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완스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마왕으로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스
작품등록일 :
2022.01.16 00:36
최근연재일 :
2022.02.25 23:5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422
추천수 :
33
글자수 :
242,084

작성
22.02.13 23:00
조회
48
추천
1
글자
11쪽

36화.

DUMMY

주주 총회에 참여한 수현이 IR 팀의 진행에 따라 여러 심의 의결 사항을 주의 깊게 들었다. 너무 복잡한 용어가 많고 처음 참여하는 주총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최대한 노력했다. 이번엔 공부하는 셈 치고 참여한 상태였으니까. 그래서 자신의 의결권을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빨리 집에 가 세컨드 월드를 하고싶다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다음 의결 사항을 듣고는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음 안건은 특별결의로 이기훈 이사 해임 건입니다."


수현은 이기훈 이사 해임 건에 대한 결의 진행을 지켜 보았다. 팽팽했다. 해임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해임 쪽으로 의견이 굽혀질 때였다.


"이거 이대로 가면 해임인데?"


수현은 계획과 다르게 자신의 의결권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그러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자신의 새아버지 아니던가? 그리고 한가지 가 더 있었다. 빛을 지워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40만 5천주 김수현 해임에 반대합니다."


모든 사람이 시선이 수현에게로 모였다. 미성년자가 그만한 주식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반면, 진행자 역시 당황한 모습으로 땀을 흘렸다. 단순히 어떤 부자가 자식 명의로 주식을 모은 다고 생각했으니까. 실제로 본인이 주총에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예상 외로 흘러간 상황에 당황하고 있는 거다.


결과는 아슬아슬했다. 수현이 보기에 누구 한 명이 더 찬성했으면 바로 가결되었을 상황이었다. 다만, 운이 좋았다. 발행 주식 총 수의 1/3 요건을 만족 했지만, 출석한 주주 의결권은 2/3 미달로 해임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이로써 이기훈 이사 해임 건은 부결되었습니다."


진행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동시에 찬성했던 쪽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반대했던 쪽에선 박수를 쳤다. 수현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조용히 진행장을 쳐다보았다.


왜 이기훈 이사를 해임시키려 한 거지? 이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지?


어쨌든 이기훈 이사의 해임은 부결되었다. 진행장 너머 뒤쪽에 있던 이기훈 이사가 그런 수현과 눈을 마주쳤다. 상당히 긴장했던 모양이었다. 이마에 땀이 흥건했고 몸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하긴, 사형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역전되었으니까. 그럴 만도 했다.


그날 밤, 수현은 곧장 집으로 갔다. 이기훈 이사가 그런 수현을 쫓아 왔다. 수현이 쫓아온 이기훈 이사를 올려다 보았다. 이기훈 이사가 수현을 잡고 뭐라 말해야 할 지 망설였다. 그러다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고맙다."


어렵게 꺼낸 말이었다. 수현이 웃어주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이기훈 이사는 뉴월드에서 근무했다. 그럼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변도 가능 할 터였다. 수현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걸 위해 빚을 지게 한 셈이었다.


"제가 아저씨 목숨 살려줬으니 빚을 갚았으면 하는데요."


"빚?"


"네."


"그래, 그게 당연한 거겠지. 뭐든 말해봐라."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냥 뉴월드에 관한 사항을 좀 물어보고 싶어 서요."


"뉴월드? 흠, 대외비는 공개하지 못하는데."


"대외비까지는 아닐거예요. 그냥 확인하는 차원이니까요."


"확인이라고? 그게 뭔데 그러는 거지?"


"지금 게임에 개입하고 있는 뉴월드 직원이요. 그자가 누구죠?"


이기훈 이사가 놀랐다는 얼굴을 했다. 눈이 커졌고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려 하다 입을 다물었다. 수현 미소를 지은 상태로 이기훈 이사를 응시했다.


"간접 개입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게임에 개입을 하고 있던데 그 사람 정보를 좀 알려줬으면 해요."


잠시 심사숙고한 이기훈 이사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게 대외비라고 해야 할지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수현이 재촉하는 대신 이기훈 이사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인 이기훈 이사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최한용 이사라고 있어. 현재 세컨드 월드를 관리하는 사람이야. 예전엔 내가 했는데 거기서 실적을 이유로 짤렸거든."


