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동주'라고 합니다.

전생 킬러, 이번 생은 천재배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동주]
작품등록일 :
2024.02.21 16:19
최근연재일 :
2024.04.04 16: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642,290
추천수 :
18,542
글자수 :
235,143

작성
24.03.10 16:20
조회
16,305
추천
488
글자
12쪽

전투

DUMMY


두근-


박동이 한층 강해졌다.

위험이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신호다.


덜컹.


비포장도로.

그리고 방탄 밴.


‘그냥 길을 막고 기습하진 않겠지.’


상대가 이걸 모를 리 없다.

묵직한 차량으로 덮칠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걸 미리 알린다고 뭐가 달라질 건 없다.


‘운전자도 용병, 믿을 수 있지.’


그래서 내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곧이다.

금방이다.

바로 눈앞에 닥친 위협이 있다.


‘지금인가?’


기습하기 적당한 환경이 있다.

사방이 뚫려있는 평지라면 이곳에서도 보이니 기습은 힘들다. 하지만 저 앞에 있는 언덕, 그리고 좌우로 숲과 건물이 있다면-


‘여기군.’


충격에 대비했다.

그러자 조수석에 있던 네리도 덩달아 긴장하고 충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에 씨익 웃었다.


‘역시.’


저것도 충분한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몇 번 사선을 넘나드는 전투를 경험하고 뛰어난 지휘관 아래에서 잔뜩 팽팽해진 공기의 흐름을 경험해 본 이후에나 배운다.


번쩍-!


전조등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동시에 운전자가 핸들을 꺾는다. 대각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스치도록, 꽤 깊은 도랑에 머리를 박는다.


콰아앙!


나는 정신을 잃지 않는다.

충분히 대비했고 신체 능력은 좋다.

좌우를 살폈다.


‘심각하게 다친 사람은 없군.’


나와 네리를 제외하고 전부 기절했다.

운전자도 핸들을 돌리면서 충격에 대비하지 못하고 기절했다. 충격이 클 것을 알면서도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다.

역시 훈련받은 용병은 다르다.


‘차량 세 대.’


두두두두!


우리를 박은 차량에서 네 사람이 나와 소총을 연사로 당긴다. 방탄 밴은 생각보다도 강한 방탄인지, 최소 몇 분은 견딜 수 있어 보였다.


‘넷, 다섯, 다섯.’


적은 총 14명이다.

뒤이어 오던 중간 스탭 차량은 괜찮아 보였지만, 그 뒤에 오던 용병 차량은 전복되었다.

기절하거나 다쳤을 것이다.


‘지원이 없을 수 있겠군.’


나는 네리를 바라봤다.

그녀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정신 차려!”


그녀의 어깨를 꽉 쥐었다.

그러자 조금씩 정신을 차린다.

나는 기절한 운전자를 당겨 뒷좌석으로 보내고 앞으로 옮겨 탄다. 자연스럽게 차량 잠금장치가 잠겼을 거고, 운전석이 아니면 풀기 힘들다.


달칵.


나는 잠금을 풀었다.

그리고 운전석을 열어 밖으로 나가기 직전, 네리가 날 강렬하게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이쪽으로 나갈 거야. 내가 앞을 맡을 테니, 네리 당신은 뒤를 맡아.”


어차피 엄호는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눈빛이 살아있다면 뒤를 맡겨도 되겠지. 하지만 그녀의 능동적인 협력을 바란다면, 한 마디 해주는 게 좋다.


“당신, 뭐야!”

“내 뒤를 맡겨도 되겠나?”


약간의 도발.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겠나?


“······당연하지!”


역시 그녀의 눈빛이 더욱 강렬해진다.


툭.


나는 기울어진 운전석 문을 열었다.

그러자.


훅.


몸이 아래로 빨려 들어간다. 그녀 또한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며 따라온다.

바닥에 착지하기 직전, 고랑에 기울어져 아래로 늘어진 문 밑으로 적의 총구가 보였다.


타앙-!


하지만 쏜 건 내가 먼저다.

적 미간에 구멍이 뚫렸다.


“뒤를 맡아!”


내가 외쳤다.

