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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출신 환생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무협

김훈주
작품등록일 :
2023.12.20 20:39
최근연재일 :
2024.05.01 19:08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559
추천수 :
46
글자수 :
159,134

작성
24.04.19 17:33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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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이출 23화

DUMMY

“그럼 충분히 자 두고 기다리게. 여행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나가서 사도록 하고. 난 가볼 곳이 있어.”


돈 일부를 냅두고 거리로 나섰다.


“이봐.”


“히익!”


“뭐··· 뭔데? 무슨 일인데?”


왜인지 내가 말을 걸면 잔뜩 경계한다.


‘도망치려는 범죄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고 했던가···’


“시타 해운이 어디지?”


“저쪽.”


“고맙네.”


그리고 그제서야 알아챈 사실, 무기를 들고 다니는게 나밖에 없었다.


“그러고 온건가?”


“그렇다만?”


시타 해운이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새까맣게 피부가 탄 건장한 중년의 남성이 날 맞이한다.


“무기 들고 다니는 놈들이 사고를 하도 많이 쳐서 말이야. 천이나 옷 같은걸로 좀 감싸고 다니는게 좋아. 경비병들이 대뜸 붙잡을지도 모르고.”


“그렇군.”


어쩐지 시선이 곱지 못하다 했더니 그런 이유였다.


“배 타러 왔나? 그럼 수화물로 미리 짐칸에 넣어주지.”


“그렇소.”


“어디보자··· 뱃삯이···”


뱃삯을 생각하면서 내 모습을 위아래로 스윽 훓어본다.


“헤론.”


“뭐?”


“이름을 대면 될거라던데.”


“말이 짧긴 한데··· 헤론의 소개로 왔나? 그럼 뭐··· 작성하게.”


남자는 나무판에 고정한 종이 한 장을 내게 내밀었다.


‘입항 신청서?’


이름이나 출신, 이력이라던가 용건, 수화물 등 이런저런 사유들을 적어서 제출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인간의 글은 잘 모른다.


읽을수는 있지만 쓰는 방법까지는 잘 모른다.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그리면···’


“너··· 글 모르나?”


이런 소리를 듣게 되니까 되도록이면 테르나와 함께 오는게 좋겠다 싶었고.


“시니. 일행이랑 다시 올테니 일단 칼부터 맡아두시오.”


이름을 까먹은 저택의 어느 사용인이자··· 연인이었던 여인의 선물인 곡도를 맡기고 나왔다.


“마지막 배가 한 시간 뒤에 있으니까 빨리 와야하네.”


“이런···”


여기까지 오는데 내 걸음으로 십오분 정도가 걸렸으니, 여관으로 빠르게 십분정도 걸려 간다고 해도 세 사람이서 걸어오려면 이십분 정도는 걸릴거다.


혹시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 물과 식량을 한끼 정도 챙겨서 오라는 선장의 조언대로 하려면 이십여분 정도 필요할거고.


밥은 한끼 정도 굶는다고 해도 시간이 나름 빠듯하다.


그리고 올 때와 달리 갑작스럽게 분주히 움직이는 도시 내 경비병들.


그들은 벽 곳곳에 수배서를 붙이느라 바빴다.


별 생각없이 배 시간에 늦지 않도록 곧장 여관에 가려고 했지만···


[바토르 다쿠드, 18세, 약간 큰 키, 마른 체형, 날카로운 인상, 등에 멘 다소 커다란 사브르. 사유 : 가출.]


‘그렇게 마르진 않았다만···’


그 검의 이름이 사브르인건 처음 알았다.


또한 마법학교 폭파 건에 대해 써있지 않은 것도.


한 가지 더하자면 저 따위 사유로 수배서가 붙는다는 것 역시.


그러고보면 아까 도시 검문소를 통과하며 내민 신분증이 바토르의 것이었으니··· 갑작스럽게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진다.


덕분에 여관까지 빠른 걸음이어도 경비를 피해 오며 십오분 정도가 걸렸다.


“이봐! 테르나! 일어났나?”


“쉿!”


어느새 침대에는 태백이 엎드려 자고있고, 실크 잠옷 차림의 테르나가 여전히 피곤한 표정으로 문을 연다.


“한 시간 안에··· 아니, 이제 사십여 분 정도 남았군. 금방 오늘 마지막 배가 출발한다. 그리고 내 수배서가 붙어버렸어.”


“네?! 수배서요? 범죄자세요?”


“아니. 사유가 가출이라고 하더군. 어이없는 건 똑같아.”


