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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님의 서재입니다.

킬러는 복수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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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작품등록일 :
2021.12.19 22:32
최근연재일 :
2022.01.19 23:4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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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4
추천수 :
120
글자수 :
120,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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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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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8화

DUMMY

로드는 이번에도 플리마켓에 방문하였다.

현재 스팩으로는 PKA 길드원 세 명 이상과 대치할 시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바.

로드는 사전에 골드먼에게 부탁을 하여 한 아이템을 구해주기를 부탁하였다.


“자, 여기 구해달라고 했던 물건.”

“감사합니다.”

“헌데 갑자기 아이언 스파이더의 거미줄을 구해달라니. 보조 직업으로 재봉사라도 할 생각인가?”



골드먼은 로드에게 손바닥 만한 크기의 아이템을 건넸다.

그것은 은빛 실이 칭칭 감겨 있는 실타래로 초보자의 섬 동쪽 숲에 자생하는 아이언 스파이더가 드랍하는 거미줄이었다.

물론 몬스터가 드랍하는 거미줄답게 그 강도는 왠만한 철사 울고갈 정도였는데,

대체적으로 어나더 월드의 플레이어들은 가죽갑옷을 만들며 마감 재료로써 사용하곤 했다.

골드먼이 보조 직업 운운하며 물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뇨. 재봉에 쓸 물건은 아니고······.”

“나원참. 성질 급한 사람은 숨 넘어 가겠구만. 비밀이 아니라면 속 시원하게 말해보게.”

“별 건 아니고. 그게 무기에 쓸 것입니다.”

“무기?”


골드먼은 그게 뭔 소리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에 로드는 딱히 비밀도 아니었기에 속 시원히 말해주기로 결정하였다.


“정확히는 함정의 재료로 사용할 것입니다.”

“함정? 아!”


골드먼은 이해했다는 듯 손뼉을 짝하고 부딪쳤다.

아이언 스파이더의 거미줄은 강철과 같은 강도를 자랑함과 동시에 얇고 투명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물건이 현실 세계에도 존재했는데, 흔히 피아노줄이라고 말하는 ‘와이어’였다.

물론 그런 와이어는 수많은 트랩에 중요 재료로 사용되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헌데 어디 보스몹이라도 사냥하려는 모양이지? 함정에 이 정도 돈을 들이다니.”


근래 함정 스킬이 인기세라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특정 보스 레이드에 한해서였다.

세간에서는 여전히 일반 몬스터나 플레이어를 상대로 직접 전투가 선호되는 바.

그런 함정 스킬에 ‘아이언 스파이더의 거미줄’ 같은 고급 재료 아이템을 사용하다니, 보통 플레이어가 이를 들었다면 괜한 돈지랄 말라고 말할 터였다.

이에 로드는 삐뚜름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조금 까탈스런 것들을 사냥을 해야해서요.”


레벨 대가 80 언저리에 육박하는, 그것도 40명으로 이뤄진 PKA 길드원 전원을 처치해야하는 난이도 A랭크의 리벤저 퀘스트.

얼핏 보면 결코 클리어가 불가능해보이는 퀘스트였다.

하지만 로드가 세운 치밀한 계획과 트랩의 힘을 조금만 받는다면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닌 바.

약탈 길드 PKA의 파훼법은 이미 로드의 머릿속에서 점점 분명한 윤곽을 띄어가고 있었다.


‘애초에 킬러와 트랩만큼 잘 어울리는 단어도 없지.’


로드가 생각하기에 킬러들은 전부 트랩 애호가들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킬러 전체가 트랩 마스터라고 할 정도로 각기 전문적인 트랩 기술을 습득하고 있었다.

물론 그 종류도 천차만별이었는데,

타깃과 보디가드를 분리시키기 위한 스모그 트랩부터 시작해서 플라스틱 폭탄과 결합한 부비트랩이나 시한 폭탄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헤아릴 수도 없었다.


‘심플 이즈 베스트랄까.’


물론 로드가 사용하려는 트랩은 그보다 더 단순한 트랩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것들과 비교하면 원시적인 수준이랄까.

하지만 그 위력만큼은 그렇지 않은 바.

그렇게 로드가 흡사 강철 와이어 같은 아이언 스파이더의 실을 매만지는 찰나.


“그나저나 이제 이 초보자의 섬은 떠나는겐가?”

“아, 그렇습니다. 그간 잘 해주셨는데 아쉽네요.”

“그러게 말일세. 짧았지만 즐거웠다네.”


그렇게 말하며 골드먼은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네 로드에게 건넸다.

로드는 갸웃거리며 그것을 받아들였다.


<작은 재료 포켓>

-등급: 매직

-설명: 작은 재료 포켓. 오직 재료만 집어넣을 수 있다.

-수용량: 1kg

-착용제한: 1


재료 포켓.

항시 인벤토리가 부족한 생산직 플레이어들이 사용하는 확장용 인벤토리였다.

무려 유료 캐쉬템이었다.


“이건?”

“재료 주머니일세. 별건 아니고 내 이별 선물일세.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군.”

“······.”


