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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돌청년 클래식 님의 서재입니다.

군주의 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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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프픗
작품등록일 :
2017.01.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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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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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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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DUMMY

자그마한 마을에는 카르낙 교단의 신도가 몇 명 더 있었다. 추격대보다 훨씬 더 온화한 인상의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광장에 모아두고 교리를 설명하거나 기도를 올리도록 시키고있다. 지구의 진짜 종교들과 얼추 비슷한 모양새. 나는 그런 그들을 보며 혀를 살짝 깨물었다.


산적들을 내쫓아줬다고 하더니만, 아예 자기들이 마을을 점거한 채 신앙을 뜯어내는 중이다. 이래서야 살짝 더 온화한 산적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말 위에 타고있던 아슬론도 살짝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잠시 접속을 종료하며 재빨리 카르낙 교단에 대해서 찾아봤다.


내 것 처럼 근본없는 이름인지라 찾는게 조금 고생스럽긴 했지만 다행히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카르낙이라는 이름이 발견된 것은 미국쪽의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내가 번역기를 돌린 내용을 말이 되도록 끼워맞추는 사이 아슬론은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며 숙소를 구했다.


마을 사람들은 아슬론이 뒤집어쓴 누더기의 아래쪽을 무척 궁금해했다. 그러나 그가 종교적인 이유라고 말하자 어렵사리 호기심을 죽인다. 사실 내가 그렇게 말하도록 시켰으니 아예 거짓말도 아니다. 카르낙 교단의 사제들은 타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인상이 살짝 찌푸려진다.


물론 그렇다고 아슬론에게 다짜고짜 개종을 요구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마을의 사람들은 교단의 도움을 받았다지만 아슬론은 그런 일이 없다. 지나가던 여행자를 붙잡고 강제로 개종시켜버리는 것은 신성제국 정도밖에 없고, 그마저도 엄청난 악명을 쌓고있다. 그건 전 대륙의 공적이 되고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국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짓이다.


나는 아슬론이 넉넉한 돈의 대가로 저녁밥을 제공받는 것을 보며 대충 번역된 문장들을 훑었다. 카르낙은 남부지방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인데, 최근 그 교세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는 모양. 나름대로 차근차근 입지를 쌓아둔 올드비가 스스로의 목숨을 배팅해서 주교들을 임명하고 특성 스킬을 얻은 케이스다.


그뿐이랴, 경험이나 인맥이 조금 쌓인만큼 그럭저럭 든든한 길드에 가입하고 있다. 길드라고 해봤자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뭉친 것이지만 시스템의 간섭을 받지 않아서 행동에 거침이 없다. 이름만 길드지 거의 마피아라고 봐도 된다.


'여기선 최대한 조용히 넘어가는게 좋겠다.'


나는 식사를 마치고 침실로 들어간 아슬론에게 내 뜻을 전했다. 도망자 신세인 그는 간만에 편안한 잠자리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잠들지 못했다. 나는 그가 잠든 동안 주변을 살펴주겠다고 약속하며 그를 재웠다.


해외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카르낙과 그의 교단을 조롱하고 있었다. 주로 게임과 사이트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올드비들이 그랬는데,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제대로 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이래봬도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았는데... 학교의 교육은 이걸 해석하는데에 조금도 도움이 안 된다.


학교에서 이루어진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넷 사이트라서 그런지 축약어나 욕설 같은 것들이 굉장히 많아서 해석이 더더욱 어렵다. 나는 결국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다른 정보들을 수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아린한테 물어볼까?'


천리안의 소유자인 아린은 용인들의 마을 주변까지 감시했었다. 이 주변에서 활동하는 카르낙에 대해서 알아내는 것은 일도 아니겠지. 그러나 나는 이내 그녀의 도움을 청할 생각을 접었다.


아린에게 지도 이상의 빚을 지는 것이 껄끄러웠을 뿐더러, 카르낙 교단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그들은 현재 잠재적인 위협일 뿐. 이 이상 자세히 조사할 필요는 없으리라.


얕게 잠들었던 아슬론은 해가 떠오르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너무나 보잘 것 없는 휴식이지만 그는 무덤덤하게 마구간에서 자신의 말을 꺼냈다. 푹 쉬고있던 말은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기색을 보였으나 아슬론이 살짝 노려보자 잠자코 마구간 밖으로 나왔다.


아슬론은 많이 익숙해진 몸놀림으로 말 위에 올라 마을을 나섰다. 그가 옆구리에 차고있던 주머니의 안쪽을 가늠해보며 걱정스레 말했다.


"슬슬 식량을 채워야겠습니다."


이번의 마을은 규모가 작았을 뿐만 아니라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때문에 여행자를 위한 건조식 따위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아직 자유 교역 도시까지는 거리가 많이 남아있다. 그러니 조금 더 규모가 있는 도시로 가서 식량을 보충해야한다.


