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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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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작품등록일 :
2019.02.04 17:31
최근연재일 :
2023.10.23 21:19
연재수 :
492 회
조회수 :
14,971
추천수 :
584
글자수 :
2,078,347

작성
19.02.04 20:48
조회
20
추천
1
글자
8쪽

377화, 별실.

DUMMY

'에...에엥?'


파르르...눈 밑이 맥없이 떨렸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노크도 너야?!'


누가 이와 중에 쌩뚱 맞게 노크를 하나 했더니만!


케인은 심드렁하게 식당 안을 둘러보더니만.




"나와도 된다며."




'야! 그게 아니지!'


이렇게 뻔뻔하게 나왔다.


아니 석방을 내리긴했지만!




"누가 나오지 말래?! 왜 하필 지금 여기로 오냐는...헉...!"




옆을 돌아보기가 무섭다. 그도 그럴게.


'끄으으...으음.'


케인과 마주한 아로와 그의 수호자의 눈빛이 숨막히게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어!'




"내 자리는."




아침을 먹지 못 한건지. 대뜸 자기 자리 부터 찾고 본다.


'여기에 네 자리가 어디 있겠냐고...'




"제 자리에 앉으세요."




아랑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자리를 케인에게 양보했다.




"넌?"


"전 초아 옆이라면 어디든 상관 없어요. 식사도 마쳤고요."


"야! 멋대로 앉히지마!"




그웬이 비명처럼 소리치자 케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시끄럽게...나라고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그럼 왜 온건데! 죽으려고 왔어?!"


"앗, 그웬!"




'흐엑...!'


그웬의 발 밑부터 차가운 냉기가 피어 올랐다.


바닥은 냉기에 빠른 속도로 얼었고. 얼어버린 바닥에서 송곳같은 고드름이 치솟아 케인을 위협했다.


쉐도우가 중재했지만 순식간에 치솟은 고드름은 케인의 목 언저리까지 다달았다.


냉기 서린 고드름이 제 목 가까이 다가와도 케인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고 같잖다는듯 눈을 흘겼다.




"이런 식으로 시간 축낼 생각 없어. 보기 싫고, 듣기 싫으면 나가. 안 말려."


"네가 쳐들어온거잖아!!"




'그래, 맞아!'


케인의 태도에 그웬은 불 같이 화를 냈다.


어지간히도 열 받았는지 저 작고 귀여운 얼굴 위로 핏줄이 울컥 솟아있었다.


왠지 그웬의 심정이 이해됐다.




"너 이 새끼 그냥 죽...!"




터업!


큰 손 하나가 그웬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웬. 주군과 아가씨 앞이니까 섣부른 행동말자, 응?"


"으으읍!"




쉐도우에게 입이 막힌 그웬은 바둥바둥 거리며 무의미하게 거부했다.


'아아..정말. 이게 뭐야. 분위기가 살벌해질대로 살벌해졌잖아.'


아로와 수호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케인에게 다가갔다.


꽈악- 케인의 소매를 힘껏 잡아당기자 케인이 기우뚱 거리며 고갤 숙였다.




"도대체 뭐하러 온거야? 조용히 얘기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내가 망쳤다..이 소리야?"


"그럼 아냐?"




'분위기를 보라고!'


이럴 줄 모르고 온 것도 아닐테고. 똑똑한 애가 분위기 파악을 못 할리도 없을테고.


나를 따라 곁눈질로 아로를 본 케인이




"왜 온거야?"


"네가 어제 부탁했잖아."


"내가?"




'어제?'


내가 어제 뭐라고 했더라.




"아, 아...회담 장소 말이야?"


"그래, 그거. 네가 했던 말. 새벽에 엘븐에 전달했고 오늘 자정에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어."


"그 얘기 하려고 온거야? 그런건 나중에 얘기 해도 될...음?"




'...네?'


케인이 방금 뭐라고 했더라?


"오늘 자정에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어." 라고...




"뭐?! 오늘?!"




'오~느을?!'


이게 무슨 소리야? 회담이 오늘이라니!


케인이 다시 똑바로 서선 고개를 끄덕 거렸다.


탁, 탁- 누군가 식탁을 두드렸다.


션이였다.




"아가씨,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지금 들은 얘기 말씀인데...오늘 자정이라니. 회담이 오늘 자정이라는 말씀입니까?"


"다 들어놓고 뭘 물어."


"태양, 그걸 왜 당신이 멋대로 정하는 겁니까?"




션이 단안경을 고쳐쓰며 사무적으로 물었다.




"내가 정한게 아니라 엘븐의 최고 지도자의 결정이다. 불만 있으면 저 쪽에 얘기 해."


"그렇다면 엘븐에선 타란의 최고 통치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겁니까?"


"이 상황에 그런 쓸데없는 소리나 하고...꽤 여유롭네, 타란은. 너무 여유 부리면 또 뒷통수 받을텐데."


"케인!"


"말씀...가려서 하시는게 좋을겁니다."




션의 입술꼬리가 삐걱 거렸다.




"그럼 시비걸지마. 나도 허투로 시간 보내기 싫거든."




'엥? 왜 날 봐?'


