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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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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은
작품등록일 :
2013.05.18 23:22
최근연재일 :
2013.06.15 03:15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57,631
추천수 :
639
글자수 :
31,177

작성
13.05.18 23:25
조회
25,805
추천
50
글자
7쪽

시작 -1

DUMMY

노력은 반드시 보답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나에게 누가 그렇게 묻는 다면, 그에 대한 답으로 ‘아니다.’라고 대답하리라. 이유는 분명하다. 노력한다고 아무리 한다고 하더라도,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고 해도, 결국 도달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만약 노력으로 무엇이든 가능 했다면, 누구나 원하는 대로 황제가 되고 강자가 되었겠지.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적당히 살아간다.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주 어린 나이에 혼자가 되고, 혼자가 된 이후 칼을 들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아등바등 노력해 왔고, 지금에 와서는 나름대로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되었다.

아내도 얻었고, 자식도 보았다.

하지만 그래서? 그 뿐이다.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정말로 내가 원한 노력의 대가일까?

아니다.

이건 아니다.

나는 사실 이런 것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다른 것이었지.

“강함...”

세상의 강자라 불릴만한 강함. 압도적인 힘.

흐트러지는 안개처럼 내 입으로 내 마음이 흘러나가 흩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강해지고 싶다. 검이라는 이 도구를 들고, 검사로서, 한 사람의 전사로서의 강함을 추구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나는 강해지기 위한 노력을 하였으나, 결국 이룩한 것은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이 한몸 건사하는 조금의 능력뿐.

이렇게 되고 보니 어쩌면 내가 강해지고자 한 노력이라는 건 결국 한낮 허상이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는 허상을 쫒은 건가? 그저 자기만족을 했을 뿐일까? 나는 후회만 남은 삶을 살고 만 건가?

“큭. 크크크큭.”

마른 웃음이 흘러 나왔다. 스스로도 멈출 수 없는 그런 웃음이다. 어쩐지 검을 들고 한 평생 날뛴 내 꼴이 한바탕의 희극 같았다.

“그런가. 그래. 나 제대로 노력도 못한 건가...”

편안한 어둠이 나를 감싼다. 늙어 빠진 몸뚱이를 침대에 뉘인지가 벌써 2년이 아니었던가.

한바탕 희극 같은 내 삶도 이제 여기서 안녕인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에 두 눈을 천천히 감았다.

좋지 많은 안았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삶이었어.

-만족해?

어둠속에서 눈을 뜨자, 눈 앞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서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말로 형용하지 못할 정도의 아름다움.

당신은?

-나는 죽음. 모두에게 찾아오는 것.

아아. 그런가. 죽음은 아름다운 여신이었나?

-만족해?

만족합니다. 아니. 사실 조금 불만족 스럽긴 하군요. 그래, 남들이 인정하는 삶이라는 것이 무엇이 중요할까.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해야 만족할 수 있겠어?

글쎄요. 어쩌면... 제대로 된 노력이라는 걸 해 본다면, 노력에 대한 대가가 나에게 주어진다면..그래서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다면 만족할 수도 있겠죠.

-모든 것의 끝에는 내가 있어.

그건 그렇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죽음에도 다른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후련한 죽음을 원하나?

그런 겁니다. 후후. 미련이 많은 인간이죠?

-그렇네. 미련이 많아. 그리고 나는 미련 많은 사람을 좋아해. 있잖아. 우리 내기 하나 할까?

내기요?

-네가 과연 진실 된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끝에는 과연 후련한 죽음이 있는지 내기해 보자. 어때?

하하. 좋습니다. 좋아요. 하지만 전 이미 당신을 만났으니 죽었지 않습니까? 그 내기를 어떻게 하죠?

-간단해. 나와 너의 만남을 미루지. 자. 그러니 다시 돌아가. 다시금 생을 이어가 봐. 그러면 알 수 있겠지?

그녀의 모습이 흐릿하게 멀어져 간다. 죽음이 내 곁에서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두 눈을 감았다.


***


몸에 추를 매달고 있는 것처럼 무거웠고, 두 눈꺼풀에는 납덩이가 자리한 것처럼 묵직했다.

어둠 속에서 언제까지 있었는지 모를 기분과 함께 겨우겨우 두 눈을 떴다.

어두운 방. 그리고 뻥 뚫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달빛.

덕분에 나는 내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낯선 방의 낡은 침대 위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스락.

눅눅하고, 퀘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낡고, 불결한 냄새로 찌든 짚 위에 더러운 모포가 하나 덮여 있는 침대에 내가 누워 있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는 어디지? 그리고 내 몸은 왜 이렇게 무거운 거야?

지끈.

“으음!”

머리에 전류가 일어나는 것 같고, 무언가가 내 머리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닌 누군가의 ‘기억’들이었다.

-다비드.

누구지?

-이능력자가 3명이나? 제법 큰 수확이군.

이능력이라..

-우린 이제 노예로 팔리는 거야?

불안함에 찬 어두운 목소리들.

메아리가 머리 속에서 계속 울려 퍼진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아래쪽으로 소리와 기억이 울린다. 이곳 저곳을 정신이 깨어나라는 듯이 울려댄다.

내것이 아닌 기억.

타인의 것이 분명한 기억.

그러나, 그것들은 선명한 것은 아니었다. 흐릿하게, 나에게 스며들어 내 것이 된다. 그 기억은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고, 강력한 것들도 아니었다.

나약하게 태어나, 포식자에게 잡아 먹힐 운명을 가지고 살아간 아이의 기억일 뿐이었다.


아는 것도 없고, 신념도 없으며, 의지도 없는, 그저 가축과도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온 아이의 기억.

그 기억은 곧 내 안으로 스며들었고, 이내 나의 것이 되었다.

“아아.”

그런가.

죽음은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나? 그저 꿈이라 생각할 그런 경험이었지만, 그것은 확실히 진실이었나 보다.

죽음과의 만남.

그리고 죽음과의 대화.

다른 이들은 모르는 세상의 비밀을 나는 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음은 여신이며, 그녀는 변덕쟁이이고, 또한 아름답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죽음이라 칭했고, 이름조차 없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본능 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죽음 그 자체이다. 세상에서 말하는 죽음의 신이 바로 그녀일 터였다.

“흐으.”

무거운 입술 사이로, 소리가 흘러 나왔다. 어쩌다 보니, 죽음과 대화를 했다. 덕분에 되살아나 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꿈이 아니다. 이것은 현실이며, 나에게 일어난 기적과도 같은 기이한 사건이었다.

그런가.

나는 다시 삶을 얻은 건가?



작가의말

제목을 바꾸려는데 설정에서는 바꾸는 방법이 없더군요. 

연재 새롭게 들어갑니다.

이미 보셨던 분들은 이렇게 되서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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