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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님의 서재입니다.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발라더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7.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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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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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58화

DUMMY

마황성에 다녀온 뒤로도 우리는 매일매일 피의 늪지대에 들려 사냥을 이어갔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일행 중에 천가휘가 빠졌다는 점이다.


천가휘가 예상치도 못한 큰일을 겪었으니 파티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는 하나 오른손잡이 무인이 오른손을 잃은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마황성에 다녀온 날 저녁 백상우는 죽음보다 더 한 일이라며 이를 갈고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기도 했다.

루시퍼에게 복수를 할 실력이 안 되는 자신에게 화가 났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이 커,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해 모두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었다.


천가휘는 바투아의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받은 뒤 현실에 잠시 다녀왔다가 모두에게 말했다.

본가의 가족들에 의해 한동안 접속을 못 할 것 같다고.

이 말을 하면서도 밝게 웃어 보이는 모습을 보며 이레니언은 꾹꾹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한예린도 옆에서 눈물을 흘려 천가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 다 그 자리에서 10분이 넘게 울어 천가휘가 어찌할 줄 몰라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았다.

유저 생활을 오래 해온 한예린과 마력을 다룰 수 있는 세계에서 살아온 이레니언이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

이번 사고가 얼마나 큰일인지를 말이다.

그냥 일반인이 손을 잃은 것이 아니라 누구나 바라마지 않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손을 잃게 된 상황이었다.

만약 내가 그런 일을 겪었다면 어느 정도의 충격으로 다가올지, 솔직히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괜찮다고 말하는 천가휘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딱 하나뿐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리커버리 마법서 구해올 테니까.

내 말에 천가휘는 웃어 보였다.


네 의원의 꿈과 잃어버린 팔 내가 전부 다 찾아줄게. 기다리고 있어.

백상우는 이 말을 하고는 솥뚜껑만 한 양손으로 자기 양 볼을 탁탁 소리가 나게 쳤다.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참고 기다리거라.

이 말은 독고진이 천가휘에게 한 말이었다.


이전에는 재미로 리커버리 마법서를 구하려 했던 독고진이었으나 이제는 그에게도 꼭 구해야 할 이유가 생기게 되었다.

천가휘는 친우인 신의의 아들에, 도와주러 왔다가 이런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라 동조를 얻어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루시퍼를 혼자서 무리하게 상대하지 말고 확실하게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사냥해 달라는 부탁에 독고진은 처음에는 망설였다.

그러나 지원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듣고는 태도가 달라졌다.

만약 지원하는 사람이 방해되는 사람 같았다면, 아무리 지금 상황이 이렇다 해도 거절했을지 몰랐을 일이다.

도와주기로 약속을 한 사람은 이곳으로 오고 있는 9서클 마법사인 프레체스 하프나타다.

하프나타는 나스탈 세계에서 단 2명 존재한다는 9서클 마법사이자 지금 함께하는 헤르마누와 이레니언의 할아버지였다.

헤르마누는 길면 열흘, 짧으면 8~9일 안에 할아버지가 이곳에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제국 제일 기사 프린보다 강한 사람이 이곳에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것 말고도 이번에 마황성에서 채집한 영과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

독고진도 하프나타의 이야기를 듣고는 호기심을 내비쳤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서로 흥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위치와 경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고진 역시 무의 고장이라 불리는 천백 지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무인이었으니.


특수 연계 퀘스트는 암흑의 성지 몬스터 말고 유일하게 리커버리 마법서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퀘스트.

독고진도 그 사실을 알기에 한 번씩 우리의 요구에 사냥을 따라나서 주었다.

피의 하수인은 문제가 되지 않아, 기사가 출몰하는 비 오는 날 동행을 부탁했다. 그냥 피비를 맞으면서 동행해달라고 부탁한 게 아니었다. 아무리 독고진이 이곳에 있는 어느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강하기는 하지만 웃어른으로서 대우를 받기에는 충분한 연세였다.


난 큰맘 먹고 상점에서 9만 베쯔를 주고 지구의 우산과 똑같은 형태의 우산을 구매해 독고진에게 주었다. 독고진은 사준 큰 우산을 쓰고는 마실 나온 사람처럼 뒤를 따라오며 사냥하는 걸 구경하고는 했다.