느닷없이 케인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이 녀석들한테 어제 그 얘기했어?"


"그 얘기 중이였거든. 근데 진짜야? 오늘 자정에 회담을 하겠다는게."


"그래. 왜?"


"조금 갑작...스러워서."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해치우고 싶은데...저쪽에서 시간 좀 달라고해서 자정으로 한거야. 네들도 준비할게 있다면 자정까지 준비해둬."




'으음...?'


그 얘기는.




"결국 네가 정했다는거잖아!"


"읍읍! 푸핫! 아-! 짜증나! 죽일래!"




그웬은 결국 쉐도우 손에 끌려 식당 밖으로 내보내졌다.




"그게 뭐 어쨌다고. 어차피 준비라고 해봤자 별거 없잖아. 그리고 네가 어제 와선...됐다. 말을 말아야지."




'급한 일처럼 와선 사람 속을 들었다 놔놓고...'


케인은 내게 손을 내젓더니 "쯧!" 하고 신경질적으로 혀를 찼다.


'뭐야? 왜 또 저래?'


하여간에 성격 나쁘다니까.




"준비할게 없긴 왜 없어. 회담 장소는 달이라고. 여기 있는 우리야 바로 텔레포트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엘븐은 그게 아니잖아. 엘븐에서도 텔레포트 할 수 있게 정보를 보내준다던지 해야되는데...오늘 자정이면 너무 갑작스럽다고."


"필요없어. 내가 할거니까."


"엥?"


"텔레포트 내가 한다고. 여기든, 저기든."


"......"


"난 백색의 달에 간 적도 있고 광범위 텔레포트가 가능하니까...뭐야, 왜 그렇게 봐?"




'호오오오...'


잘난척 같아서 대부분 재수없어 보였지만 이렇게 가끔씩은.




"아주 잘났어. 정말로."


"시비냐?"


"아니, 감탄이야."




'그래서 뭐랄까...엄청 의지가 된달까나.'


괜히 얘기했다간 당연한걸 뭘 또 말하냐고 할것 같아서 생략했다.




"그런데 넌 여기 있는데...저쪽 사람들을 어떻게 텔레포트 한다는거야?"


"남쪽 별궁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제약없이 통제와 관리가 되도록 구현한 별실이 있어. 거기로 들어온다면 텔레포트 쯤이야. 쉽지."


"와.."




공간을 다룬다는거 생각보다.


'편리하잖아!'


요컨대 케인의 공간을 다루는 힘이란.


일정 공간을 구현하고 그 공간 안의 생물이나 사물을 제압과 통제 하는 것.


'케인의 월등한 마나와 구현력은 공간의 구현과 통제의 범위를 더욱 보강할테지.'


불현듯 황금빛 노을과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밀알의 감촉이 떠올랐다.


'생생했었지, 그거. 텔레포트해서 이동한 실제 장소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런 대단한 힘을 가진 케인을 무슨 수로 상대한담. 기억이든, 추방이든.




"그런데 그런 별실은 왜 만든거죠?"




호기심어린 아랑의 질문에 케인은 움찔 몸을 떨었다.




"누구 좀...피하려고."




황금빛 동공에 지진이 일었다.


케인이 저런 반응을 보일 사람을 딱 한 사람 뿐이지.




"그거 설마...바이키티?"


"......"




정곡을 찔렸는지 흠칫 거렸다.


긍정하지는 않았지만 파리해진 그의 안색을 보니 알것 같았다.


'저 케인이...얼마나 시달렸으면 저래?'


이렇게 보면 꼭 대단한 것 같지 않단 말이야.




"만약도 대비하고."




'응?'


황금빛 시선이 순간 내게 향했다가 멀어졌다.




"요약하면 자정까지 회담 준비를 해야된다는 소리군. 알겠다, 자정까지 준비하겠다."


"왠일로 마음에 드는 소릴 하네."




케인이 피식 코웃음을 쳤다.




"초아."




아로가 나를 불렀다.




"네?"


"네게 더 할 말이 있었던것 같은데."


"아...네. 물어볼게 있어서요."


"회담 준비를 마치는대로 시간을 내겠다. 그래도 되겠나?"


"네. 고맙습니다."




살풋 아로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지만 빠르게 사라졌다.


아로와 그의 수호자들은 회담 준비를 위해 식당을 나갔다.


나가는 와중에 쉐도우는 전 날 그웬이 그랬던 것처럼 내게 몸에 좋다는 온갖 재료가 들어간 주스 한잔에 들이밀곤 떠났다.


녹색인지 갈색인지 모를 껄쭉한 주스에서 쓰고 단 내가 확 풍겼다.


'먹기 싫어...'


오만상을 찌푸리며 잔만 들고 있는 내게 아랑과 케인이 성큼 다가왔다.




"뭐하고 있어. 마셔."


"눈 딱 감고 쭉 들이키세요."




'아...'


이럴 줄 알았다면 나부터 나갈걸.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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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387화, 동맹 아니였나요? 19.02.04 2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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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384화, 푸른 보름달이 뜬 그 날. 19.02.04 21 1 7쪽
384 383화, 허상의 구현자. 19.02.04 2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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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372화, 부담. 19.02.04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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