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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812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5.08 10:45
조회
560
추천
9
글자
12쪽

제2화 정양문(正陽門) (01)

DUMMY

제2화 정양문(正陽門) (01)






정양문(正陽門).

역사는 초대 문주 정양신검(正陽神劍) 정운이 창건조사로, 역사는 짧은 편에 속했지만 정운이 오랜 세월 동안 삼문협에서 혁혁한 명성을 쌓으며 그런대로 문파를 크게 키웠다.

그리고 그러한 성세는 겉으로 보여지는 정양문의 크기와 그곳에서 문지기 역할을 하는 무사들의 실력을 가늠하며 알아볼 수 있었다.

사천당가의 외문 장로 혈왕도 관명의 인솔 아래에 그들은 정양문의 정문에 도달했다.

그들의 일행이 대로에 모습을 나타났을 때부터, 정양문의 정문을 지키던 무사들이 기영의 일행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주르륵 도열한 문지기들 중 유난히 태양혈(太阳穴)이 도드라진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멈추십시오! 이곳은 정양문입니다. 보아하니, 삼문협 바깥에서 오신 외지인들로 보이시는데, 자신들의 소속과 이름 그리고 정양문을 찾아온 방문 목적을 밝히십시오!"


눈빛의 정광이 맑고, 눈매가 깊고, 강직하게 다물어진 입매가 사내의 대쪽 같은 성정을 알려주고 있었다.

무공 실력은 어떨지 몰라도 정양문을 처음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정양문이 어떤 문파인지 대략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사내였다.

이런 강직한 사내를 문지기들의 수장으로 두었으니, 정양문의 문주 정양신검 정운이 어떤 의도로 그를 이곳에 배치한 것인지 잘 알 수 있었다.


"반갑네. 나는 혈왕도(血王刀) 관명이라고 하네, 홍무(洪武) 5년에 펼쳐진 산서혈변(山西血變)에서 자네의 스승인 정양신검 정운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마교 놈들을 상대했지. 산서혈변이 끝난 직후 자네의 스승인 정운을 비롯해 그곳에서 살아남은 8인과 함께 친우의 연을 맺었네."


관명의 자기소개가 시작되자 의뭉스러운 눈으로 관명과 사천당가의 일행들을 경계하던 무사들의 눈이 봄날의 바람처럼 따사로워졌다.


"이후 나는 강호행을 계속했고, 지금은 인연이 닿아서 사천 성도에 자리한 당문(唐門)에 보금자리를 폈다네. 이곳의 인원들은 사천당가의 고수들로, 곧 하남성 낙양에서 있을 등룡단(登龍團) 입단 시험을 위해서 낙양으로 향하던 중 오랜만에 친우의 얼굴을 만날 생각으로 이곳에 들리게 되었네."


관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지기 사내들은 하나 같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기영의 일행들을 훑어 보았다.

설마하니 자신들의 앞에 선 이들이 중원무림에서 명성이 혁혁한 사천당가의 인물들일 줄 그들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사천당가의 명성은 나쁜 쪽으로 유명했는데, 사천당가와 척을 진 원수는 상대가 죽어서 지옥에 가더라도 그 뒤를 추격한다는 식으로, 지독한 독종들로 유명했다.


"곧바로 스승님께 이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강직한 외모의 사내는 오늘 일이 자신의 선에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서둘러서 휘하의 사제에게 눈짓을 하였다.

눈짓을 받은 사제 한 명이 곧바로 정양문 안으로 들어갔고, 강직한 사내는 예의 바른 포권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하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기다려주십시오."

"물론이네."


관명이 사내의 말을 유쾌하게 받아 들였는데, 언뜻 무례할 수도 있는 행동이었지만 관명은 좋게 받아 들였다.

대방파를 앞에 두고도 굽실 거리지 않고, 사리분별이 가능하다는 것에서 사내의 심지가 곧고, 견정하다고 할 수 있었다.


"자네의 이름은 뭔가?"


그야말로 정파 무림인에 딱 걸맞는 사내여서 호기심이 생긴 관명이 이름을 물어왔다.


"저는 정양문의 2대 제자 한천입니다."

"별호는?"

"별호는 아직 없습니다."

"안타깝군! 자네와 같은 인재가 아직 세상에 명성을 날려보지도 못했다니."

"아닙니다."

"곧 기회가 올 것일세. 이 무림은 바람 잘 날이 없는, 풍진강호이지 않은가."

"······."


관명이 정양문의 2대 제자 한천과 담소를 나누는 사이에 정양문 안쪽에서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일단의 무리들이 정양문에서 쏟아졌다.

대다수가 한천과 같은 무복을 입은 정양문의 제자들로 보였고, 제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기도가 출중한 노인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노인은 전체적으로 마른 체구와 왼쪽 팔이 없는 외팔이에 얼굴에는 자잘한 자상들이 가득한 눈빛이 유난히 올바른 노인이었다.

