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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린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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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린
작품등록일 :
2021.01.19 20:40
최근연재일 :
2022.03.24 20:00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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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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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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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침투

DUMMY

초월 플레이어 56화

<침투>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는 자캴드.

그의 표정이나 말투로 보아, 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 듯 보였다.


“마수가 있는 곳이 아무래도 다른 이의 눈을 피할 수 있으니 말일세.”

“그렇네.”


곧 엑스의 말에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자캴드.

그들의 모습에 헬라. 그녀 또한 그 뜻을 뒤늦게나마 알아챘다.


‘아.’


그녀의 입에서 짧은 탄식의 숨이 나왔다.

왜 진작에 깨닫지 못한 것일까.

지금 자신이 심판의 감옥에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정말 바보 같아.’


창피함이 그녀의 몸을 타고 끝없이 밀려 왔다.

그것도 모르고 바보 같은 말만 내뱉었으니······ 자신이 생각해도 정말 어리석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얼른 출발하자고. 여기 계속 있다간 다른 놈들에게 발각될지 모르니 말이야.”


엑스의 펼쳐진 남은 손가락이 접힌 것을 본 자캴드가 말했다.

이제 가야 할 길을 아는 이상, 더는 꾸물될 필요가 없었다.


“각오는 하였나.”

“너무 애쓸 필요는 없네.”


딱딱하게 굳어진 목소리로 재차 물어보는 엑스.

그 말에는 배려가 섞여 있었다.


“이미 손녀를 잃고 난부터 내 삶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야.”

“······.”


앞으로 다가올 죽음.

애써 생각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매번 새로운 각오를 할 만큼 여유로운 입장 또한 아니었다.


“무슨 뜻인지 알겠네.”


엑스도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더는 묻지 않았다.


“그럼 헬라 님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저희가 지금부터 들어가는 곳은 위험한 마수가 있는 곳이니 말입니다.”

“알겠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이제는 정말 가야 할 시간이었다.

블랙홀처럼 시커먼 저 구멍 속으로,


“그럼, 저부터 들어갈 터이니 자네와 헬라 님은 몇 분 뒤 뒤따라 내려오십시오.”

“먼저 가겠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일단 밑에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혹시 추락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엑스는 품에서 카드 두 장을 꺼내 그들에게 전해주었다.


“만약 제게 무슨 일이라도 발생한다면 그 카드를 통해 알리겠습니다.”

“이 카드를 통해····?”


건네받은 카드 앞면엔 검은 사신이 그려져 있었다.


“이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X자 얼굴에 검은 사신은 낫 대신 알 수 없는 붉은 색 물체를 들고 서 있었다.


“이건.”

“제 분신 같은 녀석입니다. 비록 아무것도 발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 상태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느새 감옥 입구 쪽으로 다가선 엑스가 말을 덧 붙였다.


“제가 뛰어 내린 뒤 그 카드 속에 사신이 들고 있는 것이 남아 있다면 뛰어내리시고,”


그가 가리키는 것이란 아마 이 붉은 기를 띄는 알 수 없는 물체라.


“만약 사신이 들고 있는 것이 깨진다면 그 즉시 카드를 반으로 찢어 주십시오. 그러면 아마 감옥에 바로 도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당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둘은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잠시만····.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럼 다른 방법을 찾아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능력자’ 라서 설령 절벽에서 떨어진다고 한들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헬라의 다급한 목소리에 엑스는 차분하게 답하였다.

그러곤 그의 몸이 서서히 구멍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갔군.”


희미해지는 엑스의 몸.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은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갔다.


“정말 괜찮은 걸까····?”

“모르네.”


그녀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쟈칼드는 고개를 내저었다.

심판의 감옥 입구라 불리는 구멍 속은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은 어둡고 잠잠하기만 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짓말을 한 것인지 속내를 알 수 없지만서도,”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멍하니 구멍 속을 바라보던 쟈칼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아까부터 주변에 있던 기운이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드네. 내 몸에 흐르는 마력까지도 말일세.”

“마력?”


