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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akiing 님의 서재입니다.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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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akiing
작품등록일 :
2021.05.12 14:15
최근연재일 :
2021.11.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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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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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3 - 내단

DUMMY

피규어 오타쿠의 SSS급 소환스킬




102


“괜찮으십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목소리였다. 남자가 봐도 부러운 당당한 풍채의 방패 민지웅이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괴인의 목은 저만치 굴러갔고 나머지 괴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언제 처리했는지 지상에 있던 적을 모조리 처리해 버린 것이다.


“지···. 하..에 민간인이 있습니다.”

사명감 넘치는 박현수의 모습에 민지웅이 미소지으며 목례했다. 순식간에 도약해 현수가 가리킨 건물 앞에 도착했다. 기본 완력으로 잔해를 치우고 제 몸만 한 검으로 두부 썰듯 잘라낸 뒤 수십 명의 민간인을 구해냈다.


‘S급 헌터의 힘인가?... 아니야 괴인이 A급 헌터에 준하는 힘을 갖고 있다고 했어···. 5마리를 순식간에 처리했으니···. 얼마나 강한 거지?’

현수의 스킬은 투시가 아니라 위급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치지지직

[서울 외곽에 한국 봉인의 탑 공략대가 투입되어 괴인과 마물들을 저지하고 있다. 민간인 수습하고 메뉴얼에 따라 안전구역을 설정하고 구조를 기다려라.]


“···. 드디어.. 공략대가···. 후”

현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에도 민지웅은 괴인 수십을 처리하고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대단하구나···. 고영환···. 고영환은 어떻게 됐을까?”


****

파주 시내 대단위 괴인과 마물들이 진격해 모든 걸 파괴해 놨다.

일본과 중국의 안일한 행보로 봉쇄선이 뚫리며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도시 중 하나였다.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쥐들과 날짐승, 바퀴벌레가 다였다.

터벅터벅

괴인 중에서 유난히 강한 스킬과 힘을 가진 존재들이 있었다. 손짓 하나로 큼지막한 구멍을 만들어 내는 괴인부터 극상의 독성물질을 뿜어내는 괴인 말이다. 주변에 그 어떤 것도 남겨두지 않고 깨끗이 정리해나간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그들이 지나가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런 괴인 무리 중심에 한 여성이 소리 없이 내려섰다. 냉담한 표정의 여자는 주위를 둘러본다. 괴인들과 눈이 마주쳤다.


“...별 거지 같은 것들이 다 있네...”

그녀의 말이 시발점이 되어 우르르 달려들었다. 우득

“...?”

달려오던 마물들과 괴인들이 멈춰 섰다. 그녀는 과장된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였다.

“왜 움직이질 못하니?“

그러곤 기이한 수인을 맺었다. 기이한 바람이 휘이잉 장내를 감쌌다.

조각상처럼 얼어붙어 버린 채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요즘 마나낭비 없이 처리가 가능해졌어 호호호”

누구에게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성격이 이상한 것만은 확실했다.


투투투툭

개중에 뛰어난 괴인 십여 마리가 얼음을 녹여내고 움직였다.

“그래 이 정도는 벗어나 줘야···. 싸울맛이 나지”

휘리릭 바닥에서 설인 하나가 자연스럽게 기어 나왔다. 어깨 위로 폴짝 뛰어오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 스킬은 꼭 사용해 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얼어붙은 몸을 일으킨 괴인을 노려보며 양손을 움켜쥐었다.

으드득

내부에서 얼어붙었던 얼음이 폭발하며 거대한 가시 형태의 고드름을 만들어 냈다.

얼음 가시 덩쿨이 장내에 폭발하듯이 퍼져나갔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모든 게 초토화되었다.


그녀는 설인의 어깨에 앉아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잠시 후 군인들이 몰려들었다.


치지지직

[파주 시내 괴인 50마리 마물 200마리 특A급 괴인 10마리! 설민지 헌터로 예상되는 인물에게 전멸당했습니다.]

[연천 라인 대단위 마물들이 전소되어 재만 남아있습니다. 나무 나 산에는 피해가 전혀 없습니다. 이지애 헌터의 스킬로 예상됩니다.]


[서울 종로 상공에 비행 마물과 융합된 괴인의 전멸했습니다. 하나같이 몸에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건물과 그 외 공간에 피해가 전혀 없습니다···. 이지연 헌터의 스킬로 보입니다.]


