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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님의 서재입니다.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발라더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7.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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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6.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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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56화

DUMMY

죽음의 기사는 강했다. 그러나 백상우는 죽음의 기사 한 명 정도는 이길 수 있는 뛰어난 무인이었다.

분명 백상우는 이기고 돌아왔음에도 표정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전투 내내 치료마법을 계속 받았다는 점과 틈틈이 헤르마누의 마법지원을 받았다는 점이.

그러고도 죽이는 데 30분이나 걸렸다는 점이 만족스럽지 않아 자기 자신을 자책하게 만들었다.

만약 한 녀석이 아니라 두 녀석을 동시에 마주쳤다면? 아니면 그 자리에서 4명의 기사 모두를 만났다면? 누군가는 다치거나 죽거나 하지 않았을까?

어제저녁 늦게 백상우가 약간 취기가 올라 한 말에 난 어떠한 답도 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서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솔직히 백상우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기사 한 명 정도는 끝까지 싸웠더라도 이겼을 실력자였다.

물론 무사히 이겼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압도할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면 상처와 힘이 지속적으로 회복되는 상대를 제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백상우는 자기 때문에 잘못했으면 일행들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든 생각은 사람이 강한 무력을 갖추었든 아니든, 돈이 많든 적든 누구에게나 걱정거리는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면 게으르지 않은 이상에는 채우고자 하는 게 사람이라는 점을 오늘 난 또 깨닫게 되었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도 두 시간만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백상우와 딱 맞은편 방에서 나오다 마주치게 된 우리였다.

이럴 때 보면 참 잘 맞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남자한테 관심 없다."

이 와중에도 농담을 하는 백상우를 보며 새벽 댓바람부터 웃고 말았다.

"어지간하다 너도 참."

우리는 바투아가 경계를 서주는 마당 아래에서 함께 수련을 이어갔다. 백상우는 요즘에 내 마력을 지원받아 물속에서 수련을 이어가고는 했다.

마력이 몸에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스킬을 사용할 때 몸에서 빠져나가는 마력 양을 느끼고 체크하는 것 또한 내게는 수련의 일환이었다.


오늘도 백상우는 마력이 거의 바닥이 날 때까지 물속에서 수련을 했더랬다.


이제는 바투아의 도움 없이도 물로 얼굴과 손을 닦거나 몸도 씻을 수 있어 생활은 더 편해지게 되었다.

"쪼오금~ 부럽네 네 능력."

수련을 마친 뒤 그 자리에서 물줄기로 몸을 빡빡 닦고 있으니 백상우가 쳐다보며 한 말.

"난 네 능력이 오히려 쪼으금 부러운데. 많이는 아니고."

솔직히 많이 부러웠다.

"이 형님처럼 되려면 그 정도 노력으로는 턱도 없지."

맞는 말이라 반박을 못 하겠다. 천고의 기재라 불리는 사람에게 내 재능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넌 무공에 재능이 확실히 있어 보여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내가 이룬 성취까지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갑자기 왜 칭찬을 해주나 싶었다.

"뭐 그때는 이미 난 더 높은 경지에 있겠지만. 고로 네가 이 형님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 보려면 더욱더 열심히 수련해야 한다는 뜻이지. 그러니 내일부터는 더 정진하도록 해라 알겠느냐?"

눼, 네.

최대한 얄미운 표정으로 말하고는 여관에 들어가기 위해 뒷문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에 기척도 없이 뒤에서 나타난 백상우가 목에 헤드록을 걸었다가 수초 뒤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도와줘서 고맙다.

남기고 간 말은 많은 뜻이 함축된 말이다.

참 좋아질 수밖에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백상우였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는 시작되어 아침 식사 시간에 모두는 한 테이블에 모여앉게 된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분위기가 뭔가, 사뭇 달랐다.

백상우는 어제 일로 그렇다고는 해도.

독고진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형님 무슨 일일까요?

옆 옆자리에 앉아있던 천가휘가 표정과 손짓을 활용해 뜻을 전해왔다.

옆에 앉아있는 한예린도 힐끔힐끔 독고진의 눈치를 보았다.