아직도 네 명의 테러범은 방탄 밴을 부수기 위해 쏘아지고 있다. 소음과 빛 때문에 빠져나온 걸 모른다.


“아군 4명 엄호를 시작한다!”


무전이 된 모양이다.

4명이면 나쁘지 않다.


두두두두!


뒤쪽에서도 총격이 들렸다.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작전을 변경한다.


“날 따라와.”

“뒤를 맡으라며-”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움직였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완전한 지휘관으로 인정받기는 힘들겠지.


두근-


심장 박동이 귓가를 울린다.

그리고 세상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한다. 집중력이 대폭 상승하고 긴장감이 공기의 흐름을 바꿔놓았을 때, 내 감각에 파악된 모든 정보가 하나의 시뮬레이션으로 눈앞에 떠오르는 듯했다.


후욱.


총구의 끝이 눈앞에 나타난다.

갱단은 빠르게 움직인다고 움직이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 총구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떨리는 손이 방아쇠가 아닌 안전장치에 가 있는 것까지 슬로우모션처럼 보였다.

그의 눈동자가 내가 아닌 자동차 안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움직였고, 그 직후 내게 시선이 움직이며 손가락도 방아쇠를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겐 충분히 긴 시간이다.


타앙-!


그의 미간에 구멍을 낸다.

동시에.


“엄호해.”


꽤 깊은 고랑이다.

올라가야 한다.

시야가 완전히 밝혀진 곳은 아니지만, 앞과 뒤에서 들리는 소음과 미리 세어놓은 적의 수를 알면 가늠할 수 있다.


‘이곳을 겨냥하는 사람은 아직 없다.’


그렇다 해도 무작정 몸을 들이밀진 않는다. 머리부터 밀어 올리며 눈으로 스캔을 마친다.


‘없다.’


훌쩍.


나는 그대로 위로 올라와 끝으로 우회했다. 하지만 그 전에, 나를 발견한 갱단 한 명이 보였다.

하지만 그 순간.


홱.

타앙-!


그는 나에게 총구를 겨누기는커녕 나를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했다.

그 총성에 다른 갱단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려고 했지만, 전방의 엄호 사격 때문에 불가능했다.


“잘 따라오는군.”


내 뒤를 바짝 따라온 네리를 보며 말했다. 그녀는 호흡이 거칠어졌지만, 금세 되돌리며 말했다.


“당신, 미쳤어?”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적의 총구가 더 빨랐다면, 그리고 내 총구가 느렸다면. 혹은 내 총알이 적을 맞추지 못했다면 위험했겠지.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놓칠 일도 없고, 적의 총구가 나보다 빠를 일도 없다.


“알베르토가, 이렇게 가르쳤나?”


궁금했다.

그녀가 알베르토와 함께 전장에 나선 적이 있다면,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당신, 정체가 뭐야.”


네리가 나를 경계했다.

하긴, 너무 갑작스러웠나.

대답을 듣긴 글렀다.


“특수팀이었지만.”

“······!”

“지금은 멕시코 용병이 된 최대성.”

“······?”

“역할의 박서진.”


나는 피식 웃었다.

요즘 농담을 배우고 있다.

일반인(?)이 되려는 노력 중 하나다.

그렇게 말하곤 앞으로 튀어 나갔다.


“이봐!”


나의 시선은 정면을 향했다.

적의 좌측이다. 이쪽에서 보면 적이 일자로 주르륵 서 있다는 뜻이다.


타앙-!


일단 어깨가 삐죽 나와 있던 용병 한 명. 그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동시에 머리에 한 방 더 쏜다.

그러자 그 뒤의 갱단이 이곳을 바라본다.

나는 빠르게 다가간다.


타앙!


맞추려고 쏜 게 아니다.

다시 고개 처박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뜻이었고, 나는 곧 코앞까지 다가갔다.


“으아악!”


갱단이 내게 달려든다.

거리가 가까워 총을 쏘긴 힘들다.

하지만 이걸 노렸다.


툭.

퍼억-! 콰직!


단검을 쳐내고 오른쪽 옆구리를 가격했다. 그 충격에 상체를 숙이면 무릎으로 인중을 부순다.

