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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족 출신 환생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무협

김훈주
작품등록일 :
2023.12.20 20:39
최근연재일 :
2024.05.01 19:08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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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5
추천수 :
46
글자수 :
159,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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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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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출 21화

DUMMY

“구스타프? 그 놈에 대해 아는게 있나?”


전투력 향상따위와 비교도 되지 않을 천운을 잡아냈다.


“알다마다요. 하몬교의 차기 교황이 그분일텐데···”


“놈은 어디에 있지?”


“당연히 수도 파라이조스에 있죠. 거기서 가장 큰 건물일걸요? 사람들은 굶어죽는데 거기서 더 큰 건물을 짓는다 어쩐다 하다니···”


아무래도 이 사람 역시 자세히는 모르고, 그냥 유명세의 일부를 들은 것 같았다.


“아 참, 테르나라는 녀석이 여기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된다던데. 그녀의 전투술이 꽤 감명깊더군.”


“전투술요? 당연히 라비엘 자매회가 호신을 위해 만들어진 분파라서 그렇죠. 근데 아마 누구한테 물어도 테르나보다 잘하지는 못할걸요? 제일 잘 가르치고 제일 잘 아는게 걔라서···”


“잘 가르칠 필요는 없네. 아무나 한 사람 소개시켜주게.”


알쏭당쏭한 표정으로 그녀는 한 젊은 수녀를 내게 소개시켰다.


“이 분께서 우리아님의 호신술을 배우고 싶다고 하는구나. 괜히 딴 마음 먹지는 말고.”


“네?! 네!”


어쩐지 들뜬 것도 같은 그녀와 수도원 앞마당 벤치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왜일까 곳곳에서 눈길이 느껴지는건.


“그··· 그러니까··· 일단 마력을 사용하는데요···”


그녀가 횡설수설하며 내뱉은 말 중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추려보자면···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은 마력의 종류가 하나 더 있었다.


인간들은 그걸 신성 마력이라고 하는데, 하몬교에 귀의해 계속해서 우리아에게 기도를 올리다 보면 사용할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테르나의 마력이 다른 사제들과 달리 붉은 빛을 내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했다.


또한 그녀의 움직임 그 자체에 대해서도.


그저 그녀가 창안한 호신술의 일부라고 할 뿐.


이렇게까지 집착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면··· 그 움직임이 무공을 배우기 전 배우는 몇 가지 기본 동작들과 비슷했다고 대답하겠다.


무공은 미후족만의 것이 아니던가.


심지어는 그녀가 서대륙의 수도 파라이조스 출신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꽤 높은 지위까지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쫓겨나 이곳에서 도피 생활 비슷하게 살고 있었다고···


‘결국 찾아가야 하나···’


만능 통행증은 아니더라도 먹힐것 같아서 꼬마를 앞세우고 그녀의 병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신가.”


“꼬마야 안녕?”


역시나 만만치 않은 상대.


“파라이조스에서 왔다고 들었네.”


“그래요. 이름도 모르는 분. 절 죽이려고 했죠.”


“원한다면. 난 시니라고 하네.”


아마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난적 없는 스타일의 인간상.


“파라이조스에 대해 잘 아나?”


“거기서 살았으니까요.”


“구스타프에 대해서는?”


“글쎄요?”


자꾸 칼 손잡이로 손이 가려고 하는 것을 애써 막아야 했다.


그녀는 그런 내게 아주 합당한 질문을 하나 던진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얼버무려 겨우 피해갔던 질문.


“대체 그런 것들이 왜 궁금하죠?”


그녀는 아마 구스타프와 그리 우호적인 관계는 아닐거다.


그동안의 정황과 증언으로 추측해본 결과.


“구스타프를 죽인다. 그걸 위해 살고있지. 너도 알아둬라 얘야.”


원한이 끓어오르는 단계는 시간이 지나며 끝났다.


지금 남은건 복수라기 보다··· 심판과 추모.


다소 건방지긴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미후족을 대표할 자가 나뿐이지 않은가.


“미쳤군요?”


“그렇다고 생각해도 무관할걸세.”


“으윽···”


애써 일어나려다 다시 허리를 감싸쥐며 누워버린다.


“그 자가 어디 사는지, 사병은 얼마나 있는지, 경비태세는 어느정도로 삼엄한지, 자주 가는 곳이나 일정에 영향을 주는 습관같은게 있는지··· 항상 궁금하지.”


“죽일수 있다면··· 저도 그렇게 했겠죠.”


“음?”


