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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스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마왕으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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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스
작품등록일 :
2022.01.16 00:36
최근연재일 :
2022.02.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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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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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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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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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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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DUMMY

수현은 아크바론을 점령하여 굉장히 넓은 영토를 지니게 되었다. 이제 어느 누구도 몬스터 랜드를 얕보지 못하는 상황이 이었다. 전쟁에서 패배한 플레이어는 큰 손실을 봤으며, 아이템을 잃은 이들은 게임을 다시 접기도 했다. 수현에게는 아이러니이기도 했다. 본인들이 침공하고 본인들이 망했으면서 왠지 자신을 탓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왕 때문에 겜 접는다. 좆같아서 진짜!"


"아니, 아이템 하, ㅅㅂ, 진짜 노답이네."


"복구해달라고! 트럭이라도 보낸다!"


반면,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더 골치가 아파진 존재가 있었다. 바로 인간과 엘프 연합이었다. 이들은 최근 전투로 국력을 많이 소진된 상태였다. 결국, 연합은 자존심을 굽히고 몬스터 랜드를 국가로 인정하는 대신 더 이상의 침공을 하지 말아달라 제안했다.


수현은 이 조건을 받아 들였다.


"좋다, 평화 조약을 체결하지."


영토를 관리하는 일만 해도 무척 바빴다. 혼자서 감당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어쨌든 수현도 현실에서 삶을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밥 먹고 씻고 싸고 그런 일 말이다. 그래서 행정 업무를 전담할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몬스터들 중 똑똑하다 소문이 난 이들을 모은 이유였다. 수현은 이들을 토대로 행정부를 건설하기로 했다. 초기이기는 하지만 내실을 다지기 위한 초석이었다. 그리고 치안을 담당할 경비대를 창설했다.


"국가의 모습을 갖춰야지. 이제."


또한, 예산을 관리하기 위한 재무부도 만들었다. 수현은 과연 이게 잘 굴러갈까 싶었지만 의외로 열정을 다해 모두가 잘 해주었다. 그래서 자신의 일거리를 상당부분 덜 수 있었고 수현은 여유가 생기자 기어를 벗고 현실로 나갔다.


집은 이미 완공이 되어 있었다. 수현은 멋진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새 페인트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향기로웠다. 코를 벌름거리며 이를 빨아들인 수현이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가구를 사서 놓고 인터넷을 연결했다.


“설치 완료되었습니다!”


인터넷 설치 기사가 떠나자 수현이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웨이버에 뉴스를 검색해 보았다. 세컨드 월드를 입력하자 큼지막한 기사가 여러 개 올라왔다. 바로 마왕의 정체와 관련된 뉴스였다.


[세컨드 월드를 위기로 몰아넣은 마왕, 그 정체는 바로.]


[마왕, 뉴월드를 위협하는 새로운 문제로 떠올라.]


[과연 세컨드 월드를 마왕이 점령할 것인가?]


대부분 세컨드 월드가 마왕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뉴스였다. 다른 내용의 뉴스도 있었지만 말이다. 수현이 이를 읽어 내려갔다.


[뉴월드의 직원이 세컨드 월드에 개입했단 사실이 의심되고 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런 뉴스가 몇 개 보였다. 언론사에서도 어느 정도 냄새를 맡은 모양이었다. 아마 플레이어 중 누군가가 이를 흘리지 않았을까? 아니면 랭커 중 불만을 품은 자가 그랬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많았다. 수현은 자신의 이름으로 투고를 할까 하다 생각을 접었다.


사실 크게 보자면 세컨드 월드가 망하는 건 수현에게도 치명타였다. 수입의 전부가 세컨드 월드에서 나왔으니까. 수입원을 잃게 되는 건 죽어도 싫은 수현이었다. 즉, 여기서 적당히 선을 유지하는 편이 옳았다. 평화 협정을 맺기도 했고 말이다.


한동안 수현은 그렇게 세컨드 월드와 현실을 오갔다. 그러면서 수현은 다른 계획도 세웠다. 뉴월드. 세컨드 월드를 개발한 개발사의 주식을 사 모으는 계획이었다. 마왕이기는 하나 수현은 세컨드 월드와 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체였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미성년인 수현은 어머니의 허락이 있어야 계좌 개설이 가능했다.


"어쩔 수 없나? 내 계획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일이긴 한데."


뉴월드의 대주주가 되어 힘을 좀 써볼 생각이었다. 이미 그런 자본은 충분히 갖고 있었으니까. 뉴월드가 삐뚤어진 길을 가는 걸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 자신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힘을 써야 했다.


"어머니를 찾아가야겠구나."


수현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이 선택이 맞는지 잠시 고민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갔다. 반겨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번 웃어는 줄까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계좌를 만들어달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너는?"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자 어머니가 나왔다. 단번에 알아보는 모습이었다. 핏줄은 핏줄인 모양이었다. 수현이 잠시 어떤 말을 해야 할까 하다 말했다.


"안녕하세요."


모자지간의 인사치고는 굉장히 딱딱했지만 어쨌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온 거니?"


단번에 문전박대를 당했다. 수현이 왠지 모르게 면목 없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제가 부탁 드릴 일이 좀 있습니다."


"부탁?"


"주식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머니 허락이 필요해서요. 같이 영업점에 가서 개설 좀."


"네가 주식 투자를 한다고?"


"돈을 좀 벌었어요. 좀 많이요. 이제 먹고 살 걱정 하지 않아도 될 정도에요. 그래서 투자를 하고 싶어서."



수현의 어머니는 그런 수현을 잠시 쳐다 보다 문을 닫았다.


"찾아오지마. 그런 부탁 들어 줄 이유도 없고 내 행복 망치기도 싫으니까. 너랑 나랑은 이제 남남 이야."


