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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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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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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션

DUMMY

SNS 팔로워가 계속 늘고 공식팬카페에도 가입자가 늘었다. 이제 이 팬들을 기반으로 팬클럽을 만들고 잘 키워나가면 된다.


팬을 모으는 것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비슷하다. 데뷔 초기에 팬을 많이 모아서 코어 팬 층을 단단하게 형성해야 눈덩이가 구르듯이 신규 팬이 유입된다.

그렇지 않고 초기에 팬을 모으는 것에 실패하면 성장곡선이 위로 향하지 않고 멈추면서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마치 시간이 갈수록 눈이 녹아 눈덩이를 뭉치기 힘들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무사히 데뷔 쇼케이스를 마쳤으니, 이제 부지런히 음악방송을 돌면서 현장 관객을 만나고, 팬을 늘리는 작업을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


“토네이도도 컴백 쇼케이스를 했네요.”


헌서는 토네이도의 컴백 쇼를 인터넷으로 보고 승권에게 말했다.


“홍보를 엄청 한 것치고는 음악이랑 퍼포먼스는 그냥 그러네요.”


그의 말대로 토네이도의 음악은 평범하고 퍼포먼스는 더욱 별 볼 일이 없었다. 1위를 노리고 야심차게 만든 곡인데, 너무 노골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해서인지, 감정과잉에 듣기 부담스러웠다.


“아무튼 내일 음방에서 만나겠네. 너는 토네이도 멤버들을 살펴봐. 나는 토네이도 매니저하고 스텝을 살펴볼테니까.”


헌서와 승권은 역할분담을 해서 조사하기로 했다.

다음날, 음악방송을 위해 방송사에 도착한 에이리프 멤버들은 리허설을 마치고 대기실로 이동했다.


헌서는 멤버들이 자는 동안 토네이도를 찾아 나섰다.


‘여기네. 토네이도.’


토네이도 대기실 앞에서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발소리와 함께 토네이도 멤버들이 도착했다.

헌서는 그들이 대기실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다가가서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에이리프 헌서입니다. 어제 데뷔해서 인사드리려고요.”


토네이도 멤버들은 헌서를 알고 있었다.


“놀이공원 메기 아냐?”


“에이리프 데뷔했다고?”


“밖에 플래카드 든 팬들 많이 왔더라.”


그들은 에이리프를 경쟁자로 생각하는지 표정이 떨떠름했다. 토네이도는 아직 음악방송에서 한 번도 1위를 못한 터라 이번에야말로 1위를 하려고 벼르고 나왔는데, 최근 이슈화되는 놀이공원 참가자들이 모여 데뷔한 에이리프와 같은 시기에 음악방송에서 맞붙게 되었으니,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흠, 요즘 여기저기 광고 많이 보이더라.”


“돈 많은가 봐? 홍보를 그렇게 많이 하고.”


“원래 데뷔 때는 프로모션을 많이 하지. 노출이 많이 되어야 팬을 모을 수 있으니까.”


“아, 쟤네가 프로모션 빡세게 돌려서 팬이 많구나.”


헌서를 앞에 두고 빈정거리는 투로 말하는 토네이도 멤버들의 말을 들으니, 그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홍보로 모든 게 결정된다고 생각하네.’


토네이도 멤버들은 프로모션에 민감했다. 에이리프가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 놀이공원에 출연하고, 광고에 돈을 들여서 인기가 많은 거라고 여겼다. 멤버들의 실력이나 회사의 기획 아이디어보다, 오로지 마케팅으로 인기가 좌우된다고 보았다.


‘자기네들이 더 많이 홍보하면서.’


에이리프도 데뷔 홍보에 많은 공을 들이며 프로모션을 돌렸지만, 토네이도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광고를 걸었다. 그러면서 에이리프가 브랜드 마케팅 덕에 인지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게 아이러니했다.

토네이도가 그렇게 인기를 끌어올렸으니, 에이리프도 같은 방법으로 인기를 얻었다고 추측했을 터.


그러나, 에이리프가 본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은 며칠 되지 않았다. 에이리프가 광고로 팬을 모았다는 토네이도 멤버들의 말은 어폐가 있었다.


“프로모션은 지난주에 시작했고요. 아직 홍보가 덜 되어서 저희 데뷔한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헌서는 그들의 말을 바로잡아주었다.

그러나, 그 말은 오히려 토네이도 멤버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프로모션도 안 돌렸는 인기가 그렇게 많다고? 말이 되냐?”


