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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님의 서재입니다.

F급 무한재생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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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최근연재일 :
2024.07.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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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595

작성
23.11.26 18:45
조회
1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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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글자
11쪽

3화

DUMMY

“오주한 요원 어딨어요?”


나는 헌터관리국으로 찾아가 오주한을 찾았다.

그리고 요원들에 의해 제압당했다.

아니, 예의 바르게 물어봤는데 대체 왜⋯.


“흉기를 소지⋯? 한 거수자 일명, 제압했습니다.”

“아.”


요원이 무전 치는 소리를 듣고 내가 제압당한 이유를 깨달았다.

내가 아직도 옆구리에 칼을 꽂고 있기 때문이었다.

까먹고 있었네.


“자, 잠시만요!”


요원들에게 팔다리를 붙들려 끌려가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김민주 요원이었다.


“박준호 씨! 이게 대체⋯!”

“서운하게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그보다 오주한 어딨어요.”


김민주 요원도 알건 다 알겠지만 나는 더 상급자인 오주한을 찾았다.


“선배님은 지금 출장 중이십니다⋯! 그, 그것보다 일단 치료를⋯!”


김민주 요원은 내 옆구리에 꽂힌 칼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왕좌왕했다.

뭐, 이걸 계속 꽂고 있는 것도 이상하고 나는 일단 옆구리에 꽂힌 회칼을 쑥 뽑았다.


“우왓!”


그러자 칼이 꽂혀있던 자리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순식간에 헌터관리국 바닥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꺄아아아악!”


그 모습에 잠시 소란이 일었다.

길드의 업무로 관리국에 들른 민원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고 사람 몸에서 그렇게 피가 콸콸 쏟아지는 건 처음 봤는지 요원들도 어떻게 해야 하나 움찔거렸다.


체력 : 530(-10) / 540

체력 : 520(-10) / 540

체력 : 510(-10) / 540


『 전용 특성 [힐링팩터] 가 발동합니다. 』


피가 콸콸 쏟아지는 만큼 체력이 상당히 많이 깎여나갔지만 전용특성 덕에 상처는 금방 아물고 출혈도 멎었다.

아니, 그나저나 이 깡패새끼 진짜 죽이려고 작정하고 급소를 조준해서 찔렀네?


“선물 잘 받았습니다, 뭐 이런 걸 다 주시고 그러세요.”


나는 옆구리에서 뽑은 칼을 김민주 요원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칼을 받아들었다.


“서, 선물이라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그보다 그 칼을 대체⋯!”

“하이고, 뭘 모르는 척을 하세요, 다 이해합니다. 헌터관리국은 원래 그런 곳이니까요.”

“에⋯ 예? 지, 진짜로 모르겠는데⋯.”

“예예~ 모르시겠죠~, 알았으니 그럼 그냥 오주한 요원님한테 말만 전달해주세요. 거기 제 가게가 아니라 우리 어머니 가게라고. 동방예의지국에서 서로 가족은 건드리지 말자고요.”

“아, 알겠⋯.”


할 말을 다 한 나는 대답도 듣지 않고 헌터관리국을 나왔다.

여기서 난동 부려봤자 득 될 것도 없고 괜히 몇 대 더 얻어터지기만 할 테니 이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었다.


‘근데 개털도 없는 내가 말로 경고했다고 관리국이 쫄 리는 없고⋯ 매스컴 같은데 신고해야 하나⋯.’


헌터관리국 같은 거대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조직이 나 같은 일반인 하나 조지려 들면 나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며 슬쩍 칼에 찔린 옆구리를 만져봤는데 옆구리는 이미 흉터 하나 없이 나아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칼에 급소를 맞았으니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까 했는데 몸을 이리 비틀고 저리 꼬아봐도 멀쩡한 게 역시 전용특성의 성능 하나는 끝내줬다.


“하⋯ 돌겠네.”


나는 일단 가게로 돌아왔다.

치울 사람이 없으니 가게는 당연히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대체 이걸 다 언제 치우나 한숨밖에 안 나왔지만 지금 시작하는 게 제일 빠른 법.

나는 곧장 가게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




가게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집에 들어오니 저녁 8시쯤 되었다.

집은 평소와 똑같았지만 어쩐지 집안이 어둡고 공기가 푹 가라앉은 듯이 느껴졌다.


“어디 다녀왔어?”

“헌터관리국.”

“거긴 갑자기 왜?”


내가 들어오자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아빠가 물었다.


“실은 며칠 전에 거기서 찾아왔었어, 나한테 1억 줄 테니까 레이드 하나 들어가 달라고.”

“뭔 이상한 짓을 시키려고?”


