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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NTA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 속을 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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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NTA
작품등록일 :
2022.05.21 04:03
최근연재일 :
2022.06.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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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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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732

작성
22.06.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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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입 수능시험

DUMMY

29화. 대입 수능시험


은진의 말을 처음엔 이해 못 한 희정이다.


”쟤들 귀와 꼬리 봐봐. 멋 내기 아냐?“


”헐!“


”희정아! 넌 얘들 구별 어찌 그리 잘해? 난 봐도 봐도 모르겠던데. 전에는 귀 끝하고 꼬리 끝이 색이 달라 금방 알았는데, 이젠 둘 다 금색이잖아.“


희정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둘을 구별 못 하는데, 분위기로 살피거나 기감을 펼쳐야 구별이 정확히 되었다,

그렇기에 은진은 두 고양이가 헷갈렸다.


”흠, 네가 얘들을 덜 사랑해서가 아닐까?“


”아니. 얘! 무슨 그런 누명을 씌우고 그래? 빠숑, 꾸숑아, 내가 너희 얼마나 쏴랑하는지 알쥥?“


-미아옹! 아이옹!


”아니라잖아···.“


”......“



요즘 은진이는 이 집에서 아예 살고 있다.

부모님에게 말했는데 매달 생활비도 보내주고 있다.

희철은 처음엔 받지 않고 다시 보내 버렸다. 그래도 미안했는지, 과일과 생선 그리고 고양이 사료와 간식들을 보내주고 있다.


은진이는 서울 교대를 진학 목표로 잡고 있다.

성적이 간당간당해서 불안하다고 들었는지, 요즘은 잠도 줄이고 있는 것 같았다.

은진이는 애들을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수능 후 성적이 생각보다 덜 나오면, 인천교대나 춘천교대로 갈 생각까지 하고 있단다.

이번에도 동생 따라 홍대로 갈 줄 알았더니, 그거까진 아닌 거였다.

그래도 지금까지 옆에 있어 줘서 동생이 덜 외로웠는데, 그것만큼은 참 아쉬웠다.


”희철 오빠! 희정이 요즘 몸이 이상해진 거 알아?“


”헛! 어, 어디가 아파?“

”엥? 내가 어딜 아프단 소리야? 오빠! 나 멀쩡해, 활력이 전보다 더 넘쳐나는데, 내가 뭐가 이상해?“


은진이가 갑자기 흐흐흐 하고 웃으며 희철이를 응시했다.


”희정이 가슴이 이러다 젖소 부인 될지도 몰라!“


”헉! 얘, 미쳤어? 내가 왜 소야? 아직 그 정도는 아니거든! 그리고 그런 말을 왜 오빠에게 하고 그래!“


”......“


희철이는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모르다가, 희정이가 자신도 모르게 가리는 곳을 보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중단전을 확장하면서 혹시 커지게 된 거 아닐까? 중단전 위치도 그렇고 그 근처가 더 활발해지면···. 아 설마 그렇게까진 아니겠지.‘


아닐 거라고 믿긴 하지만 괜히 신경 쓰이는 희철이다.


’음, 나도 키가 185까지만 되었을 때도 놀랐는데 그 이상은 안 컸잖아? 그리고 몸도 근육이 과하게 잡힐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슬림해졌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구미호에게 한번 물어보아야겠네.‘


꺅꺅거리며 도망가는 은진을 쿠션으로 때리려고, 희정이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 마냥 신이 난 두 고양이의 행진이 이어졌고, 말이다.


*****


”이제 전체적인 진도는 다 나갔으니, 두 달간은 모의고사 형식으로 익숙해지는 게 좋습니다. 수업은 그런 식으로 나갈 것이고요, 이건 제가 쓰던 요약집을 복사해서 가져온 것인데 시간 날 때 틈틈이 보시면 도움 될 것입니다.“


”하하, 고마워! 처음엔 벅찼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기도 했어.“


”생각보단 잘 따라오셔서 속으론 종종 놀랬습니다. 국·영·수라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과목들이 아니잖아요. 수학도 공식들은 통째로 미리 암기하고 오시니, 진도도 그만큼 빨리 나갈 수 있었고요. 그러고 보면 이해력 외에 암기 쪽으로는 저보단 나을 듯해요. 일본어도 저보다 잘하시는 걸 보면, 시험 포인트만 점검하셔도 충분할 것으로 보여요.“


”에이, 무슨 그런 걸로 비행기를 태우나 그래.

