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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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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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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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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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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11장 8화

DUMMY

가후토 도적단의 두목인 가후토는 실력도 있지만 야심이 많은 사람이다. 원래 아델만 왕국의 병사였지만 그는 더 높은 지위를 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바래도 신분의 차이로 결코 기사가 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를 더 화를 내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기사라는 작자들이 자신보다 형편없는 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기사 밑에서 명령을 받은 가후토는 늘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사가 잘못된 명령으로 병사들을 사지에 내몰아 넣는 것을 보고 화가 나 기사와 언쟁을 벌이다가 기사를 살해하고 만다. 기사가 가후토를 명령불복종 죄를 물어 죽이려 했기에 정당방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후토의 생각일 뿐이다.


이제 살인자가 된 가후토는 그대로 군대를 도망쳐 나와 사람들을 모아 도적이 되었다. 가후토의 뛰어난 웅변과 작전을 선보이면서 곧 두목의 자리를 꿰차게 된다. 그리고 가후토의 전술과 지략은 가후토 도적단을 서(西)에서 가장 유명한 도적단으로 만들었다.


병사 시절 보았던 정규군 전술의 허점을 파악하여 늘 토벌대보다 한 발 앞서 마을을 약탈하고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도망만 다니다가 언젠가 붙잡혀 사형당하는 일만 기다리고 있었다.


300명이라는 대규모 도적단이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거점이 필요했다. 움직이면서 돌아다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약탈하는 물건의 수가 한정되기 때문이다.


가후토가 병사시절 다른 병사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엘프왕국이 있는 일라리움 숲에서 온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일라리움 남동쪽에 인간들이 살고 있는 작은 영지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가 왜 아델만 왕국의 병사가 되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그곳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었던 일을 벌였던 것이 분명했다. 가후토는 그곳이야 말로 거점을 삼기에 충분하다고 느꼈다. 알려진 곳도 아니고 약탈할 인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후토는 도적단을 이끌고 펠라리스로 향했다. 그곳까지 도착하는데만 도적단의 3분의 1로 줄었다. 도중에 토벌대와 마주쳐 죽거나 혹은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불안감 때문에 도망친 자들이었다.


그래서 도적단의 인원은 현재 100명 밖에 남지 않았다. 100명이지만 도적단 치고 굉장한 수이다. 작은 도시나 영지들을 약탈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전략과 전술이 무엇인지 아는 자들이라 그 위력은 배가 되었다.


펠라리스에 도착한 가후토는 우선 펠라리스 영지를 살펴보았다. 가운데 도시가 있고 마을들이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 전형적인 영지였다. 그 중에 가장 거점에 알맞은 것이 바로 탈리엠 마을이었다.


펠라리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땅이 비옥하여 농사를 짓기 알맞았고 무엇보다 계곡은 천연의 요새로 적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펠라리스에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많아야 300명이다. 그것도 민병대까지 합친 숫자이고 상비군 숫자는 100명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도적단보다는 많은 수였다.


비록 도적단의 수가 더 적긴 하지만 도적들은 펠라리스 상비군에는 없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치밀한 작전을 세우지 않으면 펠라리스 정규군은 가후토 도적단에게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가후토는 병력을 나누어 동시에 펠라리스 영지에 있는 모든 마을을 공격했다. 물론 목표가 된 탈리엠에 보다 많은 병력을 쏟았고 다른 곳에서는 그저 위협만 가했을 뿐이었다. 지금쯤 펠라리스 영주는 마을 모든 곳에서 온 소식들로 머리가 골치 아플 것이다.


적은 병력을 나눌 순 없고 어디로 병력을 보내야 될지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후토는 여유를 가지며 탈리엠 마을 2차 공격을 준비했다.


앞서 말했듯이 가후토는 야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이곳을 거점 삼아 펠라리스 손에 넣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남하하면서 세력을 넓히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나라를 세워 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왕국과 영지를 점령하여 그 개같은 신분제를 철폐할 계획을 세웠다. 물론 왕이라는 신분까지 철폐할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가후토는 서(西)의 왕국들을 공격하여 자신의 발밑에 무릎 꿇리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동안 실력도 없으면서 자신을 내리깔아본 자들에게 복수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왕국들은 자신이 이곳에서 거점을 만들어 공격할 거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가후토도 예상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성기사들이 탈리엠 마을에 올 줄은 가후토야 말로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도적들은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마을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반격이 있을 수도 있고 밤이란 사람들의 공포심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제대로 보이지 않는 적이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공포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가후토 역시 예전에 밤에 토벌대에게 쫓기면서 그럼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전투의 시작은 불붙은 화살을 쏘았을 때 시작되었다. 하지만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마을 사람들이 서둘러 불을 끄기 시작했다. 성기사 유스타스는 분명 도적들이 화공을 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유스타스는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머리도 비상하기에 아직 젊은데도 불구하고 성기사단의 소대장을 맡고 있다. 유스타스는 그동안 가후토 도적단의 공격 방식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작전을 세웠다.


가장 효율적이고 좋은 방법이 바로 밤에 불로 공격하는 것이다. 불은 집을 태우면서 마을 사람들이 전투에 신경 쓰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어둠을 밝혀주는 2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스타스의 작전대로 미리 계곡 물을 잔뜩 받아두어 불을 곧 꺼졌다.


도적 두목은 의아함을 느꼈지만 근처에 계곡이 있어 그런가보구나 하고 생각하고 돌격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미리 매복하고 있었던 마을 사람들이 기습을 하면서 마을 밖 숲은 혼란의 도가니로 변했다.