그 노인이 바로 정양문의 문주인 정양신검 정운이자, 혈왕도 관명의 친우였다.


"관명!"

"하하핫! 오랜만에 보는군. 정운."


정운도 관명을 알아보았고, 관명도 정운을 알아보았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서 눈에 띄게 기뻐했다.

곧 관명은 정운에게 사천당가의 책임자인 내문 장로 구유혈(九幽血) 당충을 소개했고, 일행의 중요 인물들을 하나둘씩 소개했다.

내원 견혼단주 심인향 당오와 외원 염왕대주 소혼식골지 단송승에 대한 소개를 마쳤을 때, 정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소개도 좋지만 귀한 손님들이 왔으니. 안쪽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지. 손님들을 계속 바깥에서 맞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하핫! 자네의 호의 거절하지 않겠네."


그렇게 사천당가의 일행들은 무사히 정양문 내부에 들어설 수 있었다.

정양문 역시 외원과 내원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내원에는 정양문의 문주인 정운의 식솔들이 살고 있었고, 외원에는 정양문의 주요 제자들과 시종, 하인, 총관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정양문의 제자들은 대략 50명 정도로, 소문파에 해당했지만 제자들의 기도나, 자세, 보법 등이 그들의 수행이 낮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내원에 안채로 들어서자 현숙한 분위기의 자애로운 부인과 잘생긴 청년을 비롯해서 정운의 아들, 딸들이 갑작스러운 손님들을 맞이했다.


"인사하게. 이쪽은 내 내자일세."


현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부인이 그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정운은 그 다음으로 꽤 자부심이 느껴지는 얼굴로 자신의 장남을 소개했다.


"이 녀석은 우리 가문의 장남인 정선룡일세. 강호에서는 천절검사(天絶劒士)로 알려져 있지."

"천절검사?! 설마하니, 인방 97위의 천절검사 정선룡을 말하는 것인가?"


관명이 깜짝 놀라면서 정선룡을 바라봤는데, 정선룡이 포권과 함께 겸양의 말을 하였다.


"저에게 과분한 영광입니다. 저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겸양도 과하면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을 자네도 알 것일세. 천절검사라고 한다면 홍무(洪武) 18년에 있던 '정릉(鄭陵)의 변'에서 혁혁한 명성을 알린 인물이 아닌가. 비록 주역은 아니기는 했지만, 자네에게 아무런 실력이 없었다면 그곳에서 이름을 날리기란 불가능했을 것이야. 당시 그곳에 모인 군웅들의 숫자만 하여도 못해도 1000명은 되었지 않은가."

"과찬이십니다."


정선룡은 자신을 띄어주는 관명의 행동에 더욱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 하였는데, 그것이 그의 잘생긴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하였다.

그렇게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 관명과 정운 일가와 조금 거리가 떨어진 자리에 기영이 다소 심드렁한 얼굴로 서 있었다.

맛있는 요리와 편안한 잠자리를 기대하고 따라온 것이지. 눈앞의 허례허식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던 기영이었다.


'인사 언제 끝나나. 그만 좀 예의를 차리고, 뭐 좀 먹이고 예의를 차리지! 쯧쯧쯧.'


기영은 홀쭉한 자신의 배를 문질거리며 속으로 투덜투덜 거렸다.


"야!"

"야?"


기영은 자신에게 말을 건 상대를 돌아봤다.

기영에게 "야!"를 시전한 상대는 그와 배를 다르게 태어난 이복 누이 당화린이었다.

머리가 다소 떡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화린이었다.


"정릉의 변이 뭐야?"

"지금 나한테 물어보는 거냐?"

"어."

"아니, 넌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사람의 태도가 왜 그렇게 당당해? 상대에게 무언가를 얻고 싶으면 예의 바른 태도로, '오라버니, 여동생이 모르는 것이 있어요. 알려주실 수 있나요?' 라고 말은 못할 망정."


기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린이 헛구역질을 했다.


"우욱! 오.라.버.니? 미쳤냐? 그리고 내가 너한테 누누이 말하는데, 내가 너보다 나이가 더 많거든?! 너야말로 내게 공손하게 대답하란 말이야!"

"응. 안물안궁."


화린은 기영이 말한 "안물안궁."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영의 가소롭다는 표정과 빈정거리는 태도를 통해서 기영이 그녀를 또 화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히 인지했다.


"캬오오오오오!!!"


전신의 털을 쭈빗쭈빗 세우며, 날카롭게 벼려진 손톱이 빛이 반사 되어서 반짝였다.


"너한테 물어 본 내가 미친 년이지!"

"잘 아네."


끝까지 빈정거리는 태도로 일관하는 기영을 보며, 정말로 미쳐버릴 것처럼 날뛰던 순간.


"아가씨. 정릉의 변에 대해서 궁금하십니까?"


적절한 타이밍에 얼굴이 느글느글하게 생긴 청년 하나가 기영과 화린 사이로 끼어들었다.