“자매회는 하몬교에서도 아주 작은 분파중에 하나예요. 우리아님의 여동생인 라비엘 님은 손짓 한 번으로도 이성의 본능을 증폭시킬수 있는 권능을 가졌다고 하죠.”


풍요와 사랑, 다산의 여신.


임자가 있던 그녀에게 온갖 놈들이 꼬여서 시달리다 못해 결국 세상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한다.


간통, 간음, 강간을 중범죄로 법전에 규정하자 그제서야 노여움을 풀고 지상에 현현.


그런 그녀를 따르는 아주 작은 분파의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단체를 위해 헌신한 그녀는 마침내 교구장의 바로 아래 직급까지 승진하는데 성공한다.


그곳의 자매회는 호신을 목적으로 모여서 수련하는게 사실상 전부라고 한다.


덕분에 지역 여성들 대부분에 걸쳐 발이 넓은 인맥을 자랑하지만··· 결국 교구장의 눈에는 ‘아니꼬움’의 대상일 뿐.


교구장은 결국 그녀에게 증명이라는 이름의 잠자리를 요구한다.


그런 짓거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이미 썩을대로 썩어버린 하몬교라서.


구스타프는 종전 이후 얻은 유세와 재력을 모두 이 종교에 쏟아부었다고 했다.


그덕에 돈과 권력의 맛을 알아버린 성직자들은 하나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트집거리를 찾는다고··· 그들은 경전이나 성유물보다 금은보화와 미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보이지않는 무언가를 믿는 것보다 보이는 것들이 훨씬 더 합리적이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미후족은 겨뤄보는 순간 바로 눈에 보이는 무(武)를 믿었다.


“그런 상황에 고위 성직자인 교구장의 눈 밖에 났으니··· 이단으로 낙인찍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죠. 특히나 그런 빨간색의 마력을 가지고 있다면요.”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마력이 있다는건 알았네. 하지만 그 움직임은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더군.”


“그쪽도 싸움을 좀 하나요?”


옆에서 아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고개를 격하게 끄덕인다.


‘이 녀석 앞에서 싸운 적은 없을텐데?’


“어땠나요 제 마지막 전투는···”


그녀 몸에서 가장 심하게 망가진건 척추라고 한다.


워낙 복잡하게 생겨먹은 곳이기도 하고, 하필 몸의 중심을 담당하는 부분이기도 해서 치료를 해도 어쩔수 없다고···


더 이상 전처럼 움직일 일은 없겠지.


“체력을 키우거나 다대일을 피해야 했어.”


“어쩔수 없었어요. 놈들이 용케도 이 근처까지 추적을 해와서··· 여긴 들키면 안되거든요. 너무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아마 끝까지 숨겨주겠죠. 그래서 제가 죽어야 했어요.”


여인의 눈물은 왜인지 나를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정보는 줄 수 있나?”


“파라이조스에서 쫓겨나던 날, 구스타프의 저택 청사진을 놓고 나왔죠. 비밀 금고에. 아마 평생 거기 있을거고요. 녀석은 만악의 근원이니까.”


역시, 직감은 무시할수 없다.


보통 이렇게 드라마틱한 뒷이야기를 가진 사람은 비장의 한 수를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고맙네. 놈은 반드시 고통속에 몸부림치다 죽을걸세.”


“저도··· 뭔가 기여하고 싶어요.”


올곧고 울분 가득한 눈.


꽉 진 두 주먹에서 결의와 분노가 느껴진다.


“어떻게.”


“그건··· 뭐라도 해볼게요. 잡일도 잘하고 발도 넓어요.”


“그 몸으로?”


“간단한 일은 아마 시간을 좀 주면 할수 있겠죠. 지팡이를 쓰면 걸을수도 있게 될 것 같아요. 저는 파라이조스에 아는 사람도 많고, 그곳 지리나 뭐가 있는지 등등··· 그 누구보다 잘 알아요. 거기서 자랐거든요.”


확실히 매력적인 제안이긴 하지만···


“그냥 금고 위치나 말해주는걸로 기여하지.”


거동이 불편한 자는 전체 가용 인원수에서 그 두 배를 빼야 한다.


혼자서 내버려두면 안되기 때문에.


심지어 그녀는 정체가 발각되면 쫓길 위험도 있다.


결연한 표정의 그녀는 바로 옆에 있는 칼을 주워들었다.


(서걱)


한참을 끙끙대며 자르는 것은 자신의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칼.