[S급으로 변경된 필드 구역이 완벽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민철민 헌터를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들어오는 정보로 말미암아 공략대의 복귀가 확실시되었다. 그에 협회 내부도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였다.


“박사무장 공략대가···. 전멸했다고 하지 않았소?”

“....제가 본 영상 속에는 그렇게 나와 있었습니다. 다행이긴 합니다만?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협회장님”

“이상하다니요···. 그저 다행입니다. 순식간에 서울 경계가 수복되었습니다. 이게 가능하다니.. 놀랍습니다.“

“다행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이전보다 공략대의 능력치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다만 분위기 또한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사무장이 수집된 정보를 추산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정도 속도라면 서울을 완전히 탈환하는데 하루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하하 정말 다행입니다. 협회도 면이 살았습니다.”

협회장의 환한 얼굴을 뒤로하고 박태진 사무장은 서둘러 고영환의 생존을 확인했다. 조금은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죽었다던 공략대는 살아있고 살았다던 고영환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어디에도 고영환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 그런 상황인데 공략대 인원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언질도 없었고 그럴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서울 탈환이 급하다고 해도 말이다. 그의 감각이 이상함을 알려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고영환 헌터님....“


*****


피르뎀은 간절한 표정으로 산드라를 바라봤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발언이었다.

“제발 세계수가 될 수 있게 해줘”


“세계수가 된다는 건 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피르뎀”

헤임달의 입으로 기린이 말했다.


“알고 있다.”

“어째서?...나 때문인 건가···. 피르뎀?”

산드라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피르뎀이 자신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자신 대신 세계수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이들을 옆에서 답답을 느낀 영환이 나섰다. 팔을 걷어 붙이며 언성을 높였다.

“잠깐..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하이엘프가 세계수의 씨앗이라는 게 사실이 아닐 수 있어···. 아니 정확히는 세계수가 되려면 ...그래.. 이 정도 힘은 필요할 거다..”

영환의 손등에서 신령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자애로운 세계수의 기운이었다.


엘프들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영환에게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동화되었다. 적게는 백여 년 많게는 수천 년 동안 세계수의 기운을 받고 자란 엘프들이었다. 한낱 인간에 불과했던 영환이 어머니의 기운을 뿜어대자 그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이제 좀 내 말이 좀 들리나? ... 세계수는 자연적으로 죽은거다. 수명이 다해서.. 니드호그 때문도 다크엘프에 관한 전설 때문도 아니다..차원이 하나가 되는건 어쩌면 필연일거다.. 피르뎀...산드라.. 자기희생으로.. 생매장되는 고통으로 세계수가 될 수없다. 그건 선택되어지는 것이지..”

영환은 말을 하면서 니드호그를 소환했다. 거대한 동체가 산드라의 집 지붕을 부수고 들어왔다.

상상 그이상의 크기에 엘프들이 기함했다.


“니드호그....”

록스를 비롯해 엘프들이 무기를 꺼내 방어태세를 취했다. 그보다 니드호그의 말이 더 빨랐다.


[엘프들은 들어라.. 세계수의 전언이다..]

영환의 손등에서 내단이 허공에 떠올랐다. 니드호그의 입에서 자연스러운 엘프어가 튀어나왔다.


-하나의 차원..작고 어린 세계수.. 숲과 균형.. 정령과 조화.. 새로운 운명.. 개척..-


오래전 세계수에 제를 지낼때 들었던 음성이었다.

그럼에도 피르뎀는 죽음을, 세계수를 생각했다.


그것을 느낀 영환은 냉담한 표정으로 피르뎀에게 말했다.

“피르뎀 네가 정 영면을 원한다면 내가 그리 해주지...”

그 의지는 니드호그에게 전달되었다. 한참 그가 피르뎀을 노려보았다.

그의 의지가 모두의 머릿속에 울렸다.


[영면이 필요한 엘프.. 스스로 세계수를 키워왔구나.. 원하는대로 세계수가 되어라..]


목소리가 끝나자 내단이 피르뎀을 관통했다.


내면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피르뎀이 자신의 거처에서 나왔다. 독기 구름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그저 커다란 나무 한 그루와 청명한 하늘만 보였다. 편하게 숨을 쉬며 나무 그늘 아래에 누웠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 자리 그대로 형체가 녹아내린 그는 산드라의 집 바닥에 작은 새순이 되었다. 기린은 헤임달의 머리에서 뛰어내려 작은 새순에 다가갔다.