그 느글느글하게 생긴 청년은 사천당가 방계 혈족이기는 했지만 내원 장로 구유혈 당충을 스승으로 두고 있는 당충의 수제자 당호연이었다.

사천당가의 장로라고 하면 조화지경(調和之境) 도달한 절세고수로, 사천당가라는 한계점만 벗어난다면 어느 지역으로 가던지. 한 지역의 군왕(君王) 같은 권세를 누릴 수 있는 강자였다.

그런 당충의 수제자인 그는 비록 명성을 떨칠 기회가 없어서 별호는 없었지만 가지고 있는 직위가 낮지 않아서.

세가주의 직계 혈족들이 선 줄보다 딱 한 걸음이 더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호연, 당신은 알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정릉의 변'에 대해서 궁금하시다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당호연의 얼굴이 유난히 밝아 보였는데, 아무래도 절세미녀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에 기뻐하는 얼굴이었다.

옆에서 본의 아니게 그 광경을 지켜봐야 했던 기영은 못 마땅한 얼굴을 지었다.


'얼굴에 버터를 한가득 바른 녀석이네.'


기뻐하는 화린의 얼굴을 보자 괜히 심술이 나는 기영이었다.


"좋아요. 알려주세요."

"정릉의 변은 2년 전에 정릉(鄭陵)이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합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중원공적 시살천군(屍殺天君) 공중학이 있습니다."

"시살천군 공중학이요?"

"예. 그는 바로 <무명 제사서>를 통해서 강자로 발돋음한 마인(魔人)이지요."


거기까지 듣고서야 기영은 '정릉의 변'이 어떤 사건인지 머리 속에 떠올랐다.


"맞아. 그런 설정이었지."


기영이 혼잣말을 하였는데, 그곳에 누구도 기영이 말한 '그런 설정'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뭐, 시스템 상으로 씹혔다가 아니라 그냥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기영이라는 존재를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철저한 무시였다.


"시살천군(屍殺天君) 공중학은 본래 작은 학당에서 아이들을 가르키던 서생이었는데, 우연히 한 고서점에서 <무명 제사서>를 얻으면서 인생이 격변했습니다. 그는 마도서가 주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가르치던 아이들을 산제물로 받쳤죠."


그렇게 마도(魔道)의 길에 들어선 시살천군 공중학은 이후로도 <무명 제사서>에 산제물들을 받쳐서 점점 불로불사에 가까워졌다.

그 중에서도 시살천군 공중학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것은 '혈옥인(血玉人) 장보도 사건'이었다.

가르치던 학생들을 제물로 받치고, 공중학이 마인이 되고 4년째에 벌어진 사건으로.

300년 전, 사파제일고수로 칭송 받던 혈옥인(血玉人) 적명의 진전이 담긴 유적지로 갈 수 있는 장보도가 강호에 한차례 휩쓸었는데, 당시 수 천명의 무림인들이 적명의 보물을 얻기 위해서 장보도의 안내를 따라서 유적지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는데, 사실 그 유적지 자체가 공중학이 파놓은 <무명 제사서>의 제사 의식대였다.

그렇게 수천 명의 무림인들을 제물로 받치고, 경천동지할 힘을 손에 넣은 공중학은 곧바로 '시살천군(屍殺天君)'이라는 별호와 함께 황궁과 무림 양쪽에서 중원공적으로 선포하고, 현상금으로 황금 십관과 포상으로 봉호(封號)를 내리겠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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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2화 정양문(正陽門) (15) +1 24.05.17 222 4 13쪽
17 제2화 정양문(正陽門) (14) 24.05.16 214 4 12쪽
16 제2화 정양문(正陽門) (13) 24.05.15 206 4 13쪽
15 제2화 정양문(正陽門) (12) 24.05.14 208 4 13쪽
14 제2화 정양문(正陽門) (11) 24.05.13 208 3 12쪽
13 제2화 정양문(正陽門) (10) 24.05.12 237 4 12쪽
12 제2화 정양문(正陽門) (09) 24.05.12 255 4 13쪽
11 제2화 정양문(正陽門) (08) 24.05.11 286 6 12쪽
10 제2화 정양문(正陽門) (07) 24.05.11 261 6 13쪽
9 제2화 정양문(正陽門) (06) 24.05.10 298 6 13쪽
8 제2화 정양문(正陽門) (05) 24.05.10 319 6 13쪽
7 제2화 정양문(正陽門) (04) 24.05.09 368 5 13쪽
6 제2화 정양문(正陽門) (03) 24.05.09 412 5 12쪽
5 제2화 정양문(正陽門) (02) 24.05.08 476 6 12쪽
» 제2화 정양문(正陽門) (01) 24.05.08 561 9 12쪽
3 제1화 빙의 (03) 24.05.08 574 9 12쪽
2 제1화 빙의 (02) 24.05.08 686 10 12쪽
1 제1화 빙의 (01) +3 24.05.08 1,209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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