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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YuHwa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 몬스터를 길들여 보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정YuHwa
작품등록일 :
2018.01.05 16:08
최근연재일 :
2018.02.01 04:3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6,589
추천수 :
340
글자수 :
157,477

작성
18.01.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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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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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최강 몬스터를 길들여보겠습니다 - 3

DUMMY

스텔라는 톨로니안 오차드 숲을 그의 첫 사냥터로 점찍었다.

몬스터와의 레벨 차이가 제법 있지만 그래봤자 초보자 구역의 몬스터다. 활을 처음 다룬다는 점이 조금 걱정이었지만, 그간의 경험과 경매장에서 새로 구비한 아이템의 성능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는 마을 입구로 빠져나와 옥수수밭 옆으로 흐르는 개울을 따라 동쪽으로 향했다.

오염된 토끼나 거대 풍뎅이 같은 초보자들을 위한 몬스터들이 밭 속에서 꼬물거리고 있었다. 플레이어로 보이는 이들이 놈들을 사냥하고 있었는데, 개중에는 꽤나 시끄럽게 온갖 요란을 떠는 이들도 있었다.

“에엣, 이게 왜 이렇게 안 맞아? 좀 맞으라고 좀!”

“꺄악, 이 벌레 좀 떼줘! 꺅, 엄마!”

“헉, 헉, 게임인데...왜 이렇게 숨이 찬거야?”

음, 난 첫날에 저 정도까진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플레이어인듯 한 그들은, 근접 딜러 계열 남자 두 명과 완드를 들고 있는 여자 한 명으로 이루어진 파티였다.

그들이 거대 풍뎅이를 사냥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스텔라는 처음 로렌시아 사가에 접속하던 때를 잠시 떠올렸다. 그도 처음엔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저 지경까지는 아니었다. 저 파티는 어지간히도 초보인 모양이었다.

앞날이 막막해지는 파티였다.

그들은 지나가는 스텔라를 발견하고 무언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 듯한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미안하지만 저런 초보들을 도와줄정도로 한가하지는 않아. 게다가 저렇게 게임 센스가 없는 사람들은 도와줘봤자...’

스텔라는 그들의 시선을 못본 척 애써 무시하며 개울을 따라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바위로 된 언덕 몇 개를 넘어 곧 오차드 숲의 경계에 도착했다.

그 면적이나 심겨진 나무의 밀도로 보아 숲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한적한 감이 없지 않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오차드 숲에는 사슴이나 멧돼지, 심지어 늑대들까지 다양한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마침 스텔라의 눈앞에 멧돼지 한마리가 보였다.

놈의 이름은 붉은 숲멧돼지. 몬스터의 머리 위로 반투명하게 떠있는 체력 막대기와 함께 놈의 레벨을 뜻하는 6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스텔라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긴장된 표정으로 어깨에 메었던 활을 손에 잡았다. 그리고는 화살통에서 주섬주섬 화살 하나를 찾아 활에 걸고 시위를 잡아당겼다.

익숙하지 않아 자세가 뻣뻣했지만, 시위를 당기자 화살이 나아갈 포물선 궤적이 반투명한 붉은 선으로 보였다.

‘헉, 이럴 수가!’

로렌시아 사가의 플레이어 모두가 중세 무기의 전문가일 리 없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특히나 궁수 계열들은 무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자칫 잘못하면 사장되는 직업군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고 게임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 중 하나가 바로 이 포물선 궤적이었다.

그는 당겨진 활줄이 얼굴에 가까워질수록 붉은 포물선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활을 이리저리 잡으면서 포물선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자세를 찾다보니 어느새인가 활시위를 당긴 그의 모습이 제법 그럴싸해 보였다.

‘맞아. 화살은 포물선 운동을 하는 거였지!’

스텔라가 힘을 주어 시위를 당길수록, 포물선의 곡면이 더 완만해지고 더 멀리까지 뻗어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상 당기자 힘에 부쳐 활을 잡은 손이 덜덜 떨리면서, 포물선도 마찬가지로 불안정하게 떨리면서 희미해졌다.

스텔라는 문득 지금 잡고 있는 활의 요구 조건 중 힘 능력치가 있던 것이 기억났다. 대개의 롤플레잉 게임 속 활을 사용하는 직업 계열들에게서 주요 스탯으로 민첩이 요구되는 것에 비하면, 사뭇 다른 접근법이었다.