"그럼 랭커들에게 새로운 무기를 준 것도?"


이기훈 이사가 마른 침을 삼키며 수현을 내려 보았다. 마치 이 꼬마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며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얼굴 같았다. 어떻게 그런 걸 알았냐는 표정 말이다. 수현이 대답을 기다렸다.


"그, 그래, 맞아."


"좋아요, 솔직하게 말해 주셔서 고맙네요."


“물어 볼 건 그게 다니?”


“네.”


"도움이 됐으면 좋겠구나."


"아주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용건을 끝낸 수현이 이기훈 이사를 떠났다. 그런 수현을 잡으려던 이기훈 이사가 묘한 얼굴로 수현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건 마치 누군가를 떠올리는 모습 같았다.


그 표정을 보지 못한 수현은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수현은 세컨드 월드에 바로 진입하지 않았다. 다만, 뉴월드가 자신을 공격하는 상황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난 만인의 적이며 뉴월드 입장에선 수익을 깎아 먹는 존재군."


그렇기에 이런 식으로 공격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회사는 수익을 쫓는 집단이다 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선을 아주 많이 넘었지만 말이다. 게임에서 일어나는 일은 게임 속 플레이어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었다. 이렇게 개발사가 직접 관여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이러면 밸런스가 무너지게 되어있었다. 만약 드러나기라도 하면 특정 플레이어에게 특혜를 줬단 사실 때문에 회사 자체가 위험해 질 수도 있었다.


"젠장, 내가 그렇게 위험하다는 건가?"


수현은 짜증스러운 와중에 합리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뉴월드가 무너지면 자신도 무너지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뉴월드는 자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 플레이어의 활동을 보장해주면 되겠구나?"


묘수가 떠올랐다. 그러면 대부분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 될 터였다. 플레이어는 사냥을 계속 할 수 있고,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 그럼 접었던 플레이어들이 돌아 올 테고 이는 뉴월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럼 자신 때문에 게임이 망해간다는 명분이 없으니 지금처럼 직접 개입하는 일 따위는 하기 힘들 터였다.


공식 게시판에 접속한 수현은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앞으로 몬스터 랜드에 등록된 플레이어의 경우 우호적인 대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중략.

그 외의 플레이어는 언제든 우리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십시오.]


라는 내용이었다. 다만, 사냥의 경우 몬스터 랜드에 속하지 않은 몬스터 만을 대상으로 허락한다고 했다. 이에 플레이어들은 댓글로 무시하고 조롱하고 욕을 했지만 실제로 세컨드 월드에 들어가자 분위기가 달랐다.


"등록하러 왔습니다."


"새치기 하지마!"


"아, 잠깐 튕겼다 왔다고!"


매일 같이 행정처로 찾아와 신분을 등록하는 플레이어가 늘었다. 북적북적 할 정도였다. 수현은 이렇게 자신의 명분을 만들고 나머지 서쪽 왕국을 밀어버릴 계획을 세웠다.


우선 서부 엘프 왕국인 아인하시아를 목표로 진군을 시작했다. 플레이어들은 예전 경험 때문에 엘프 왕국을 돕지 않았다. 테라와 아인하시아를 도와 전사한 플레이어 숫자가 얼마이던가? 심지어 많은 길드도 갈려 나갔다. 이 때문에 접은 사람도 많았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처음 투자한 시간을 그대로 다시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플레이어는 오히려 몬스터 랜드에 더 우호적이었다. 이제 누가 진짜 강자인지 깨달은 모습 같았다.


"플레이어도 권속으로 받을 수 있을까?"


수현이 그런 생각을 하며 아인하시아에 공격을 퍼부었다. 공성전이었다. 몬스터와 엘프가 치열하게 싸웠다. 특히, 다크엘프가 제일 선두에 서서 엘프를 베어 넘겼다. 엘론시아는 종족의 원수를 향해 검을 쉬지 않았다. 같은 종족이라면 권속이 된 다크엘프가 훨씬 우위였기에 엘프의 성벽은 얼마 안가 무너졌다.


