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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님의 서재입니다.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발라더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7.27 00:01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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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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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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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57화

DUMMY

콰르르릉!


궁전 일부가 독고진이 쏘아 보낸 빛 뭉치에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신기하게도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가루는 다시 모이고 뭉쳐 들어 궁전을 복구해갔다. 그 사이에서 독고진과 루시퍼는 이곳저곳 나타나 주변 일대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내성 문앞에 서 있던 두 유저는 싸우기 시작한 지 벌써 30분이 넘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도 독고진과 루시퍼에게서는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독고진은 웃으면서 지금의 전투를 즐기고 있었다. 말은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내 너를 이기고 이곳에서 살아나간다면 여남천도 나를 우러러보겠구나!


독고진이 지르는 대소가 메아리가 되어 내성에 울려 퍼졌다.

난 루시퍼와 독고진이 싸우는 모습을 5분 전에 도착해 지켜보고 있었다.


"안 좋아. 사부님이 밀리고 계셔."


백상우가 하는 말에 다시 집중해서 봐도 밀리고 있는지, 아니면 우세한 상황인지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상처가 는 것 같지도 않아 더 짐작하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백상우 말고는 정확히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전해 듣기로는 내공, 즉 마력이라는 힘의 응용은 높은 수준의 심득일수록 일반 사람신체 능력이 몇 배가 늘든 간에 줄일 수 없는 격차라고 했다.

어나더 월드 초창기 시절이라면 몰라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다.

사람이 힘만 늘었다고 벽을 가루가 되게 만들고 터져나가게 할 수는 없었다.

헤르마누가 입을 떡 벌린 채 보다가 말했다.

"실로 대단한 결투다. 제국 제일 기사인 1등성 프린 님도 독고진 님의 상대가 대지 못할 거 같구나."

우리는 들어갈지 말지 고민하며 전투를 지켜보던 중이었다.


일단 지켜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주변에 루시퍼 말고는 다른 몬스터가 없다는 사실. 소리가 이렇게 큰대도 다른 몬스터가 안 몰려드는 걸 보면 없다고 보는 게 맞았다.

30분 전에 들어갔다는 한예린 역시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생사를 알 길이 없었다.

한예린이 두 유저에게 남기고 간 말대로 루시퍼에게 타격이나 능력을 억제할 수 있는 트랩을 찾기만 한다면 승산은 더욱 높아질 게 분명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궁전 너머로 거대한 나무가 자라나 있는 것이 보였다. 앙상한 나무였다. 아무래도 궁전 내부에 저 나무가 심어진 장소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잠시 나무를 올려다보던 사이 이전보다 더 큰 굉음은 울려와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그때부터 바로 문앞 근처에서 싸우던 독고진과 루시퍼가 점점 멀어져가며 전투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내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순간이었다.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또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몰랐다.


"나 들어갔다 올게."


이미 모두에게는 루시퍼의 능력에 제약을 걸 수 있는 장치가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놓은 상태다.

백상우는 독고진에게, 만약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도와주어야 해서 함께 들어갈 수 없었다. 헤르마누는 발이 느려서 차라리 이곳에 있는 게 나았다. 천가휘도 트랩에 대해 잘 모르니 차라리 혼자 가는 게 나았다. 그게 마음도 편했다.


"저 혼자 들어가서 예린 씨와 트랩을 찾아볼 테니 모두 여기 계세요."


헤르마누는 말하지 않아도 내 뜻을 짐작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발도 느리고 이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따라 들어가 봐야 짐만 될 뿐이었다. 잠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던 천가휘는 내가 들어가려고 발을 떼는 순간 입을 열었다.

"형님 저도 같이 들어가게 해주세요. 혹 예린 씨가 다치거나 했으면 업고 와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혼자보다는 둘이 가는 게 더 낫죠."

표정에서 느껴지는 굳은 의지에 잠시 천가휘의 얼굴을 보다 말고는 독고진과 루시퍼의 전투를 보았다. 다시 언제 성문 입구와 궁전 입구 쪽으로 가까워질지 몰라 지금 이동해야 했다. 안에 들어간 한예린이 우리가 망설이는 사이에 맞이한 위기에 죽게 될지도 몰랐다. 고민을 길게 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 같이 들어가자."


