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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감 님의 서재입니다.

사드의 비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여행공감
그림/삽화
여행공감
작품등록일 :
2019.04.14 21:06
최근연재일 :
2019.06.02 08: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8,349
추천수 :
151
글자수 :
231,051

작성
19.04.28 08:00
조회
162
추천
3
글자
9쪽

첫사랑

DUMMY

“한국과 미국이 발칵 뒤집힐 만한 엄청난 정보가 들어있어.”


진선은 놀란 눈을 하면서 말했다.


“뭐라고! 진짜?”


동현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농담이야.”


“너, 농담하지 마. 매를 부르는 농담이거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어.”


“미안, 지퍼라이터의 몸통 부분을 아래로 당기면 스테인레스 통이 나와. 그 속에는 솜이 들어있어. 그 솜을 들추면 SD 카드가 있어."


"대단한 무슨 비밀이 들어있는 것 같아. 카드 안에 무슨 핵무기 비밀 자료라도 있나 보지? "


진선은 비꼬듯 히죽거리며 말했다.


동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응."


진선은 동현의 눈앞에 주먹을 쥐어 보이면서 말했다.


“또 농담이지. 너 자꾸 그런 농담 하면 죽는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면서 말했다.


"회사 사업계획서인데, 진선이가 잘 보관해줘,"


진선이 라이터 밑동을 열려고 하자 동현은 급하게 그녀의 손을 잡아 막았다.


"보지 않는 것이 좋아. 보게 되면 열고 싶어지거든. SD카드를 접속하는 순간 추적장치가 작동돼. 지퍼라이트의 은색 몸통은 특수도금 처리되어 추적장치를 차단하는 역할을 해. 열지 않는 동안은 누구도 알 수 없어."


"이런 장치까지 되어있는 것 보니까 중요한 것 같은데. 그런 것을 왜 나한테 맡겨? 네가 가지고 있지, 부담되게 서리."


“내가 보관하려 했었지. 그런데 병이 재발한 것 같아. 기억하지 못하게 된 나를 더 못 믿겠어.”


“그렇다고 그렇게 중요한 자료를 어떻게 나에게 맡길 수 있어? 사실 네가 나를 본 지는 3일밖에 되지 않았잖아.


26년 동안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 너는 모르잖아. 혹시 내가 돈 받고 다른 회사에 넘길지도 모를 일이잖아. 나를 어떻게 믿어?”


동현은 잠시 생각하고는 진선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사실 나는 너에 대해서 잘 알아. 미국에 있을 때 한국에서 이민 온 소녀가 있었어, 그녀가 너를 알더라고.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다고 하더라."


"내가 좀 유명하긴 했지."


"그렇지, 여자아이가 깡패처럼 주먹을 잘 쓰고, 태권소녀처럼 못되게 구는 아이들을 혼내주고 다니는데 어떻게 모르겠어?"


동현이 말은 칭찬 같기도 하고 욕하는 것 같기도 했다.


동현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아이를 통해서 너의 소식을 알게 되었어. 사이월드를 거쳐 페이스북으로 너의 생활을 줄곧 보았어."


"야! 무슨 스토커 같잖아. 무서운데, 그런데 왜 연락 안 했어?"


“사실 용기가 없었어. 미국 생활이 버겁기도 했고.”


예전 생각이 났는지 동현이의 큰 눈이 슬퍼 보였다.


“미국 생활은 힘들었어. 병약한 아들 때문에 미국에 건너온 부모님은 세탁과 청소 일을 하셨어. 밤늦게 녹초가 되어 돌아오시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나를 위해 한국의 좋은 직장을 버리고 미국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의 희망은 내가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거였어.

낮에는 친구들과 열심히 어울렸고 운동도 꾸준히 했어. 수영부 주장을 했고 편집장도 했지. 밤에는 죽어라, 공부해 하버드 입학했고 졸업했지.”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겠구나, 그런데 많은 회사 중에 왜 무기 만드는 회사인 록히드마틴사에 들어갔어?”