그게 무슨 말일까.

그녀가 마법사가 아닌 이상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감옥에 들어간다면 마력은 모두 흡수되어 전혀 사용하지 못할 걸세. 마치 일반인과 다름없이 말이야.”


쟈칼드의 눈빛이 무언가를 읽어 내려는 듯이 깊어졌다.


“그 말인즉슨.”

“그래, 능력자라 일컫는 그 또한 구멍 속에 떨어지는 순간 일반인과 다름없이 마력을 잃을 걸세.”


그럴 수가.

쟈칼드의 말을 들은 헬라는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럼····그가 한 말은 사실이 아니었단 말인가.


“뭐하러 그런 거짓말을····.”

“음, 아마 그만의 다른 생각이 있지 않을까 싶네. 이 카드를 건네는 것을 보면 말일세.”


분명 그럴 것이다.

지금은 그의 말처럼 카드의 사신이 들고 있는 이 붉은 물체가 깨지는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알고 있었으면서 왜 잡지 않은 거지?”


그녀의 의문점은 곧 비난의 화살이 되어 자캴드를 추궁하듯 말했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엑스가 떨어지고 난 후에 이제야 말하는 것일까.


“미안하네. 하지만 그렇다고···· 자네도 알다시피 다른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 거.”


어처구니가 없었다.

돌아온 대답은 자기 이익을 위해 다른 이를 무참히 희생시키는 그런 놈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말이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그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적어도 자신은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아무리 방법이 없다고 한들,


“진정하시게, 분명 그는 죽으러 들어가는 눈빛은 아니었으니 말일세.”


주먹을 꽉 쥔 채, 분노가 깃든 목소리로 말을 하는 헬라.

감정에 사로잡힌다면 금방이라도 그녀의 주먹이 자캴드를 향해 날아올 기세였다.


“그러니 그를 좀 믿어 보는 것이 어떠한가, 괜찮을 걸세. 이 붉은 것이 아직도 여전한 것을 보아하니····.”


그의 말처럼 은은하게 발광하는 붉은 물체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깨지지 않고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사신이····.”

“다행히도 밑은 괜찮은 것 같구만. 이제 우리 차례네.”


카드 뒷면을 확인하는 그녀.

하지만 놀랍게도 몇 분 전까지 있었던 사신의 그림은 짧은 순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남아 있는 것은 오로지 붉은 물체 하나뿐이었다.


‘이게 신호····?’


인 것일까?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무엇하나 이 상황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서 가세나!!”

고민할 시간도 없이 그녀의 눈앞에서 자캴드의 몸이 어둡고 칙칙한 구멍 속으로 점차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어느새?!


*


“끄응.”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왔다.

그녀는 깨질 것 같은 머리를 한 손으로 부여잡으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여긴····? 감옥····?’


주위가 온통 검은 바탕으로 물들어진 공간.

시야에 비치는 것은 어둠 그뿐이었다.


‘대체 어디가 앞이지?’


사방이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은 방.

그 탓일까? 대체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분간이 잘되지 않았다.


두 손을 휘적거려도 잡히는 것은 맨 허공에 붕 떠 있는 공기뿐이었다.


“엑스!! 자캴드!!”


앞도 분간이 안 될 이곳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이름을 부른 것이 전부였다.


“엑스!!! 자캴드!!! 내 말 들려?!”


공간이 넓은 탓일까?

그녀의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공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엑스!!! 자캴드!!! ····흡!”

“조용히 하게····.”


헬라가 목소리를 높이자 갑작스럽게 나타난 손이 그녀의 입을 다급히 막아섰다.


“흐읍····!”


퍽.


순간적으로 나타난 손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뒷 팔꿈치를 이용해 상대방의 몸 정중앙을 거세게 가격했다.


“으윽!”


몹시, 아파하며 고통의 신음을 내는 상대방.

자세히 들어보니 어둠 속에서 흘러내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흑마법사 자캴드의 것이었다.


“자캴드····?”

“····목소리를 좀 줄여주시게.”


