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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는 독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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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
작품등록일 :
2020.02.08 15:46
최근연재일 :
2020.02.26 09:0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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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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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1,751

작성
20.02.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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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8장 : 소녀와 데이트와 스토커(4)

DUMMY

<5>

차가운 빗방울이 추적추적 떨어지는 새벽이었다. 용사는 투덜대며 외투의 빗물을 털어내며 새벽의 의뢰소로 들어섰다.

꿉꿉한 습기와, 빗물과 땀으로 얼룩진 외투가 토해내는 독특한 체취의 공기가 훅 밀려들어왔다. 용사는 이런 날에도 어김없이 산으로 들로 의뢰를 떠나야 할 업계의 동료들에게 가벼운 경의를 표했다.

시끌벅적한 홀을 가볍게 가로질러 접수대 앞에 섰다. 접수대 건너편에 앉아있던 작은 아가씨가 반색하며 올려다보았다.


“좋은 아침이에요. 류 씨.”

“어... 오늘이 복귀날이었던가요?”


고개를 갸웃하는 용사.


“아뇨. 며칠 남긴 했는데.”


그에 텔은 죄라도 지은 것처럼 수줍게 머리를 긁적이더니.


“계속 쉬려니 좀이 쑤셔서...”


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나 의외로 쉽게 납득하는 용사.


“아무튼 그럼 잘 됐네요. 여기 의뢰 보고서요.”

“네. 금방 정산해드릴게요.”


검토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용사가 보고서에 적어넣은 내용을 확인하고. 결재라인을 따라서 결재를 받은 뒤 직권으로 단 5분만에 의뢰금이 담긴 주머니를 들고 나타났다.

등급이 높은 의뢰였다면 사실관계 확인이나 사후검토에 며칠 정도가 걸릴 수도 있었겠지만, 애초에 별로 실익도 없는 의뢰였고.

또한 그동안 용사가 크고 작은 의뢰로 이곳 몽블랑 북부 의뢰소에 쌓아온 인지도나 신뢰도도 적다고 볼 수 없었다.

단순히 사적인 친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정해준 등급표에 따라서 철저하게 계산된 등급이 거의 최상위 2급 용병에 준했다. 직전의 광산 사건을 포함하면 말이다.

물론 이번 의뢰의 성과 자체만 놓고 보면 결코 적지 않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용사의 능력이 출중해서였고, 또한 값진 부산물들도 따로 제출하지 않고 직접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여기 받으세요.”


의뢰금을 확인한 용사가 이번에는 품 속에서 그 두 배는 될 법한 은화 주머니를 슥 내밀었다.

안에는 금화 몇 개를 비롯해서 대은화와 소은화가 한가득 담겨 있었다. 거의 한 달 생활비 주머니라 해도 믿을 정도로.


“류 씨. 너무 많은데요.”

“많긴요.”


물론 용사의 호의로 숟가락 하나만 얹었을 뿐인 텔이라고 해도 완전히 받지 않을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용사가 정말로 부산물의 매각금액을 포함해서 수익금 절반을 내어주자 이래도 되나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비록 용사의 의지는 확고했지만.


“괜찮아요. 받으세요.”

“네.”


결국 주머니를 받아들었지만 근처에서 기지개를 켜다가 눈이 마주친 동료가 키득 웃는 모습에 결국 볼을 붉히는 텔.

발 없는 말도 천리를 가는데. 사실 어제의 데이트 소문이라면 이미 다 났다. 결국 의뢰소의 아이돌이 앞길 창창한 엘리트 용병에게 함락되었다나 뭐라나. 물론 텔은 자기를 놀리는 거라고 생각할 뿐이었지만.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요. 혹시 다음달에 특별한 일정 같은 거 없으시죠? 결혼식이나 부모님 생일 같은 거요.”

“아뇨. 없는데요.”

“다행이네요.”


뜻모를 말에 텔이 용사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건 또 무슨 뜻일까. 머리가 팽팽 돈다.


“왜요?”

“아뇨. 뭐가 있으면 일정을 좀 조절하려고 했달까.”


그러나 용사는 말을 흐리며 물러섰다.

아직은 이 이상의 힌트를 줄 단계가 아니었다.

원래 큰 선물은 모르고 받아야 더 기쁜 법이었으니까.


“아무튼 고생하셨어요. 다리는 괜찮죠?”

“뭐. 좀 알이 배기긴 했지만 그럭저럭요.”


용사는 수줍게 웃는 텔을 뒤로하고 슬슬 눈치를 주고 있는 뒷사람을 배려해서 말을 맺었다.


