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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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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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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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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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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스타롯 11장 1화

DUMMY

먼소로는 병사들을 이끌고 칸토로 영지의 수도인 레네카에 도착했다. 마을이라기에 크고 도시라기엔 초라한 곳이다. 도시 크기에 맞는 적당한 집들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적당한 사람들이 있는, 대단하지도 형편없지도 않은 적당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도시였다.


하지만 먼소로는 도시에 들리지 않았다. 도시를 지나쳐 바로 마르틴 숲으로 향했다. 숲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조그맣고 초라한 오두막집을 발견했다.


먼소로의 지시에 용병들이 순식간에 오두막집을 포위했다. 소란스런 소리에 밖으로 나선 한스의 아들이 밖으로 나오다가 수십 명의 장정들이 자신들을 포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한스는 도적들이 집을 포위한 줄 알았다. 도망갈 곳을 찾아 아들을 영주에게 보내 이 사실을 알리려 했지만 포위가 완벽해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한스는 도끼를 들고 집으로 쳐들어 올 경우 대비했다. 먼소로는 밖으로 아무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자 앞으로 나서서 오두막집에 소리쳤다.


“듣거라! 나는 주신전의 성기사 먼소로다. 너희들은 주신전의 수배범을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니 순순히 밖으로 나와 주신전의 오라를 받아라. 나오지 않으면 저항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공격에 들어갈 것이다!”


그때서야 한스는 아들과 함께 무기를 든 채 밖으로 나왔다.


“당신들이 정말 성기사란 말이오?”


“우리 모두는 아니다. 나의 양 옆에 있는 자들만 성기사고 나머지는 주신전의 요청을 받아들인 용병들이다.”


“우리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이 우릴 찾아 올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주신전의 수배범 마왕 아스타롯과 파문 성기사 다한을 도와준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


“하지만 저는 그때 성기사 다한님과 성녀 에스텔님이 수배 중인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한스는 에스텔 몸에 마왕 아스타롯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물론 당시 성기사 다한과 성녀 에스텔의 행동이 이상했지만 이런 충격적인 사실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아내 안나는 끝까지 에스텔을 믿었다. 그녀의 기적은 진짜고 실제로 그의 아들은 지금 건강하게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주신전의 음모라고 생각했다.


“거짓말 하지마라. 칸토로 영지는 델루로스와 거리가 가까워 일주일 내에 수배지가 도착했는데도 거짓말을 한단 말이냐?”


“거짓말이 아닙니다. 저도 주신을 믿는데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먼소로는 무식해 보이는 숲지기가 머리를 굴려 거짓말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언제 이곳에 다한과 아스타롯이 도착했지?”


“보름 하고도 하루 전에 이곳 마르틴 숲에 갑작스럽게 나타나셨습니다.”


16일 전은 분명 다한과 아스타롯이 주신전을 도망친 다음 날이다. 어떤 힘을 발휘했는지 몰라도 델루로스에서 말을 타고 일주일 거리를 하루 만에 도착할 수는 없었다. 숲지기가 거짓말을 하거나 아니면 날짜를 착각하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 생각했다.


“그때 일을 말해봐라.”


한스는 그 날의 일을 짧게 설명했다. 하지만 아스타롯이 기적을 행했다는 말을 듣고 먼소로의 안색은 굳어버렸다. 에녹은 애써 표정 관리를 했지만 조프리는 경악스런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금 한 말을 주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느냐?”


“물론입니다.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날짜를 착각한 것은 아니냐?”


“아닙니다. 그날 에스텔님께서 기적을 행하신 다음 날, 레네카에 가서 날짜를 확인했기에 착각한 것은 아닙니다.”


먼소로는 제발 숲지기가 착각하는 것이길 바랬다. 마왕 아스타롯이 성녀 에스텔만의 능력인 기적을 행했다. 이것은 보통 사건이 아니다. 주신전에서 에스텔의 일을 대충 넘기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마왕 아스타롯은 기적을 행할 수 없었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그 전제가 사라졌고 주신전의 최고 위험 대상 1순위에 에스텔의 이름이 올려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이런 용병이 아니라 실제로 성기사단이 투입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네 아들이 지금은 건강하게 됐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그 아이를 보고 싶군. 데리고 나와라.”


한스는 머뭇거렸다. 하지만 상대방은 성기사에다가 80명의 용병까지 있었다. 아무리 주신전의 사자들이라 하지만 사람이 주눅을 들기에는 충분했다.