유스타스는 민간인을 방패로 쓰는 것이 마음이 아팠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리 성기사라지만 10배가 넘는 병력을 상대할 순 없었다. 그것도 일반 도적이 아닌 가후토라는 악명을 떨치는 도적단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도적단과 교전을 벌이고 있을 때, 말을 타고 측면을 치기로 했다. 그리고 숲으로 뛰어든 성기사들이 신성한 힘을 내뿜으면서 공격을 가하자 도적들은 겁을 먹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반격이기 때문이다.


“성... 성기사가...”


있을 리 없는 성기사가 나타나자 가후토는 정말 기적이라는 것이 있는가 순간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곧 냉정함을 찾았다. 우연히 일치다. 비록 도적단에게 좋지 않은 우연이지만.


가후토는 성기사의 병력을 재빨리 확인했다. 그리 많지 않았다. 많아야 30명을 넘지 않았다. 아무리 성기사가 강하다고 하지만 일당백의 전사는 아니다. 가후토는 수적 우위를 믿고 공격 명령을 내렸다.


아무리 신성 주문을 외고 고도의 훈련을 받은 성기사들이지만 압도적인 수 앞에 장사는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싸우긴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적을 한 명 쓰러뜨릴 때, 성기사들은 적어도 5명은 쓰러뜨려야 됐다.


성기사들은 힘겹게 싸움을 펼쳐나갔다. 죽여도, 죽여도 도적들의 수는 끊임이 없었다. 가후토는 승리를 확신했다. 비록 생각보다 많은 희생을 냈지만 뭐 어떤가. 내가 죽은 것도 아니고 필요한 인원은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다.


하지만 가후토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도적들은 도적이지 결코 군인이 아니다. 성기사들이 불리하고 힘겹게 싸우고 있었지만 성기사와 맞선 자들은 확실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었다. 나만 죽지 않으면 된다라는 생각은 가후토만 한 것이 아니다.


모든 도적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로 다른 도적들이 먼저 싸우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단결하여 싸워야 되는 집단 간의 싸움에서 구멍을 만들게 되었다.


성기사와 싸우지 않으려는 도적들의 구멍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측면이 무너진 것이다. 아직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측면에 있는 도적들은 더 이상 싸울 의욕을 잃고 도망칠 궁리만 하였다.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분명 이길 수 있는 성기사이지만 도적들은 한두 명씩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다.


낌새를 눈치 채고 가후토는 도망치던 도적의 한 명의 목을 베어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적들의 이탈을 막을 수 없었다. 지금껏 가후토가 도적들을 컨트롤 했던 것이 바로 공포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성기사라 불리는 죽음의 기사가 그 보다 더 큰 공포감을 주었다.


결속이 약화된 틈을 타고 성기사 한 명이 가후토를 알아보고 빠르게 말을 몰아갔다. 가후토가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목과 몸이 분리가 되었다. 가후토의 죽음으로 도적단은 와해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껏 이런 오합지졸이 집단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가후토라는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그런 두목이 죽었으니 도적들이 굳이 목숨을 걸며 싸울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아직도 성기사들을 압도할 정도로 많은 도적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바빴다. 말을 탄 성기사들이 도적들을 쫓아가 공격을 하였지만 시야에서 사라지자 더 이상 추격을 하지 않았다.


전투가 끝나고 기쁨의 환성도 잠깐 있었다. 하지만 죽은 자들을 애통해하는 슬픔이 마을을 뒤덮었다. 성기사가 도와줬음에도 불구하고 사상자들은 많았다.


물론 죽은 자들은 마을 사람들 뿐만 아니었다. 많지 않았어도 죽은 자들 중에 성기사들도 있었다.


부상자는 그 보다 더 많았다. 다한의 큰형도 부상은 피하지 못했다. 물론 죽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하지만 다한은 충격으로 몸이 굳으면서 떨렸다. 큰형의 부상 때문이다. 아니다. 바로 성기사 유스타스의 죽음 때문이었다. 가장 앞장서서 도적들과 싸운 유스타스가 죽은 것이다.


다한은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늘어지는 불협화음처럼 들렸고 어지러이 흔들리는 횃불은 다한의 정신을 어지럽혔다. 다한은 천천히 유스타스에게 다가갔다. 수십 번, 수백 번 확인했지만 유스타스가 분명했다.


“네가 다한이냐?”


덩치가 큰 성기사가 다한에게 물었다. 다한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아직도 성기사가 되고 싶냐?”


다한은 유스타스를 한참을 바라보더니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성기사 유스타스가 나에게 너를 부탁하더군. 만약 전투가 끝나고도 성기사가 되고 싶으면 너를 신전을 데려가 달라고. 물론 네 부모님이 허락한다는 조건에서.”


다한은 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이틀 뒤에 떠난다. 네 부모님의 허락을 받으면 짐을 챙기고 마을 입구에서 기다려라.”


다한은 집으로 뛰어갔다.


다한은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은데 기억나는 말들은 별로 없었다. 어쩌면 거의 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부상이 심한 둘째형만 빼고 가족의 모두가 집으로 모여 다한의 얘기를 들어주었다.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고 큰형은 상처를 치료한다는 핑계를 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눈물만 흘렸고 바로 아래 동생인 지나는 다한에게 울면서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가지 말라고.


“가거라.”


다한은 아버지가 왠지 허락할 것 같았지만 아버지 입에서 그런 대답을 들으니 긴장했던 마음이 풀렸다. 이틀 뒤, 다한은 성기사를 따라 마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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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아스타롯 11장 9화 22.08.18 5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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