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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스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마왕으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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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스
작품등록일 :
2022.01.16 00:36
최근연재일 :
2022.02.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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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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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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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화.

DUMMY

엘프 측에서 시작의 섬으로 사자를 보냈다.


마을 회관에서 엘프 사자를 만난 수현이 물었다.


"무슨 일로 방문한 겁니까?"


거만한 얼굴로 허리를 꽂꽂이 핀 엘프 사자가 대답했다.


"너희에게 경고를 하기 위함이다."


마치 하대를 하는 말투였다. 보일이 못 마땅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었다. 수현이 손을 들어 보일을 진정시키지 않았으면 화염구를 한 방 먹였을 지도 몰랐다. 흥분해서 좋을 이유가 없었다.


"다크 엘프를 보호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다. 또한, 우리 세계수를 독으로 타락시킨 존재이기도 하다."


"우린 다크 엘프를 보호하는 게 아니야. 머물게 허락해주고 있을 뿐이지."


"하, 웃기는 소리를하는 군. 너희가 보호하고 있는 다크 엘프는 영생의 축복을 내려주는 세계수를 타락시켰다. 우린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기 힘들다."


"그건 엘프가 인간 그리고 플레이어와 연합해 다크 엘프를 몰아내려 한 탓에 벌어진 아닌가?"


"무어라?"


"이건 전쟁 중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중 하나다."


"뭔가 한참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뭐?"


"우리가 인간 그리고 플레이어와 연합해 다크 엘프를 몰아내려 한 건 맞지만, 최대한 그들을 존중하기 위해 새로운 정착지를 제공해 주려 노력했다. 그런데 다크 엘프는 그런 우리의 호의를 이런 식으로 갚았다.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다크 엘프를 추방해라. 아니면 우리가 전 병력을 이끌고 네 섬을 초토화시키겠다."


수현이 삐딱하게 엘프 사자를 쳐다 보았다. 정착지를 제공해 주려 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저들은 도망쳐 온 걸까? 그리고 이 엘프는 지금 뭘 믿고 자신 앞에서 저런 경거망동을 하는 걸까?


수현은 엘프 사자의 건방진 태도에 화가 났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다크 엘프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말아라. 그리고 우리 섬을 침공했던 자들이 어떻게 됐는지 가서 소문이나 좀 더 듣고와라. 귀쟁이 새끼야."


엄청난 모욕이었다. 엘프 사자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이런 말을 하고도 무사 할 것 같은가?"


"그럼 어쩔 건데? 당장 여기서 널 죽일 수도 있어."


수현이 얼굴을 확 구긴 채로 엘프 사자를 노려 보았다. 보일이 그 소리에 이글거리는 눈을 하고 앞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너희 의견은 충분히 알았어. 그러니까 가. 가서 내 결정을 기다려."


손가락을 뚝뚝 굽히고 목을 풀던 보일이 수현의 말에 멈추었다.


엘프 사자가 물러난 후 수현은 다크 엘프가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사실과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이건 약속을 어기는 일이고 신뢰를 깨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결심을 한 수현이 다크 엘프의 수장 엘론시아를 찾아갔다.


"엘프의 사신이 왔다 갔습니다."


"뭐라고요?"


"그자가 내게 와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다크 엘프가 세계수를 타락시키고 도망갔다고요. 그래서 우리 섬을 침공할 거랍니다."


"아, 결국 그 이야기를 들으셨군요."


"정말입니까?"


잠시 망설이던 엘론시아가 이를 긍정했다.


"사실입니다."


"왜 처음부터 말하지 않은 겁니까?"


"이건 저희 문제였으니까요."


"하지만 보십쇼. 지금 이건 우리 문제가 되었습니다."


"저흰 엘프가 루나시티를 침공한 죄를 물었을 뿐이에요."


그 말을 하며 엘론시아는 더 잔혹한 복수를 하지 못해 억울하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세계수를 타락이 아닌 파멸 시켰어야 하는 건데."


