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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스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마왕으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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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스
작품등록일 :
2022.01.16 00:36
최근연재일 :
2022.02.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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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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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DUMMY

한과 동행하며 산길을 걸어 갈 때였다. 도적때가 나타나 두 사람을 에워쌌다. 얼굴을 가면으로 가리고 손에 각종 무기를 쥔 도적 떼였다.


"어휴, 아이템이 좋아 보이네? 그 검이랑 갑옷 우리한테 주면 적당히 봐 줄게, 아니면 전부 죽여버리고 시체까지 태워버릴 거야."


지금 저들은 누구에게 협박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을까? 아마, 알게 된다면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도 모자랄 정도였다. 한 명은 마왕, 한 명은 랭킹 1위였으니까. 하지만 현은 나서는 대신 한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 지켜 보기로 결정했다.


"가는 길이 바빠서 그러는데, 여기서 돌아가라. 그럼 살려주마."


일단 기회를 준 한은 그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도적 떼의 반응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살려준다고? 우리를? 하하, 이 새끼 이거 미쳤네?"


도적떼가 기회를 걷어차자 한이 움직였다. 마치 섬광처럼 일격에 모두를 베어 넘겼다. 빠르고 정확한 공격이었다. 무기를 사용하기도 전에 당한 도적 떼의 시체가 하늘을 날다 하나 둘 바닥 위로 떨어졌다. 피가 비가 되었고 토막 난 육체가 고깃덩어리가 되어 바닥 위를 뒹굴었다.


수현은 한이 사용하는 검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평범한 검이 아니었다. 역시, 뉴월드가 지급한 검이 분명했다. 휘두를 당시 검에서 뿜어져 나온 빛을 보며 확신했다. 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뭐가 있을까? 그런 생각 한 수현이 한의 검술을 칭찬하며 그와 함께 산을 내려간다.


"굉장하네요. 단 한 번에 도적떼를 궤멸시키다니."


"저 도적들이 너무 약해서 그럽니다."


"그래도 이런 검술은 처음 봤습니다."


"열심히 하면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입니다."


겸손한 척을 하는 한을 보며 수현이 생각했다. 한의 강함이 어느 정도일까? 비교한다면 보일이나엘론시아 정도가 될까? 만약, 뉴월드가 준 무기 없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아니면, 뉴월드가 준 무기가 없어도 엘론시아나 보일을 이길 수 있을까? 한의 실력은 훌륭했다. 그건 인정하는 바였다. 아이템이 가진 능력이 없어도 도적떼 정도는 해치 울 수 있었다. 단, 정확히 그 정도 실력일지 아니면 그 이상일지 수현은 궁금했다. 지금 자신이 상대 가능한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했다.


마을에 도착해 숙소를 잡은 두 사람이 맥주를 주문했다. 안주로는 소시지 구이가 나왔다. 간단한 술자리였다. 가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돈을 잔뜩 주고 사 먹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건 게임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런 간단한 음식만 먹는 사람도 있었다. 음식을 먹으면 배부름 효과를 얻게 되는데 일시적으로 활력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버프나 미식과는 상관 없이 그냥 대화를 하는 자리였다. 술을 곁들여서 말이다.


한이 무역과 관련한 이야기를 꺼낸다.


"여기저기 떠돌다 다니는 생활이 불편하진 않으세요?"


수현이 씹던 소세지를 넘기고 대답했다.


"이젠 익숙해져서 어느 한 곳에 정착하는 일이 더 불편해요."


"그러시군요."


"네."


수현은 그 이야기에 맞춰주며 대화를 하다 문득 생각 났다는 듯 마왕에 대한 말을 했다.


"아, 요즘 마왕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던데, 한 님은 마왕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생각하냐 고요?"


"네, 안 좋게 본다든가 좋게 본다든가 그런 거요."


"하."


한이 한숨을 내쉰 다음 말했다.


"마왕이 위험한 건 맞지만 그가 원하는 걸 들어 주기만 하면 전쟁도 없고 평화를 유지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유는요?"


"마왕은 꽤 합리적인 사람이고, 플레이어입니다. 그리고 마왕 역할을 하며 엄청난 돈을 벌고 있을 거예요. 그런 그가 무리해서 전쟁을 더 할리도 없고 세컨드 월드를 망하게 하지도 않을 겁니다."


수현은 한이 굉장히 똑똑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더불어 자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는 걸 깨달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는 순간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날 수도 있었다. 아니면 벌써 들통아 났다 거나. 수현이 한을 지그시 쳐다 보았다.


무서운 사람이다.


한은 수현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지 역으로 마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었다.


"저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마왕이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싸울 땐 자신의 모든 걸 잃을 상황일 겁니다. 그런 상황만 없다면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들이야 다 똑같으니까요. 이 게임의 최종 목표는 좀 더 많은 셀을 버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이 시원하게 웃더니 맥주잔을 들이 밀었다.


"저흰 마음이 통하네요. 한잔 더하세요."


수현이 맥주를 받아 들고 건배를 한 다음 한과 같이 마셨다. 이후로 즐겁게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맥주가 한 잔 두 잔 늘어갔다. 수현은 미성년자였기에 취하지 않았지만 한은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모양이었다.


“어휴, 이제 그만 자러 가이겠네요. 로그아웃해야 겠어요.”


“아,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로그아웃해야 겠네요.”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네. 내일 뵈요.”


다음 날, 수현은 한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아무래도 자신을 의심한 모양이었다. 로그인을 하지 않은 걸까 싶었지만 숙박 명부 상 한은 여관을 미리 나선 후였다.


