행사 갔다가 와야 해. 숙소에 새벽2시쯤 도착해서 두 시간 자고 또 나가야 해.”


에이리프도 급하게 프리데뷔 준비하느라 며칠 밤을 샜지만, 오르페는 몇 달째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오르페 멤버들 가운데 몇몇은 유난히 피곤해보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낯빛이 파리했다.


“앞으로 방송국에서 마주치면 인사드릴 테니까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헌서는 오르페 멤버들 한 명 한 명에게 일일이 다가가서 꾸벅 인사하고 악수하면서 그들의 행태와 반응을 살폈다.


“그럼 내일 또 뵙겠습니다.”


이상한 점이 없는지 전원을 확인한 헌서는 너무 폐가 되지 않게 물러났다. 그들의 소중한 쪽잠 시간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 수고해.”


헌서가 문을 닫고 나오자, 지솔이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았다.


“헌서야, 네가 이렇게 붙임성이 좋은 줄 몰랐어. 평소에는 별로 말이 없길래, 내성적인 줄 알았는데.”


오르페에 몬스터가 있는지 탐색하려고 의도적으로 너스레를 떨며 가까이 접근했는데, 지솔은 그가 단순히 선배들과 인간적인 친분을 쌓는 줄 알고 있었다.


“성공하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해야죠.”


헌서의 말에 지솔은 부러운 듯이 미소지었다.


“난 노력해도 잘 안되던데. 노력해서 마음먹은 대로 된다니 대단하다.”


대기실로 돌아오면서 지솔이 물었다.


“그런데, 다른 팀에는 인사 안 해? 오르페만 해?”


“음, 뭐 차차 하죠. 오늘 노력은 여기까지. 곧 우리 촬영할 차례잖아요.”


처음부터 오르페를 조사하는 게 목적이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3 나인티나인 +1 24.04.29 95 4 12쪽
72 악개 24.04.28 109 4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117 5 12쪽
70 팬클럽 모집 24.04.26 129 6 12쪽
69 사필귀정 24.04.25 129 5 12쪽
68 신뢰 24.04.24 126 4 12쪽
67 렉카 아담 +1 24.04.23 131 5 12쪽
66 추적 24.04.22 131 5 12쪽
65 음악방송 1위 24.04.21 130 5 12쪽
64 역바이럴 24.04.20 137 6 12쪽
63 루머 24.04.19 138 6 13쪽
62 프로모션 24.04.18 144 5 12쪽
61 데뷔 24.04.17 169 5 12쪽
60 폭로 24.04.16 162 6 13쪽
59 KPOP 합동 콘서트 24.04.15 152 5 13쪽
58 비밀 연애 24.04.14 159 6 12쪽
57 다이아몬드 24.04.13 156 6 12쪽
56 화려한 무대 만들기 24.04.12 168 5 13쪽
55 파워보컬의 합류 24.04.11 172 5 12쪽
54 일유의 속사정 24.04.10 175 5 12쪽
53 음악 방송 스타 24.04.09 188 6 12쪽
52 인과응보 24.04.08 191 6 12쪽
51 공포의 챌린지 24.04.07 182 6 12쪽
50 새로운 목표 24.04.06 186 5 12쪽
49 온제 영입 작전 24.04.05 185 6 12쪽
48 시지푸스 엔터테인먼트 24.04.04 195 6 13쪽
47 나의 미래 +1 24.04.03 198 6 13쪽
46 흡인력 24.04.02 203 7 12쪽
» 프리 데뷔 24.04.01 218 6 12쪽
44 놀이 본능 각성 24.03.31 218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