수현이 그 모습을 보며 다음 질문을 했다.


"엘프가 다크 엘프를 위해 새로운 정착지를 준비하고 제공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입니까?"


엘론시아가 수현을 노려 보며 대답했다.


"그런 제안을 받기는 했지만 엘프를 믿을 순 없습니다. 그리고 마침 시작의 섬에 관한 소문을 들은 참이였죠."


"그럼 다른 다크엘프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들은 엘프가 마련해준 정착지에 머물고 있습니다."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들만 도망쳐 온 거군요."


"그렇습니다."


"일부만요?"


"네."


"일단 잘 들었습니다."


"결정을 하신 건가요?"


"아직입니다. 지금은 양쪽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단계입니다."


"그럼?"


"삼일 후에 절 찾아오십시오. 그때, 답을 하겠습니다."


그 동안 수현은 고민을 했다. 퇴원을 하는 그날까지도 말이다.


원무과에서 결제를 한 수현이 슬리퍼를 끌고 병원을 나섰다. 그리고 당장 근방에서 제일 좋은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후줄근한 차림을 한 수현을 이상하게 보는 직원이 많은 가운데 고급 침대로 유명한 텔퍼 앞에서 멈춰섰다. 텔퍼의 직원은 수현을 힐끗 보더니 상대도 안했다. 침대에 누워 맛만 보고 가는 사람들 중 하나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수현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여기서 제일 비싼거 지금 셀로 결제할게요."


컴퓨터 자판을 톡톡 치고 있던 직원이 수현을 화들짝 놀라 바라 보았다.


"네?"


"제일 비싼거 달라고요."


"아, 그게 저희 매장에서 제일 비싼거면 매트랑 프레임이랑 해서 한 팔백만원 정도가 되는데."


"괜찮네요. 그걸로 주세요."


수현이 그렇게 말한 다음 정말 셀로 결제를 했다. 직원이 얼떨떨 한 얼굴을 하는 가운데 쉬몬스와 쉴리와 같은 경쟁 업체 직원들 역시 수현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 보았다.


부자는 부자처럼 입지 않고 다닌다고 하더니 정말 인 걸까?


수현은 그렇게 침대와 프레임을 주문하고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직원은 물건을 즉시 배송해 주겠다며 주소를 알려 달라 했다. 수현이 주소를 알려주자 컴퓨터에 입력한 직원이 지금 당장 출발하겠다고 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한 수현이 백화점을 나섰다. 그 다음 버스를 타고 집으로 바로 향했다. 일주일 동안 비운 집은 곰팡이가 더 피어 있었다.


"이것도 어떻게 해야겠어."


혼잣말을 한 수현이 낡은 이불 위로 가서 누우려 할 때였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밖으로 나가보니 벌써 침대가 도착해 있었다. 그런데 설치기사가 이상한 눈으로 수현을 보며 물었다.


"정말 여기로 주문한 거 맞아요?"


"네."


"씁, 이걸 설치할 만한 장소가 아닌데."


"그럼 그걸 설치할 만한 장소는 어디 호텔 같은 곳인가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아무튼 설치는 할게요."


무안한지 설치 기사가 말도 하지 않고 침대를 설치했다. 수현이 나가는 설치 기사에게 인사를 하고 침대에 누워 보았다. 신세계였다. 푹 몸을 감싸긴 하는데, 너무 푹신하지도 않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았다. 무척 좋은 침대가 확실했다. 수현이 그런 침대에 누워 기어를 썼다. 다시 세컨드 월드로 향할 시간이었다.


그 동안 수현은 많은 고민을 한 상태였다. 엘프 측 말을 들어야 할까 아니면 다크 엘프측 말을 들어 저들을 보호해 줘야 할까?


