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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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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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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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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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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9화 검은 기류(6)

DUMMY

우일신은 강기로 만들어진 구체 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은 채 허공에 떠 있었다.


지금 상황은 그가 구상한 계획과 동떨어져 있었다.


모순의 힘으로 강기를 마기에 노출해 이를 견딜 수 있는 공능을 얻는다는 부분까지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강기 압축을 통해 주변 일대의 마기를 빨아들여 수호자들의 환경적 이점을 빼앗는다는 계획에서 차질이 생겼다.


외기 흡수가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반발조차 찍어 누를 정도의 인력으로 기운을 빨아들이니 이를 수습하는 것만으로 버거울 정도였다.


우일신은 무아지경 속에서 심상 속의 밤하늘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지금까지 쌓아 올린 무공과 여정이 별과 별자리가 되어 수놓아져 있었다.


그 중심에는 유독 선명한 네 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은 경천진벽기의 강기였다.


파괴(破壞)의 적성(赤罡).

자원(資源)의 주강(朱罡).

정화(淨化)의 황강(黃罡).

적응(適應)의 녹강(綠罡)까지.


별은 저마다의 빛을 흩뿌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별을 향한 여정은 어느새 세 걸음을 남기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려 하고 있었다.


다섯 번째가 일종의 반환점이라는 걸 직감했다.


태양계의 천체에서 목성부터 규격이 달라지는 것처럼 기존의 별과는 차이점이 있었다.


외부의 영향을 받은 주강, 황강, 녹강보다는 적강에 가까운 성질이었다.


다른 걸 섞기보다는 본질에 가까워질 필요가 있었다.


녹색의 별빛이 짙어지면서 한층 별에 가까워졌다.


별빛이 완연한 푸른색을 띠며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을 만들어 냈다.


별빛의 인력은 주위의 마기를 끌어당기며 압축을 재촉했다.


녹강의 영향으로 마기가 넘쳐나는 환경은 외기가 풍부한 환경과 다르지 않았다.


영약을 섭취하는 것처럼 주위의 마기를 받아들여 별빛을 제련하는 재료로 삼았다.


별빛의 색이 짙어질수록 인력 역시 강해졌다.


별빛이 쪽빛으로 물들었을 때, 탐욕스럽다고 해도 좋을 인력이 뚝 멈추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쌓아둔 것을 내보내듯 빛을 쏟아냈다.


밤하늘을 닮은 검푸른 별빛이 만들어 낸 척력(斥力)이었다.


쏟아져 나온 별빛은 색색으로 나뉘어 대지를 비추었다.


붉은빛과 노란빛은 괴물들을 공격하고, 주황빛과 초록빛은 사람들을 도왔다.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무의식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무차별적으로 뿜어낸 강기로 인해 망가진 신체가 더욱 악화되었다.


이를 메꾸듯이 강기가 신체에 스며들며 변화를 일으켰다.


우일신은 아무도 볼 수 없는 강기의 구체 속에서 조용히 몸을 회복시켜 나갔다.


* * *


30미터가 넘어가는 로망의 결정체들이 전장을 누볐다.


대지를 딛고서 나아갈 때마다 덩치에 어울리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단순한 움직임만으로 바람이 불고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단순히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걷어차는 것만으로 분열체들이 날아갔다.


그 밖에도 물어뜯거나 할퀴거나 후려치는 등 여러 공격이 이어졌다.


거대 조형물들의 공격은 하나같이 단순하고 직선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열체들은 그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크기 차이에서 비롯된 공격 간격과 범위가 문제였다.


거기에 5배나 되는 크기 차이는 그 자체로 폭력이나 다름없었다.


이제까지 크기의 이점은 수호자들에게 있었으나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다.


로망의 결정체들이 괴물들을 붙잡고 드잡이하는 동안, 남은 사람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발을 묶기 위한 화력 투사를 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확실하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공격을 준비했다.


그중에는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 힘을 합쳐서 공격하는 이른바 합체 기술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었다.


본래 이런 합체 기술은 혼자서 쓰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웠다.


무공이나 마법같이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능력이 아니라면 주변과 호흡을 맞추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거성이 뜬 뒤로는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처럼 손쉽게 합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윤지우는 그 이유가 하늘에 떠 있는 검푸른 별 때문이라는 걸 눈치챘다.


‘오빠가 도움을 주고 있구나.’


내리쬐는 별빛에 깃들어 있는 영성의 파편이 사람들에게 기적을 선사하고 있었다.


이는 감각과 의사를 공유하는 심통결과 유사한 구석이 보였다.


