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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출신 환생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무협

김훈주
작품등록일 :
2023.12.20 20:39
최근연재일 :
2024.05.01 19:08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558
추천수 :
46
글자수 :
159,134

작성
24.04.1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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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출 17화

DUMMY

“내가 담배 판매 구역을 멋대로 벗어났어.”


“대신 100디나르를 벌어주었지.”


“그건··· 그러니까···”


필사적으로 할 말을 생각하는게, 어째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내가 더 지치는듯한 기분이 든다.


심지어 울먹이기까지 하니까.


“됐다. 이 자 대신 네가 대답해보거라. 도시 이름은?”


“서들랜드.”


“세 번째 땅? 이상한 이름이군.”


“몰라···”


“자식과 부모는 무슨 관계지?”


“아빠가 이걸 주면 난 저기서 팔고, 돈은 아빠가 술 사먹어. 자주 때리지는 않아. 가끔···”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하는 것을 포기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슬슬 사전 작업도 완료되었다.


“배를 타야 하는데 말이다. 아는걸 전부 말하는거야. 알겠나?”


미후족은 배가 없다.


당연히 그만한 깊이를 가진 강도 없고, 바다로는 나갈 필요성을 못느꼈다.


물고기를 잘 먹지도 않고 모험심도 딱히 없기에.


“어어··· 그러니까··· 나르비크로 가서 항구에 가서···”


나르비크라는 도시가 그 방면으로 가장 유명한 것 같았다.


대체 왜 그렇게 설명을 못하나 했더니, 그냥 가서 아무 배 주인을 잡고 돈을 내면 태워준다고 하는 것을 쓸데없이 어렵게 생각해서 그랬던 것뿐.


나르시의 결혼식, 마을 나들이, 마법 학교에서 받았던 충격으로 인해 인간 세상은 무작정 복잡하고 대단한줄 알았다.


“일 끝났으면 넌 빨리 구역으로 돌아가!”


여전히 아이에게 거친 남성.


“대체 저 아이는 뭘 하는건가?”


“뭐긴··· 담배 파는거지.”


“대체 왜?”


“돈을 벌어야지 미친···”


마치 징그러운 것을 봤을 때와 비슷한 표정.


일단 필요하다고 하니까 챙겨오긴 했는데, 그렇게 중요한건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할당량을 못채우면 내가 죽는다.”


조직적인 일종의 사업인 것 같았다.


리온으로 인해 알게된 사업이라는 것은 인간세상의 핵심적인 어떤 부분을 지칭하는 말인 것 같았다.


수업을 받았어야 했나 약간 후회가 되긴 하지만··· 어차피 부질없는 일.


결국 뭐 더 있겠나 싶어서 남자를 보내주기로 했다.


“넌 뒤졌어! 내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 그 하미르님과 연줄이 있는 라시드님이야!”


순간 온 몸의 피가 끓어오른다.


호흡이 가빠지며 머릿속이 온통 시뻘겋게 물들고, 입꼬리는 의도와 다르게 올라간다.


생각같은 일련의 과정도 없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곧장 절뚝이며 도망가는 남자를 쫓아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였다.


“라시드? 누구지?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는것이냐.”


“히익!”


자세한 사정 청취를 위해 다시 그를 골목으로 데려가려던 그 때,


“어이, 남의 구역에서 뭐 하는 짓이야?”


날 멈춰세우는 한 무리의 장한들.


거적때기는 물론이고 몸 곳곳에 흠집을 내질 않았나, 수염도 멋대로 길러서 나름대로 위압감을 연출하려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뒤에는 아까 전 꼬마아이가 내 시선으로부터 숨기 위해 애쓰는 중.


“뭐하긴? 라시드라는 놈을 찾고 있지.”


“뭐? 어르신을 아나?”


“아니. 그 놈을 족쳐야 한다는 건 안다. 니들이 안내할거냐?”


“하··· 얘들아. 이번에는 하수구 막히지 않게 시체 처리 잘 해라.”


“예, 행님.”


이들은 내게 라시드라는 녀석의 정보를 넘기기 보다는 싸움을 원하는 것 같았다.


“너, 그대로 잠깐 기다려라. 그 라시드라는 놈에 대해 물어볼게 많거든.”


사실··· 지금 당장 끓어오른 이 몸뚱이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싸움만한게 없긴 했다.


특히나 이번에는 도대체 써먹을 일이 없었던 무기술에 대한 테스트.