다행히 성왕국의 세력권은 이 근처에서 끝난다. 앞으로는 예전처럼 제대로 된 길을 이용할 수 있겠지. 여행자들의 휴식처로 쓰이는 마을이나 도시에도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아슬론을 지켜보던 나는 햇빛도 없는 길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아슬론도 뛰어난 감각으로 그것을 잡아냈는지, 내가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지금 그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하는 상황이다.


말과 함께 숨을 죽이며 지낸지 얼마나 지났을까. 언덕 너머에서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꽤 곤궁한 기색의 사내들은 횃불조차 들고있지 않았는데, 그저 평화로운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차림새와 장비, 그리고 머릿수를 고려해보니 산적 내지는 용병들 같다. 나는 아슬론이 지나쳐온 마을이 산적들의 습격을 받았던 것을 떠올렸다.


'카르낙 교단에게 복수하러 온건가?'


산적들의 주변에는 카르낙 교단의 사람들 처럼 옅은 기운이 맴돌고있었다. 저들도 아슬론처럼 플레이어를 모시고 있는 것이리라. 아슬론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듯, 소리를 내지 않고 물었다.


"마을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알려줘야하지 않을까요?"


"글쎄..."


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그건 우리에게 10원어치의 이득도 없을 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된다. 아슬론이 왜 해 뜨기도 전부터 말에 올라서 여행을 계속하고 있던가? 그가 한 무리의 용인들에게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무위가 아무리 뛰어나다지만 놈들에게 따라잡히면 십중팔구 죽으리라. 이런 상황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도 모자라 산적들과 싸운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게다가 지금 마을로 돌아간다 해도 저놈들이 우리를 곧장 쫓아올 것이다. 우리가 벌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조금밖에 안 된다. 아슬론은 내 설명을 듣곤 약간 침울해진 표정으로 풀숲 속에 몸을 숨겼다.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었다기 보다는 산적들과 싸우고 싶었던 것 같다.


이곳에서 산적들을 퇴치하면 신앙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산적들은 대략 10명이 넘어보였다. 다른 국가의 중견급 귀족에 해당하는 블러우드(비록 영지가 없었다곤 하지만.)의 사병이 스물 남짓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라고 할 수 있다.


기습을 하면 승산이 없지도 않겠으나 싸우다가 부상이라도 입으면 큰일이다. 아슬론은 한낱 데이터 쪼가리가 아니다. 등짝에 칼 맞으면 죽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도 부상으로 인해 여행에 심각한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저놈들이 어떤 플레이어를 모시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든 요소들이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라고 외친다. 아슬론은 내 명령에 따라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언덕 위에 올라선 사내들은 멀찍이 떨어진 마을을 지켜보며 걸음을 멈췄다.


여기서 왜 갑자기 멈춘 것일까? 곧 있으면 해가 뜰테니 기습을 하려면 지금이 최적이다. 먼 길을 오느라고 힘이 빠졌으니 휴식을 취하려는 것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다. 그들은 자리에 앉지도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고있다.


머지않아 마을쪽에서 조금 익숙한 얼굴들이 나타났다. 일전에 도망친 마을 사람을 뒤쫓던 추격대다. 회백색 옷을 입은 사제들은 후드로 얼굴을 가리지도 않고있다. 그들의 이마에 새겨진 십자가 문신이 희미하게 빛난다.


"오셨습니까."


불청객들의 두목을 맡고있던 사내가 그들에게 인사해보였다. 그들 사이에 적대적인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머리가 조금씩 어지러워 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혹시 저들은 산적이 아니라 카르낙 교단의 지원군일까? 아니다. 저런 마을에 이만한 규모의 경비병력은 필요없다. 카르낙 교단의 사제들에 더해서 저들까지 몰려간다면... 과장 좀 보태서 마을 사람들보다 경비병력이 더 많아질거다.


아슬론도 그들이 어울리는 것을 보곤 굉장한 위화감을 느꼈는지 표정을 딱딱히 굳혔다. 우리의 존재를 모르는 사내들은 카르낙의 사제들에게 공손히 물었다. 보아하니 상하관계가 굉장히 뚜렷한 것 같다.


"오늘은 언제 시작합니까?"


"조금 있다가. 해가 뜨고 사람들이 깨어나면 쳐들어오도록 해. 우리가 시간 맞춰서 출동할테니까 너무 늦지 않게 도망치고. 뒤쳐지는 놈들은 본보기 삼아서 베어버리겠다."


유달리 짙고 큰 기운을 가지고 있는 사제가 산적들을 윽박지르듯 말했다. 남들보다 카르낙의 은총을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어쩌면 주교들 중 한 명일 수도 있겠다. 나는 그들 사이의 대화를 곱씹다가 불길한 상상을 떠올렸다.


'설마 마을로 쳐들어왔던 산적들이랑 한패였던건가?'


정해진 시간에 산적들이 쳐들어가고, 그것을 카르낙의 사제들이 막는다. 그리곤 은혜를 입은 마을의 사람들을 반쯤 강제로 개종시켜 버린다. 카르낙 교단은 이러한 방법으로 교세를 넓혀왔으리라.