한스는 아들에게 동생을 데리고 나오라 말했다. 아내 안나가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막 건강을 되찾은 아이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엄마와 함께 서 있었다. 먼소로는 아이에게 홀로 다가갔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 뒤, 아이를 관찰하였다.


먼소로는 주먹을 쥐고 기도를 외자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부정을 걷어내고 정화하는 신성 주문이다. 아이는 그 빛을 봐도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마법이 아니라 기적이란 말인가?


“이 아이가 기적으로 회복된 아이란 말이냐?”


먼소로의 손에 빛이 뿜어져 나올 때 한스는 긴장을 했지만 다행히 아무 일이 없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습니다. 의사도 가망이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에스텔님이 기적을 행하여 이렇게 완치가 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또 누가 알지?”


“가족들만 알고 있습니다.”


“그래?”


먼소로는 일어서서 용병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두 죽여. 집은 불태우고.”


에녹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조프리는 경악스런 표정을 지었다.


“네? 먼소로님? 하지만...”


“성기사 조프리. 이건 명령이다. 설마 내가 이유도 없이 살해 명령을 내릴 것 같은가.”


맞는 말이다. 먼소로는 언제나 원칙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분명 이것도 주신전을 위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마왕 아스타롯이 기적을 행한다는 얘기가 퍼져나간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뒤틀려 버릴 것이다.


사람들이 주신전에서 일부로 성녀 에스텔을 제거한다는 음모가 퍼질 것이고 일부에서 마왕 아스타롯이 기적을 행하니 사자에 날개를 단 격이라고 말하면서 주신전을 비난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마왕 아스타롯을 제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안 봐도 뻔한 일들이다. 그러니 이 자들을 모두 제거해야만 한다. 용병들이 검을 빼들었다. 한스도 놀란 표정으로 도끼를 고쳐 잡았다.


“멈춰라!”


갑작스런 고함소리에 사람들은 모두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말을 탄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무장한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가운데 가장 좋은 말에 타고 있는 사람은 검푸른 벨벳으로 두르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귀족이었다. 잘 생겼지만 어딘가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먼소로가 먼소로도 이 자가 귀족이라는 것을 느끼고 예의를 차리며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리들은 주신전의 성기사이자 대리인입니다.”


“잘 알았소. 그럼 이제 내 영지에서 나가시오.”


“칸토로 영주님이십니까?”


“그렇소.”


“저는 주신전의 성기사 먼소로입니다. 저는 지금 주신전의 임무를 수행중입니다. 바로 마왕 아스타롯을 제거해야하는 임무입니다. 그리고 이 자들은 마왕 아스타롯은 도운 자들이고 주신전의 해악을 끼치는 자들입니다. 그러니...”


“임무에 협조해 달라는 말이겠군.”


먼소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잘 통하는 영주였다. 다음 말을 하기 전까지는.


“그 협조라는 것이 내 숲지기 가족을 죽이는 일은 아니겠지?”


“...... 사실 그러합니다. 이 자들은 주신전의 수배범을 도와줬을 뿐 아니라, 받아선 안 될 것을 받은 자입니다.”


“성녀 에스텔의 기적을 받은 것도 죄란 말이오?”


먼소로는 얼굴이 굳었다.


“아, 들으려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들렸을 뿐이오. 그리고 한스. 왜 그 사실을 나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지?”


한스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영주님. 영주님께서 요즘 너무 바쁘신데다가 성기사 다한님과 성녀 에스텔님의 수배단지를 보고 무서워 말하지 못 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에 대한 처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 저희 가족들은...”


“물론 네 책임이니 너에게만 벌 줄 거다.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마라.”


한스는 가족들의 처벌은 안 받은 것은 좋았지만 왠지 자신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주신전의 결정이 어떻게 났던 간에 숲지기는 나의 재산이오. 아무리 주신전이라 하더라도 주인의 허락 없이 재산에 갈취 할 순 없소.”


갈취라는 말에 먼소로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것은 주신전의...”


“아아, 이유가 뭐든 나는 그런 일에 협력할 생각은 없소. 그러니 어서 내 영지에서 썩 나가시오.”


솔직히 칸토르 영주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무장한 괴한이 그의 영지에 침입했다는 얘기를 듣고 달려왔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은신데...”


“이해는 네 놈이 못하는 거지. 나가란 말이오. 내 영지에서!”