그리고.


타앙!


뒤통수에 총알을 꼽는다.

확실히 일반 갱단은 아닌 듯했다. 격투술이나 총을 사용하는 것도 전문적이진 않지만, 훈련받은 느낌이다.


두두두두!


다시 앞에서 총격이 시작된다. 앞에서 총격이 쏟아지고 옆에서는 내가 다가가니 패닉이 온 것이다.

하지만 난 기다려주지 않는다.


홱!


한 놈의 옷깃을 잡아당겨 소총을 쳐내고 턱을 갈긴다. 하지만 덩치가 있는 놈이고 격투를 배운 모양인지 한 번에 기절하지 않는다.


퍼억! 툭, 퍼억! 콰직!


몇 번의 합.

그리고.


타앙!


근접격투술엔 권총까지 포함이다.

턱 아래서 머리를 관통한다.

그리고.


홱!


저 멀리서 갱단이 고개를 내민다.

하지만.


타앙-!

털썩.


총성은 뒤쪽에서 들렸다.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렸다.


“빌어먹을! 그렇게 빠르면 어떻게 엄호하라고!”


네리가 당긴 방아쇠였다.

나쁘지 않은 엄호였다.


와락!

투욱, 퍼억! 콰직!

타앙-!


방금 죽은 놈까지 8명이다.

이제 6명 남았다.

나는 그대로 달렸다.


‘시간을 끌어서 좋을 건 없어.’


갱단이라면 근거리에 지원이 있을 수 있다. 또, 방탄 밴이라도 충격이 컸다. 폭발이나 다른 사고가 나기 전에 빠르게 처리한다.

하지만 이곳엔 나 혼자가 아니었다.


두두두두!

털썩! 털썩!


용병이 드디어 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총격에 갱단 두 놈이 더 죽었다.

나와 네리가 다가간다.


홱!


한 놈이 뒤로 달린다.

안 된다는 걸 깨달은 거다.


‘이제 끝났군.’


타앙-!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다.

네리와 용병들이 도망치는 갱단을 빠르게 처리한다. 두 놈은 다리만 쏴서 살려두는 걸 보면 물어볼 게 있는 모양이다.


‘난 빠져도 되겠군.’


이제 밴에 있는 사람을 구할 때다.



* * *



구윤정은 정신을 차렸다.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았다.


둥둥둥둥!


세상이 마구 울린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휘청거렸고 귀엔 물이 가득 찬 것처럼 먹먹했다.


후우욱-


숨을 쉬는 것도 힘들었다.

차 사고인가.

번쩍하더니 정신을 잃었다.


끄응.


그녀는 손바닥으로 두 눈을 꾸욱 눌렀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따듯하고 축축한 게 느껴졌다. 피라도 난 모양이지만, 사고라면 이깟 피가 문제가 아니다.


‘박서진?’


그녀는 뒷좌석이다.

저 앞에 혼자 멀쩡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조수석에 앉은 안내인과 이야기를 하더니 운전석에 있던 사람을 끌어당겼다.


‘······죽었어? 기절인가.’


비명을 지를 만한 상황이지만, 그녀의 몸 상태는 그럴 힘도 없었다. 그저 정신을 부여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그리고 뭐라 이야기를 한다.

스페인어 같다.


툭.


박서진은 옆으로 기운 문을 열고 밑으로 내려갔다. 그 장면을 본 안내인도 잔뜩 인상을 쓰곤 소총을 들고 내려갔다.


‘무슨 일이지?’


타다다다당!


그제야 먹먹했던 귀가 뚫렸다.


“뭐야, 도대체.”


총소리다.

그리고 자동차 문과 유리에 수십 발이 넘는 총알 자국이 보였다.

이 밴이 방탄이라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저 자국과 굉음이 실탄이 아닌, 공포탄이라도 된다는 것일까.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끄응.”


안전벨트를 풀었다.


툭.

휘청.


박정훈 감독은 물론 안내인이 안전벨트를 반드시 매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기에 차 안에 탄 대부분은 기절만 한 듯 보였다.


타앙-!