“거짓말 하지 마. 우리가 데뷔하고 얼마나 프로모션을 열심히 돌렸는데. 광고 없이 팬이 어떻게 너희를 알고 팬이 되냐?”


그들은 뭔가에 찔린 것처럼 발끈해서 헌서의 말이 말이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우리는 모두 아이돌 놀이공원 출연 멤버라서 방송 노출 면에서는 유리하게 시작했죠.”


헌서는 에이리프가 주목받는 것에 놀이공원의 힘이 컸다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이리프 멤버들의 인기는 그들이 방송을 출연하며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이었다. 단순히 TV가 그들을 비춰주어서 인기가 높은 것만은 아니었다.


“놀이공원에서 열심히 한 덕분에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토네이도 멤버들은 고개를 저었다. 서로 이런저런 이유를 찾으며, 에이리프 멤버들이 노력했고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방송은 우리도 많이 나갔어.”


“맞아. 우리도 예능에 계속 나갔는데, 나갈 때뿐이던데. 잠깐 반짝 이슈 되고 말던데.”


“그야 놀이공원처럼 몇 달씩 하는 서바이벌이 아니니까. 우리도 몇 달씩 방송에 나갔으면 팬이 더 많았겠지.”


“역시 방송 많이 타고 노출 많이 되는 게 최고라니까.”


“이제 놀이공원 방송 끝났으니 인기 식는 건 금방이야. 지금 인기가 쭉 가는 거 아니니까 자만하지 마라.”


그들은 에이리프에 쏟아지는 관심과 열기를 오로지 방송과 프로모션 탓으로 돌리며 투덜거렸다.


헌서는 대화를 나누면서 멤버들을 살펴보았다.

멤버들 가운데는 안색이 창백하고 기운이 없어 보이는 사람도 몇 명 있었다. 하지만, 딱히 몬스터라고 의심되는 멤버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잘 모르겠네.’


그때, 스텝이 문을 두드리고 토네이도에게 무대에 오르라고 말했다.


“토네이도, 대기하세요.”


이제 한동안 매일 음방에서 마주칠 테니, 오늘은 일단 이 정도로 해도 된다. 안면을 튼 걸로 만족하고, 헌서는 그들에게 인사하고 방을 나왔다.


토네이도의 다음 차례가 에이리프였다.

대기실로 돌아와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점검하고 멤버들과 같이 무대로 향했다.

데뷔하고 관객을 만나는 첫 음악방송 무대였다.


“드디어 데뷔 무대 하는구나.”


온제는 감회가 새로운 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디영이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팔짝팔짝 뛰었다. 감정이 주체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간다! 팬 여러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윌비는 무덤덤하게 인이어를 체크했지만, 긴장한 표정인 게 느껴졌다. 지솔이도 연신 물을 마시며 목을 가다듬었다. 미강이는 우두커니 서서 허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미강이 형, 괜찮아요?”


헌서가 미강이에게 묻자, 그는 천정을 가리켰다.


“저거 떨어질 것 같지 않아?”


천정에는 무대를 장식하기 위한 에이리프 로고가 매달려 있었다. 단단하게 고정한 건 아니라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설마요. 떨어져도 속이 빈 플라스틱으로 만든 거라 누가 다치지는 않을 거예요.”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미강이는 첫 데뷔 무대에 그들의 퍼포먼스나 팬의 반응보다도 무대 장식물이 떨어질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그곳에 쏠린 것 같았다.


“그럴 일은 없으니까 걱정 마세요.”


헌서는 미강을 안심시켰다.


무대에는 먼저 올라간 토네이도가 공연을 시작했다.


“너만을 사랑해.

내맘을 알아줘.

아이 러브 유.”


토네이도 멤버들이 관객을 향해 웃으며 노래했다.

그러나 객석의 반응은 토네이도 팬을 제외하면 썰렁했다.


“토네이도가 쟤네구나. 토네이도 광고 많이 봤는데, 무슨 새로 출시된 게임인 줄 알았네.”


“토네이도 광고는 많이 봤는데, 무대는 처음 보네.”


멤버들은 대형을 바꾸며 움직였지만, 힘이 없었다. 설렁설렁 걸어다니며 어려운 동작이나 보컬 구간이 없이 평이하게 무대를 했다.


“홍보에 비해서 실력은 그냥 그런데?”


“노래는 처음 듣는데 나쁘지 않네. 그런데 굳이 찾아 들을 것 같지는 않아.”


“다 잘 생겼는데, 눈에 확 띄는 사람은 없네.”