하지만 엘프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이제 삼천이 아닌 일만에 가까운 군대가 포트 선비치에 모인 상황이었다. 저 귀쟁이들은 진심이었다. 만약, 수가 틀려진다면 진심으로 시작의 섬을 초토화시킬 생각이었다.


심지어 그냥 보병이 아닌 잘 무장된 함선도 가지고 있었고, 엄청난 물자와 장비를 지니고 있었다. 수현은 처음으로 제대로 전쟁 준비를 하는 엘프를 보며 세삼 세컨드 월드의 스케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만약, 이게 종족과 종족의 전면전이라면 수만에서 많게는 수십만까지 한꺼번에 싸우겠지. 절로 소름이 돋는 상상이었다.


그리고 두려웠다. 엘프는 정말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현은 아치 길드와 다르게 왕국을 이루고 사는 이종족과 전면전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겨우 도시 수준까지 발전한 우리가 과연 전면전을 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결론은 금방 나오지 않았다.


"반반이야."


결국 수현은 삼일 째 되는 날 자신을 찾아온 엘론시아에게 안 좋은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시작의 섬을 떠나 주세요."


"네?"


"당신들이 여기 있으면 우리 섬이 위험해집니다. 난 내 식구들이 위험해지는 걸 두고만 볼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허락한 일이었습니다."


"네, 그리고 내가 당신들을 추방하는 겁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단기간만 허락한다고 했으니까. 이제 때가 됐어요."


마치 속았다는 얼굴로 엘론시아가 부들부들 했다. 그 모습을 본 라흐쉬나가 수현 옆으로 바짝 붙었다. 한참 수현을 노려보던 엘론시아가 한 마디 했다.


"결국 당신도 저 엘프들과 다를 바 없어."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정된 사항이었다.


"당신들이 여기 있으면 우린 엘프 왕국과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그건 막고 싶어요. 그러니 협조해 주세요."


"흥, 결국 싸우는 게 두려운 겁쟁이라 그러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비아냥 거린 엘론시아가 등을 휙 돌렸다. 그리고 회관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삼일안에 떠나겠습니다."


수현은 이 꺼림찍한 상황에 말을 아끼며 작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몬스터도 아닌 이종족이니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했다.


"우리 식구가 아니잖아."


그렇게 기분이 이상한 가운데 수현이 회관 밖으로 나갔다. 다크 엘프가 마을에 불어온 마을의 변화가 보였다. 이제 이곳저곳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밤에도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모임을 같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밭을 갈 때는 마법으로 작동하는 쟁기를 사용했다. 더 이상 오크나 고블린이 자신들의 힘으로 밭을 갈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물이 없어도 돌아가는 물레방아에서 곡식을 찧고 그것으로 빵을 만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마을은 도시 급으로 도약해 있었다.


마법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어 생산량이 이전에 비해 무척 증가했고, 마을의 모습 역시 한단계 더 발전한 모습이었다.


수현은 이제 부족 마을에서 진짜 도시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크 엘프가 떠나면 더 이상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런 생각을 한 수현이 문득 다크 엘프 쪽을 바라 보았다. 마을에 들어와 있던 다크 엘프들이 속속 자신들 진영으로 떠나고 있었다. 고블린과 오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봐, 알레하르! 어디가는 거야!"


알레하르라 불린 다크엘프는 고블린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떠날 뿐이었다.


이종족이라.


인간과 다른 종족이지만 그 숫자가 매우 많고 지능이 높으며 왕국을 결성하고 사는 종족을 바로 이종족이라고 했다.


다크 엘프도 그런 이종족 중 하나였다.


비록 이곳으로 온 다크 엘프는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말이다.


함선을 꽉 채운 숫자는 천 명이었다. 왕국의 숫자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였다. 엘프들만 해도 만명이 넘게 모였으니 말이다.


이는 고블린과 오크를 더한 숫자와 비슷했다.


코볼트 보다는 적고 말이다.


왜 모든 다크 엘프가 건너오지 않고 일부만 건너 왔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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