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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0 님의 서재입니다.

소원대로 모든게 이루어진다면?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도란0
작품등록일 :
2018.10.08 16:10
최근연재일 :
2018.10.14 22:33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10
추천수 :
3
글자수 :
22,074

작성
18.10.10 00:06
조회
33
추천
0
글자
9쪽

prologue

DUMMY

"강소망"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나는 소녀의 얼굴에는

수줍은 미소가 흐른다.

"이번에도 소망이가 일등이네 어떻게 한 문제를 안틀리니?"

성적표를 나눠주는 선생님까지도 소망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글쎄요...하하.."


'내가 적는게 답인데 어떻게 틀려요'


그런 선생님의 표정에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소망이다.


"너 한 문제라도 틀리게 하려고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아주 난리셔"

그런 소망이 귀엽다는 듯이 발개진 볼을 꼬집으시는 담임선생님이시다.


"얘들아, 공부 좀 하자! 너네 중간고사만 치고 기말고사는 안칠거야? 엉? 이상! 강소망 인사하자"

"차렷- 경례"


*


"아흐 피곤해"

월요일 아침이라 더 피곤한 몸을 학교에 오자마자 책상에 맡기는 소망이다.

"야, 강소망 넌 오자마자 자냐?"

“건들지 마라 2교시까지”

조막만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는 언제나 그랬듯이 잠에 빠져들어 버렸다.

신아는 익숙한 일이라며 자신의 책상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 소망이의 팔 사이로 구겨 넣었다.


꿈을 꿨다.

끔찍한 꿈이었다. 아무리 달려도 발이 자꾸 빠졌다.

이내 몸은 하수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겨운 냄새가 온 몸에 퍼지고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숨통을 조여 왔다.

“살려주세요... 살려...”


쿵-


"뭐야... 무슨 일이야?"

갑자기 교실에 울려퍼진 큰 소리에 모두 놀라 뒤를 돌았다.


그리고 거기엔... 온 몸이 땀 범벅이 된 소망이 있었다.


“하아...하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소망은 온 몸을 떨고 있었다.


"하아... 너무 생생해... 토할 거 같아"


시계를 보니 한창 1교시 수업 중이었다. 놀란 선생님과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히 꿈에서 깼는데 아직 꿈속인 듯이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때, 신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야... 강소망... 너 옷이...”


“꺄아악!”


털썩-


“소망아!”


중심을 잃고 쓰러진 소망이의 교복에는 진드기가 잔뜩 붙어 기어 다니고 있었다.


“누구야 당장 나와 누구 짓이냐고!!”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선생님의 호통에도 술렁이기만 할 뿐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도, 봤다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역겨워 미치겠어... 도대체 누가?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비틀거리면서 일어난 소망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책상 밑으로 손을 넣었다.

물컹-

“저.. 저거 쥐잖아!”


누군가가 소리쳤다.


정말로 소망의 책상 밑에는 칼에 찔려 죽어버린,

피투성이가 된 쥐 한 마리가 들어있었다.


힘이 풀린 손을 탁 놓아버린 소망이 위로 노란색 포스트잇 한 장이 떨어졌다.


‘죽어버려 미친X’


모두가 날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누가 날 죽기를 바랄만큼 싫어할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난 그 누구에게도 나쁜 마음을 품은 적이 없는데

누군가는 나에게 너무나 큰 상처가 될 만큼

나쁜 마음을 품고 있었다니...


“선생님... 저... 보건실 좀...”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엄마가 있었다.


“...엄마”

말없이 소망이를 안아주는 엄마의 뺨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엄마, 누가 나 죽었으면 좋겠데...”

“들었어 엄마도”

“어떡해? 나 진짜 무서운데...”


엄마를 바라보는 소망이의 눈은 간절했다.

이번만큼은... 이번만큼은 이성적인 사람이 아닌 강소망의 엄마이길 바라는 듯이


“소망아, 사람은 미워하면 안 되는거야... 그걸 한 친구는 너무나 나쁘지만 우리 용서해줄까?”


순간, 소망이의 눈은 차갑게 식었다.


“용서를... 해주자고?”


한없이 낮은 목소리에 엄마는 짐짓 놀란 표정이었다.

“어?”