이들 역시 망치나 도끼, 허접한 검 등을 들고 다가왔기 때문에 안심하고 휘두를 수 있다.


“이야··· 칼 새거인가 본데?”


“야야, 가위바위보 해서 갖는거다?”


한 놈은 두목인 것 같고 나머지 네 명이 나를 향해 무기를 들고 다가온다.


‘벽력도법··· 오랜만이다.’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하지만 할 일은 똑바로 해야겠지.


둘러싸려고 하는 것 같길래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가···


‘뇌운사식!’


심화과정에 이르지 못한 육 성급의 벽력도법이 마침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가까이 다가온 녀석을 향해 한 번의 허초와 한 번의 실초를 휘둘러 다리를 잘라낸 뒤, 곧장 귀영보를 이용해 반대쪽 녀석을 어깨로 들이받는다.


“으아악!”


곧장 한 녀석에게는 왼쪽, 다른 녀석에게는 오른쪽 공격을 가해 사이를 가까워지게 만든 뒤···


‘횡행암운!’


수평으로 그어 한번에 허리를 잘라주었다.


“이··· 이익!”


방금 전 어깨로 밀어낸 녀석이 결국 혼자 남아버리자 자포자기 하며 달려들지만···


‘허점 투성이구나···’


가운데가 비었길래 곧장 유운각법의 ‘비상타’ 초식으로 양 발을 한번씩 머리를 두 대 찼더니 그대로 고꾸라져 일어나질 못한다.


뒤이어 형님이라는 녀석이 있던 자리를 보니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도망친 두목 녀석이 부른 지원군의 발소리가 들린다.


대략 삼십여 명.


기분으로는 하루 종일 싸워도 괜찮겠다 싶지만··· 이제 목표물을 찾아갈 차례다.


“뭐야··· 어디갔어?”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릴 리가 없었다.


그 불편한 다리로 용케도 도망친걸 보면 탐문수사는 끝나나 싶었는데···


“이봐! 저쪽으로 도망쳐!”


“뭐?”


방금 전까지 무기력한 눈으로 움직임 하나 없이 주저앉아 내 싸움을 바라보던 노파가 말을 걸어온다.


“저 눈꼴신 녀석들 해치워주니 내가 다 속이 시원해서 그래. 어서! 저쪽으로 가서 별 세 개가 표시된 나무 문을 다섯 번 노크하면 문을 열어줄거야!”


“할멈, 혹시 라시드라는 녀석에 대해 아나?”


“거기로 들어가면 알려줄게다.”


언제 그랬냐는 듯 노인은 다시 주저앉아 무언가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쯧.”


별 수 있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하미르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게 되었으니 행운이라고 생각해야지.


골목으로 빠르게 걸어서 마주한 나무 문.


(똑 똑 똑 똑 똑)


(끼익-)


열린 문 너머에 사람은 없었다.


귀찮지만 일단 들어가서 문을 닫은 뒤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단순한 창고 건물같지만···


“누구 없소? 웬 노인이 여기로 오라던데?”


약간의 바람소리와 속삭임.


한쪽 구석에 있는 찬장 뒤에서 느껴지는 것들이었다.


“찬장 뒤쪽에 있는 것 알고 있소. 내가 지금 라시드라는 녀석을 찾고 있는데···”


(끼익)


경첩이 달린 문 처럼 찬장을 밀고 나온건 남녀 한 쌍.


“미행은?”


“없겠지.”


“이름과 출신을 말하라.”


‘거 참 귀찮은 녀석들일세.’


한편으로는 과거 미후족 군대의 비밀스러운 작전 과정이 떠올라 흐뭇하게 대답할수 있었다.


“시니. 동대륙.”


열심히 생각한 가명과 출신.


동대륙 지리라면 지금 살아있는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 중 하나이며, 두억시니라는 이름은 사용할수 없지 않은가.


“동? 서가 아니라? 헷갈린거 아니지?”


말한지 3초만에 후회하고 말았다.


동대륙이라면 이들 입장에서는 정복전쟁을 펼쳤던 곳이 아닌가.


그곳에서 왔다니···


“동대륙 맞다. 너희가 라시드라는 녀석을 잡을수 있게 해준다던데?”


“잡을수 있으면 진작 잡았겠지···”


그들은 자연스럽게 몸짓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안쪽은 입구쪽 통로가 흙으로 되어있어서 그렇지, 꽤나 멀쩡한 건물로 연결된다.


나타난 것은 영업을 멈춘지가 꽤 된 것처럼 보이는 넓은 홀.