“아무래도 무사히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음?”


“저도 수배상태니까요.”


“고작 종교집단이?”


“구스타프가 합류한 뒤로 그냥 종교집단이 아니에요. 사실상 의회도 조종하는 국가 그 자체죠.”


“여러모로 복잡하다는 말이군···”


그 때,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한 태백이가 일어났다.


“아마 우리 셋이 함께라는 보고가 올라갔겠죠.”


“흩어져서 행동해야 하나?”


“우리는 이곳 길을 잘 모르잖아요?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시니씨는 여기 계세요.”


그녀가 잠시 뒤 가져온 ‘방법’은 짐수레였다.


당나귀가 끄는 짐수레에 나를 숨기는 것.


“저는 위병이 얼굴을 못봤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만···”


“좋아. 가지.”


“죄송해요 방법이 이거라···”


“음?”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모른 채, 오각형으로 사람 하나가 누워서 들어가기 딱 좋은 나무 상자에 몸을 뉘였고, 테르나는 넓은 판으로 이뤄진 뚜껑을 닫았다.


태백이에게는 혹시 모르니 내 이름과 칼을 맡겨놨다는 내용의 쪽지를 쥐어주었고, 나는 의복을 근처에서 구한 넝마같은 녀석으로 갈아입었다.


‘서대륙 출신들 중에서 그곳에 묻히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묻힌다? 대체 무슨 상관인거지?’


들려오는건 바퀴 굴러가는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 이야기 소리··· 그리고 가끔 멈춘다.


아마 경비와 마주치지 않으려는 것이겠지.


‘이 속도면···’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수 없어서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차라리 따로 갔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계단을 내려가야 하기에 마침내 상자에서 나온 뒤 약간 걸어서 도착한 시타해운.


“쯧··· 시간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결국 배가 떠나가는 모습을 뒤로한 채 다른 배편을 찾아봐야 했다.


“아마 다른데도 다 마지막 배 출발했을거야.”


“이제 겨우 점심시간 좀 지나지 않았나?”


“말은 아까부터··· 가는데 세 시간 정도 걸리고, 해 지면 배 안 띄운다. 위험해서.”


가뜩이나 저 깊고 커다란 강 위에 배를 띄워 간다는 것도 이해가 잘 안되는데, 밤에는 잘 안보이니까···


“그럴리가요?! 예전에는 밤에도 배 다니고 그랬잖아요?”


테르나의 말을 들어보면 마냥 그런 것만도 아니었나보다.


“요즘들어서 갑자기 수적들이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어. 아무래도 세력 구도가 정리가 안됐나보던데··· 괜히 상선만 등 터지지.”


대체 강이 얼마나 크길래 세 시간이나 걸릴 뿐더러 수적까지 판을 친다는 건지···


그렇게 검을 돌려받아 일단 회사 건물 밖으로 나오는 도중, 부쩍 청력이 좋아진 내 귀에 잡힌 소리.


“부잣집 도련님쯤 되니까 사랑의 도피같은 것도 하는거야···”


어쩐지 익숙한 이야기에 그쪽을 눈여겨보니 경비들이 곧장 계단을 내려오는게 얼핏 보인다.


거리는 약 50미터.


“경비들이 이쪽으로 오는군.”


별 다른 말 없이 걷던 테르나가 갑작스럽게 놀라며 외친다.


“숨어야 해요!”


드넓은 바다같이 수평선까지 물밖에 안보이는 강 너머가 눈에 들어온다.


이 근처에 있는거라곤 시타해운의 1층짜리 건물 두 개와 부두, 배 한대, 바위와 모래.


항구 하나를 해운 회사 하나가 통째로 쓰는 것 같고, 가장 가까운 다른 건물이 100미터 이상 떨어져있다.


근처에 숨을만한 곳이라고 해봐야 해운 회사 건물 안쪽이다.


아니면 한쪽 면이 뻥 뚫린 적재품 창고 정도.


아마 위병들의 목적은 이 회사에 내 행방을 물어보러 오는 거겠지.


살짝 숨어있다가 베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일단 배를 타야 하는 목적이 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단 창고로.”


세 사람은 급하게 숨을만한 곳을 찾으러 창고에 들어왔지만··· 아저씨의 겉보기와 달리 잘 정리정돈된 창고에는 숨긴 커녕 숨바꼭질도 제대로 안될 만큼 물건들이 질서를 갖추고 도열해있다.


“저기.”