어제 중성 수문장 보스도 사냥하고 오고 내성 보스도 보고 왔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묵묵히 식사하는 독고진을 잠시간보다 옆 테이블에 앉아 간단히 식사하는 두 명의 유저를 보았다.

한예린이 데려온 유저였다.

독고진은 전에 말했었다.

만약 자신이 상대하기 힘든 괴물이 나타나면 사냥하러 가는 인원을 조율할 생각이 있다고 말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상황을 추측해보면 이 가정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설마 독고진도 긴장하게 하는 몬스터가 진짜 내성에 있기라도 한 것은 아니겠지.


"다 먹고 나면 잠시 내 방에 들리거라."


잠시 상황을 추측해보는 사이 어느새 식사를 끝마친 독고진이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며 백상우에게 한마디를 남기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 모두의 시선은 한예린에게 모여들었다.


"내성에 있는 보스몹인 마황 루시퍼가 아무래도 어르신께서도 승부를 장담하지 못할 정도의 몬스터인가 봐요."


놀라운 이야기에 백상우가 방금 입에 넣었던 큼지막한 갈비를 씹지도 않고 꿀떡 삼켰다.

"진, 짜? 사부님이 그렇게 직접 말씀하셨어?"

"힘을 최대한 비축한 상태로 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절 보호할 인원을 데려오라고 하셨어요."

백상우의 시선이 옆 테이블 유저들에게 닿았다가 다시 한예린에게 옮겨졌다.


"그래서 저분들 네가 데려온 거구나."

"네."

"사부님이 처음 뜻을 굽히실 정도면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갖춘 괴물이라는 이야긴데."

흐음 그렇단 말이지."

얼마 전에 심득을 얻으셔서 이제는 여남천 님한테도 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뒷말은 누구에게 한 말이 아니라 혼잣말이었다.

"여남천 님이 누군데?"

궁금해서 누군지 물었더니 천백 지역 제일 고수인 무신이라는 별호를 가진 분이라고 말해 모두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런 대단한 실력자의 뜻을 꺾게 한 몬스터는 도대체 어느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일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모두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식사를 하던 중에 정적은 찾아왔다. 잠시 멈추었던 식사를 약간의 시간 차이로 하나둘 이어갔다.


두 번째 보스인 로포칼레 역시 리버커리 마법서를 주지 않아서 이제 줄 가능성이 있는 몬스터는 루시퍼뿐이었다. 만약 독고진도 어쩌지 못하는 보스몹이라면 지금 우리의 전력으로는 못 잡는 몬스터라고 보는 게 맞았다.

백상우와 함께 사냥하러 다니면서 느끼게 된 건, 서로의 무공 수준 차이가 심하게 나면 옆에서 돕는 일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독고진이 루시퍼를 사냥할 수 있길 바라보며 평소보다 무거운 분위기의 식사를 마쳤다. 백상우는 식사를 끝마치자마자 독고진을 만나러 방에 들어갔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몰라도 기다림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백상우는 20분이 넘어서야 방을 나왔다. 뒤따라 나온 독고진은 오늘도 한예린과 함께 여관을 나섰다. 어제와 다른 점이라면 두 명의 유저가 더해졌다는 점.


원래 오늘 계획은 이전처럼 피의 하수인을 사냥한다는 계획이다.

남은 퀘스트 기한은 36일에 남은 피의 하수인은 380마리, 남은 피의 기사는 3개체였다.

이 정도 속도면 충분히 퀘스트를 클리어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독고진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던 백상우가 모두에게 말했다.

"이렇게 일부러 시간을 내서 도와주시는 헤르마누 형님, 그리고 니언, 가휘, 용환에게 모두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 하루는 아무래도 사냥을 취소해야 할 거 같아요. 다름이 아니라 사부님의 뒤를 따라가야 할 거 같아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어요. 사부님은 상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물러서지 않는 분이라, 상대가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존재면 위험하실 수도 있어요. 사부님이 루시퍼라는 괴물을 상대로 이길 수도 있지만 만약 지게 되면 싸움에서 진 사람을 루시퍼가 살려줄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몰래 뒤따라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야 할 거 같아요."