칸토로 영주의 무례한 행동에 먼소로는 주먹을 꽉 쥐었다. 예전 같았으면 감히 주신전의 행동에 토달지 못했을 것이다. 힘 있는 영주조차 함부로 못 대하는데 하물며 이런 조그만 영지의 영주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왔다간 최악의 경우 파문에 영지까지 박탈당하여 쫓겨날 것이다.


먼소로는 화를 억누르면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했다. 아무리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게 항복을 했어도 아직 서(西)에서 뻗칠 수 있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아무리 영주라지만 지금 있는 그들은 6명밖에 없었다. 임무 수행 중 영주의 방해로 어쩔 수 없이 다툼이 생겼고 그 와중 영주가 살해됐다는 시나리오를 계획했다.


하지만 교활한 영주가 먼소로보다 더 머리 위에 있었다. 칸토로 영주가 손을 들자 숲에서 대기 중인 100여 명의 병사들이 무기를 빼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100명. 만약 지금 여기 있는 병사들이 모두 성기사라면 먼소로는 도박을 벌였을 것이다. 성기사 한명 한명은 병사보다 배는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병은 다르다. 강하지만 충성심이 없다. 이런 명분이 약한 싸움에는 불리해지면 도망칠 것이 뻔했다. 먼소로는 굴욕스러웠지만 지금은 한 발 물러서기로 했다.


“아, 그리고 레네카의 있는 신전을 폐쇄했으니 그리 아시오.”


그 말에 먼소로는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 항복한 사실일 어쩌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지금껏 주신전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닥쳐도 결코 이런 작은 영지의 영주가 함부로 신전을 폐쇄할 수 없었다. 폐쇄할 만한 힘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 남서 지방의 알토레카 영주는 여기보다 더 넓고 인구도 많은 힘이 있는 곳이었지만 함부로 신전을 폐쇄하다가 주신전의 노여움을 사, 결국 영지의 절반을 주신전에 헌납해야 했다. 그런데 이 힘도 없는 칸토로 영주가 신전을 폐쇄한 것이다.


먼소로는 용병들에게 검을 집어넣으라고 명령했다. 용병들은 에녹과 조프리의 지시에 따라 숲으로 사라졌다. 먼소로도 칸토로 영주를 노려보더니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칸토로 영주는 미소를 지었다.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게 항복하자마자 칸토로 영주는 바로 신전을 폐쇄하고 신전 내의 신관과 성기사들을 모두 내쫓아냈다.


지금 서(西)에서 불고 있는 마왕정규군의 바람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느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눈엣가시 같은 신전을 폐쇄한 것만으로도 칸토로 영주는 마왕정규군에 붙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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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아스타롯 12장 15화 - 완결 22.09.20 68 0 14쪽
93 아스타롯 12장 14화 22.09.19 61 0 12쪽
92 아스타롯 12장 13화 22.09.16 55 0 14쪽
91 아스타롯 12장 12화 22.09.15 62 0 13쪽
90 아스타롯 12장 11화 22.09.14 68 0 11쪽
89 아스타롯 12장 10화 22.09.13 67 0 9쪽
88 아스타롯 12장 9화 22.09.08 74 0 14쪽
87 아스타롯 12장 8화 22.09.07 63 0 10쪽
86 아스타롯 12장 7화 22.09.06 59 0 14쪽
85 아스타롯 12장 6화 22.09.05 86 0 17쪽
84 아스타롯 12장 5화 22.09.02 70 0 15쪽
83 아스타롯 12장 4화 22.09.01 52 0 12쪽
82 아스타롯 12장 3화 22.08.31 52 0 16쪽
81 아스타롯 12장 2화 22.08.30 62 0 15쪽
80 아스타롯 12장 1화 22.08.29 6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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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아스타롯 11장 8화 22.08.17 5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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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아스타롯 11장 6화 22.08.15 58 0 10쪽
75 아스타롯 11장 5화 22.08.12 60 0 10쪽
74 아스타롯 11장 4화 22.08.11 60 0 13쪽
73 아스타롯 11장 3화 22.08.10 58 0 10쪽
72 아스타롯 11장 2화 22.08.09 63 0 10쪽
» 아스타롯 11장 1화 22.08.08 61 0 12쪽
70 아스타롯 10장 7화 22.08.05 56 0 13쪽
69 아스타롯 10장 6화 22.08.04 60 0 12쪽
68 아스타롯 10장 5화 22.08.03 60 0 10쪽
67 아스타롯 10장 4화 22.08.02 5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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