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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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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844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5.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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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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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2쪽

제1화 빙의 (01)

DUMMY

제1화 빙의 (01)






"공자님 제발 눈 좀 떠주십시오."

철썩! 철썩!


굵직한 남성성이 한껏 드러나는 사내의 애원하는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아니 근데 목소리는 둘째 치고, 뺨은 왜 때리는 거야?


"흑흑흑. 이대로 가시면 저도 죽고, 집에 있는 저희 노모도 죽어요. 제발, 제발 일어나주세요!"

철썩! 철썩!


찰지게 때리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학창시절 때, 내 담당 일진을 떠올리게 하였다.


'교과 과목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정말 많이도 맞았지.'


통칭 샌드백.

스트레이트, 잽, 블로우, 어퍼컷.

복싱과 아무런 연관도 없고, 취미도 없는 자신이 어째 복싱 용어들을 달달 외우는 이유는 몸으로 맞으면서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공자님! 공자님! 공자님!"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아니, 근데 보자보자하니까.

점점 강도가 쌔진다?!

말로는 공경해서 부르는 '공자님'이면서, 내 뺨다귀를 때리는 속도와 힘의 세기는 '고자님'이라고 놀리는 수준과 흡사했다.


'아놔!'


볼이 화끈 거리며, 따가워진 것을 느꼈다.


"고자님······!"

"그만 때려! 이 새끼야!!"


난 내 뺨다귀를 거칠게 올려친 사내의 단단한 가슴팍을 밀어냈다.

힘껏 사내를 밀었음에도. 남자의 튼튼한 코어 근육이 충격에 미동도 없었다.

그저 살랑 앞뒤로 흔들렸을 뿐이었다.


"와씨! 엄청 아프네."


놀라면서 양 손바닥으로 뺨을 짚는데, 손바닥이 뜨끈뜨끈해질 정도로 뜨거웠다.


'얼마나 쳐댄거야!'


내가 내 양 뺨을 두 손으로 문지르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 방금까지 뺨을 거칠게 올려쳤던 남자가 두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들이 차 올라서는 양 팔을 활짝 펼쳤다.


와락!

"공자님!!!!!!"


나는 나를 껴안고 우는 사내를 보며 인상을 구겼다.


"너 뭐야?! 당장 안 비켜!"

"엉엉엉엉. 공자님. 공자님. 공자님이 안 깨어나셔서 저는 정말로 내일은 제 목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제가 죽으면 저만 믿고 사는 저희 늙은 노모는 물론이고, 누이들과 동생들은 누가 책임져줄 것인지. 엉엉엉엉."


자신을 껴안은 채로 신세한탄을 늘어놓는 사내를 보면서 그가 불쌍하다기 보다는 남자의 육체에서 뿜어지는 생생한 굴강함과 남성적인 체향이 자신을 너무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 자식, 팔이 왜 이렇게 굵어! 힘은 왜 이렇게 강하고! 내 어깨와 허리가 으스러지겠다. 얌마!'


나는 남자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그럴 때마다 남자는 더욱 자신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도저히 사내의 품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나는 제대로 꼭지가 도는 기분이었다.

눈앞이 하얗게 탈색이 됨과 동시에 나의 오른손이 상대의 사타구니로 향했다.

같은 남자끼리는 절대불가침의 영역이라 부를 수 있는 두 개의 구슬을 있는 힘껏 꽉! 쥐었다.


"이 개자식이!!!"

"엉엉엉············꼬끼악!!!!"


남자의 입에서 까무라치는 여자의 째진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




내 이름은 ············됐다.

밝히고 싶지 않고, 스스로도 기억하고 싶지 않다.


'잊을 수 있다면, 그게 차라리 최고일텐데.'


나는 사실 의미가 없지.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게임 빙의에 성공을 했다는 사실이다.


"이얏호! 이야! 이게 진짜 되네."


항상 꿈꿨다.