“아무튼. 조만간 부교님 돌아오시면 저녁이나 한 번 같이 먹어요. 뒷 이야기도 좀 할 겸. 이미 저희 손을 떠났다고 해도 입장 정리는 해둘 필요가 있을 테니까요. 개인적으로 들은 것도 좀 있고.”

“네. 그런 거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그 말을 끝으로 등을 돌린 용사는 코트의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다가 다시 쏟아붓기 시작한 새벽 거리로 나섰다.




&




“느아아.”


녹는다 녹아.

몸이 눈처럼 녹는 기분에 용사가 온탕에 쭉 늘어졌다.

딱 좋은 온도.

아침의 대중목욕탕은 마치 이 넓은 욕탕을 홀로 전세라도 낸 듯이 한가롭고 쾌적한 곳이었다.

최근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곳이었는데, 처음에는 온천도 아닌데 굳이 집 놔두고 이런 곳에서 씻을 이유가 있냐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하나둘 입소문을 전해듣고 몰려둘기 시작한 일상 속의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이랄까.

천장에 맺힌 물기가 결국 중력에 굴복하여 잔잔한 온탕 위로 툭 낙하하기 시작했다. 용사가 자연스럽게 검지 손가락을 뻗었다.


툭.


정확하게 손톱 위에서 폭발하듯 사방으로 비산하는 차가운 물방울 하나. 그 순간 근처에서 할아버지를 따라왔다가 친구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일단은 얌전히 온탕에 앉아있던 한 소년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이얍!”


억눌려있던 비글이 기다렸다는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에 소년의 할아버지가 뒤늦게 호통을 쳤지만 잠시 시무룩해졌던 소년이 다시 조용히 팔을 뻗는 모습에 결국 노인도 손자 앞에 굴복하고 말았다.


“어으.”


한동안 온탕에서 몸을 지진 뒤에 용사는 마지막으로 찬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한 뒤 물기를 닦고 나와 옷을 입고 탈의실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서며 가볍게 기운을 불어넣자 꿉꿉한 물기가 녹아있던 옷가지에서 수증기가 뿜어나오듯 김이 확 피어올랐다.

순식간에 뽀송뽀송해진 섬유의 감촉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카운터의 주인에게 열쇠를 반납하고 백동화 하나를 내밀었다.


“뭐로 하시겠소? 맥주? 과일우유?”

“당연히 우유죠.”

“훗. 젊은 분이 뭘 좀 아시는구만.”


주인이 껄껄 웃으며 등 뒤의 냉장고 안에서 둥근 유리병에 담긴 과일우유 하나를 꺼내서 건넸다.


“크.”


그래. 바로 이맛이지. 없던 피로까지 풀린 몸에 당분이 돌며 행복이라는 것이 무럭무럭 샘솟아오르는 느낌.

그러는데 용사의 옆으로 반대편의 여탕에서 나온 그림자 하나가 다가와서는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얼마인가요?”

“예. 백동화 하나입니다.”

“음. 이런. 대은화밖에 없는데 어쩌죠?”

“예. 당연히 거슬러 드려야지요.”


딱 봐도 나 고귀한 가문의 아가씨요, 하고있는 차림의 여인에 주인은 고위 귀족을 대하듯 깍듯한 자세로 우유와 거스름 돈을 건넸다.

용사가 뚱한 눈초리로 그녀, 제나를 흘겨보았다.


“왜 그러시죠?”

“너. 내가 분명히 거절했을 텐데?”

“어머. 그건 설마 제가 그쪽을 따라왔다는... 그런?”


새침하게 눈썹을 끌어올리며 돌아보는 제나.


“아니라고?”

“아니에요. 우연히 만난 거예요. 어르신, 우유 맛있네요.”

"어휴. 영광입니다요."


공손히 허리를 숙이는 주인.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당당하게 돌아선 제나는 자신감 넘치는 동작으로 빈 우유병을 분리수거 상자에 손수 넣었다. 동시에 금실로 호화롭게 자수가 세겨진 예쁜 손수건을 꺼내 입술을 슥 닦고 용사를 돌아보며 말했다.


“근데 어떤가요? 저 좀 예쁜가요?”

“뭐?”


뜬금없는 말에 용사가 뜨악하며 물었다.

갑자기 뭔 황당한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이 여자는.


“안에서 머리도 좀 손보고. 간만에 신경 좀 써봤거든요.”

“그, 그런데?”