내 말에 아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

상식적으로 F급 각성자를 1억이라는 거금에 영입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몰라, 들어보지도 않았어.”

“그래, 하지 마라, 불안하다. 얘네 혹시 이제 와서 옛날 일 복수하려는 거 아냐?”

“에이, 설마.”


약 4년 전, 내가 헌터로 활동할 때의 일이다.

그때 나는 헌터관리국의 실수로 F급 파티원들과 D급 던전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상함을 느꼈을 때 도망치긴 늦었고 그렇게 파티는 전멸, 하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생존의 비결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전용특성 덕분이었다.

나는 몬스터가 내게 입히는 데미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생했다.

하지만 축복인가 저주인가, 몬스터도 나를 죽이지 못하지만 나도 몬스터를 죽이지 못해 나는 프로메테우스의 독수리 이야기처럼 사지가 갈가리 찢기고 다시 재생하기를 반복하며 몇 날 며칠을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다.


한편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헌터관리국은 구조대를 파견하지 않았다.

어차피 파티는 이미 전멸했을 거고 증거인 시체도 몬스터가 잘근잘근 씹어먹어 인멸될 테니 그냥 은폐하기를 택한 것이다.

그렇게 완전히 버려진 나는 한참 뒤, 던전 클리어를 위해 재파견된 헌터들에 의해 구조되었다.


이 사건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헌터관리국 입장에선 하필 내가 살아남은 탓에 높으신 분들과 관련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게 되었고 작정하고 들어온 내사에 이 일과는 관계없는 다른 비리나 부실 운영까지 줄줄이 걸려 아주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내게 보상금으로 얼마를 받았냐는 질문을 꼭 한다.

당시 사망한 파티원의 유가족들은 거의 10억 원에 달하는 위로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10억을 받았으면 이러고 살 리가 없지, 내가 받은 돈은 꼴랑 천만 원이었다.

생명과 건강에 아무런 이상도 후유증도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마저도 세금 떼고 나니 700 얼마였고.


아무튼 나는 그 일을 계기로 헌터를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런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었던 헌터관리국이 지금 갑자기 찾아와 1억 줄 테니까 레이드 하나 들어가라고 하고 있다.

꺼림칙하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이었다.


“엄마, 자?”


나는 슬며시 안방에 들어가 엄마를 찾았다.

엄마는 등을 보이고 돌아 누워있었다.


“⋯왜.”

“내일 가게 나가나 해서.”

“⋯아니, 당분간 쉬자.”

“얼마나?”

“⋯모르겠어.”

“알았어. 내가 안내문 붙여놓고 올게.”


나는 A4 용지에 당분간 휴업한다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적어 집을 나섰다.

분노에 표정이 일그러졌다.


“씨발새끼들⋯.”


돌아누워 있던 엄마의 어깨가 떨리는 게 보였다.

목소리도 갈라진 게 소리 죽여 운 모양이다.

엄마는 가게를 매우 아꼈고 일에 충실했다.

반찬은 사오는 것 없이 전부 수제, 거기에 가게의 위생은 거의 반도체 공장 수준인 것만 봐도 애정과 직업의식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가격은 싸고 양과 질은 뛰어나다.

본인이 조금 더 고생하면 된다는 마인드였다.

그런데 그렇게 반평생을 헌신한 가게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으니 충격이 꽤 클 것이다.


또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나와 엄마는 그저께부터 끝도 없이 울리는 휴대폰에 시달리고 있었다.

모르는 번호로 쇄도하는 전화와 문자, 내용은 뭐⋯ 상상하는 그런 것들이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해야 한다는 게 억울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할 것이다.


“응?”


잔뜩 심란한 마음으로 가게에 도착했는데 검은 양복은 입은 두 사람이 가게 앞을 어슬렁거리는 게 보였다.

오주한과 김민주 요원이었다.

순간 겨우겨우 억눌러놨던 뜨거운 무언가가 뒷목을 타고 머리끝까지 확 번지는 느낌을 받았다.


“비켜요.”


나는 공간도 많은데 일부러 둘 사이를 뚫고 어깨를 툭 치며 지나가 가게에 휴업 안내문을 붙였다.


“이제 만족하세요?”


그리고 둘에게 안내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박준호 씨,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입니다.”

“글쎄요, 없는 것 같은데.”

“저,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예, 알아요. 두 분은 아무것도 안 했죠.”


말을 꼬아 듣는 내 태도에 오주한 요원이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뒤에서 무언가를 사주하지도 않았습니다. 관리국은 이번 일과 완전히 무관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박준호 씨에게 피해를 안겨드린 점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는 허리 숙여 내게 사과했고 김민주 요원도 황급히 허리를 숙였다.