영성으로 충만해진 사람들은 평소라면 할 수 없는 일을 태연하게 할 수 있었다.


당장 눈앞에서 날뛰는 60미터 크기의 로망의 결정체들이 그 증거였다.


이는 윤지우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오빠가 이어준 연결을 활용하면, 능력이 아니라 속성별로 힘을 합치는 것도 가능해.’


최상급 정령과 융합하여 바람의 날개를 펼쳤다.


바람이 별빛을 실어 나르며 연결의 심상을 퍼트렸다.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직감에 따라서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거대 로봇들이 휘말리지 않게 공격 범위를 좁히자.”

“광범위 타격보다는 한 번에 하나씩 확실히 지울 수 있도록 화력에 집중해!”

“여러 명이 분담한다고 해도 이러면 소모가 심할 것 같은데?”

“거성에서 계속 공급받고 있는데 뭘 걱정해. 이대로 진행해!”


여러 의논이 짧은 시간 동안 오가고, 마침내 합체 기술이 완성되었다.


불길이 타올랐다.

벼락이 떨어졌다.

얼음이 떨어졌다.

바위가 쏟아졌다.

칼바람이 몰아쳤다.


온갖 속성의 합체 공격이 분열체들에게 쏟아졌다.


영성을 통해 합쳐진 일격은 분열체 하나를 깔끔하게 날려버리기 충분한 화력이었다.


공격이 한 번 터질 때마다 분열체 하나가 소멸하였다.


로망의 결정체가 두들겨 패고, 합체 기술이 지워버리니, 전황이 뒤집히며 분열체 쪽이 밀리기 시작했다.


수백에 이르던 분열체는 조금씩 착실하게 줄어들었다.


수호자들은 본능적으로 활로를 찾았다.


어째서 유리했던 흐름이 단숨에 역전되어 버린 것일까.


그 원인은 하늘 위에 떠 있는 검푸른 거성이었다.


거꾸로 말하면 저 거성만 치워버린다면 승산이 생긴다는 뜻이기도 했다.


네 마리의 수호자는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남은 전력이 소모되기 전에 검푸른 별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그걸 위해서라면 정보가 뒤섞이는 것조차 감수할 필요가 있었다.


각 수호자의 분열체들이 뒤섞이며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괴물들의 융합은 방해할 틈도 없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마치 원래부터 한 몸이라는 것처럼 접촉하는 것만으로 신체가 무너지며 합쳐졌다.


역청, 청동, 개와 뱀의 머리, 화염이 뒤죽박죽 섞인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모독적인 집합체는 몸을 비틀어 하늘을 향해 뻗어나갔다.


목표는 당연하게도 하늘 높이 떠 있는 거성이었다.


“막아!”

“별에 닿지 못하게 해!”


놈들의 속셈을 알아차린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집합체를 저지했다.


거성이 떨어지면 그들이 지는 것은 물론, 그 안에 있는 사람마저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인류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여기서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었다.


로망의 결정체들이 집합체를 붙잡아 당기고, 남은 사람들이 화력을 욱여넣었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 뒤틀린 융합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


네 마리의 수호자가 합쳐진 사탑(斜塔)이 너무도 거대하고 단단했기 때문이다.


300미터 상공에 떠 있는 별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모든 요소를 쏟아부은 결과였다.


집합체는 거침없이 위로 뻗어나간 끝에 마침내 거성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가시처럼 뾰족하게 날을 세운 탑의 첨단을 앞세워 그대로 검푸른 별을 향해 쏘아졌다.


탑의 첨단이 거성의 중심을 꿰뚫으려는 순간,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했다.


집합체의 가시가 거성에 닿기 직전에 공격 진로가 휘어버렸다.


마치 같은 극의 자석을 억지로 붙이려다가 척력(斥力)에 밀려 비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 뒤로 이어진 사탑의 공격은 번번이 알 수 없는 척력에 의해 실패했다.


직접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자, 집합체는 전략을 바꾸었다.


마치 뱀이 먹잇감을 붙잡는 것처럼 기다란 몸으로 거성을 빈틈없이 휘감아버렸다.


그 광경은 마치 거대한 뱀이 달을 삼키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별이 밀어내는 힘과 집합체의 조이는 힘이 부딪히자, 공간이 일그러지며 비명을 질렀다.


이윽고 거성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죄는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거성의 외피가 부서지면서 나는 소리였다.


동시에 금이 간 곳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터져 나오는 쪽빛에 집합체의 동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거성이 완전히 부서지며 별빛이 폭발하자, 휘감겨 있던 집합체가 찢겨 나갔다.