한 번 의심을 시작하니 저들의 이마에 새겨진 문양도 조금 색다르게 보였다. 저것은 신앙의 증명일 뿐만이 아니라 남들의 눈을 속이는 도구다. 비슷하게 생긴 사내놈들끼리 뒤엉켜서 싸우는 것 보다는 성스러운 징표를 몸에 새긴 전사들과 악당들이 싸우는게 훨씬 보기 좋을테니까.


저 표식을 본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사제들과 산적들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했으리라. 마을 사람들이 느끼는 위화감을 줄여주는 역할이다.


나는 내 추리가 그저 몽상으로 끝나기를 바랬지만, 그들의 대화는 내 추리에 확신을 더해갈 뿐이었다. 산적 두목 역할의 신도가 조금 찝찝한 표정으로 묻는다.


"습격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굳이 죽일 필요는 없겠죠?"


"아니. 본보기로 몇 명 정도 죽여라. 놈들의 공포와 절망은 카르낙님께 대한 신앙이 될거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매번 이렇게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누가 이걸 보기라도 하면..."


"뭐야? 그럼 어떻게 할까? 위대한 카르낙님께서 너와 나 사이의 전서구가 되어주셔야겠나? 이건 그분께서 직접 정하신 방침이다. 추호도 의심치 말고 행하라."


하기사 명색이 외계신이라는 양반이 신도들에게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것도 위엄이 서지 않는다. 카르낙 정도면 관리해야할 신도들도 많을테니 적당히 모습을 감추는 것도 요령이겠지.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새삼 아슬론을 돌아봤으나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카르낙의 사제들이 마침내 걸음을 옮기려는데, 주교급으로 보이는 사내가 돌연 고개를 돌려서 이쪽을 봤다. 그의 시선과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있다.


"뭘 그리 열심히 엳들으십니까? 신도님께서도 저희 카르낙교에 관심이 있으신거지요?"


"... 아슬론, 도망쳐."


아슬론은 내 말에 따라 말 위에 올라서 산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표정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그는 뒤쪽에서 말을 타고 쫓아오는 추격자들을 뒤돌아보며 물었다.


"그냥 다 죽이면 안 됩니까?"


"지금 말고. 조금 나중에 하자."


아슬론의 승마솜씨는 시원찮다. 덩치가 커서 말도 비교적 빨리 지친다. 그가 이대로 추격자들을 떼어내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게다가 신도들의 보고를 받은 카르낙이 증원병력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어디선가 승부를 봐야한다. 다행히 저쪽에는 말들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대로 도망치면 두 다리로 뛰어야하는 잡졸들은 멀찍이 떨쳐낼 수 있을터다. 게다가 추격을 하는 도중에는 필연적으로 행렬이 늘어지게 되어있다.


아슬론과 놈들의 간격은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 나는 잡병들이 적당히 멀어졌다 싶었을 때 그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는 말에서 떨어지듯 내리며 뒤쪽을 살폈다. 과연 추격자들은 말들의 속도차 때문에 대열이 흐트러져있었다. 아슬론이 놈들을 각개격파 하기 좋은 환경이다.


"용인의 검을 받아라!"


아슬론은 등에 걸려있던 참룡검을 뽑아들며 추격자와 말을 통째로 베어버렸다. 인간의 것을 아득히 능가하는 근력. 그 흉악함에 겁먹은 추격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그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그는 기어코 놈들을 쫓아가서 몇 명 더 베어버렸다.


이제 사망자가 나왔으니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그리 아쉽지 않았다. 어차피 아슬론과 나는 저들의 비밀을 들어버렸다. 저쪽이 아슬론을 곱게 보내줄 가능성은 한 없이 0에 가깝다.


비밀 유지를 위해서 죽이거나, 아니면 신성제국 마냥 강제로 개종시키려고 하겠지. 대화로 해결될 수준의 문제가 아니니까 이렇게 선제공격이라도 하는게 낫다. 주교급으로 보이는 사제가 말에서 내리며 혀를 찼다.


"어째 덩치가 좀 크더라니... 용인이라, 카르낙님께 바칠 제물로 괜찮겠다. 뭣들하냐!"


그의 말이 떨어지자 카르낙의 수하들이 모자란 용기를 끌어모아서 아슬론에게 달려들었다. 아슬론은 차분한 눈으로 놈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하나씩 베어죽이기 시작한다.


작가의말


정말 죄송한 일입니다만... 제목을 또 바꾸게 됐습니다.


이번에 바뀔 제목은 ‘환생도 안 했는데 이계신’입니다. 제목으로 이 이상의 어그로를 끄는 것은 불가능할 듯 하니 아마 더 이상의 제목변경은 없을거에요. 나중에 군주의 정오로 되돌아가면 또 몰라...


즐겁게 읽어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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