그녀에게 맞은 부위가 매우 쓰린 것인지 힘겹게 말을 여는 그는 경고하듯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댔다.


“마수가 깨어날지 모르네.”


목소리에 무게가 실렸다.


“······.”


마수가 어디에 있다는 것일까?

시야가 어두워 형태조차 가늠하기 힘들다.

정말 이곳에서 뭐가 보이긴 보인다는 말인가?


“엑스는 어디에····.”

“그건 나도 잘 모르네.”


속삭이듯 말하는 자캴드는 전부터 불안한 사람처럼 주위를 천천히 살피고 있었다.


“일단, 지금은 어서 여길 빠져나가야····.”


쿠궁!

그때였다.


그가 말을 끝마치기 직전 지면에서 미세한 떨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그그그극.


자캴드에게서 느껴졌던 불길한 느낌은 헬라의 몸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그녀가 눈썹을 일그러뜨리자 어둠 속에서 거대한 움직임이 일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쫘악!

거대한 아가리가 그녀를 향해 거침없이 벌어졌다.


“조심하게!”


이상한 기류를 느낀 쟈칼드가 큰소리로 외쳤다.


사아아-


하지만 이미 회피하기는 너무 늦은 때라는 것은 그녀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직감했다.

거대한 이빨이 헬라를 향해 거침없이 뻗었다.


“아.”


외마디 비명을 낼 시간도 없었다. 짧은 쉼을 내뱉는 것이 고작이었으니 말이다.


[공백.]


피잉-

찰나의 순간.


라(Ra)- 붉은빛.


어둠 속을 뚫고 어디선가 나타난 한 줄기의 빛이 거대한 마수의 머리통을 정확하게 관통했다.


쿠구구구구궁.


점차 힘을 잃고 바닥을 향해 마수의 집채만 한 머리가 떨어졌다.

자욱한 연기가 지면에 드리웠다.


쿨럭.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눈에 비치는 것은 여전히 칙칙한 어둠뿐이었다.


“헬라님···· 무사하십니까?”


‘이 목소리는.’


그녀가 잠시 멍하니 있는 사이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쟈칼드의 그의 목소리와는 달랐다.


“····엑스?!”


그녀는 단번에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챘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어둠 속에서 한점의 빛이 밝혀졌다.

그 빛에서 걸어 나오는 인물은 다름 아닌 앞서 먼저 떨어졌던 엑스였다.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야?”


걱정한 것과는 달리 아무런 상한 곳도 없이 멀쩡한 그의 모습에 헬라는그제서야 긴장의 끈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


“걱정했잖아. 왜 거짓말을 한거야!”

“그게····. 일단 있다가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보다,”


따지듯이 말하는 그녀의 앞에 뒤늦게 걸어오던 한 인물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자부터 소개한 다음에,”

“안녕하십니까.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헬라님.”


어둠 속에 걸어오는 이는 그녀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건넸다.


“이 자는 누구야.”


신경이 날카로워진 헬라는 경계 자세를 취하며 엑스에게 물었다.

처음 보는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자는 앞으로 저희가 감옥에 무사히 도달할 수 있게 도와주실 분입니다.”


말을 끝낸 엑스 뒤로, 그 사내는 자신을 감옥에 사자라고 덧붙였다.


<침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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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구원자(3) 21.12.10 33 0 12쪽
52 51화 구원자(2) 21.12.08 33 0 12쪽
51 50화 구원자 21.12.03 35 0 13쪽
50 49화 붉은 목도리(3) 21.11.24 33 0 13쪽
49 48화 붉은 목도리(2) 21.11.16 36 0 12쪽
48 47화 붉은 목도리 21.11.08 37 0 12쪽
47 46화 심연(3) 21.10.29 36 0 12쪽
46 45화 심연(2) 21.10.18 41 0 13쪽
45 44화 심연 21.09.29 40 0 14쪽
44 43화 개미굴의 왕(5) 21.09.27 3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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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개미굴의 왕(3) 21.09.18 36 0 13쪽
41 40화 개미굴의 왕(2) 21.09.16 3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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