검푸른 별빛이 바람결을 따라 눈처럼 흩날리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쪽빛의 갑옷을 두른 기사가 허공을 딛고 서 있었다.


집합체는 빠르게 신체를 수습하여 원흉에게 촉수를 뻗었다.


여러 갈래로 나뉜 날카로운 가시가 전방위로 덮쳐들었다.


그러나 가시는 우일신에게 닿기 직전에 멈추었다.


검푸른 강기의 내공방벽이 만들어 낸 척력 때문이었다.


이윽고 무아지경에 빠져나온 우일신이 눈을 떴다.


감응감각도를 통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다 파악하고 있었다.


푸른 안광을 번뜩이는 시선이 수호자들의 집합체를 내려다보았다.


개벽검의 검은 칼날 위로 두 줄기의 강기가 풀려나왔다.


푸른빛의 강기가 조각난 거성의 파편을 끌어당기며 크기를 부풀렸다.


쪽빛의 강기는 함께 나선을 그리는 푸른 강기를 강하게 밀어냈다.


인력과 척력이 맞물리며 회전하자, 개벽검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이중 나선에서 수천 마리의 새가 동시에 지저귀는 듯한 소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칼날에 깃든 소용돌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고 시끄러워졌다.


회전이 극에 이르러 이중 나선이 새햐얀 불길처럼 넘실거리는 순간.


마음속의 읊조림이 그 자리에 있는 모두의 뇌리에 파고들었다.


-나선일식(螺旋日蝕).


휘둘러진 궤적에 따라 별빛의 경파가 구름처럼 쏟아졌다.


청색과 쪽색이 뒤섞인 별빛은 공간을 집어삼키며 집합체를 향해 짓쳐 들었다.


중첩 경파는 피할 틈도 없이 집합체를 공간 전체를 잠식했다.


구름처럼 보이는 외견과 달리 실상은 소용돌이치는 강기의 폭풍이나 다름없었다.


별빛이 사그라지자, 집합체는 뿌리만 남긴 채 소멸해 버렸다.


이마저도 체내에 스며든 강기로 인해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우일신은 숨을 고르며, 개벽검에 감돌고 있는 두 강기의 흔적을 바라보았다.


인력(引力)의 청강(靑罡)과 척력(斥力)의 남강(藍罡).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강기의 조합은 어찌나 강렬한지 초식에 어린 의념마저 비틀어 버릴 정도였다.


절륜한 위력만큼이나 제어가 어렵고 반동도 컸기에 평시에 쓸 만한 조합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 강기를 조합한다는 발상 자체는 나선일식의 전술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수호자 들끓는 역청의 덩어리를 처치했습니다!]

[수호자 증기의 청동 거인을 처치했습니다!]

[수호자 찢어발기는 개와 뱀의 머리를 처치했습니다!]

[수호자 잠들지 않는 화염의 용을 처치했습니다!]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네 번의 레벨 업과 794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


뒤늦게 알림창이 주르륵 떠올랐다.


수호자들의 죽음으로 인해 검은 기류를 형성하던 축이 무너졌다.


자연히 주변에 만연하던 마기가 사라지면서 청명한 밤하늘이 드러났다.


쏟아지는 환한 달빛은 승리를 축하하는 것처럼 보였다.


검은 기류가 서서히 옅어지면서 사라지자, 마기의 근원지가 드러났다.


충격으로 인해 만들어진 거대한 구덩이의 중심에는 달빛을 반사할 정도로 매끄러운 광택을 지닌 검고 거대한 운석이 있었다.


이를 인지하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시련의 탑 44층]

[마기의 근원인 운석을 부수시오.]

[성공 보상 : 레벨 업, 221000포인트]


드디어 계층 공략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작가의말

개인 사정으로 인해 내일 연재는 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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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화 종말답천(3) 23.08.17 373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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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종말답천 23.08.15 384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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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칠강현천 23.08.13 402 12 12쪽
» 89화 검은 기류(6) +1 23.08.11 42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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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 검은 기류(4) 23.08.09 445 10 11쪽
86 86화 검은 기류(3) 23.08.08 428 9 12쪽
85 85화 검은 기류(2) 23.08.07 465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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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2화 업화로(2) 23.08.04 471 8 12쪽
81 81화 업화로 23.08.03 474 10 12쪽
80 80화 프라우돌렌티(4) +1 23.08.02 459 11 12쪽
79 79화 프라우돌렌티(3) 23.08.01 486 8 13쪽
78 78화 프라우돌렌티(2) 23.07.31 498 8 12쪽
77 77화 프라우돌렌티 23.07.30 520 10 12쪽
76 76화 자전풍렬식(7) 23.07.29 532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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