우리는 바로 내성으로 들어가 벽을 따라 달렸다. 그에 따라 궁전 입구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달리면서 궁전을 살펴보아도 특별한 장치로 보이는 구조물이나 벽화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궁전 외벽은 온통 기이한 문양들로 가득했다. 딱 봐도 어마어마하게 넓어 보이는 궁전의 내부를 두고, 굳이 외부에 트랩을 설치해두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되었다.


물 신발을 신고 신법을 펼치니 300m가 넘어 보이는 거리를 주파하는 데는 10여 초도 걸리지 않았다. 열린 문에 들어가기 전 독고진과 루시퍼의 거리를 한 번 더 확인하고는 넓은 홀에 발을 디뎠다.

급하다고 무작정 복도를 달려 지나가기에는 궁전 내부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었다. 이곳이 마황성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되었다.


바투아도 긴장했는지 머리카락을 꽉 붙잡고는 주변 경계를 도와주었다.

천가휘도 극도로 긴장한 상태로 옆에서 함께 걸었다.

알려지지 않은 몬스터나 함정 트랩이 있을지도 몰라 천천히 걸어 들어가며 홀 벽을 살폈다. 궁전 내부의 벽은 특이하게 어떠한 문양이나 그 흔한 가구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은 흰 벽이었다. 넓은 홀을 지나자 장정 10명이 나란히 걸어도 될 만큼 넓은 통로는 나타났다. 안 그래도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바깥에서 굉음이 계속 들려오니, 마음을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걷는 시간이 정신과 몸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은 오랜만에 겪는 일이다.

이러다 갑자기 독고진과 루시퍼의 싸움에 휘말려 허무하게 죽을지도 모른다는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밖에서 들려오는 굉음은 요란했다.

들려오는 소리가 멀어지거나 줄어들지 않았다면 같은 자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통로는 특이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통로를 걸었다.


얼마나 그렇게 나아갔을까.


긴장한 게 무색하게 그 어떠한 일도, 그 어떠한 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약간 휘어진 길을 걷고 걸어 시야 끝에 처음으로 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들어온 지는 어느덧 10분이 흐른 상황.

길이 끝나는 지점 너머로 아까 본 거대한 나무로 추정되는 밑동이 보이고 있다.

한예린이 가다가 몬스터를 만나 사고를 당했다면 피나 시체가 있어야 했다. 이곳에 올 때까지 못 본 걸 보면 지금 보이는 저곳에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큰 규모의 궁전 안에 의외로 길이 하나 밖에 나 있지 않아 해볼 수 있는 추측.

길게 생각해봐야 머리만 복잡해질 뿐, 이곳까지 온 마당에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이전처럼 주변 경계를 하면서 통로 끝으로 향했다.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바투아와 천가휘가 거의 동시에 말했다.

"용왕 느껴지지?"

"누군가 있어요."

수분감지 능력 범위 끝에 한 사람이 걸렸다. 눈을 감고 집중하니 그 사람이 어떤 생김새의 사람인지도 느껴져 왔다.

"예린 씨다.


가까워질수록, 한예린의 목소리가 바깥에서 울리는 굉음 사이로 들려오기 시작한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따라고 하는 건데."

우리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걷는 속도를 높였다. 들려오는 목소리가 빠르게 커져갔다.

"아무리 봐도 혼자서는 불가능한데."

통로 끝, 나무만 보이던 시야에 한예린이 손가락을 깨물며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린 씨!"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우리 쪽을 쳐다보았다. 놀라는 표정을 보면서 끝내 넓은 공터에 도착해 그녀와 마주 섰다. 공터 중앙에는 거대한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나무 주위는, 꼭 성벽의 해자같이 못이 둥글게 형성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냥 못처럼 안에 물이 채워져 있었다면.

또 그냥 앙상한 나무만 있었다면 놀랄 일은 없었을 풍경이었다.


못을 가득 채운 흰 뱀을 보는데 이상하게 그 광경이 낯설지가 않았다. 보자마자 예전에 본 비슷한 풍경이 떠올랐다.

예전에 팔라노니 보초에서 보았던 흰 뱀 이름이 뭐였더라? 레브나스? 레브나르?

아무튼.

못에 가득한 흰 뱀은 그렇다 하더라도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거대한 금색 뱀이 정확히 우리를 직시하는 모습은 소름 돋게 만들기 충분했다.

눈동자를 크게 늘렸다가 줄여드렸다가 하는데 꼭 속을 꿰뚫어보는 느낌이 들어 소름이 오싹 돋았다.


