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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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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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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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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11장 2화

DUMMY

‘아스베인’에게 자신이 없었던 사흘간의 혼란을 수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소한 일들이고 시간만 들이면 언제든 해결이 가능한 일들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소국을 멸망시키는 것을 사소한 일이라고 부른다면 말이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공간의 틈새에 갇혀 있는 사이 에스텔의 흔적을 놓쳐버렸다. 지금 사방으로 정보원들을 풀어 에스텔의 흔적을 찾고 있지만 그녀 역시 자신과 같은 ‘이페란스로포스’다.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특히, 감시병들이 갑자기 에스텔의 흔적을 놓쳤다는 것은 분명 공간 도약을 했거나 아니면 그에 준하는 마법을 썼던 것인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추격은 불가능하게 된다. 설사 찾는다 하더라도 공간 도약으로 도망쳐버리면 또 다시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신의 대리인들의 개입이다. 비록 그들인 자신보다 강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쌓은 지식과 지혜는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방심하다가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비룡왕 ‘미스타리우스’에게 자신의 발이 묶이지는 않았던가.


지금껏 신의 대리인이라고 알려진 자는 드래곤로드 ‘카이사하임’, 엘프들의 군주인 ‘엘 카이로샤’, 대(大)거인 ‘흐루드잇산’ 그리고 동방제국의 ‘황제 혈통’이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신의 대리인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비룡왕 ‘미스타리우스’도 싸우기 전까지만 해도 신의 대리인인지 알 수 없었다. 싸우고 나서야 그가 신의 대리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말이다. 문제는 그 신의 대리인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스베인’조차 알 수 없었다.


세상의 절반을 담는 그릇이자 무적의 가까운 ‘아스베인’이지만 두려운 것이 단 하나가 있다. 바로 자신의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방해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에스텔만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신의 대리인들 역시 그의 계획을 얼마든지 망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위험성으로 치면 에스텔보다 더 위험한 존재들이다.


비록 성공하진 못 했지만 그래도 궁지로 몰아넣는데 성공한 에스텔과 달리 신의 대리인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말 치명적인 2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 번째 문제는 비룡왕 ‘미스타리우스’가 일부로 ‘아스베인’을 죽이지 않았는 점이다. 솔직히 충분히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비룡왕 ‘미스타리우스’는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아스베인’을 공간 사이에 가두거나 아니면 방향을 조그만 틀어서 공간 사이에 ‘아스베인’의 목만 남겨두던가. ‘아스베인’이 아무리 ‘이페란스로포스’라지만 목이 잘리면 죽는다.


비룡왕 ‘미스타리우스’가 이런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신의 대리인들도 그와 비슷한 힘과 능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그들의 신의 대리인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무적의 힘을 가지고 있어도 ‘이페란스로포스’는 유한한 생명을 살고 있다. 하지만 신의 대리인들은 죽더라도 신의 축복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활한다. 즉,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영원히 살 수 있다.


이 2가지 문제는 ‘아스베인’의 계획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선 안 된다. 절대 신의 대리인들과 적대적인 관계가 되어선 안 된다.



아스타롯은 안개 속을 걷고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는 몰라도 아스타롯은 계속 걸어 나가야 했다.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스텔의 목소리였다. 아니, 자신의 목소리다. 지금 울고 있었다.


아스타롯은 이리저리 손을 휘저었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었다. 늘 아스타롯 곁에 있는 누군가의 손을. 하지만 하얀 손을 아무리 휘저어도 회색 안개만 가를 뿐이었다.


그때, 뚜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대감과 두려움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안개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자를 보고 아스타롯의 피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온 근육이 경직되어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는 검은 불꽃이 일렁거리고 있는 홍염의 창 매그넌스를 들고 있었다. 아스타롯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비명을 질렀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매그넌스를 높이 쳐올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내려찍으려는 순간 하얀 옷을 입은 누군가가 ‘그’앞에 서서 아스타롯을 보호하듯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매그넌스를 내려찍었다. 그 순간 눈부신 섬광이 눈앞을 가려버렸다.



“아스타롯! 정신 차려! 아스타롯!”


아스타롯은 누군가 자신을 무자비하게 흔드는 것을 느꼈다. 힘겹게 눈을 뜨자 자신을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푸른 눈의 잘생긴 청년이 있었다. 아스타롯은 그를 보자 안도감과 편안함을 느꼈다.


“괜찮아? 무슨 일이야?”


아스타롯은 한동안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한참을 멍하니 두리번거리다가 간신히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악몽... 악몽을... 꿨어.”


다한은 그때서야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휴, 난 또 뭐라고. 이제 괜찮아. 다 꿈이야.”


다한은 아스타롯의 손을 잡으면 안심을 시켰다. 꿈속에서 잡지 못했던 다한의 손길이 느껴지자 아스타롯은 다한의 손을 깍지 끼며 붙잡았다. 다한은 당황했지만 손을 뺄 수가 없었다. 아스타롯은 떨고 있었다. 손으로 그 떨림이 여가 없이 전달되었다.


식은땀은 많이 흘러 옷이 흠뻑 젖을 정도였다. 악몽으로 몸이 떨리는 것인지 아니면 식은땀으로 한기를 느껴 떨리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아스타롯이 진정됐다고 생각하고 다한은 손을 빼내려고 했다.


“잠깐만. 잠깐만 이대로 있어줘. 다한.”


물론 다한은 아스타롯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아니, 거절하고 싶지도 않았다. 품에서 떨고 있는 아스타롯을 보자 다한은 보호본능을 불러 일으켰다. 이리도 작고 연약한 여자를 보호한다는 사명감에 다한은 떨고 있는 아스타롯을 꼬옥 껴안아 주었다.