“우리 회사에 가장 많은 무기를 사는 국가는 한국이야. 그래서 한국 출장도 많고 '록히드마틴 코리아'에 몇 달씩 있기도 해. 한국에 가면 혹시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도 있었고.”


“아하~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와 자주 만나려고 그랬구나.”


김동현이 혹시 나의 '눈먼 놈'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진선이 마음속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그래, 그러면 그녀는 언제부터 알게 되었어? ”


“초등학교 때부터 그녀를 좋아했었지.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그것이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와~ 대단해, 그렇게 오래 사귀기 어려운데······. 몇 학년 때였어? ”


“3학년 때, ”


“그때 내가 네 짝이었잖아. 살짝 말해주지 그랬어, 그럼 그때부터 사귄 거야?”


“아니, 나 혼자 좋아했어.”


“누군지 말해 줄 수 있어?”


“너도 잘 아는 아이야, 학교 킹카였지.”


“아랑이? 아니면 효선이?”


“아니, 나중에 말해줄게.”


“궁금하지만, 말하기 싫다면 할 수 없지, 그녀의 어떤 점이 좋았어?”


“공부는 못했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어. 아이들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할 때는 그 아이는 나에게 잘해주었지. 왕따를 당하던 학급에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었어. 심지어 담임조차 그랬어.”


“사실 그때 담임 '똥파리'가 우리에게 무관심하긴 했어, 뭐 이사장 아들 혁진이나 신경 썼지 우리 같은 평민은 안중에도 없었지. 구린 새끼.”


“한번은 내가 코피를 흘린 적이 있었어. 그때 그 아이가 내 코를 지압하면서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지. 나는 그 아이에게 잘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했어. 그때 그 아이는 웃으면서 나에게 ‘우린 친구니까’라고 했어. 그때부터 세상에서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


“와~ 어린 것이 멋있다. 나처럼.”


“사실,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 밤, 그 아이에게 주려고 밤을 새워 편지를 썼어. ”


“그래서 편지 주니까 그 아이가 뭐라고 하대?”


“편지를 건네지 못했어.”


“뭐야, 바보같이. 그렇게 밤새 써놓고는 안 주면 어떻게 해.”


“당시에 나는 심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어. 비염에 소심함에 말도 더듬고 누가 보아도 찌질했지. 그런 내가 좋아한다는 고백편지를 주면 그 아이가 나를 비웃을까 봐 두려웠어. 그때 다짐했지. 나중에 그녀 앞에 정말로 완벽한 남자로 나타나 편지를 줄 것이라고.”


“그때 줬어야지, 그래서 언제 줬어? ”


"아직 주지 못했어."


"웽~ 이제 나름 완벽해 보이는데."



김동현은 종이상자를 열었다. 26년이나 된 색 바랜 파란색 편지봉투를 꺼냈다.


“야~ 여태 가지고 있었던 거야? 안 주고. 바보같이 한국 출장 자주 갔다며, 그때 줬어야지.”


김동현은 빛바랜 편지를 진선에게 보라고 건넸다. 진선은 편지를 건네받아 겉봉투에 쓴 글자를 자세히 보았다.


오래된 세월 탓에 어린이의 엉성한 글씨가 희미하게만 남아있었다.


‘내 짝 이진선에게’


뜨거운 어묵 국물을 한 번에 삼킨 것처럼 속이 뜨거웠다. 자신의 쿵쾅거리는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동현이는 지금 그녀에게 사랑 고백한 것이다.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진선은 동현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동현은 진선을 끌어당겨 안았다. 그와 볼이 닿았다. 그의 볼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의 입술이 진선의 입술에 가까이 와 닿았다. 겨울철 솜이불처럼 부드럽고 포근했다. 그에게서 상쾌한 여름 풀 향기가 난다고 진선은 생각했다.



첫 입맞춤이 끝나고는 나면 항상 어색했다. 이상한 침묵을 깨려고 먼저 말했다.