"성벽이 무너졌다! 공격!" 돌진하라!"


성벽과 그 주변이 완전히 장악되었다. 남아 있는 엘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죽어 있었다. 하지만 엘론시아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크 엘프 부대에게 명해 확인 사살을 하라 지시했다. 명령을 받든 일부가 돌아다니며 시체를 푹푹 찔러 확인 사살을 했다. 상당히 신중한 모습이었는데, 전쟁에서는 당연한 모습 중 하나였다. 포로로 잡을 생각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수현이 안전해진 성벽을 넘어 아인하시아로 입장했다. 대부분 엘프의 병력은 후퇴해 아인하시아의 세계수를 방어하기 위한 라인을 구성한 상태였다. 수현이 이를 살펴 보았다. 모두들 정예처럼 보였다. 하얀 갑옷에 몸 전체를 가릴 방패를 들고 긴 검을 찌르는 자세로 눕혀서 겨누고 있었다. 수현은 그렇게 방어선 앞까지 간 다음 엘론시아에게 말했다.


"마음대로 해."


엘론시아는 세계수와 엘프에 대한 공격을 명령했다. 마지막 전투이기에 아주 치열했다. 엘프들은 어떻게든 진열을 유지하며 다크 엘프의 공격을 버텼다. 수현이 보기에 엘프는 아주 잘 훈련된 베테랑이 확실했다. 문제는 수에서도 그리고 질에서도 너무 밀린다는 점이었다. 그날 서부 엘프 왕국인 아인하시아가 무너졌다.


테라는 이 사실에 겁에 질려 했다. 황제는 그런 백성을 안심시키며 동부 왕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어느새 스톤시티의 드워프가 수현에게 권속이 되길 요청했다. 그러면서 동부 왕국으로 지원 요청을 하러 가던 병력을 죄다 포로로 잡아서 왔다.


"저희의 선물입니다. 마왕이시여."


수현은 이들을 권속으로 받아들이며 테라에 대한 마지막 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제국과 몬스터 랜드의 본격적인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은 보통 전쟁이 아니었다. 서쪽의 세력 중 가장 큰 두 세력의 전쟁이었다. 이 충돌에서 살아 남은 쪽은 세컨드 월드의 서부 대륙을 전부 차지하게 될 터였다. 반대로 지는 쪽은 그대로 멸망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 속 마왕으로 살아가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화+2화 / 3화+4화 /16화+17화 를 합쳤습니다. 22.01.28 64 0 -
47 47화. +1 22.02.25 36 0 13쪽
46 46화. +1 22.02.23 34 0 12쪽
45 45화. +4 22.02.22 28 1 11쪽
44 44화. 22.02.21 35 0 11쪽
43 43화. 22.02.20 36 0 12쪽
42 42화. 22.02.19 34 0 11쪽
41 41화. +2 22.02.18 35 1 11쪽
40 40화. +2 22.02.17 42 1 10쪽
39 39화. +2 22.02.16 38 0 11쪽
38 38화. +3 22.02.15 47 1 12쪽
37 37화. +2 22.02.14 49 1 11쪽
» 36화. +2 22.02.13 49 1 11쪽
35 35화. +2 22.02.11 62 1 11쪽
34 34화. +2 22.02.10 53 0 11쪽
33 33화. +2 22.02.09 55 0 11쪽
32 32화. +2 22.02.08 57 1 12쪽
31 31화. +2 22.02.07 70 1 11쪽
30 30화. +2 22.02.06 68 1 12쪽
29 29화. +2 22.02.05 61 1 11쪽
28 28화. +2 22.02.04 73 0 11쪽
27 27화. +3 22.02.03 74 0 13쪽
26 26화. 22.02.02 64 0 12쪽
25 25화. +2 22.02.01 87 0 13쪽
24 24화. +2 22.01.31 83 1 12쪽
23 23화. +2 22.01.30 83 1 12쪽
22 22화. +2 22.01.29 87 1 12쪽
21 21화. +3 22.01.29 87 1 13쪽
20 20화. +4 22.01.28 94 1 11쪽
19 19화. +2 22.01.28 102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