백상우는 방안에서 독고진의 마지막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 얻은 심득 전부를 전수해주었다는 말에 사태가 꽤 심각하다는 걸 모두는 깨달았다. 독고진은 항상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죽기를 바라왔다고도 말했다.


"개인적인 일로 계획을 틀어지게 해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몬스터로 분류되는 괴물은 사람에게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미안할 게 뭐가 있나, 길러주신 사부님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아마 이곳에 있는 모두가 자네 처지였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네."


헤르마누의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곳에 남아있어 봐야 따로 할 일도 없는데, 그럼 나도 같이 가도록 하세."

헤르마누와 천기휘와 내 생각은 똑같았다. 이번에도 이레니언은 빠지지 않고 함께 하기를 원했지만 이번만큼은 들어줄 수 없었다.

마황성은 독고진이라는 무인이었기에 활보하고 다닐 수 있었던 사냥터였으니까.

똑똑한 이레니언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끝까지 떼를 쓰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


"혼자서 사냥 나가지 말고 현실에 돌아가 아버님께 이곳의 사정과 안부나 전하고 오너라."


헤르마누의 말에 이레니언은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암흑의 성지 풍경이 오늘따라 유독 불길한 느낌을 주는 건 기분 탓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여기면서 마황성이 있는 방향으로 걸었다.

마황성에 어떤 몬스터가 있는지는 한예린에게 들어서 모두 알고 있었다.


*


한예린이 데려온 두 명의 남성 유저는 이전에 함께 마황성에서 사냥을 했었던 유저였다. 레벨은 각각 317과 319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고레벨 유저들.

초창기 멤버인 두 사람은 베테랑 유저답게 혁신이 일어났을 때도 크게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에덴이 얼마나 신비로운 세계인지 두 사람은 몸소 겪고 체험해보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특수 연계 퀘스트도 깨보고, 연계 퀘스트도 깨보고, 유적지 탐사와 미개척 지역도 수십 번 탐사해본 유저가 다름 아닌 두 사람이다. 그럼에도 살아남았을 정도니 실력 하나만큼은 어디 가서도 떨어진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는 없었다.


더 이상 놀랄 게 없을 것 같은 세상에 새롭게 유입된 한 사람이 오랜만에 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마황성 몬스터가 얼마나 높은 등급의 몬스터인지는 직접 겪어보았다.

길을 막는 몬스터 모두가 주먹질 한 번에 급소 부위가 터져나가며 사라져 갔다.

자신들이 할 수 없는 일이라 놀라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아는 사람 중에서 이런 일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놀라게 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

만나보지 못한, 레전드 등급 아이템을 보유한 세계 최상위 유저들의 실력이면 눈앞의 노인과 같은 위용을 보일 수 있을까?

이 생각도 독고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 정도로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이며 몬스터를 처리해갔다.

외성 수문장 마몬을 간단히 처리하는 독고진을 보았을 때 결국 둘은 참았던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이후에 입성한 중성에서도 위용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진 몬스터의 수준에 맞춰 더 강한 무력을 선보였다.

날아오는 마력 화살을 막으면서 뒤따르기 바빴다.

일류에 드는 무공을 배운 두 사람이기에 독고진이 얼마나 대단한 무인인지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

외성을 지나 중성 문에 이르는 데는 고작 1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중성 수문장 로포칼레는 지금까지 만나본 어떤 몬스터보다도 강한 몬스터.

강한 몬스터는 일단 기세라는 걸 뿜어내어 먼저 긴장감을 조성시키고는 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류와 느껴지는 기세가 실로 매서웠다.

독고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코앞까지 걸어가 마주 섰다.

처음 격전은 작은 소리로 시작되었다. 느리게 격돌하던 손과 발의 속도가 점점 빨라져 갈수록 소리 또한 커져 갔다. 빨라져 가는 속도에 따라 손과 발은 어느 순간부터 눈으로 좇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그나마 보이던 손과 발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검은 기류와 새하얀 빛은 생겨나 서로 부딪혔다. 굉음과 터져 나오는 기파에 거센 바람이 주변 일대를 계속해서 쓸고 다녔다.