“그런데가 아니죠. 봐요. 이 머리카락. 흐읍. 하아. 이 샴푸 냄새. 이래 봬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잿빛초가 들어간······.”


미친. 한 줌에 10플로라를 넘나드는 잿빛초를 고작 샴푸 따위에 쓰다... 아니 이게 아니라.


“그래. 알았는데. 뭔 말이 하고 싶은 거냐 너는?”

“고민 많이 했어요. 3000플로라! 드릴게요. 선금 절반.”

“거절한다.”


용사는 슬슬 자의식 과잉의 영역도 넘어서고 있는 바보에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을 표하고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아직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기껏 개운해진 몸으로 당장 나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목욕탕 로비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 왜요?”


그러는데 제나가 쪼르르 따라와서는 용사의 손을 양손으로 꼭 쥐었다. 그녀는 잠시 고생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용사의 아기 피부에 놀라긴 했지만, 사실 그건 용사 쪽도 마찬가지였달까.

물론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지만.


“하아. 좋아요. 3000 받고, 500 더!”

“너 도박장 다니냐?”


설득이 안 통하니까 한다는 게 이제 돈자랑인가.

한심함이 서린 용사의 눈초리에 제나는 몸을 움찔 떨었다.


“아, 아뇨. 사실 가보긴 했는데.”

“그런데 가지 마. 이건 진심이야.”

“딱 한 번 갔어요. 됐어요? 아무튼. 네?”

“싫어. 귀찮게 왜 이래?”

“아니, 저기요. 아무리 그래도 제가 이렇게까지 하는데요.”


솔직히 이쯤되면 알고도 넘어가 줄 수도 있는 문제이긴 했다. 용사의 기준에서도 3500 플로라쯤 되면 더 이상 술값으로 치부할 수 없는 거액이기도 했고, 특히 이 정도 되는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명문가의 여식이 사정사정을 하면 그렇게 되는 게 남자였으니까.

물론 상대가 평범한 사람일 때의 이야기였지만.

용사가 정색하며 되물었다.


“네가 뭔데?”

“어······.”

“미안하지만 진작 이야기 끝났어. 좀 돌아가. 좀.”

“······.”


무안함에 잡았던 손을 내려놓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제나는 결국 소리 없는 한숨과 함께 후드를 눌러쓰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거리로 돌아섰다. 물론 약간의 미련 정도는 남기면서.


“그래도. 생각 바뀌면 꼭 연락 주세요.”

“······.”

“네? 혹시라도.”

“그래. 생각 바뀌면.”

“좋아요.”


용사도 조금 너무했나 싶어서 마지못해 그렇게 대답했다. 물론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그 생각이 바뀔 일은 없겠지만.




&




“황실에서도 고민이 많은 눈치입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껄끄럽긴 하지만 손 놓고 있다가 어떤 멍청한 놈들이 원장님의 주변으로 보복을 가해온다면 그거야말로 황실로서는 끔찍한 일이 될 테니까요.”


용사는 일전의 사건 이후로 전속 연락관 같은 위치가 되어버린 리엔과 허름한 여관방에서 마주 보며 보고를 받고 있었다.

리엔이 말을 이었다.


“원장님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사건인 만큼 일각에서는 감찰단이 아랫사람들끼리의 문제에 너무한 것이 아니냐 하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아는 사람들은 원장님이 개입하셨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번외자들은 쉬쉬하고 있어서 불만에 그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잠시 말을 흐리던 리엔이 고개를 저었다.


“그걸 보고있자면 단장님의 말씀대로 슬슬 고삐를 다시 쥘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잘못을 잘못대로 처리하는 일에 왜 불만이 나오는 것인지 솔직히 저도 의문입니다.”

“단장? 캐서린이?”

“네.”


용사가 쓰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긴. 걔 성격이라면.”


애초에 그녀를 그렇게 키운 것이 용사였으니까.

그 일에 관해서는 용사도 부채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었다.

다름아닌 그녀의 혈육을 직접 그녀의 손으로...


“됐다. 그 이야기는 됐고. 그래서 언제쯤?”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특별한 지시가 없으시다면 다음달, 그러니까 매년 11월 초에 거행되는 풍요의 달 행사에 맞춰 수훈을 추진하려는 모양입니다. 겸사겸사라는 거죠. 관련해서 빠르면 이번 달 중순 쯤에 보훈처장이 내방할 거라고 하고요.”

“귀빈 대우인가?”

“예.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뭐, 나쁠 건 없지. 황실 밥은 맛있으니까.”


