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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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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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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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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버디의 강점

DUMMY

다음은 경연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을 하는 순서였다.


버디의 리더이자 메인댄서인 상우가 먼저 에이리프에게 물었다.


“이번 경연 퍼포먼스는 어떤 분위기로 할 건가요?”


에이리프의 편곡 방향에 따라서 퍼포먼스를 어떻게 할지 정하려는 것이었다.


헌서는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저희는 저희 색깔대로 할 겁니다.”


“그럼 쎄게? 한다는 뜻이네요?”


“아, 저희 색깔이 쎈가요?”


“에이리프 하면 파워풀하고 강렬하고 그런 거 떠오르는데.”


윌비의 작곡 스타일이 비트가 강한 편이라서 에이리프의 음악이 대체로 인상이 깊이 남긴 했다. 수록곡에는 부드러운 발라드도 있었지만, 타이틀곡만 놓고 보면 그렇게 생각할 만도 했다.

헌서의 힘이 남아도는 아크로바틱 댄스와 미강이의 초강력 보컬도 에이리프의 쎈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저희를 잘 모르시네요.”


디영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농담 반 진담 반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귀염뽀짝한 그룹인데요. 우리도 청량하고 상큼한 거 잘해요.”


버디 멤버들은 디영이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는지 웃으며 맞장구쳤다.


“오, 진짜? 과연?”

“보고 싶다. 에이리프의 상큼함.”

“나도 보고싶어.”


헌서는 버디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버디는 어떤 분위기로 하실 거예요?”


“우리도 우리 색깔 대로 하죠.”


“그럼 청량?”


“네. 진짜 청량이 뭔지 에이리프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상우는 디영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윙크했다.


버디는 자신들이 자신있는 걸로 밀고 나갈 모양이었다.


‘하긴 갑자기 색깔을 바꾼다고 잘 될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


버디는 지금까지 성공했던 방식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으로 갈 모양이었다.


촬영을 마치고 루어 엔터로 돌아온 멤버들은 어떻게 퍼포먼스를 할지 회의를 했다.


“버디는 청량으로 하면 중간은 먹고 들어가지.”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게 청량 컨셉의 장점이었다.


“우리가 쎈 걸로 붙으면 모 아니면 도야.”


쎈 컨셉으로 갔을 때에는 잘하면 대박이지만, 자칫하면 과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개성이 너무 강하면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진다.

상대가 무난하고 안정적인 청량 컨셉으로 간다면, 에이리프도 그에 맞춰서 컨셉을 잘 잡아야 한다.


“무조건 쎄다고 좋은 건 아냐. 적당해야지.”

“그리고 메들리잖아. 어떤 곡을 조합해서 어떻게 분위기를 맞출 건지도 생각해봐야지.”


에이리프의 타이틀 곡이 대체로 강한 비트에 파워가 있는 보컬의 노래였지만, 그렇지 않은 곡도 있었다.

싱글로 발표했던 start는 청량한 느낌도 있고 희망차고 밝은 멜로디의 노래였다.

그리고 비트가 강한 곡도 하나하나 살펴보면 모두 색깔이 달랐다. 윌비가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음악도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곡을 내놓았다.

데뷔곡인 next?는 힙하고 다크한 곡인데, 얼마 전에 1위를 한 정글파티는 라틴 리듬이 가미된 와일드하고 신나는 곡이었다. 그리고 프리데뷔곡인 future는 패기 넘치는 곡이고, 이번 컴백곡인 도전은 장엄하고 묵직한 느낌의 서사적인 곡이었다.


“이걸 메들리로 어떻게 엮죠? 색깔이 다 다른데.”


온제가 윌비를 쳐다보며 물었다.


“편곡하려면 며칠 밤새야겠네.”


윌비는 끙 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쓸었다.


“우선 어떤 곡을 어떤 순서로 할건지부터 정하자.”


5분의 퍼포먼스면 충분히 긴 시간이라서, 3곡은 할 수 있고, 인트로나 브릿지로 짧게 넣으면 5곡도 할 수 있다.


“난 정글 파티가 메인이었으면 좋겠어요.”


디영이는 최근에 음방에서1위를 한 정글 파티를 내세우자고 했다.


“난 이번 신곡인 도전 메인이었으면 좋겠는데.”

“그걸 맨 앞에 하는 게 낫지 않아?”

“그것도 나쁘지 않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서 편곡하고 안무를 변경하고, 연습에 돌입했다.

중간에 이런 저런 사유로 수정할 점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서로 의견을 조율해서 연습을 이어갔다.


“여기 좀 더 임팩트있게 움직이면 안 될까?”


“나 그 박자에 여기서 거기까지 못 뛰어가는데?”


디영이의 말에 온제가 잠시 고민하다가 동선을 보고 윌비에게 말했다.


“여기 박자가 안 맞는데 혹시 이 부분 비트 1초만 늦춰줄 수 있어요?”