따로 사냥을 도와주지 않아도 동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자신감과 안정감을 심어주었다. 피의 기사가 한 번에 여러 마리 나타난다고 해도 독고진을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백상우는 일행들의 안전이 보장되어서 그런지, 첫 번째 피의 기사를 사냥했을 때보다 더한 기세로 나머지 기사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기사를 한 명 한 명 사냥해 나갔다. 호적수가 많지 않은 백상우에게는 피의 기사는 좋은 수련 상대였다.

우리는 피의 늪지대가 개방된 지 12일째 날 두 번째 기사와 세 번째 기사를 찾아 죽이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때 남은 피의 하수인은 211마리.

그리고 피비가 내리는 16일째 날 마지막 기사인 네 번째 기사를 찾아 죽이는 데 성공했다. 이때 남은 피의 하수인은 29마리.


이번 퀘스트는 백상우에게 1대 1로 상대가 되는 몬스터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깰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퀘스트다.

5단계 퀘스트는 정확히 17일째 날 오후 7시 7분에 마지막 한 마리를 죽이며 퀘스트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사건과 17일이라는 기간이 들기는 했지만 일단 모두 다 살아있다는 점에 다행이라 여겼다. 다들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사냥을 마치고 나서 서로를 위로하고 독려했다.

이제는 에덴의 밤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밤 행군을 이어가 보상을 받게 할 만큼 이번에 거는 기대가 컸다.


달빛으로 밝혀진 말랑말랑한 대지 한편 절벽 동굴.

소원자는 NPC 특유의 무표정으로 모두를 맞이해주었다. 표정은 백상우가 말을 건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같이 온 헤르마누와 이레니언과 난 조용히 백상우와 소원자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원하는 보상이 있어서 기다림의 시간은 생각보다 더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여기 있는 모두는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

그러니 제발 리커버리 마법서.

제발.

내 간절한 마음이 소원자가 아닌 이레니언에게 닿기라도 한 걸까, 이레니언의 입에서 마음속 말과 똑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제발 리커버리 마법서 주세요."

진심이 담겨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져 와 옆에서 두 눈을 꼭 감고 말하는 이레니언의 머리를 나도 모르게 쓰다듬고 말았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면서 올려다보는 이레니언이었다.

"참 착하구나 넌."

이말 역시 머리를 거치지 않고 툭 튀어 나간 말이었다.

이렇게 착한 아이에게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새록새록 한 달이 넘게 함께하며 겪었던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내 기억 속에서 천가휘와 이레니언은 항상 웃고 있었다.

화내다가도 웃고, 울다가도 웃고, 서로를 챙겨주면서 웃었다. 떠올릴 때마다 웃게 만들 소중한 추억들.

두 사람 덕분에 나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을 이전처럼 웃게 해주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보낸 기간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작 정도로 짧은 기간일지도 몰랐다.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는 대로 십수 년을 살아온 내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5번째 특수 연계 퀘스트에서 안 줘도 6번째 기회도 있어."

아니면 피의 군주가 언급될 리 없었다.

"뱀목에 영과 두 개도 더 있었으니까. 프레체스 하프나타 님도 오시면 무조건 루시퍼도 사냥할 수 있을 거야."


다들 이번에 내가 채집한 과일이 어떤 과일인지 알고 있었다. 크게 욕심 안 부리는 게 신기할 정도의 아이템이 이번에 얻은 영과다.


[젊음의 영과]

설명: 육신을 젊어지게 만드는 영과.

효과: 30년 전의 젊었던 육신으로 되돌린다. 단, 영과를 먹기 전 가진 질병 있다면 신체를 되돌려도 병은 그대로 옮겨진다.


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말도 안 되는 효능의 열매였다.

젊음의 영과는 스텟을 올려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효용을 지닌 영과.

이런 영과를 채집한 사람이 가지는 게 맞는다며 순순히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그런데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지금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


아쉽게도 이번 보상에서도 리커버리 마법서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예상대로 6단계 퀘스트는 주어져 아직 포기하기에는 일렀다.