로드는 다시금 골드먼의 됨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돈과 피로 만들어진 킬러 세계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로드는 재료 포켓을 벨트에 장착시켰다.

마치 그를 위해 제작한 것처럼 색상마저 잘 어울렸다.


“본 대륙에 넘어가서 혹시 믿을 만한 상인이 필요하면 ‘실드먼’이라는 플레이어를 찾아보게나. 이름만 들어도 알겠지만 내 친동생인데 나랑 달리 장사 수완도 좋다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왠만한 거는 다 구해줄거야.”

“감사합니다.”


로드는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이어지는 짧은 작별 인사.

남자들에게 긴 이별의 시간은 필요치 않는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낸 로드는 초보자의 섬을 떠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에 도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


PKA 길드의 본진이자 항구 도시로 가기 위한 유일한 루트인 동굴의 입구.

본디 평소라면 평온했어야할 그곳에 일대 소요가 일어나고 있었다.

물론 그 주역은 바로 로드.

로드는 PKA 길마 깡스터와 당장에라도 싸울 듯 대치하고 있었다.


“두 번 말하게 하지마라. 그래서 돈을 못 내······.”

“너나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아니면 그늘에 누워 있다보니 뇌에 곰팡이라도 피어 제대로 못 듣는 거냐?”


이전과 똑같은 상황.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대화의 주도권이 로드에게 있다는 점이었다.

깡스타는 자신의 목에 그려진 뱀 문신을 신경질적으로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얘들아! 오늘 장사······.”


하지만 이번에도 깡스터는 말을 끝까지 내뱉을 수 없었다.


“멍청한 놈들.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


로드는 그 말을 남기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기 시작한 것.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던 로드가 도망치기 시작하자 PKA 길드원들은 잠시 얼을 탔다.


“쫒아라.”


깡스타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을 내뱉었다.

차라리 잘 됐다도 싶었다.

요 근래 통행세에 불만을 토론하는 플레이어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로드를 잡아다가 본보기로 보여줄 작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PKA 길드원들은 로드를 쫒아가기 시작했다.


“잡히면 뒤진다!”

“그런 굼벵이 속도로 잘도 따라 잡겠다!”


로드는 잘 도망쳤다.

약풍의 철갑 부츠에 있는 이동 속도 +10의 효과 덕분.

하지만 PKA 길드원도 이런 상황에 이골이 난 바였다.

그들은 이속 포션을 벌컥 벌컥 들이키며 로드와의 간격을 좁혀 나갔다.

그 순간이었다.


-샤삭!

“어? 어?”


도망치던 로드가 한편에 있는 숲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던 PKA 길드원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 산맥은 자신들이 진을 치고 있는 동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고렙의 몬스터도 많고 진형까지 험난했다.

그렇기에 딱히 고생하면서까지 로드를 쫒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런 PKA 길드원들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너네 알지?”


깡스타는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PKA 길드원들은 알고 있었다.

저것은 깡스타가 극도로 화가난 상태라는 것을.


“반드시 잡아다 바치겠습니다.”


그렇게 PKA 길드원들은 숲을 열성적으로 뒤적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로드를 놓친다면 깡스타의 성질을 그들이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 겁쟁이 놈아! 당장 뛰어나와라!”

“좋은 말 할 때 나오지!”

“아. 괜히 플레이어 귀찮게 하는구만.”


PKA 길드원들은 하나 같이 욕설을 내뱉었다.

가뜩이나 햇볕도 들어오지 않아 어둑한데 수풀도 무성하여 뒤져야 할 곳도 많았다.

그들은 들고 있던 숏소드를 무자비하게 수풀로 찔러넣으며 로드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이게 뭐지?”


한 PKA 길드원이 바닥에서 아이템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허니보어의 뿔이라는 아이템이었는데, 고급 요리 재료로써 판매를 한다면 제법 돈이 되는 아이템이었다.

그 PKA 길드원은 이게 왠 떡인가 싶어 재빨리 그것을 챙기러 달려드는 찰나.


‘뭐가 이상한데?’


깡스타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는 한 길드의 수장.

그가 그저 그런 평범한 인물이었다면 혈기왕성한 PK도 서슴 없이 하는 길드원들을 이끌고 지금까지 오지도 못했을 터였다.


‘설마?’


그런 그가 확신했다.

지금 무언가 벌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저 멍청이를 당장에 멈춰 세우지 않으면 위험하다.

하지만 깡스타가 미처 뭐라 외치기도 전.


“아싸 득템!”


그 PKA 길드원은 허니보어의 뿔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비극은 시작되었다.


-찌리리리리리릭!


무언가 빠르게 감기는 소리와 동시에 어둠 속에서 거대한 물체가 모습을 들어냈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 끝을 뾰족하게 깎은 거대한 통나무.

그리고 그 통나무는 그대로 날아와 PKA 길드원의 몸통을 가격하였다.


-뻐엉!

“······.”


마치 축구공처럼 뻥하고 날라가는 PKA의 길드원.

이 광경을 바라보던 다른 PKA 길드원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를 것이다.

지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찌리리리리리릭!


어둠 속에서 와이어 감기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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