“저, 저희는 준호 씨가 어떤 일을 겪고 계셨는지 전혀 몰랐어요! 알았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예요!”


뭔 소리야 이게?

헌터관리국은 아무것도 안 했다고?


“헌터관리국이 한 게 아니면 뭔데요? 지금 이게 자연재해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으신 겁니까?”

“⋯이런 일을 주도했을 만한 인물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오늘 박준호 씨를 찾은 건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저희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오주한은 거무튀튀하니 난폭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흔히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나는 이 순간 사람의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통감했다.

누가 봐도 악의 하수인 같은 얼굴로 저런 말을 하니 이대로 나를 납치해 던전에 처넣으려는 수작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더 이상 준호 씨와 가족분들이 어떤 피해도 입지 않도록 확실하게 조치할 생각이에요! 준호 씨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이런 일을 겪는 건 저희로서도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에요!”


그때 옆에서 김민주 요원이 거들었다.

역시 외모는 중요했다.

동글동글 순진한 얼굴의 그녀가 말하자 똑같은 말을 했는데도 한쪽에서는 불신을 한쪽에서는 신뢰를 느꼈다.


“흐음⋯.”


나는 빠르게 손익을 따져봤다.

던전 브레이크가 벌어지고 내가 쓸모없어지면 괴롭힘은 사라지겠지만 나와 우리 가게에 대한 인식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솔직히 이대로 모든 게 끝나면 던전 브레이크와 그 피해의 원인은 영문도 모른 채 방구석에서 배를 긁고 있던 내가 될 테고 사람들은 애초에 던전 브레이크를 막을 의무가 있는 길드와 헌터들에 대한 건 완전히 잊고 그저 미디어가 만들어낸 나라는 악인을 욕하고 괴롭히며 정의감을 느끼고 만족하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가만히 있으면 정치질에 휘말려 그대로 짓밟혀 죽는다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았다.


“좋아요, 갑시다. 어떤 양반인지 면상이라도 한 번 보게.”


누군가의 잘못을 덮는데 희생양으로 쓰일 생각을 하니 갑자기 열이 확 뻗쳤다.

이대로 당하면 한 1년은 자려고 누울 때마다 화가 날 것 같다.

그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데 한 번 존나게 꿈틀거려보자.

마음을 정한 나는 두 요원의 차에 올라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 작성자
    Lv.50 흑전사
    작성일
    23.12.01 14:18
    No. 1

    참 나 요새 지렁이는 꿈틀대는 것이 아니라 팔딱팔닥 뛰는데 꿈틀이라니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46 홍뱀
    작성일
    23.12.16 21:30
    No. 2

    헌터관리국 개꿀이네.. 범죄를 저질러도 옷벗고 다른곳에 취직하면 끝이니 이야 대박인데? 하긴 현실도 마찬가진가..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 받지 않고 그냥 옷 벗어서 처벌 받는척 한번 하면 끝이니 원..

    찬성: 4 | 반대: 2

  • 작성자
    Lv.46 홍뱀
    작성일
    23.12.16 21:33
    No. 3

    오주환이.. 그냥 일이 생겼으면 처리하면될걸 또 같이 가재 ㅋㅋ 납치도 참 가지가지 한다. 어떻게든 던전에 처 넣으려고 쓰레기들이 별 짓을 다하네..

    찬성: 3 | 반대: 1

  • 작성자
    Lv.92 jaeger
    작성일
    24.01.07 03:05
    No. 4

    뒤로도 계속 고구마물일 거 같은데
    나야 잼있게 보지만 진입장벽땜에 초반에 대부분 하차할 거 같아 안타깝네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33 물길
    작성일
    24.01.28 13:13
    No. 5

    진입장벽이 진격의 X인에서 나오는 성벽급이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4 뭔데뭐야
    작성일
    24.01.30 09:43
    No. 6

    우유부단 고구마. 이러고던전가는 핵고구마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78 무야홍
    작성일
    24.02.01 01:59
    No. 7

    윤석열 김거니 한동훈급 진인장벽이네~~~ 하차~~~

    찬성: 1 | 반대: 4

  • 작성자
    Lv.74 우리집좋아
    작성일
    24.02.14 00:55
    No. 8

    이걸 봐? 말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sk*****
    작성일
    24.04.08 15:32
    No. 9

    저런다고 헌터국을 가는게 더 바보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sk*****
    작성일
    24.04.08 15:33
    No. 10

    못사는집도 아니고 그냥 가게를 접어버리면 되겠네
    설정이 잘사는 집인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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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10 23.11.26 10,547 144 11쪽
3 2화 +11 23.11.26 11,078 1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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