새로운 국면이 찾아왔다. 이곳에 모인 엘프, 인간, 신수, 니드호그 모두 각자의 의도와 바람이 있었다. 그것들이 세계수의 전언으로 모두 초기화되었다.


온전한 목소리로 기린이 말했다.

“새로운 세계수다.”

세계수는 밝은 빛을 한차례 뿜어졌다. 빛이 모여들어 다시 내단이 되어 영환의 손등에 스며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제정신을 차린 이가 없었다.

죽어있는 세계수에 비하면 너무나 작고 초라해 보였지만 신령스러운 기운을 은은하게 내뿜는 세계수가 맞았다.

영환이 메시지 창을 확인했다.

[하이엘프 피르뎀이 1차원 세계수로 진화합니다.]

[영원한 영면에 들기 전 엘프들에게 축복을 내렸습니다]


“세···. 계수... “

록스의 목소리가 우울하게 울렸다. 자신을 구해줬던 피르뎀, 일족을 위해 산드라에게 생매장을 강요했던 자신,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일족을 위한다는 명분 등 복잡미묘한 감정이 올라와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산드라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른 엘프들도 마찬가지였다. 피르뎀, 니드호그의 잔상, 자신들이 여태 해왔던 모든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괴로워했다.


영환 혼자 우두커니 서서 모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피르뎀은 죽은 게 아니다. 그저 평안한 영면에 들었을 뿐이다. 생매장도 자살도 아닌 원하는 잠에 빠진 것뿐이다. 너무 슬퍼하지 마.”

‘각자 사정이 있고 역할이 있다. 산드라 네 말처럼 ’


“다르마... 카르마···.”

영환은 자리를 피해줬다. 각자 마음껏 슬퍼하도록 말이다.



다음날 전날 폭우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맑은 하늘과 햇살이 산드라의 집에 쏟아졌다.


하루 사이에 엘프마을은 백팔십도 달라졌다. 거대했던 세계수는 잎사귀가 모두 떨어져 크기가 확연하게 줄어들었고 산드라 집 내부의 세계수는 하루 만에 허리 높이까지 자랐다.


엘프들은 가면을 벗어 던지고 완전히 무장한 상태로 집결해 있었다. 선두에는 역시나 록스가 있었고 산드라와 영환이 그들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세계수의 역할은 차원을 떠받드는 것이 아니야. 그저 엘프들을 수호하고 보호하며 그들의 울타리 역할을 할 거다. 차원은.. 하나가 될 거야.. 산드라..”


차분한 목소리로 작은 세계수에 관해 설명하자 산드라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하고 있다. 간밤에 록스와 헤임달이 하이엘프가 되었다. 엘프와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한 세계수의 노력이라고 예상한다.. 이제 고영환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산드라는 넌지시 그에게 물었다. 영환은 저 멀리 죽어있는 세계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 세계수를 관찰하고.. 지구로 가야겠지.. ”

산드라가 언제 땄는지 몇 개 없는 세계수의 잎사귀 하나를 그에게 전하며 말했다.

“혹여 우리 엘프의 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돕겠다. 이게 그 증표다. 고영환..”


“정말 고전적인 엘프들이네.. 하하 ”

툴툴거리면서도 잎사귀를 받아 잘 갈무리했다.

이제 정말 서둘러야 할 때였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된 듯 했다.


‘잎사귀가 모두 떨어진 세계수라니···. 앙상하겠지..’


“나도 언젠간 죽은 세계수처럼 할 일 다 하는 순간이 오겠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감상해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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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아름다운 뱀 1 - 노란 보석은 눈이다 21.10.19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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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심상치 않은 변화 1 - 헌터연합과 혈영 21.10.14 34 0 14쪽
94 엘프의 숲 3 -산드라와 헤임달 21.10.13 35 0 16쪽
93 엘프의 숲 2 - 세계수 21.09.30 52 0 12쪽
92 엘프의 숲 1 - 안녕 21.09.29 53 0 11쪽
91 드워프 구출작전 5 - 붉은 인간 21.09.28 50 0 11쪽
90 드워프 구출작전 4 - 마왕 거미 21.09.27 43 0 12쪽
89 드워프 구출작전 3 - 초거대 마거병 21.09.25 49 0 13쪽
88 드워프 구출작전 2 - 잔티르 2 21.09.24 44 0 11쪽
87 드워프 구출작적 1 - 잔티르 21.09.23 4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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