판타지와 초(超) 미소녀들이 넘쳐나는, 빙의 특전으로 초월급 스킬을 얻거나, 자신이 게임 속의 시나리오를 달달 외우고 있어서 히든 아이템의 독식과 양다리, 삼다리, 사다리를 넘어선 초 하렘의 아카데미의 생활!

각종 마법이 손에서 뿌숑빠숑 거리며 날아가 적들에게 날아가 나쁜 놈들을 이 손으로 모두 처치하고, 세상이 나를 인정하고, 나를 알아주는 세계!


"공자님, 식사하셔야죠."


어느새 방문을 열고, 한 사내가 쟁반을 든 채로 방 안으로 들어섰다.


'하, 시○.'


남자를 발견하자마자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욕짓거리부터 나왔다.

이유가 뭐냐고?


'복식, 얼굴 생김새, 그릇의 모양, 건물의 형태, 침상, 천장, 벽면.'


전체적인 모든 것들이, 그가 그렇게 갈망하고 바라던 판타지 장르의 마법 아카데미 하렘물이 아닌 이곳이 별개의 장르라는 사실을 똑똑하게 주지 시키고 있었다.


[응. 이곳은 네가 원하던 판타지 장르와 하렘 학원물 소재의 세계가 아니야. 후후후. 기뻐하도록 해. 너는 무협 장르에 망나니물에 빙의함. 축하축하.^0^d]


보이지도 않는데, 그런 문구가 눈앞에 보이는 기분이었다.


"공자님?"


죽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 되는 자기 그릇을 탁자에 놓은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내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염려가 되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야! 다가오지 마! 이게 또 어디서 은근슬쩍 날 또 안으려고 포즈를 취해?! 미쳤어?!"

"포주요?"


남자는 생전 처음 듣는 단어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영어를 알아 듣지 못하는 남자의 생경한 반응을 잠시 노려보다가 입술을 잘근잘끈 깨물었다.


'이런 상황은 예정에 없다고요!! 하느님!! 아니, 빙의를 시켜줄거면 제대로 시켜주시지. 이게 뭐예요! 망할 하느님!'


내가 속으로 야곱부터 시작해서 요한, 유다 등의 열두 제자들의 사돈에 팔촌까지 줄줄 이름들을 외우고 있을 때, 남자가 또 다시 자신에게 바짝 다가섰다.


"공자님. 죽 식겠습니다."


힐끔 상대를 바라보는데, 남자가 그윽한 눈으로 애절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이름이 왕삼?"

"예. 무슨 부르심이 있으십니까. 뭐든 원하시는 것이 있으시면 제가 다 가져오겠습니다."

"그런건 됐고, 내 이름은 당기영. 사천당가의 직계 혈족으로, 아버지의 분부로 용봉대회를 참관하기 위해서 무림맹이 있는 낙양으로 가고 있는 것이 맞아?"


남자. 왕삼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시종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진의를 물어보았다.


"예.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혹시 뇌에 손상이 있으신 것입니까?"

"씁! 그만!! 정신이상자 취급을 할거면 그냥 입 다물어. 지금 잠시 혼란스러워서 그럴 뿐이지. 네가 쓸데없이 더 말을 끼얹을 필요는 없으니까."


왕삼은 자신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다가 고개를 비스듬하게 틀어서 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지금 나랑 이 육체의 전 주인이랑 매치가 안 되어서 그럴지도.'


속으로 왕삼의 생각을 짐작해보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곁으로 갔다.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그릇의 뚜겅을 잡고 열자 안쪽에 향긋한 내음의 어죽 한 사발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냇가의 민물 고기를 손질해서 만든 어죽치고는 흙 냄새도 없고, 날카로운 가시도 없었다.

의자에 앉아 숟가락을 들어서 입안에 우겨 넣는데, 그런대로 맛이 괜찮았다.

한 스푼, 두 스푼씩 먹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금방 비워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그가 어죽 한 사발을 깔끔하게 비워내자. 어느새 탁자 근처로 다가온 왕삼이 손뼉을 치며 아주 기뻐했다.