곳곳에 홍보로 그룹 이름은 각인시켰지만, 음악이나 멤버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토네이도가 무대를 마치고 내려가고, 다음은 에이리프 순서였다.


“가자!”


에이리프 멤버들은 같이 손을 가운데로 모아서 파이팅을 외치며 무대로 올라갔다.

팬들이 환호하며 그들을 환영했다.


“에이리프 데뷔한다!”

“사랑해!”


프로모션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아서 관객은 에이리프가 어떤 팀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열렬한 팬들의 환호와 에이리프 멤버들의 얼굴을 보고 하나둘 알아보았다.


“어? 쟤 놀이공원 메기 아냐? 헌서?”

“그러네. 중간에 참가해서 특혜받았다고 처음에 욕먹었는데, 나중에는 1등했잖아.”

“아, 나 저 사람 알아. 놀이공원에서 제일 잘생긴 애. 일유. 여전히 미모가 후덜덜하네.”

“디영이다. 나 놀이공원 마지막회만 봤는데, 귀여워서 쟤한테 투표했는데. 데뷔하는구나. 반갑다.”

“온제, 놀이공원에서 춤 잘 추던 그 애 아냐? 헌서랑 같이 날아다녔는데.”

“나 아직도 지솔이 헌서 듀엣 음원 가끔 듣는데. 노래 기대된다.”

“미강이도 놀이공원 해체하고 여기서 데뷔하는구나. 몰랐네.”


멤버들이 모두 독특한 개성으로 뚜렷하게 인상을 남겨서 한두 번 보았을 뿐인데도 대중이 기억하고 있었다.


조명이 꺼지고, 데뷔곡 MV가 배경 영상이 스크린에 상영되었다.


타이틀곡 Next? 는 에이리프가 데뷔하게 된 과정을 암시하는 노래였다. MV와 무대 배경 영상에도 은연중에 그런 내용을 담았다.


MV는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각자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던 멤버들이 흩어지지만, 결국 다시 만나는 과정을 스토리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놀이공원에 놀러간 멤버들이 놀이기구를 타는데, 놀이기구들이 공격하기 시작한다.

회전목마가 갑자기 날뛰면서 멤버들을 공격하고, 목마를 피해서 바이킹에 올라타니 바이킹이 거칠게 회전하며 멤버들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범퍼카를 타고 도망치다가 들이받히기도 하고, 롤러코스터가 탈선해서 공중에서 사방으로 흩어져서 각자 유령의 집에 떨어졌다가, 간신히 탈출해서 놀이공원 입구에서 만나는 과정을 담았다.

놀이공원 입구에서 다시 만난 멤버들은 재미있었다는 듯이 웃고 뛰면서 공원을 뒤로 하고 출구로 걸어나와서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으로 끝났다.

그들이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아는 팬들에게는 더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는 MV였다.


“놀이공원에서 고생 많았는데, 드디어 빛을 보는구나.”

“이제 꽃길만 걸어, 얘들아.”


팬들은 이미 어제 밤에 공개된 MV를 봤지만, 관객은 아직 MV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스토리를 몰라도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한 반짝이는 회전목마의 무대 세트를 보고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었다.


“와, 세트 예쁘다.”

“회전목마를 실물로 제작했네. 무대에 공을 많이 들이는구나.”

“색감이 환상적이야.”


무대 아래서 그들을 지켜보던 토네이도 멤버들의 표정은 반대로 일그러졌다. 자신들의 세트에 비해서 제작비도 제작비지만, 공들여서 컨셉을 기획한 게 느껴졌다.


“무슨 세트를 저렇게 요란하게 지었대? 그 돈으로 SNS에 광고를 하면 훨씬 효과적일 텐데.”


“그러게. 돈도 없는 중소회사면서 대기업 따라하려다가 괜히 가랑이 찢어지지.”


“저거 다 자기들 정산비에서 까질 텐데 뭐. 헛돈 쓰는 거지.”


보기에 아름다운 무대 세트에 배가 아파서 토네이도 멤버들은 하나씩 쓴소리를 얹었다.


신나는 행진곡풍의 인트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놀이공원으로 입장하는 관객을 맞이하는 것처럼 밝은 인트로는 이내 점점 무겁고 느리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주위의 조명도 어두워졌다.


한줄기 하얀 조명이 비추는 가운데 일유가 센터에서 고개를 천천히 들어 카메라를 응시하자 객석 여기저기서 헉 하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잘생겼다.”

“사람 맞아? 요정 아냐?”


토네이도 멤버들은 잘생긴 얼굴과 카리스마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일유가 부러운 듯이 끙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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