그런데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아직 들어갈 학교를 정하지 못했는데,“


”학교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과는 정하셨어요?“


과외 선생인 학생은, 희철보다 두 살 아래라서 말을 놓고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무슨 과를 갈지 정하지도 못했네.‘


”음, 그거까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어. 내가 생각해도 좀 황당하네.“


”대학이란 게 아직도 학벌로 따지는, 이력서 개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해요. 또 그 과를 나왔다고 해서 그길로 가는 경우도 많지 않고요.“


”그럼, 넌 왜 서울대로 안 가고?“


”흐, 저야 4년 장학금이 걸린 거니까요. 그리고 전 그 정도만 해도 만족합니다. 그래도 형은 안 그렇잖아요? 굳이 돈에 얽매이는 분도 아니고요.“

”뭐, 그렇긴 한데···.“


”대학에서 전공 후에 그길로 가실 건가요?“


”아니, 이미 하는 일이 있어서, 대학을 가든 안 가든 바뀔 건 그리 없어!“


”그럼 대학 가서 공부 열심히 해서 아등바등할 게 아니라면야. 그냥 학벌만 따세요. 그게 더 현실적이잖아요?“


”아, 왜 이리 삭막해? 너도 기성세대에 벌써 물들었냐?“



”흐, 뭐 그리 보이겠지만, 좋은 대학 가려는 이유도 좀 더 좋은 직장, 좋은 결혼 상대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형은 돈이 넘쳐나는 거 같은데, 그들과 똑같을 이유가 있나요? 대학 들어가서 졸업까지 도서관에 묻혀서, 도서관의 유령이 되실 것도 아니시고.“


”에, 그럼 청춘의 낭만을 즐기면서 쉬엄쉬엄 보내는 거로 해야지. 그런데, 난 서울대는 갈 수 있나?“


”두 달간 어찌 공부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형은 암기 쪽은 탁월하니 가능성은 커요. 단지 법대나 의대 쪽은 좀 벅찰 수 있고요.“


사실 중단전으로 인해 암기과목에 거의 만점 받는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굳이 꺼낼 필요도 없는 이야기라 희철은 고개만 끄덕였다.


”희정아! 준비는 잘 돼 가니?“


”응, 선생님에게 칭찬도 자주 받아.“


”오, 잘했어요, 우리 동생!“


”오빠는 잘돼 가? 사업 때문에 너무 바쁘게 지냈잖아.“


”아, 그거야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했어. 단지, 진로를 정하지 못했을 뿐. 넌 오빠가 어느 대학을 가는 게 좋아? 성적이 다 된다 치고!“


희철의 말에 희정이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바로 대답한다.


”서울대? 성적이 다 가능하다면, 굳이 다른 대가 필요한가?“


”과는?“


”오빠, 하고 싶은 과가 있어? 경영 쪽?“


”음, 굳이 내가 경영 안 해도 지금 다들 잘하고 있는 걸, 뭐.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해야 할 일도 없고 말이야.“


”이것저것도 아니면, 오빠가 살면서 하고 싶은 취미 쪽이나 관심 분야가 어떨까?“


”아, 그게 좋겠다. 흠흠, 땡큐, 시스터.

그러면 너도 굳이 홍대 안 가고, 서울대 미대? 같이 다니면 좋잖아?“


”우엑, 오빠랑 다니면 시스터 콤플렉스냐고 놀림 받기 딱 맞겠다. 그리고 나 처음부터 홍대를 목표로 했기에, 수학에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거든? 서울대 만은 수.학.도 반영하거든!“


”어? 그, 그랬어?“


’아니, 웬 미대에서 수학이람? 미분, 적분 그래프를 그림이라도 그리라는 건가?‘


희철의 생각으로 미대면, 어느 정도 수능성적에 실기시험이면 된다고 여겼다.

새로운 사실에 괜히 동생에게 미안해진다.