" 이 지퍼라이터 언제 돌려주면 돼. "


“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여행 끝나면 돌려줄게. 38세까지 물건 한 번 안 잊어먹는 나에게 맡긴 것은 탁월한 선택이야. 너한테 소중한 물건을 내가 계속 들고 있다는 것이 부담되긴 하지만 여자친구가 된 마당에 이 정도는 해 줘야지. 그런데 혹시 내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 아냐?”


“ 응, 그럴 수도 있지. 중요한 자료이고 동북아시아 국가 운명이 달려있어. 가지고 있는 동안 진선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 그러니 잘 보관해줘. 하하.”


진선은 동현의 농담이 진짜처럼 들려서 웃기지는 않고 섬뜩했다.


동현이 말했다.


"혹시 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이 지퍼라이터를 진선이 오빠한테 전해주면 돼. 국방부에 근무하는 엘리트 군인이니까 문건을 보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아실 거야. 문건을 보고 나서는 하루 지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넘기시라고 해.“


"야,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문제 생길 일이 뭐가 있겠어?”


“그래도 사람의 일은 알 수 없잖아.”


“그리고 우리 오빠가 국방부에 근무하는 것까지 아네! 너, 정말 스토커인데···. 이젠 남자친구이니까. 봐준다.”


“내가 한국에 무기 파는 일 하잖아, 당연히 알려고 하면 알 수 있지.”


이때 박은지가 문을 열고 나왔다.




매일 아침 8시에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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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최종> 하회탈과 백수 +2 19.06.02 152 1 9쪽
48 위장 19.06.01 93 2 10쪽
47 태블릿피씨 19.05.31 89 2 10쪽
46 나바세 19.05.30 110 2 11쪽
45 부활 19.05.29 91 2 10쪽
44 고백 19.05.28 90 2 10쪽
43 죽음 19.05.27 91 2 13쪽
42 희망 19.05.26 85 2 10쪽
41 마지막 수단 19.05.25 87 2 12쪽
40 실패와 맞짱 19.05.24 98 2 13쪽
39 거래 19.05.23 102 2 8쪽
38 전우 19.05.22 103 2 9쪽
37 조력자 19.05.21 116 2 9쪽
36 제3의 권력 19.05.20 114 2 9쪽
35 세도정치 19.05.19 138 2 12쪽
34 민주공화국 19.05.18 132 2 13쪽
33 논쟁 19.05.17 157 3 8쪽
32 만남 19.05.16 121 2 9쪽
31 김유미 19.05.15 126 2 11쪽
30 필립 한 19.05.14 128 2 9쪽
29 록히드마틴 19.05.13 128 2 10쪽
28 아들 호준 19.05.12 136 2 13쪽
27 발리 꾸따해변 19.05.11 137 2 10쪽
26 실종 19.05.10 121 2 10쪽
25 누명 19.05.09 130 2 9쪽
24 작은 나라 생존전략 19.05.08 131 2 12쪽
23 지포라이터 19.05.07 143 2 12쪽
22 보복 19.05.06 134 2 11쪽
21 사드 배치 19.05.05 143 2 12쪽
20 보고서 19.05.04 152 4 10쪽
19 거짓말 19.05.03 154 3 9쪽
18 제3의 권력 19.05.02 159 3 10쪽
17 정의가 없는 나라 19.05.01 178 4 9쪽
16 회귀 19.04.30 199 3 12쪽
15 납치 19.04.29 175 4 12쪽
» 첫사랑 19.04.28 163 3 9쪽
13 몽유병 +2 19.04.27 175 3 9쪽
12 오줌과 기절 19.04.26 181 4 11쪽
11 정자영 2 19.04.25 192 4 11쪽
10 호랑이 19.04.24 191 3 9쪽
9 정자영 1 19.04.23 220 3 8쪽
8 민박 19.04.22 219 3 13쪽
7 선제타격 19.04.21 25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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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선물 19.04.18 31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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