6단계는 이틀 뒤 피의 늪지대 중앙에 있는 호수에 나타날 피의 군주를 죽이는 퀘스트였다.

피의 군주가 피의 기사보다 강한 존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6단계인 만큼 아무리 못해도 피의 기사보다 몇 배는 강한 존재일 거라 예상되었다. 한예린도 그렇게 예상된다고 의견을 보태자 자연스레 관심은 독고진에게로 모여들었다. 독고진은 큰 고민 없이 진짜 피의 군주가 피의 기사보다 강하다면 자신이 나서주겠다고 약조를 해주었다.

하프나타도 피의 군주가 강림하기 전날 도착한다고 하니, 피의 군주가 독고진이 죽이기 힘든 괴물이어도 두 사람이 힘을 합하면 죽일 수 있을 거라 모두는 여겼다. 아무리 그래도 9서클 마법사와 무인 중에서도 적수가 없는 무인이 함께하는데 못 죽이는 괴물일 거라 생각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몬스터나, 특수 연계 퀘스트를 돌이켜봐도 루시퍼처럼 강한 존재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곳저곳 사냥을 많이 다녀 본 한예린이 말하길.

자기가 본 몬스터 중에서는 지하 무덤의 지하 신과 최근 특수 연계 퀘스트로 강림했던 수룡 데스토피아를 꼽아 놀라게 했다.

수룡 데스토피아는 한 달 전 토란인 3명과 지구에서 제일 강한 유저 10인에 꼽히는 유저 2명, 그의 동료 25인에게 사냥당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난 동료 25인 중 한 명이 알고 보니 한예린이라는 점에 놀랐다면.

다른 사람들은 루시퍼 수준의 괴물이 에덴에 여럿 존재한다는 점과 특수 연계 퀘스트로도 계속 나타난다는 점에 놀랐다.


그렇게 5번째 퀘스트를 마친 날 저녁은 그 어떤 날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보르마르 성 유동인구에 성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


어제 잠을 잤었기에 오늘은 밤샘 수련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제 에덴의 생활에 조금 익숙해진 백상우도 요즘에는 잠을 자지 않고 여관 뒤 공터에서 함께 수련을 했다.

시간을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아침이 찾아오고 있다는 건 변화하는 주변 풍경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떠오르는 해가 매번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어느새 시간은 훌쩍 흘러 또 하루는 찾아왔다.

여명이 밝아오는 풍경을 구경하며 오늘도 수력을 활용해 몸을 씻었다. 그 뒤 여관 뒷문을 통해 홀에 들어가 혹 우리 일행 중에서 내려온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그런데 정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둘러보던 몸을 딱 멎게 만들었다.


"아들."


익숙한 목소리였다.

잠시 굳었던 몸을 억지로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올해 59살이 된 여성이라고 말하면, 놀라게 할 정도의 동안 미모 여성이 이번에는 내 이름을 불렀다.


"용환아."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어린 시절 근본도 없는 천한 새끼라 귀에 박히도록 매일매일 말했던 여성이 앞에 앉아 자애로운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 미소가 거짓인 걸 알아서 기분이 나빴다. 아무리 가면을 쓰고 있어도 십수 년 함께 살았던 사람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

눈이 표정과 달리 웃고 있지 않았다.


눈칫밥과 시도 때도 없이 매질을 했던 양어머니가 넓은 식탁을 홀로 차지하고 앉은 채 말을이었다. 양옆에는 유저로 보이는 네 명의 남성이 서서 나를 보았다.


"소식은 들었지만 안 본 사이에 장성했구나 우리 아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떤 감정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억지 눈물을 끌어올리며 눈 안에 가득 채워갔다.


"몸은 좀 괜찮니? 어디 다친 데는 없고? 밥은? 기다리면서 손수 아들이 좋아하는 김밥 쌌는데 한 번 먹어볼래? 아니, 일단. 일단 여기 앉아 이야기 나누자꾸나."


김밥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맞았다. 맛보다는, 어린 시절 밥 먹는 것도 눈치 보여 간단하게 한 번에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찾다 보니 정해지게 된 메뉴였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정보를 어디서 듣고 와 이런 촌극을 벌이는 것 같았다. 대충 이곳에 왜 왔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일단 들어나 보자 싶어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잘 지내셨죠? 전에 뵈었을 때보다 얼굴이 더 좋아 보이시네요."