“그건 어렵지 않은데, 바로 다음으로 이어지는 게 긴장감이 있을 텐데?”


“그럼 역시 동선을 수정해야 하나.”


윌비와 온제는 서로 협의해가며 음악과 안무를 완벽하게 맞췄다.


“고마워, 형들. 역시 우린 아이돌 놀이공원 경험이 있어서 이런 거 잘해.”


디영이가 자화자찬하며 멤버들을 추켜세웠다.

멤버 개개인 역량이 뛰어나다보니 예상치못한 돌발상황에 순발력있게 대응할 수 있었다.


첫 경연 날을 일주일 앞두고 중간 점검 촬영이 있었다.

이번에는 버디 멤버들이 루어 엔터테인먼트로 찾아왔고, 그곳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이제는 곧 경연을 앞둔 상황이라, 어느 정도 퍼포먼스가 완성되었고, 알아낼 수 있는 것도 많았다. 질문도 더 날카로워졌다.


버디의 리더 상우는 예리하게 에이리프 멤버들의 상태를 캐치했다.


“어? 지솔이 감기 걸렸어?”


그는 지솔이의 목소리에서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걸 듣고 곧바로 알아차렸다.


“고음 내기 어렵겠네. 무리하지 마.”


상우는 경연에서 에이리프가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지 않기를 바라는 농담을 했다.


“온제는 발목에 파스 붙였네. 괜찮아?”


연습에 밤낮으로 매달리느라 에이리프 멤버들의 몸 상태가 하나 둘 맛이 가고 있었다. 온제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자신의 발목을 바라보았다.


“지금 연습도 잘 못하고 있어요. 경연 날까지 낫길 바라야죠.”


온제는 그리 심한 부상은 아니고 예방 차원에서 관리하는 거였지만, 버디에게 혼선을 주려고 엄살을 부렸다.


헌서는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으려고 얼른 말을 돌렸다.


“버디는 어때요? 괜찮은가요?”


버디도 연습하느라 힘들었는지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우리도 침 맞고 링겔 맞고 난리도 아니야.”


상우가 멤버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한 멤버가 팔을 걷어서 어깨에 난 부항 자국을 보여주었다.


“나 3일째 한의원 다니고 있어요.”


“우리 막내 고생했쪄. 힘들었징?”


상우는 그 멤버를 끌어안고 애쓴다고 칭찬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막내 멤버도 상우에게 머리를 부비부비하며 대답했다.


“아니양. 형이 고생이 많지. 고마웡.”


그러자 다른 멤버들도 서로서로 칭찬했다.


“우리 리더 아이디어 회의하느라고 힘들지? 고마워.”

“보컬 편곡 어렵던데 보컬 팀 고생이 많다.”

“댄스팀 안무 가르쳐주느라고 애썼어. 고마워.”


연습생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시간이 길어서 서로 살가운 버디에 비해서 멤버들끼리 데면데면한 에이리프는 그런 모습이 낯설었다.

디영이는 서로 우쭈쭈 하는 버디의 분위기가 부러운지 입을 헤벌리고 쳐다보았다.


“우왕. 버디 형들 너무 착하시다.”


그러더니 멤버들을 돌아보며 제안했다.


“우리도 서로 칭찬 타임같은 거 가지면 좋겠어요.”


그러자, 윌비는 닭살돋는다는 식으로 이마에 주름을 만들며 몸을 뒤로 젖혔다.


“그 시간에 그냥 연습을 더 하지?”


미강이도 킥킥 웃으며 디영이를 놀렸다.


“너 칭찬할 게 있기는 해?”


디영이는 아랫입술을 내밀고 미강이에게 틱틱거렸다.


“내가 형보다는 칭찬받을 거 많거든?”


“동선이나 잘 맞춰.”


“형이나 잘 맞춰.”


티격태격하는 그들을 보면서 헌서는 쓰읍 입맛을 다셨다. 에이리프도 멤버들이 서로 격의 없이 친하긴 한데, 버디를 보니 뭔가 다른 게 느껴졌다.


“너무 열심히 하시는데요? 몸 챙겨가면서 하세요.”


헌서의 말에 버디 멤버들은 힘들게 연습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뿌듯한 표정이었다.


“이렇게 죽어라 연습한 건 데뷔 이후로 처음이야.”


버디의 안무나 노래는 그렇게까지 어려운 건 없었지만, 5분간 메들리로 계속 춤을 추며 노래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곡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새롭게 편곡해서 안무나 동선도 새로 짰을 테니 거의 새로 연습하는 거나 다름없을 터. 멤버 숫자도 10명이라 7명인 에이리프보다 합을 맞추기가 더 어렵다. 대신 잘 맞으면 더 멋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버디도 이번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있었다.


“팬들이 응원하는데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지.”

“맞아. 우리만 생각하면 대충할 수도 있는데, 팬들이 우리보다 더 기대하고 걱정하고 응원하니까 그럴 수가 없더라.”