'그저 죽 한 사발을 먹었을 뿐인데.'


그런 왕삼의 반응에 괜스레 마음 안쪽에서 날카로운 가시들이 삐죽삐죽 솟아났다.


'마음에 안 들어.'


······천진난만하고, 마냥 해맑고, 밝은 사람을 볼 때면. 그 사람의 면상을 짓밟아주고 싶어지기도 했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내가 가지지 못한 것.'




***




"왕삼! 그 자식, 깼어?"


왕삼이 당기영의 방에서 나와 객잔의 아래층으로 이동했다.

1층에 도착한 왕삼에게 기영과 마찬가지로 사천당가의 세가주의 직계 혈손으로, 당기영과는 배 다른 이복 남매인 독화(毒花) 당화린이 왕삼에게 말을 걸었다.

당화린은 별호에서 알 수 있다시피, 꽤 화려한 외모의 미녀였다.

왕삼은 자신의 작은 주인을 함부로 평하는 당화린을 보며 쓰게 웃었다.

그러나 겉으로 내색하기에는 사천당가의 시종인 그와 세가주의 직계 혈손인 당화린과는 신분의 차이가 너무 컸다.

결국 왕삼은 속으로 쓰게 웃으면서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밝게 말했다.


"예! 아주 건강하십니다. 죽도 다 드시고, 기운이 펄펄 나십니다."

"흥! 그러기야 하겠지. 만약 그런 작은 일로 죽기라도 했어 봐. 깔깔깔깔!!"


당화린은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자신의 배꼽을 잡고 "깔깔깔!" 웃었다.

왕삼은 당화린이 꺼낸 '작은 일'에 낯빛이 굳었다.


"다른 의미로 역사에 길이길이 남게 되겠지. 대(大) 사천당가의 혈족이 고작 그런 일로, 기절한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죽기까지하면."


당화린은 너무 웃어서 눈가에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왕삼은 그런 당화린에게 한 마디도 반박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여서 객잔의 부엌으로 쟁반을 가져다 주었다.

대화를 나누던 왕삼이 떠나자 당화린은 눈이 샐쭉거렸다.

그런 당화린의 곁을 지키던 시녀 맹초롱이 쓸쓸하게 부엌으로 떠난 왕삼의 뒷모습을 보며 한 소리를 냈다.


"너무 하셨어요. 아가씨."

"흥! 뭐가 너무하다는 것인지. 너야말로 너무 주제 넘는 것 아니야? 넌 시녀고, 난 네가 모시는 아가씨인데."

"그래도요."

"내가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못난 주인을 둔 시종에게 내가 이런 말도 못해?"

"······."

"너어. 사리분별해. 네 주인은 나다. 왕삼이 좀 잘생겼다고, 주제 넘지 말라는 말이야."


맹초롱은 당화린의 말에 가슴이 답답해지며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해요. 아가씨."

"푸하하핫! 이걸로 오라버니를 만나서 나눌 재밌는 이야기가 준비되었네!"




***




'멍청한 새끼.'


당기영은 자신이 빙의한 무협 게임 속 망나니 캐릭터인 당기영의 사인(死因)을 복기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기영이 죽은 원인은 심정지였다.

물론 단순하게 심정지 자체가 욕 먹을 요소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당기영이 욕을 먹는 이유에는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무림에서 유명세가 혁혁한 사천당가가 있는 곳은 사천성 성도다.

그곳에서부터 무림맹이 있는 하남성 낙양으로 가던 도중에 당기영을 포함한 사천당가의 무리들은 산에서 얼뜨기 산적들을 만났다.

그렇다. 얼뜨기 산적들이다.

도검(刀劍)과 시체(屍), 피(血)가 난무하는 강호에서도 지독한 독종으로 유명한 사천당가의 깃발을 보고도, 그게 뭔지도 모르는 그런 얼뜨기 산적들.