"그래, 그래 보이니? 어제 마사지를 받아서 그런가?"

얼굴에 살짝 드러났던 욕망이 찰나에 표정에서 지워진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같다.

"예전에 너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아니? 그 이후에 어떻게든 다시 널 데려오려고 했는데 그이가 막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단다. 핑계같이 들리겠지만 너희 두 동생을 키우는 일도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고 회사 일도 바빠서 더 연락하기 힘들었던 것이란다. 정말 내게는 미안하고 혼자서도 이렇게 잘 커 줘서 고맙구나."


최근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들과 지내다 보니 저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게 너무 잘 느껴져 솔직히 좀 놀랐다.

이대로 놓아두면 계속 다른 얘기를 할 것 같아 먼저 짐작되는 용건을 꺼냈다.

"영과에 대한 소문 듣고 오신 거죠?"

영과에 대한 소문은 그날 함께 했던 두 명의 남성 유저에 의해 퍼져, 며칠 전부터 유저들은 찾아와 팔아달라 부탁하고는 했다.


눈에 띄게 당황하며 말을 더듬은 모습에 조금 남아 있었던 정도 뚝 떨어졌다.

"어, 어? 아니 뭐 그것도 있고. 다른 것보다 난 네가 보고 싶어서 수소문해서 이곳에 온 거야. 오해하지 마. 공교롭게 시기가 겹쳤을 뿐이야."


십수 년을 함께 살았던 정을 오늘로써 완전히 털어낼 수 있을 거 같아 웃음이 났다.


"어제 젊음의 영과를 팔아달라 부탁했던 유저가 백억에 사겠다고 하던데, 전 안 팔았어요. 딱히 돈이 궁하지는 않아서요."


입을 열려던 그녀의 말문을 막은 사람은 그때 막 문을 열고 여관 안에 들어온 한 노인이었다.


"그럼 그 영과는 어떻게 해야 넘겨받을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겠나?"

노인은 몰라도 뒤따라 들어온 한 남성 유저의 얼굴이 어딘지 낯이 익었다.

병풍처럼 서 있던 네 명의 유저가 먼저 유저의 정체를 알아보고는 놀란 목소리를 쥐어짰다.


"스티븐 리!"


레전드 아이템인 대마도사의 서의 주인이자 8서클 마법사라 알려진 유저가 스티븐 리.


"영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네가 맞는다면, 그대가 김용환 군이겠군. 김용환 군이 맞는가?"

"맞습니다. 어르신."

"그럼 내가 맞게 찾아온 것 같군. 일단 내 소개 먼저 하지. 난 프레체스 하프나타라 하네.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이레니언과 헤르마누의 할아버지 대는 사람일세."


갑자기 끼어든 하프나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슬슬 본색을 드러내는 그녀다.


"저기요. 제가 먼저 거래하려고 온 거 안 보이세요? 중간에 끼어드는 건 너무 예의 없는 행동 아닌가요. 네?"


목소리에 기분 나빠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드러났다. 하프나타는 이계인의 말에 크게 개의치 않아 하며 수염을 쓸어내렸다.


"저기요 아줌마 말씀 좀 곱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이 분은 아줌마가 막 그렇게 말을 해도 되는 분이 아니세요."


오히려 스티븐 리가 쏘아붙여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아무리 유저에게 관심이 없어도 스티븐 리는 지구인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탑 유저였다. 지구에서 가장 강한 유저 첫손에 꼽히는 유저의 말을 아무리 그녀라 해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자존심 강한 재벌 집 여성이라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았다.


"그러는 당신은 제가 누군지 아세요? 저 어르신이 도대체 누구길래 제가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거죠?"


"아줌마가 누군지는 모르겠고, 또 관심도 없고요. 아줌마가 대통령이라 해도 이분에게는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 이분은 다름 아닌 9서클 마법사시니까요."


스티븐 리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할 사람은 이곳에 없었다.

9서클 마법사의 등장은 입을 다물게 하기에 충분했다.


작가의말

써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여러 번 보면서 글을 쓰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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