“얼마 전에도 한 팬분이 숙소에서 신으라고 우리 한 명 한 명 각자 이름을 넣어서 만든 털 슬리퍼를 보내주셨잖아.”

“열 개나 만들기 힘들었을 텐데 감동이야.”


버디의 분위기가 화목한 만큼, 버디의 팬덤도 사이가 좋았다. 개인팬이 많은 에이리프와 달리 멤버들을 한 팀으로 응원하는 팬의 비중이 높았다.


‘저런 끈끈한 정이 버디의 강점이네.’


버디 멤버들의 서로 아껴주고 친근한 분위기가 팬덤도 올팬 분위기로 이끌고 갔고, 팬덤이 멤버들을 모두 챙기는 분위기가 역으로 멤버들에게 소속감과 에너지를 주었다. 그런 선순환관계가 멤버들과 팬이 모두 하나라는 일체감을 주어서 눈덩이가 굴러가듯이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문자 투표나 조회수 같이 대중이 참여하는 평가에서는 단순히 인기가 많은 팀이 우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대중이 아는 인기 그룹이 아니고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조직적으로 행동에 옮기도록 할 수 있는 팬덤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한다. 요즘은 투표를 위해서도 회원가입하고 인증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니, 라이트팬을 독려해서 투표하게 만드는 열성 팬의 존재가 더 중요해졌다.


‘이거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 되겠는걸?’


헌서는 실력으로만 보면 에이리프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투표와 조회수를 올려주는 팬덤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팬클럽 1기를 모집했을 뿐이고, 미강이와 디영이의 팬들이 서로 앙숙이었고, 지금도 그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


버디는 3년차 그룹이라 팬클럽의 숫자도 에이리프보다 많고, 팬덤도 더 단단했다. 경연을 잘하고 못하고와 상관없이 기본으로 먹고 들어가는 조회수 점수가 버디가 높을 것이다.


촬영 중간에 잠시 쉬며 멤버들끼리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헌서는 버디의 리더 상우에게 다가가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버디는 어떻게 그렇게 팬들이 사이가 좋죠? 멤버가 10명이나 되는데 모든 멤버가 다 취향일 수는 없을 텐데 올팬이 많네요.”


상우는 어깨를 으쓱 하며 대답했다.


“우리 팬도 모든 멤버를 다 똑같이 좋아하지는 않아. 속으로야 마음에 안 드는 멤버도 있고 이해가 안 가는 멤버도 있겠지. 겉으로 티를 안 낼 뿐이지.”


“그러니까 어떻게 티를 안 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거죠? 비법이 있나요?”


팬덤 분위기를 어떻게 화목하게 관리하는지 궁금했다.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고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


상우의 대답에 헌서는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건 팬의 자유의사였다.

게다가 아이돌의 입장에서 팬은 고객인데 팬의 행동을 아이돌이 무슨 수로 통제할 수 있을까.


“그럼 방법이 없는 건가요?”


“방법이 없지는 않지. 어려워서 그렇지.”


헌서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에이리프의 팬덤 분위기를 따듯하고 부드럽게 만들고 싶었다. 그게 지금 에이리프에게 가장 절실한 일이었다.

실력을 늘리는 건 멤버들이 연습하면 되고, 기획과 프로듀싱은 회사가 열심히 하면 된다.

하지만, 팬덤의 갈등이 생기지 않게 하고 싸움에 지친 팬이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그의 능력 밖의 일이었다.


“어려워도 알려주세요.”


“알려줘도 따라 하기 힘들걸?”


상우는 따라할 수 있으면 따라 해보라는 듯이 빙긋 웃었다.

에이리프가 해낼 수 없다는 걸 예상하는 듯이, 자신있게 버디가 가족처럼 끈끈한 팬덤을 유지하는 비결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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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MT 24.05.28 45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3 2 12쪽
» 버디의 강점 +1 24.05.26 44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8 4 12쪽
99 대면식 24.05.24 47 3 12쪽
98 팀 경연 24.05.23 52 3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58 5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53 3 12쪽
95 사냥 24.05.20 50 4 12쪽
94 사생 24.05.19 52 4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55 3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53 3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58 2 12쪽
90 소통 24.05.16 54 4 12쪽
89 단비 24.05.15 57 3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61 2 12쪽
87 신년 계획 24.05.13 60 2 12쪽
86 헌터 직업특성 24.05.12 68 3 12쪽
85 깜짝 이벤트 24.05.11 64 4 12쪽
84 신인상 24.05.10 69 3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67 2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69 4 12쪽
81 세계관 24.05.07 78 3 12쪽
80 제5세계 24.05.06 89 1 12쪽
79 교감능력 24.05.05 82 3 12쪽
78 팬미팅 24.05.04 93 4 12쪽
77 악개와 몬스터 +1 24.05.03 85 4 12쪽
76 관계성 24.05.02 90 4 12쪽
75 아드레날린 24.05.01 96 4 12쪽
74 후속곡 활동 24.04.30 9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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