음울한 햇빛이 아스타롯의 얼굴을 비추었다. 아스타롯은 피곤했지만 눈을 떴다.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얼굴에 수염이 난 괴한이었다.


“꺄아악!”


아스타롯은 비명을 지르면서 괴한에게 손길질과 발길질을 해됐다. 괴한은 갑작스런 구타에 침대 밖으로 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 무슨 짓이야! 아스타롯!”


아스타롯은 이불로 온몸을 감싼 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너...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왜 자는 사람에게 갑자기 주먹질이야!”


“몰라서 물어!”


“모르니까 묻는 거야!”


아스타롯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왜... 왜... 내 침대에서 자고 있어! 이 짐승! 이제 성기사가 아니라고 막 나가는 거야!”


밤에 아스타롯을 다독이다 자신도 모르게 잠든 듯하였다. 다한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지금까지 나랑 같이 다니면서 아직도 나에 대해서 모르겠어. 설마 내가 그런 놈으로 보여?”


“남자는 믿을 수 없는 동물이니까.”


하지만 아스타롯은 왠지 자신 없는 말투로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한은 그런 짓을 할 사람도 아니고 위인도 안 된다.


“기억 안 나냐?” 어젯밤의 일?“


“어젯밤에...”


아스타롯은 그때서야 어젯밤에 자신이 악몽을 꾼 것을 기억해 냈다. 걱정이 된 다한이 자신의 손을 붙잡고 다독이는 것을 떠오르자 아스타롯은 왠지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얼굴을 붉힌 자신을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한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더더욱!


“그래. 기억났어.”


“기억나지. 그럼 어서 사과하시지. 괜히 너 위로해주다가 주먹세례만 받았잖아.”


“근데... 내가 악몽을 꾼 것이랑 니가 내 침대에서 자는 것이라 무슨 상관이야! 위로해줬으면 내려가서 자란 말이야! 왜 내 옆에서 잠을 자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격. 다한은 또 다시 꿀 먹은 벙어리.


“그건...”


물론 내가 니 옆에 잠든 것은 잘못이야. 하지만 나는 떨고 있는 네가 너무 걱정이 되었어. 네가 편히 잠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지. 최소한 이런 사람의 성의는 봐줘야 되는 것 아냐. 근데 너는 아직 잠도 깨지 않은 나에게 무자비한 주먹세례를 했지. 그러니 넌 나에게 사과를 해야 해.


라는 말을 어떻게 해야 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당신은 지금 말 주변머리는 없는 사람의 말로를 보고 있다.


아스타롯은 다한이 아무 말도 못하자 마치 승자가 된 마냥 의기양양하게 다한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아스타롯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아마 다한과 아스타롯의 시중 겸 감시를 하는 SB라는 마법사 녀석일 것이다. 다한은 이런 어색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 여기며 얼른 달려가 문을 열어주었다.


“아니, 별일은 아닙니다. 아스타롯이 악몽을 꾼 듯해서요.”


“그렇습니까?”


“흥, 외간 남자가 내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악몽이라면 악몽이지.”


아스타롯이 다한을 노려보며 앙칼지게 말했다.


“흠흠. 그보다 지금 배가 고픈데 바로 식사가 가능합니까?”


“물론입니다. 그런 제가 식당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스타롯님도 함께 식사하러 가겠습니까?”


아스타롯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다한은 아스타롯을 피하듯 그 자리를 벗어났고 아스타롯은 아스타롯대로 다한에게 사과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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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아스타롯 12장 15화 - 완결 22.09.20 69 0 14쪽
93 아스타롯 12장 14화 22.09.19 64 0 12쪽
92 아스타롯 12장 13화 22.09.16 55 0 14쪽
91 아스타롯 12장 12화 22.09.15 63 0 13쪽
90 아스타롯 12장 11화 22.09.14 69 0 11쪽
89 아스타롯 12장 10화 22.09.13 68 0 9쪽
88 아스타롯 12장 9화 22.09.08 75 0 14쪽
87 아스타롯 12장 8화 22.09.07 67 0 10쪽
86 아스타롯 12장 7화 22.09.06 60 0 14쪽
85 아스타롯 12장 6화 22.09.05 87 0 17쪽
84 아스타롯 12장 5화 22.09.02 72 0 15쪽
83 아스타롯 12장 4화 22.09.01 52 0 12쪽
82 아스타롯 12장 3화 22.08.31 52 0 16쪽
81 아스타롯 12장 2화 22.08.30 64 0 15쪽
80 아스타롯 12장 1화 22.08.29 68 0 14쪽
79 아스타롯 11장 9화 22.08.18 56 0 10쪽
78 아스타롯 11장 8화 22.08.17 55 0 12쪽
77 아스타롯 11장 7화 22.08.16 52 0 12쪽
76 아스타롯 11장 6화 22.08.15 59 0 10쪽
75 아스타롯 11장 5화 22.08.12 60 0 10쪽
74 아스타롯 11장 4화 22.08.11 62 0 13쪽
73 아스타롯 11장 3화 22.08.10 58 0 10쪽
» 아스타롯 11장 2화 22.08.09 64 0 10쪽
71 아스타롯 11장 1화 22.08.08 61 0 12쪽
70 아스타롯 10장 7화 22.08.05 56 0 13쪽
69 아스타롯 10장 6화 22.08.04 61 0 12쪽
68 아스타롯 10장 5화 22.08.03 60 0 10쪽
67 아스타롯 10장 4화 22.08.02 57 0 13쪽
66 아스타롯 10장 3화 22.08.01 6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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