“저는··· 여기 있으면 안되거든요. 반드시 돌아가야 해요. 구스타프 녀석이 벌인 일에 제 소중한 사람이···”


“몸의 중심 뼈대가 전부 망가졌다. 지팡이를 써도 제대로 걸을 수 없어.”


미후족과 근골의 구조가 비슷한 편이라 인간의 신체 구조 역시 어느정도 외울 수 있었다.


날개뼈도, 갈비뼈도, 팔다리나 손발의 뼈도 부러진 뒤에 붙으면 완전하지 않아도 어느정도는 움직일수 있다.


하지만 척추와 골반은 그렇지 않다.


모든 무게를 지탱하고 제어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뼈가 망가진거다.


아마 한참 시간이 지나봐야 겨우겨우 뭔가를 짚은 채로 일어서서 움직일수만 있을거다.


“마력을 사용하면 얘기가 다르겠죠.”


“그리 효과적이진 않을거다.”


그래봐야 보조장치일 뿐이라 역부족일거다.


나 역시 학교를 절반씩이나 수료한 몸으로서 감히 판단하자면.


지탱해야할 내용물이 망가졌으니 아무리 겉에다 덧대봐야···


“포기하게.”


“으흡··· 끄흐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채 오열하는 그녀를 두고 병실을 나왔다.


시간을 조금 주면 구스타프의 저택 청사진을 얻어낼 수 있겠지.


‘멀쩡한 상태였으면 반드시 데려갔을거다.’


쓸만한 전투원, 같은 동기와 목적, 길잡이···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분명 그녀를 데려가면 쓸모는 있을거다.


무엇보다 내게있어 큰 메리트는 더 이상 인간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일 하나를 덜어버리고 본론에 집중할수 있다는건 아주 큰 장점.


또한 마침내 가족의 형상을 갖추어 타인의 경계심을 극도로 낮출 수 있다.


그렇게 저울질을 조금 하다가 다시 들어갔지만 그녀는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


사건행공과 절맥을 가진 신체는 극강의 궁합을 자랑한다.


뱀이 허물을 벗어버리면 몸집이 커지지만··· 그 허물을 벗는다는게 결국 어느정도 성장을 위한 시간이 지나야 하는 것.


절맥은 말하자면 타고난 허물이나 마찬가지다.


그것도 다른 허물보다 훨씬 몸을 강하게 옥죄는 허물.


과거 미후족에서도 절맥을 타고난 세 명의 기재가 있었는데··· 내 대에 살아있던건 마왕이 유일했다.


전신 혈도중 여덟개가 막혀있었는데, 십년에 걸쳐 그것들을 모두 극복한 결과 과거의 두억시니 따위는 범접하지 못할 극강의 위력을 자랑했다.


‘이 정도면··· 거기까진 못가도, 그 근처는 갈수 있겠군.’


그나마도 마왕은 역천행공을 익히지 못했다.


그를 몰아붙일수 있는 전투가 없어서.


‘그러고보면 녀석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몰라.’


절대 평범하게 죽진 않았을거라 확신한다.


어쩌면 살아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인간족 도시 한 가운데 박제되어 전시중일 수도 있다.


“됐다!”


내 감탄으로 옆에서 곤히 자던 아이를 깨우고 말았다.


“아··· 아무것도 아니다. 마저 자도록.”


마침내 역천행공의 시작점인 1성의 경지에 다다른 것.


그 이상한 기운 자체를 깨닫는 것은 단순히 자격 심사 같은 것이다.


진짜는··· 그 감을 잊지 않고 언제라도 꺼낼수 있도록 연습하면 마침내 몸 곳곳을 도는 그것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여기가 1성이고, 그 뒤로 전쟁이 가속화되어 더 이상은 아무도 모른다.


‘차차 연구하도록 하고···’


다만 수 많은 전투를 거치며 입문 단계에서도 이녀석을 써먹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발견되었기에 괜찮다.


오늘의 발견만으로 전투 능력이 약간은 늘었다는 뜻.


**


밤은 인간의 기분을 다소 연약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여인의 훌쩍이는 소리로 인해 나도 모르게 테르나의 병실을 찾아갔으니까.


“만약 구스타프를 잡을 기회가 있다면··· 저보다 훨씬 안좋은 상태로 만들어주세요. 마음대로 몸을 뒤집지도 못할 만큼 고통스럽게.”


“약속하지.”


이곳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내가 느끼는 감정은··· 아마 연민.


미후족은 의식적으로라도 없애려고 하는 녀석.


원인은 명백하다.


그녀가 나르시를 떠올리게 하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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