세 유저는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꾹 누르면서 전투를 지켜보았다.


격렬한 전투는 20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어떠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풍경만 봐도 누가 우세한지는 알 수 있었다.

전투는 전조도 없이 딱 한순간에 멎었다.

빛의 물결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한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독고진 말고는 없었다

탄성을 내뱉으면서 보던 두 남성 유저는 끝내 사라져 가는 로포칼레를 보며 경악하고 말았다.

토란인이 어나더 월드를 시작한 지는 이제 한 달 반 조금 넘긴 상황에 보게 된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최상위 유저들도 독고진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독고진은 로포칼레를 사냥한 뒤 그 자리에서 한동안 눈을 감은 채 숨을 골랐다. 따로 운기조식을 하지 않아도 내공은 단전에 차올랐다. 그가 오른 경지는 뒤따르는 세 명이 상상할 수 없는 높은 경지였다.


"어르신 제가 보조할 수 있게 허락해주시면 안 될까요?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보조 스킬을 걸어드리면 신체능력도 더 강해지고 체력이나 마력도 빠르게 회복되게 해드릴 수 있어요. 마몬 로포칼레 루시퍼 같은 악마계열 몬스터에게 주는 타격에 힘을 보태줄 가호도 내려드릴 수 있구요."


두 남성 유저는 한예린의 말에 의문을 떠올렸다. 로포칼레를 사냥하고도 생채기 몇 개만 생긴 독고진에게, 아무리 중성보다 뛰어난 몬스터가 있을 내성이라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예린의 말에 독고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인은 자신의 힘과 몸과 정신을 갈고 닦아 성장하는 이들이다. 자신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니라. 다른 힘을 부여받아 기대다 보면 정기신精氣神은 흐트러지고 힘을 기르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법이다. 행여 내가 위험해 보이더라도 어떠한 주술도 내게 걸지 말거라. 그 행동이 내게는 더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으니."


독고진의 뜻은 처음과 변함이 없었다. 자신의 힘을 과신해서라기보다는 사부로부터 이어받은 철학과 고집이었다. 아직 어나더 월드가 주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구인도 적응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따라 들어오지 말고 안전하게 이 문 앞에서 기다리거라."

다른 건 몰라도 이 말만큼은 한예린도 들어줄 수 없었다. 지구인에게는 지구인이 적응해온 방식이 있었으니.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후에 이곳에 들릴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그 요구는 들어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분명 내성 안에는 루시퍼를 약화시킬 수 있는 장치가 있을 거예요. 다음에 들릴 사람을 위해서라도 전 장치를 찾을 생각이에요. 어르신이 루시퍼를 죽이지 못하면 1년 2년, 아니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냥하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토란과 나스탈에도 포털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으니 마암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생겨나게 될 거에요. 마암병은 마법 리커버리가 아니면 치료할 수 없는 병이에요. 만약 루시퍼의 시선을 끌어 제가 죽을 위기에 처하더라도 보호해주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하는 일은 수십 수백만 사람들을 살릴 수도 있는 일이니 부디 이번 일만큼은 말리지 않아 주셨으면 해요."


운 좋게 빠르게 찾아낸다면, 이번에 루시퍼를 약화시켜 어르신이 사냥하는 데 성공한다면, 루시퍼가 리커버리 마법서를 떨군다면 제 어머니는 살 수 있어요.

한예린이 뒤에 하지 않고 꾹 삼킨 말이었다. 앞에 말은 허울 좋은 명분일 뿐.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할 거라고 의사가 말했던 게 어느덧 5일 전의 이야기였다.


한예린이 내성 성문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죽을 각오도 되어 있었다.

이윽고 마주한 내성의 성문 앞.

가벼운 터치에 열리는 성문 사이로 궁전을 병풍 삼아선 한 인형이 모두를 보며 웃어 보였다.


"나와 마주할 시간을 기다렸구나 너도."


독고진이 땅을 박차 앞에 서 있는 루시퍼에게 쏘아져 갔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굉음이 내성에 쩌렁 울려 퍼졌다. 미는 힘에 떠밀려간 루시퍼는 궁전 한편에 처박히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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