그에 리엔이 잠시 주저하는 기색을 보였다.


“왜?”

“아, 아닙니다.”

“그래라.”


용사는 싱거운 놈을 다 보겠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무리 그래도 무려 제국의 귀빈 대우로 황실의 최중요 손님으로 황궁에 초대받는 일을 가지고 황실 밥이 맛있다는 이유로 심드렁하게 넘어가다니.

뭐, 용사가 지금은 이렇게 보여도 사실은 황제조차도 넘어서는 제국 최고의 실권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도 아니긴 했지만.

애초에 수십 년 전에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제국을 혁명으로 뒤집은 것이 용사였고. 직접 황제가 되는 대신 지금은 인사원장이라는 직함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그 인사원장이 황제 이하 행정부 수장인 재상을 포함해서 행정부의 모든 주요인사를 무제한으로 갈아치울 수 있는 종신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마냥 무리도 아니었으니.

심지어 그 휘하에는 제국 원로원 소속의 고위 귀족조차 벌벌 떠는 중앙 감찰단을 직속으로 거느리고 있었으니까.


‘정말 존경스러우신 분이지.’


하고자 한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주지육림을 누리며 허수아비 황제를 앞세워 제국을 입맛대로 희롱할 수도 있는 것이 용사였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단지 그의 최측근들도 제대로 짐작하지 못할 어떤 목적을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고 있을 뿐. 그 과정에서 무수한 피가 흘렀지만 그 피조차 오직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쓰였을 뿐.

여태까지 무려 수십년동안 사적으로는 사소한 성추문 하나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이 눈앞의 이 상관이었다.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바로? 고생하네. 요즘 바쁜가 봐.”

“뭐... 네. 감사합니다.”


하긴. 그걸 바쁘게 만든 것이 바로 눈앞의 용사였으니까 병 주고 약 주는 느낌이라 용사는 더 이상의 말을 않았다.


“아. 그건 그렇고.”

“네?”

“음······.”


잠시 아침에 만났던 골치덩어리에 관해 떠올리던 용사는 이내 고개를 내저으며 생각을 지워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사소한 뒷조사에 가뜩이나 요즘 바쁜 감찰단을 움직이기에는 미안한 감이 좀 있었다.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악마 운운하는 그녀의 말도 그리 신뢰가 가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일단 용사의 입으로 내린 지시라면 아무리 사소하다고 해도 감찰단의 역량이 단기적으로 총 동원될 거고. 괜히 방해만 하는 꼴이었다.


“아니다. 이건 별로 급한 것도 아니고.”

“괜찮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아냐. 사소한 문제라서 그래.”


용사는 당장 긴급 연락망을 가동할 것과 같은 기세로 몇 번을 되묻는 리엔을 겨우 진정시킨 뒤에 곧 그녀를 배웅했다.


“어깨 펴고.”

“······.”

“그래. 항상 당당하게 다니란 말이야. 죄 지은 거 없어. 다만 애들이 좀 극성맞아서 그래. 그리고 혹시라도 또 맞으면 이야기하고. 말라지는 못하겠지만, 약 정도는 발라주마.”

“가, 감사합니다.”


언뜻 보면 무뚝뚝한 것처럼 보여도 은근히 상냥한 용사에 리엔이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정중히 답했다.

하긴. 아무리 그녀가 속한 조직의 수장이라고는 하지만 그 냉혈한 악마와 인간병기가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이었으니까.

물론 덕분에 글자 그대로 죽을 뻔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극악한 요원 교육을 이수한 리엔조차도 절망스러운 경험이었달까.


‘점심은 뭘 먹지.’


그러거나 말거나 어느새 침대에 누워 태평하게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 용사였다.


[용사지만 독재합니다]

22. 소녀와 데이트와 스토커(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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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8장 : 소녀와 데이트와 스토커(1) +7 20.02.22 671 23 16쪽
18 7장 : 푸른 깃발의 주인(2) +1 20.02.22 595 26 17쪽
17 7장 : 푸른 깃발의 주인(1) 20.02.21 621 22 15쪽
16 6장 : 부족한 재능과 어긋난 미련(3) +1 20.02.20 610 20 13쪽
15 6장 : 부족한 재능과 어긋난 미련(2) +1 20.02.19 612 19 15쪽
14 6장 : 부족한 재능과 어긋난 미련(1) 20.02.18 637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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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장 : 애들 장난(1) +1 20.02.16 66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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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장 : 3급 용병 류 몽블랑(2) 20.02.12 881 3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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