"어떻, 어떻게 이곳에 오신 거에요?"


한예린은 더듬더듬 당황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열쇠를 만진 사람은 입장 권한을 얻어, 문이 열려 있는 상태면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었다. 독고진과 파티를 맺은 날 저녁에 열쇠를 돌려가면서 구경했던 모두였다.


"도와드리러 온 겁니다. 뭐 루시퍼에게 피해를 줄 트랩 같은 것, 발견한 거 있으세요? 지금 독고진님이 루시퍼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게, 저기. 그러니까."

당황하던 것도 잠시.

한예린이 세 곳을 가리키면서 말을이었다.

"트랩은 잘 모르겠는데요. 저 3개의 열매가 아무래도 특수한 아이템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연, 앙상한 나무에는 어울리지 않은 실한 열매 3개가 열려 있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장소에, 뱀에 둘러싸여 보호받는.

썩은 과일도 아닌 누가 봐도 잘 익은 저 열매가 귀한 아이템이 아니라고 생각 안 할 유저는 절대절대 없을 것이다.


리커버리 마법서는 아니라 해도 분명 엄청난 아이템인 건 확실해 보였다.

"루시퍼에게 피해를 줄 아이템일지도 몰라요."

그럴지도 몰랐다. 채집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었다.

"채집 시도해 보셨어요?"

"저기 통나무 다리보이죠? 건너가려고 시도해봤는데 저기 금 뱀이 바로 공격해왔어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서 운 좋게 뒤로 넘어지지 않았다면 공격을 허용했을지도 몰랐을 거에요. 못 영역에 들어오면 무조건 공격해오는 거 같아요."

이 말과 함께 인벤토리에서 지팡이 하나를 꺼내 못 영역으로 집어넣었다. 금 뱀이 엄청난 속도로 다가와 지팡이를 물려고 했다.

보고 반응하면 지팡이를 못 빼낼 정도는 아니었다.

금 뱀에게 스킬 같은 것만 없다면 천가휘와 내가 열매를 채집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뱀이 스킬 같은 거 사용한 적은 있나요?"

"수십 번 지팡이로 낚시를 해봤는데 물려고만 했지 스킬을 사용한 적은 없어요."


흠.

대화를 나누다 금 뱀을 보니, 우리를 보고 있던 금 뱀과 딱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눈동자도 금색에 날름거리는 혓바닥도 금색이라 더 기묘한 느낌을 주었다.

볼수록 소름 끼치는 녀석일세.

그것보다..... 잠깐.


"잠시만요."


못 영역에 들어가면 공격해오는데, 굳이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수력 스킬로 빼 오면 되는 거 아닌가.


"한 가지만 실험해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같이 찾아보죠."


세 개의 열매 중 먼저 석류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물줄기를 만들어내어 열매를 감싸 힘껏 잡아당겼다. 일반 남성이 잡아당기는 것보다 훨씬 강한 힘인데도 열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2중첩 파동을 만들어낸 뒤 다시 잡아당겨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오드 아이와 바투아의 도움을 받아 물의 힘을 더해보았지만 첫 번째 열매는 열매답지 않은 끼긱 거리는 소리만 내며 떨어지지 않았다.

이거 사람이 뽑을 수 있기는 한 건가 싶어 헛웃음이 났다.

그다음 좀 떨어진 곳에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주먹만 한 크기의 포도알 열매에게도 똑같은 시도를 해보았다.

두 번째 열매는 그래도 더 요란하게 끼기긱 소리를 내어, 계속 시도해보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는 했다.

일단 세 번째 열매에게도 시도해보고 나서 안 되면 두 번째 열매를 공략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세 번째 열매는 사과와 똑같이 생긴 열매.


첫 번째, 두 번째 열매와 달리 세 번째 열매는 잡아당기자마자 끼긱대는 소리를 낸다. 바투아의 도움을 받으니 그 소리는 훨씬 커져 주변에 울려 퍼졌다.


오, 오! 뽑히고 있는 거 맞죠?

형님 저 열매는 뽑힐 거 같은데요?


한예린과 천가휘의 독려에 힘입어 더욱 집중해서 물을 움직였다. 시도한 지 몇 초가 되지도 않아 진짜 뽑혀 나오는 느낌이 물에서 전해져왔다. 분명 열매는 조금씩 조금씩 뽑혀져 나오고 있었다.