커다란 박스 하나가 못질이 덜 되어있다.


정확히 성체 인간 둘 정도가 낑겨져 들어갈수 있는 크기.


내용물은 무려 칼과 방패, 도끼 등의 전투용 무기였다.


굳이 말을 나눌 필요도 없이 우리 셋은 주변 곳곳 짐들 틈과 선반 아래 등에 무기를 흩어놓은 뒤 들어갔다.


‘여차하면···’


상자 안에서 팔을 올려 사브르의 손잡이를 잡았다.


시체를 은닉한 뒤 이곳을 빠져나가면 의미있을 만큼의 시간은 벌어줄거다.


“참··· 얼굴본지가 얼만데 그런 말을 하나? 사람 서운하게.”


“좀만 봐주십쇼. 저 잘리면 여기 와서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있습니다?”


“쯧. 그래 이놈아. 봐라, 봐. 아까 잠깐 들렀다가 간게 전부라니까?”


그리고 부츠를 신은 딱딱한 발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시타 해운의 사장은 병사들과도 관계가 꽤 원만한 것 같다.


‘저 자에게서도 숨어야 하나?’


“별건 없는 것 같슴다.”


“내가 뭐랬어 임마?”


“아니··· 살펴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니까요?”


다시 한번 아웅다웅 거리며 멀어지는 발소리.


“태백. 밖을 한번 살펴보도록.”


가장 체구가 작은 태백이가 밖을 살피는게 좋다.


아이는 갑작스럽게 밖으로 나갔다.


“갔나?”


혹시 모를 만약을 대비해 고개만 내밀고 밖을 살피는데···


“그··· 비켜··· 주시죠?”


아까부터 시선을 맞받지 못하는데다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걸 보면 뭔가 상태가 안좋은게 확실하다.


“그래. 잠깐은 괜찮을거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뭔가 저지르려면 최소한 해는 저물어야 하지 않겠나.


“여기 주인은 아무래도 병사들에게 협조적인 것 같았지?”


“운동을 꽤··· 하셨나봐요.”


동문서답 하는걸 보니 그녀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일수도 있고···


“이봐 테르나?”


“네네네?! 아, 네! 친하긴 해도 딱히 협조적인 것 같지는 않은데요···”


역시 그녀를 데려오길 잘했다.


내가 해석한 인간의 언어와 그녀가 해석한 인간의 언어가 명확하게 다른 뜻을 담고 있었기에.


“그렇다면, 플랜 B로 여기 말고 다른 도시로 가는건 어떻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서 바닥을 바라보는 그녀.


“으흠··· 상류는 수심이 너무 깊고 폭포나 급류가 많아요. 하류는 수심이 너무 얕아서 큰 배를 띄우지 못하고, 그렇다고 작은 배를 띄우기에는 너무 넓죠. 나르비크가 큰 도시로 성장한 이유가 그거고요.”


“이런···”


“으흠!”


별 다른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창고에서 머리를 굴리던 우리 앞에 나타난건 아까 그 사장 아저씨.


“거기서 그러지 말고 들어오게. 무기는 다시 상자에 집어 넣고.”


테르나의 말대로, 우리가 이곳에 있는걸 알고 있지만 굳이 말하지 않은거다.


“뭔 엄청난 짓을 벌였길래 수배를 당하나?”


아까와 달리 다소 경직된 분위기.


아저씨는 작지 않은 나무망치를 손에 들고 우리에게 묻는다.


직원 둘은 뒤에서 눈치를 보며 여차하면 무기를 들어올릴 준비를 하고있다.


“사랑의 도피.”


“어어?!”


오히려 소스라치게 놀라는 테르나.


아저씨는 그런 그녀를 째려본다.


“그··· 맞아요.”


“어휴···”


사장님의 한숨과 함께 마침내 경계가 풀어지고···


“가끔 말도 안되는 짓을 벌여놓고 도망치려고 오는 놈들이 있는데··· 적어도 헤론 영감 소개면 그건 아닐 것 같아서 모르는 체 하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어지간히 귀한 집 아들인가보네. 군이 협력할 정도면.”


“다쿠드 가문.”


“다쿠드 도련님이셔서···”


이번에는 직원들과 사장 전부가 경악으로 눈을 크게 뜨는 것을 보면 리온이 이끄는 상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곳이 아닌가 싶다.


저택 안에서는 볼수 없었던 것.


그게 이제와서야 발목을 잡을줄은···


“오늘중에 서대륙으로 건너갈 방법은 없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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