닫혀 버린 문을 수현이 멍하니 쳐다 보았다. 너무 매몰 찬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분노를 느끼는 한편 슬픔도 같이 느꼈다.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진 기분이었다. 부자가 되어 어머니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현은 어머니에게 부탁을 할 때도 죄를 지은 것처럼 행동 했었다.


"다 부질 없는 건가."


이제 어머니는 자신을 자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남남이라고 까지 했으니 말 다했다. 대신 수현은 혹시 모른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전화번호를 문에다가 남겼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쯤 기회가 왔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내가 급하게 큰 돈이 좀 필요해. 너 부자라며? 나 좀 도와줘."


마치 맡겨 놓은 돈 내놓으라는 말투였다. 수현이 대답대신 침묵을 유지했다.


"돈 얼마나 있어? 내가 원하는 만큼 빌려 줄 수 있어?"


침묵 끝에 수현이 대답했다.


"네."


잠시 말을 아낀 수현의 어머니가 수현에게 말했다.


"그럼 1억만 꿔줘."


수현은 잠시 고민하다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어차피 남남이라고 한 어머니였다. 가족처럼 대할 이유가 사라진 상태였다.


"제 주식 계좌를 만들어주면 빌려주겠어요."


"정말이니?"


"네."


수현의 어머니가 크게 기뻐하며 수현에게 말했다.


"아들, 고마워!"


수현은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배신감이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냉정해질 필요가 있었다. 이건 거래였다. 그러니 거래를 하는 것처럼 대하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수현은 어머니가 남긴 계좌로 1억을 보냈다.


다음날 어머니는 수현을 대동해 주식 계좌를 만들어 주었다. 수현은 어머니와 걷는 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등본 상에 명백히 어머니 이름이 올라와 있었지만, 이제 어머니가 아닌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현은 주식 계좌를 만들고 난 후 뉴월드의 주식을 10억원 정도 매수했다. 대주주 요건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조금씩 나눠서 추가 매수를 하는 한편 일이 잘 풀렸다는 소식을 어머니로부터 들었다.


"네 새 아버지께서 널 보고 싶어 하시더라.”


수현은 만나야 할 지 거부해야 할 지 고민하다 대답했다.


"좋아요."


자신의 1억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도대체 얼마나 행복하기에 자신을 버렸는지 알고 싶었다.


수현은 그래서 식사 자리에 나갔다. 식사 자리에는 자신의 동생이라 할 수 있는 아이도 나와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아이였다.


"네가 수현이구나."


"안녕하세요."


"그래, 일전에 도와준 건 정말 고마웠다."


"네."


"어린 나이에 이렇게 성공하다니 대단하구나,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봐도 될까?"


수현이 대답을 할까 하다 망설였다.


"아, 그래, 내 소개부터 해야지. 난 뉴월드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기훈이라고 한단다."


“네."


이기훈 이사가 대답을 기다렸다.


"전 세컨드 월드로 돈을 벌고 있어요. 무역을 해서요."


세컨드 월드라는 말에 이기훈 이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말이니? 우리 게임으로 돈 버는 사람이 많다고는 했는데 네가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구나!"


신기하다는 투로 말한 이기훈 이사가 하하 호쾌하게 웃었다.


"그런데 왜 1억이 필요했던 거에요?"


수현이 질문을 했다.


"이사면 1억 정도는 있지 않으신가요?"


이기훈 이사가 씁쓸한 얼굴로 대답했다.


"집을 사려고 돈을 모으고 있기는 한데 당장 쓸 현금이 부족했어."


"그럼 그 돈을 어디다 쓰신 건가요?"


불편할 만한 질문이었지만 이기훈 이사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투로 대답했다.


"내가 아끼던 직원이 크게 다쳤는데 병원비가 1억이 나왔어. 아무런 연고도 없고 해서 내가 보증을 섰지. 그런데 이 직원이 자취를 감췄어. 덕분에 내가 1억을 갚아야 했지."


한마디로 사람을 믿었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이야기였다.


수현은 새 아버지가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이런 사람이 뉴월드의 이사라니, 정치적으로 힘들겠군 이라 생각하며 한가지를 더 물었다.


"뉴월드 이사라고 하시니까 궁금해서 그런데 한 가지 여쭤봐도 되요?"


"뭐든 물어봐라. 대답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전부 말해 줄게."


"마왕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기훈은 이사는 잠시 생각하는 시간도 없이 바로 대답을 내놓았다.


"거기에 대한 답변은 AI 마더가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지. 우리는 단지 관찰하기만 할 뿐이니까. 마왕이 나쁘다 좋다 할 수는 없어."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뉴스를 봐서 알다시피 회사가 이에 관여하고 있는 상황이야. 난 이게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단다."


수현이 조용히 이기훈 이사를 바라보다 식사를 마쳤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벌써 가려고 하니?”


“세컨드 월드에서 하는 일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요.”


“아, 그래! 그렇겠지. 알겠다.”


이기훈 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수현을 배웅했다.


"종종 놀러 오렴!"


수현이 그러겠다고 예의상 말한 다음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뉴월드. 과연 이런 짓을 벌이는 사람이 누구일까? 일단 이기훈 이사는 아니었다. 그럼 다른 사람이라는 말이었다. 차근차근 알아 갈 필요가 있었다. 가능하다면 이기훈 이사를 이용해서 말이다. 운 좋게도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반면, 최한용 이사는 운영진들에게 직접 게임에 개입해 마왕을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다.


"직접 동부 연합을 만들어서 놈들을 박살내 버려."


이 명령에 운영진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들도 월급 받고 사는 월급쟁이였다. 거부할 권한 따위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운영진, 즉, 회사차원에서 마왕과의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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