그 증거로 열매꼭지와 연결된 가지가 길어져 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열매를 감싼 물을 의지로 잡아당겼다.

노력의 결과는 이내 떨어져 나오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떨어져나오는 순간 메시지는 시야 한 편에 떠올랐다.


[뱀목에서 영과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마황 루시퍼의 체력, 마력, 상처 회복률이 영구적으로 300% 감소합니다.]


서로를 보면서 웃던 중에 또 하나의 메시지는 떠올랐다.


[마황성 내성 지형의 고유 특성효과가 발현됩니다.]


지형의 고유 특성효과.

지형의 특성효과는 특성이 있는 대지 위에 머문 몬스터나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 사람에게는 해로운 효과가, 반대로 몬스터에게는 이로운 효과가 주어진다고 알려져 있었다. 둘 중에 뭐가 되었든 간에 루시퍼를 죽여야 하는 우리에게는 달갑지 않은 메시지였다.


[인간이 내성에 입성한 지 1시간이 경과했습니다. 그에 루시퍼가 1단계 각성을 이룹니다. 소모된 마력과 체력과 상처가 모두 회복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마황기의 위력이 20% 상승합니다.]


메시지의 내용을 읽고 있을 때 고함은 들려왔다.


"용환아! 가휘야! 살아 있으면 빨리 나와!"


백상우의 목소리에 가휘가 한예린에게 다가가 말도 없이 안아 들었다.

메시지를 보았기에 한예린은 거부하지 않고 양손으로 목을 감싸 달리기 쉽게 안겼다.

난 손에 쥔 열매를 인벤토리에 넣으면서 통로를 달렸다.


쿠궁 쿠궁!


궁전이 들썩거렸다.


콰아아앙!


우리가 지나온 자리에 검은빛 뭉치와 순백의 빛 뭉치가 뚫고 들어와 터져나갔다. 몇 초 더 나아가다 이번에는 앞쪽에서 뚫고 들어와 궁전 일부가 부서져 내렸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 터져나간 자리를 통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궁전을 나와 본 풍경은 피를 토해내며 쓰러지는 독고진과 루시퍼에게 용 형상의 강기를 날려 보내는 백상우의 모습이었다.


입구까지의 거리는 얼추 700m 정도는 되어 보였다. 이 정도 거리는 마음먹고 달리면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천가휘와 난 전력을 다해 입구로 달렸다.


"이놈 못 막아! 빨리 빠져나가!"


백상우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외친 고함 같았다. 백상우는 이전에 날려 보냈던 용보다 두 배는 큰 용을 루시퍼에게 날려 보내고는 독고진을 들쳐멨다. 입구에 다다르는 속도를 우리와 비슷하게 맞추려는 지 뒤를 연신 힐끔거리며 루시퍼가 용을 막아내는 것을 보았다.

고작 몇 초의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루시퍼가 잔상을 남기고 사라져서는 돌연 백상우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검은 기류에 휩싸인 주먹을 가까스로 피해 독고진과 함께 땅을 떼굴떼굴 굴렀다.


지켜보던 헤르마누와 유저 두 명이 내성 입구 앞에 들어와 일제히 마법을 날려 보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백상우가 독고진을 업고 무사히 입구를 빠져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가 두 사람에 이어 입구를 빠져나갔고 이어서 천가휘가 뛰쳐 들어왔다. 정확히는 마지막 한걸음에, 검은 기류가 천가휘의 뒤를 잡아 폭발에 떠밀려서 들어오게 되었다.


"가휘야!"

백상우가 외쳤다.

입구를 넘어왔음에도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가휘야!"

그 속에서 난 피를 엄청나게 흘리는 천가휘에게 달려가 안아 들었다. 울컥 눈물이 차올라 시야가 뿌옇게 물들었다.

"으윽-"

마지막 루시퍼의 공격을 막으려고 검을 휘둘렀던 오른손이 사라지고 없었다.

오른손잡이 검수인 천가휘의 오른손이.

바투아가 실드를 만들어주었는데도 입게 된 피해다.


리커버리 마법을 반드시 구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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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3 21.06.06 1,371 67 13쪽
47 47화 +1 21.06.06 1,387 67 11쪽
46 46화 +3 21.06.05 1,437 6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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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 +2 21.06.03 1,509 74 20쪽
41 41화 +1 21.06.02 1,611 75 19쪽
40 40화 +3 21.06.01 1,611 67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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