그때 밖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열린 운전석으로 들어온 소리다.

그 굉음에 시선을 돌렸다.


“으으.”


보이지는 않았다. 눈앞에서는 수십 발의 총알이 쏟아지고 열린 문에서는 굉음이 퍼진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창문이 곧 깨질 것 같아.’


그 순간, 이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벌집이 될 것이다.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겠지.


‘안 돼.’


죽는다.

곧 죽을 수 있다.

피할 방법?

척 봐도 밖엔 아군은 없다. 우리는 공격 받는 입장이고 적은 열 명이 넘는다. 그리고 사방에서 울리는 총소리는 그녀를 점점 조여왔다.


“흐윽, 후윽-!”


호흡이 거칠어진다. 눈앞이 흐릿하게 변했고 머리가 핑 돈다. 세상이 마구 도는 것처럼 휘청인다.


“후욱- 후욱-!”


일부러 호흡을 크게 했다.

어떻게든 정신 차린다.

그래, 이렇게 있으면 안 된다. 먼저 감독님부터 깨우고 이 차량을 빠져나간다.


털썩.


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 차량에 모든 이들이 기절해 있고 운전석에 있던 사람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 마치 혼자인 것만 같았다.

세트장에서, 촬영장에서 연기할 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은, 그 어떤 연기로도 고작 흉내 내는 것에 불과했다.

이토록 고통스럽고 외로운 순간은-


“정신 차려요.”


박서진이다.

그는 너무나 멀쩡한 얼굴로 돌아와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떨림이 멈췄고 호흡이 돌아왔다.


“괜찮아요. 이제 문제 없어요.”

“······진짜, 괜찮아요?”

“네, 믿어도 돼요. 다 해결됐고 이제 쉬어도 돼요.”


그 순간, 그녀는 모든 긴장이 풀렸다.


‘살 수 있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심된다.

의지할 수 있겠다.

그녀는 그대로 쓰러졌다. 박서진이 그녀를 붙잡았고 어정쩡하게 안아 든 모습이 되었다.


“······잠들었군.”


그래도 심하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생 킬러, 이번 생은 천재배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16시 2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24.03.02 18,258 0 -
43 경쟁 +47 24.04.04 6,930 272 12쪽
42 매니저 +22 24.04.02 7,887 307 13쪽
41 참상 +23 24.04.01 8,412 332 12쪽
40 과거 +17 24.03.31 9,128 314 12쪽
39 좋은 사람 +19 24.03.29 10,319 327 13쪽
38 의심 +30 24.03.28 10,471 336 12쪽
37 액션이란 +22 24.03.27 10,394 352 12쪽
36 빛과 그림자 +15 24.03.27 9,465 279 12쪽
35 극적 합의 +19 24.03.26 10,757 375 12쪽
34 덕업일치 +24 24.03.24 11,886 384 11쪽
33 광고 촬영 +27 24.03.23 12,180 406 12쪽
32 계약 +23 24.03.22 12,681 410 12쪽
31 죽일까요? +34 24.03.21 13,273 456 12쪽
30 무채색 +18 24.03.20 13,553 440 12쪽
29 살기 +45 24.03.19 13,633 440 12쪽
28 소속사 +20 24.03.19 13,575 384 12쪽
27 흥행 기록 +20 24.03.18 14,836 462 12쪽
26 축하 파티 +19 24.03.17 15,120 461 12쪽
25 최후의 결전 +26 24.03.16 15,264 517 13쪽
24 개봉 (1권 끝) +29 24.03.15 15,583 505 13쪽
23 티저 예고편 +15 24.03.14 15,516 472 12쪽
22 제의 +20 24.03.13 16,247 465 12쪽
21 단편 +23 24.03.12 16,617 458 12쪽
20 조카 +21 24.03.11 16,502 514 13쪽
» 전투 +22 24.03.10 16,305 488 12쪽
18 습격 +24 24.03.09 16,217 480 12쪽
17 살의 +16 24.03.08 16,129 454 13쪽
16 후아레즈 +19 24.03.07 16,287 466 12쪽
15 멕시코 +16 24.03.06 16,426 49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