‘그렇구나. 힘이 부족하면 활시위를 당길 수도 없는 거구나. 대단한데?’

이렇게까지 세밀한 세계관 구현에 스텔라는 게임 제작사인 타임코드에 새삼 감탄했다.

그는 팽팽하게 당긴 활시위를 느슨하게 하고 잠시 심호흡을 했다.

다시 활을 고쳐잡고 시위를 당겼을 때,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붉은 포물선이 가장 잘 보이는 최적의 자세를 찾고, 그 궤적의 끝단을 멧돼지의 머리께로 향하게 두었다.

끼릭 끼리릭.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가 내는 긴장된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숨을 고르고, 시위를 잡은 오른손을 놓았다.

핑, 하는 소리와 함께 활에서 튀어나간 화살이 빠르게 날아갔다.

그러나 화살을 날려보내는 그 순간, 스텔라는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포물선이 요동치는 것을 보았다. 활 시위의 탄성으로 인한 충격으로 왼손이 흔들리면서 마지막에 겨냥이 흔들렸던 것이다.

‘아차....!’

활을 떠나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화살은 멧돼지의 귓가를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큰 데미지를 입히지는 않았지만 놈의 화를 돋우기에는 충분했다.

당황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멧돼지는 스텔라를 발견하고는 살의로 가득 찬 새빨간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꾸웨에엑!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곧장 스텔라에게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스텔라는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것만 같았다. 그는 뒷걸음질치며 등허리에 멘 화살통에서 다급한 손길로 화살을 찾아 활에 걸고 시위를 당겼다.

자세가 흐트러지고 붉은 포물선이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다급하게 날린 몇 발의 화살 중 하나가 운좋게 멧돼지의 앞다리에 맞았다.

앞다리가 꺾이면서 균형을 잃은 멧돼지는 달려오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 자리로 땅이 패이면서 흙먼지가 일었다.

놈이 다시 일어섰을 때, 씩씩거리며 죽일 듯 노려보는 멧돼지의 얼굴은 방금 전보다 더욱 화가 나 보였다.

[‘상태 이상 – 감속’ 효과로 ‘붉은 숲멧돼지’의 이동 속도가 느려집니다.]

몬스터의 상태 이상을 알리는 알림음에 스텔라는 간신히 정신을 추스렸다.

“젠장...”

감속 효과로 놈의 속도가 느려졌다고 해도 이미 상당히 거리가 좁혀진 뒤였다. 멧돼지는 화살을 맞은 앞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집요하게 스텔라를 쫓았다.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멧돼지 주변을 빙빙 돌던 스텔라는 굵고 단단해보이는 나무를 발견했다. 그리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 활을 가슴에 둘러 메고 재빠르게 달려가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가지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족히 5m는 되는 높이였다.

로렌시아 사가의 멧돼지도 결국은 멧돼지일 뿐이다.

스텔라가 나무 위로 도망가자 약이 오른 녀석은 울부짖으며 나무 밑둥을 머리로 들이받기 시작했다.

나무가 휘청거릴 정도로 충격은 강했다.

스텔라는 다시 활을 손에 잡고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멧돼지의 정수리를 겨냥했다.

화살촉 끝에서 멧돼지의 머리까지 붉은 궤적이 포물선이 아닌 일직선으로 이어졌다.

숨을 들이마시고 호흡을 멈추었다. 놈이 나무에 박치기를 하고 행동이 느려진 잠시를 노려 시위를 놓았다.

휘이익~딱!

수직으로 떨어진 화살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두개골을 부수고 정수리에 박혔다.

치명타 공격이 명중했음을 알리는 알림음이 들렸고, 곧이어 붉은 숲멧돼지의 몸이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녀석의 눈이 뒤집어져 생기를 잃은 흰자위를 드러내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패시브 스킬 ‘숨고르기’를 익혔습니다.]

스텔라는 연이어 울리는 알림에 드디어 녀석이 죽었음을 깨닫고 안도했다.

“휴우, 큰일날 뻔했네.”

그는 자신의 활을 내려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히든 클래스라기에 내심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던 그의 눈에는 실망감이 어렸다.

“히든 클래스라고 별거 없나보네...”

그러나 캐릭터 정보 창을 열어본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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