탁자와 의자가 여러개 놓여있고 한쪽 벽면에 주방과 배식대가 붙어있다.


안에 남녀노소가 모여서 무언가 진지한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연회장? 치고는 인테리어가 구려.”


“주점이라는 거다. 샌님.”


남자애가 울컥한 것 같은데 왜인지는 모른다.


“야야! 속보! 속보야!”


2층에서 누군가 내려오며 소란을 떤다.


“바깥에 지금 난리가 났어! 누가 라시드 패밀리 말단 네 명을 죽여버린 모양이야!”


“뭐?”


“아, 그 놈 죽었군.”


한 녀석은 다리만 잘랐고, 한 녀석은 머리를 두 대 찬게 전부인데···


‘인간의 신체는 나약하다··· 주의해야겠어.’


한편 그곳에 있던 모두의 시선은 내게로 쏠렸다.


“이 사람이야?!”


“이 사람이야.”


“네 명을 상대로 겁먹지도 않고 쉽게 저질렀다지.”


왜인지 나를 바라본 채 흐르는 정적.


“어쩔 작정이야?”


“뭐가?”


“라시드 패밀리가 뭔지 모르나봐요. 그래도 솜씨는 꽤 있어보이는데···”


“얘야, 지난번에 발견한 루트로 도망치게 해줄수 있다.”


분명 이런걸 바라고 여기 온게 아니다.


“라시드라는 녀석에 대한 정보. 그게 내가 너희한테 원하는 전부다.”


“이 근방을 통째로 집어삼킨 군대의 주인이지. 실상은 양아치들을 기가막힌 입담으로 모아놓은 건데··· 숫자가 쌓이니까 무시 못할 수준이야. 벌써 칠 년 가까이 되었지.”


“잔혹하기로는 사대륙 전체를 꼽아도 열 명 안에 들거다.”


“이 도시가 타락하게 된 원인.”


분명 묻는 말에 대답도 제대로 해 주고, 실제 겪어본 입장에서의 평가는 많았지만 그딴건 내 알 바 아니었다.


“아니, 그러니까···”


“아예 이 옆 밭을 전부 담배농장으로 만들었지.”


“빚을 지면 이자가 100퍼센트야. 말이 되냐고?”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납치를 해서라도 데려가. 덕분에 마을의 모든 아낙들이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하지.”


(콰직!)


탁자를 주먹으로 하나 부수어 시끄러운 재잘거림을 멈추었다.


“에라이, 답답한 놈들.”


온갖 냄새가 가득 차서 갑갑한 건물만 아니라··· 무지막지한 녀석들이라 생각했다.


“놈이 어디 사는지, 잠을 어디서 자는지 내놔라. 내가 알아서 해결하지.”


“우리라고 암살시도를 안해봤는 줄 아나?”


“닥쳐.”


“이 새파랗게 어린 놈이···”


멋대로 자기 편 취급도 피곤한데, 심지어 멋대로 회의 참석자를 만들어버린다.


“위치. 그것만 있으면 된다.”


저항군 놀이나 하러 온 것이 아니기에···


**


바토르 또래의 남자애는 틱틱거리면서도 라시드에 대해 이런저런 세세한 사항까지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


경비가 얼마나 있고, 언제가 가장 덜 삼엄하며, 침소는 어디인지, 그곳으로 향하는 최단루트는 어디인지···


여자애는 걱정된다는 듯 필요한 물건들을 주었다.


얼굴을 가릴 복면이나 벽을 오를 갈고리, 심지어는 만약을 대비한 자결용 독약까지.


“암살 시도를 할 사람도 구하기 힘든데··· 실행하는건 더 힘든 일이었지. 네가 그만둔다고 해도 탓할 사람은 없어.”


‘이것들이 끝까지···’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그래도 생판 처음 보는 외부인한테 이렇게까지 질척대는걸 보면··· 설마 이게 인간족의 습성인 건가 싶기도 하다.


남의 말을 안 듣는 것도.


그럼에도 여전히 걱정한답시고 붙잡는 녀석들 덕분에, 결국 은신에 큰 어드밴티지를 얻을수 있는 밤이 되고서야 행동을 개시했다.


남자애의 말대로 저택을 돌아다니는 경비가 두 사람, 입구에 두 사람, 저택 주변을 순찰하는 두 사람.


‘이렇게나··· 허접한데?’


인간족 막사를 습격하던 것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


잠행술을 굳이 사용할 필요조차 없어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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