당기영은 그런 얼뜨기 산적들을 상대로 허장성세를 부리다가 상대가 위협용으로 쏜 화살에 경기를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심정지로 즉사(卽死).


'그리고 내가 빙의되었지.'


죽은 망나니 당기영은 이미 사라진 사람이었고, 지금의 당기영은 대한민국 출생의 새로운 빙의자(憑依子)였다.

앞으로의 미래는 새로운 당기영이 된 자신이 알아서 가꿔가야 될 문제였다.


'그나마 다행인가.'


기영은 자신의 눈앞에 뜬 반투명한 홀로그램 창을 바라보며 얄궃게 미소를 지었다.


【빙의자(憑依子) 특전】

-방구 치환술

-독방구 발사

-영상 촬영술


비록 원하는 장르와 소재의 세상은 아니었지만 '빙의자 특전'으로 특별한 스킬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비록 원하는 장르와 소재는 아니지만 새로운 세상이다.'


그렇게 갈망하고, 꿈꿔왔던 새로운 세상!

비록 망나니의 육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추악한 과거와 비교한다면, 차라리 지금이 훨씬 나을지도.


[방구 치환술]


자신의 방구를 관리하는 괄약근과 타인의 괄약근을 치환(置換 : 바꿔 놓음) 하는 것으로, 타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구를 낀 것처럼 꾸밀 수 있었다.


'EX급 스킬이다!'


너무 행복해.


[독방구 발사]


말 그대로 독을 포함한 방구로, 독방구의 냄새를 맡은 사람을 즉사시킬 수 있었다.


'최고야!'


마지막으로.


[영상 촬영술]


이것은 현실의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스킬이었다.

영상 촬영술 내부에는 세부적으로 '3D 모델링 기술', '캐릭터 동기화'라는 두 가지의 항목이 추가적으로 더 있었다.

'3D 모델링 기술'은 촬영한 영상 속 현상이나, 물건을 재현하는 것이었고, '캐릭터 동기화'는 영상 속의 등장 인물과 당기영을 같은 하나의 존재로 일치시키는 것이었다.

이렇게 세 가지가 하느님께 받은 치트 스킬들이었다.


'치트 능력으로 시작하는 빙의 생활이군.'


그럭저럭 첫 시작 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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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3화 천화산(天花山) (01) 24.05.21 209 4 13쪽
19 제2화 정양문(正陽門) (16) 24.05.20 210 4 12쪽
18 제2화 정양문(正陽門) (15) +1 24.05.17 222 4 13쪽
17 제2화 정양문(正陽門) (14) 24.05.16 215 4 12쪽
16 제2화 정양문(正陽門) (13) 24.05.15 207 4 13쪽
15 제2화 정양문(正陽門) (12) 24.05.14 209 4 13쪽
14 제2화 정양문(正陽門) (11) 24.05.13 208 3 12쪽
13 제2화 정양문(正陽門) (10) 24.05.12 237 4 12쪽
12 제2화 정양문(正陽門) (09) 24.05.12 256 4 13쪽
11 제2화 정양문(正陽門) (08) 24.05.11 286 6 12쪽
10 제2화 정양문(正陽門) (07) 24.05.11 261 6 13쪽
9 제2화 정양문(正陽門) (06) 24.05.10 298 6 13쪽
8 제2화 정양문(正陽門) (05) 24.05.10 320 6 13쪽
7 제2화 정양문(正陽門) (04) 24.05.09 369 5 13쪽
6 제2화 정양문(正陽門) (03) 24.05.09 413 5 12쪽
5 제2화 정양문(正陽門) (02) 24.05.08 476 6 12쪽
4 제2화 정양문(正陽門) (01) 24.05.08 561 9 12쪽
3 제1화 빙의 (03) 24.05.08 574 9 12쪽
2 제1화 빙의 (02) 24.05.08 687 10 12쪽
» 제1화 빙의 (01) +3 24.05.08 1,212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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