"어디서 들통났던 걸까? 어제의 대화? 아니면 도적떼 사냥? 아니면 둘 다 일 수도 있겠네."


눈치까지 빠른 걸 보니 정말 용사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 수연이었다. 아니, 확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증거만 있다면 수현은 랭킹 1위인 한을 용사로 낙점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건 추측이었다. 확신을 하더라도 추측은 추측이니 더 조심히 견제하기로 결심했다.


수현은 그런 의미에서 한이 목적지라고 말했던 마리안까지 가기로 했다.


"뭐, 밑져야 본전이지.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을 것 같지는 않고."


여행길은 중간 중간 귀찮은 일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순조로웠다. 해안가 마을이자 평범한어촌 동네의 모습을 한 마리안에 수현이 도착했다. 바닷바람이 짰다. 수현이 소금기를 느끼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한을 찾아 보았다. 하지만 한을 보았다는 사람도 한의 흔적도 없었다. 처음부터 거짓말인가 싶은 수현이 포기하려 할 때였다.


마리안의 해안가 근처에서 커다란 빛이 올라왔다. 하늘을 뚫고 올라 갈 정도였다. 모든 NPC가 이를 집중해서 보았다. 수현이 빛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빠르게 뛰어갔다. 그리고 예상대로였다. 거기에 한이 있었다.


한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마치 흰 도화지 같은 느낌을 주는 망토였다. 한이 이를 쥐고 등에 걸쳤다. 딱 맞게 걸쳐진 망토가 은은하게 빛을 내다 이를 갈무리했다.


"저건 설마 그런 건가?"


수현은 단번에 눈치챘다. 저건 선대 용사의 아이템 중 하나라고 말이다. 한도 자신처럼 용사의 아이템을 찾고 있었다.


"젠장."


많은 생각이 오갔다.


지금 죽이는 게 맞을까? 아이템을 못 찾도록 해야 할까?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했지만 상황을 냉정하게 본 수현은 이내 포기했다.


여긴 동부 왕국이었다. 자신이 한을 죽이면 마왕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태고 그럼 엄청난 병력이 몰려 올 터였다. 이 곳을 전부 포위하고 자신을 죽이려 하겠지. 때가 안 좋았다. 수현은 한을 죽이는 걸 포기하고 자리를 떴다. 용사가 누구인지 알아냈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하고 말이다.


수현은 다시 아크바론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대로 시간을 주면 한은 자신을 상대할 정도로 강해질 터였다. 그러니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무리를 해서라도 한을 암살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그보다 더 강해져야 했다.


"하지만 암살은 너무 어려운 선택이야."


랭커 1위에 용사인 한을 암살할 만큼 실력 좋은 자가 있을까? 더군다나 아이템 중 하나인 망토를 모은 상황이었다. 어떤 변수가 있을 몰랐다. 엘론시아 만큼 실력 좋은 몬스터를 투입하면 불가능하지도 않겠지만, 만에 하나 실패하면 타격이 컸다. 얼마 없는 보스급 몬스터를 잃는 건 전력의 절반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보일과 엘론시아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이들이 슈프림 급이었다.


"결국 방법은 하나야."


수현은 마기 연공법을 통해 더욱 마기를 쌓아 강해지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몬스터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마기 또한 강해져 쌓기 편해지고 있었다. 이를 잘 이용하면 엄청난 마기를 몸속에 쌓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은 끊임없이 강해진다는 소리였다.


“가끔 보면 누가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런 소리를 한 수현이 이번엔 동부왕국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연합을 결성한 동부 왕국을 상대하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견제할 필요성이 있었다. 동시에 힘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춰 놔야 했다.


"여행길에서 본 동부는 서부보다 훨씬 결속력이 강해 보였어. 그런 동부 연합이 쳐들어오는 걸 막기 위한 묘수가 필요해."


생각에 잠김 수현이 이마를 문질렀다. 만약, 전선을 다시 정비할 수 있다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이다. 문제는 서부 왕국을 관통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수현이 한 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명분을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했다.


무사히 아크바론으로 돌아온 수현은 인간 제국의 수도 테라와 엘프의 수도인 아인하시아에 서신을 보냈다. 군사를 움직일 테니 길을 열라고 말이다.


"보일, 그들이 응답을 해왔나?"


"응답을 해왔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부정적입니다."


예상했었다. 이 두 왕국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국경을 열라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현은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서부 왕국이 동부 왕국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으니 국경을 열지 않는 건 평화협정을 파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겠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군사를 움직였다.


"평화 협정은 파기되었다. 이제 다시 전쟁이다. 이번 우리 목표는 서부 제패다. 비축해둔 물자를 풀고 병사들을 전방으로 이동시켜라."


수현이 그렇게 새로운 전쟁을 지시했다. 모든 인원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이들은 단 한 번의 패배도 경험하지 않은 무패의 군대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전쟁광 스킬로 인해 사기는 늘 최상이었다.


수현이 그렇게 준비되어 가는 과정을 검토하다 기어를 벗었다.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선 1주일이나 걸릴 예정이었다. 사실, 이것도 엄청 빠른 속도였다. 체계적으로 변하기 전이라면 한달이 걸릴 수도 있었다. 그동안 행정부, 재무부, 경비대와 같은 체계를 구축해 놓아 다행이었다. 군단으로 나눈 선택 역시 탁월했다.


수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초청장을 들었다. 고급스러운 종이의 부드러운 느낌이 손가락을 간질였다. 이를 든 수현이 밖으로 나섰다. 주주총회에 참여할 생각이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다행히 시간이 딱딱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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