그래도 동생과 같이 늦저녁을 먹으면서, 진로 고민이 해소된 것 같아 홀가분한 하루였다.


*****


”고고미술사학과라···.“


서울대의 고고미술사학과는 고고학과 미술사학이 분리되기 전의 학과다.

학부 과정으로 있는 고고미술사학과가 고고학과와 미술사학과, 두 개의 과로 분리하려는 움직임은 있다고 했다.

당장은 아니고 몇 년 후에나 그리될 거라 한다.

그게 희철이가 알아본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의 현재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한석휘 교수는, 어찌 또 그리 좋아하는지 도움이 되고 싶어 하셨다.

미술학과와 같은 실기를 보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는 희철이다.

당당히 실력으로 붙겠다며 감사만 표했다.


”오, 열심히 했나 보네. 진짜 잘 생각했네. 내가 봐줄 건 그리 없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오게나.“


”네, 교수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옛 그림 속에서 빛을 발견하려면, 그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 과가 어울려 보였다.

또한 자기 인생의 전환도 옛 그림으로 인해 바뀐 것 아니겠는가?

자신과는 어떤 운명 같은 느낌도 들었고, 말이다.

그 몽유도원도의 다른 그림 말이다.


게다가, 자신의 선조가 다녀갔던 곳을 또 가게 되었으니···.

더구나 동생이 미술학과를 가고자 하는 것이라, 오누이 간에 공감대도 더 들고 좋다 여겼다.


*****


입시를 준비하던 중에 MD자원 최석진 사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잠수정의 시험 운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남해 쪽으로 해서 동해 그리고 태평양 쪽으로, 어느 정도 갔다가 돌아올 예정입니다.

몽도권역은 회장님만 준비되면 바로 조사가 진행될 것입니다.“


”12월이면 시간이 여유가 되니, 그때 미리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전 항해 부탁드립니다.“


대입고사가 끝나면 몽도권역의 조사를 위해, 희철은 연구원과 함께 제일 먼저 잠수정을 타기로 되어있다.

문제가 있는 게 포착될 시, 그에 대해 보안을 걸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몽도권역은 6,000m나 잠항 가능한, 러시아의 미르 잠수정이 탐사할 깊이로는 너무 얕았다.

즉,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꼴이다.

겨우 100m 정도 이내의 서해안 섬들이니 과한 면도 있다.

그래도 회사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생겨난 잠수정인데, 다양하게 써먹으려는 생각이다.

추가로 자원개발이 가능한, 심해지역도 나가볼 예정이기도 했다.

앞으로는 심해 자원개발이, 유망한 사업 종목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몽도권역을 제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희철이가 가진 돈으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섬을 사는 것보다는 몇 배 이상, 많게는 십여 배가 들 수도 있다.


’개발팀에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이 원활히 되면, 남는 전력을 인천 근해로 팔기 위한 해저케이블을 설치하자고도 하던데···. 그리고 섬끼리 연결하는 다리보다는, 해저터널로 공사하는 게 미래를 위해서는 낫다는 보고서도 들어왔고 말이야. 왜 이리 점점 일이 크게 벌어지는지 모르겠네. 당장 하자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긴 하지만,‘


실제로 희철이 생각했던 일보다, 몇 배는 더 크게 확대되어 가려는 모양새다.

사장단이 서로 의욕이 너무 넘쳐, 과한 경쟁이 되는 거 아닐까 하고 걱정도 되는 희철이다.


************


드디어 수능 일이다.

잘 되길 바랐다. 그래서 엿과 찹쌀떡은 어제 실컷 먹은 희철이다.

이른 아침, 아파트 입구에서 남매와 여고생 한 명이 포함된 3명이 서 있다.

서로의 손바닥을 짝짝 마주치며, 오늘의 승전을 서로 기원했다.


희철은 홀로 택시를 타고 먼저 떠났다.

희정은 회사서 나온 여비서 하나가 따라갔고, 은진이는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후, 은진의 부모님이 하는 식당에 다 같이 모여 자축하기로 하였다.



2000년 11월 17일 대입 수능시험이 시작되었다.

방송에서는 떠들썩하게 각 대학 정문 앞의 전경을 보여주며,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대입의 서막을 안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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