“엄마 딸보고 죽으래 미친X이래 눈 앞에서 꺼지래! 근데 용서하라는게 딸한테 할 소리야?”

“소망아 내 말은...”

“왜? 내가 누군가를 미워할까봐 겁나?”


순간 엄마의 눈이 심하게 떨린다


“내가 딴 맘이라도 품을까봐 겁나냐고”



소망이의 능력을 알고 난 순간부터 우려했던 일이었다.

한 순간의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7년간 가르쳤다.

누군갈 미워해서는 안 되고, 질투를 해서도 안 된다.

과한 승부욕은 위험하고 도를 넘는 동정심은 해롭다.

감정은 얕을수록 좋았다. 그래야 통제하기 쉬웠고 평생 상처로 남을 실수는 없을테니까...


하지만 터져버렸다. 그렇게 눌러왔던 소망이의 감정선이 제대로 폭발한 것 같았다.


“엄마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이번엔 이해 못 해.”



자리를 박차고 보건실을 그대로 나가버린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진 하늘 위로 아주 얇은 초승달이 희미하게 빛났다.


내가 가진 능력을 원망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원하는 것을 쉽게 얻었으니까 말이다.

소풍 가는 날 한 번도 비가 온 적은 없었다. 반장 선거에도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렇게 쉽게 세상을 살아갔다.

그런 소망이었기에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순간이 미치도록 싫었던 것이다.



'오늘 따라 하늘은 더럽게 이쁘네'


이렇게 충동적인 감정으로 소원을 빌면 후회할 거라고 했는데...

날 미워한 사람을 난 미워할 수 없다는 건 그저 내가 가진 능력 때문이라면 싫다.

그러니까 이렇게 바보같이 당하고만 사는거야

오늘은 죽은 쥐였고, 내일은 뭐가 될지 몰라... 이러면 내가 못 살거야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어느새 떨리는 손을 꼬옥 모으고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속으로... 아주 천천히 내뱉었다.




“날 싫어하는 그 아이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주세요."




세상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변한 건 없었다.

순간 멍해졌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뭐라고 말한 거야?

충동적이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저질러 버린 일이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강소망을 덮쳤다.

한 동안 감당할 수 없는 그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



“강소망!”

“어?...신아야”

“너 진짜 괜찮아? 걱정 많이 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굳이 엄마한테까지 전화해서 오늘은 꼭 나랑 같이 등교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신아다.

“너무 걱정하지마 선생님께서 CCTV 돌려보신다고 했어”

“그래...”

그렇겠지? 이제 아무 일도 없을거야. 아무 일도 없어야해


드르륵-

교실 문을 열었다.

소름끼칠 만큼 조용한 교실의 적막이 소망과 신아를 감쌌다.



마치... 누가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어제 일이 떠오른 소망은 그대로 교실을 나가버린다.

그 때, 갑자기 복도를 지나치는 남자애들의 이야기가 귀에 꽂혔다.


“야, 너 주홍지 아냐?”


“걔가 누구야? 여자냐?”

“진짜 몰라? 그 만년 전교 2등인 애. 걔 어제 교통사고로 죽었다더라

어제 우리 동네 난리였는데 아는 애들도 별로 없다니... 애가 조용하긴 했나보다"


주홍지?

내가 아는 주홍지는 항상 뿔테 안경을 쓰고 혼자 밥 먹으면서 공부만 하는 우리 학교 만년 전교 2등이다.



“난 저렇게 공부해서 2등 할거면 차라리 내 인생이 나은 거 같아”


신아는 항상 그 아이를 보면서 말했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


“쟤 울면서 공부하는 애잖아.

졸릴 때는 자기 손가락 바늘로 찔러가면서 공부해서 쟤 손보면 상처 투성이야.

잠을 1시간은 자려나? 시험 기간만 끝나면 이틀 동안 학교도 안 나와. 링거 맞으러 가거든.”


그 때 알았다. 다른 학교 전교 1등들은 저렇게 공부 한다는 것을


순간 죄책감이 들었지만 한 번 맛 본 전교 1등의 자리를 내어 줄 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 아이는 항상 잘 놀고 잘 웃으면서 공부까지 잘 하는 강소망의 그림자에 항상 가렸다.


그런데 그 아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단순 사고사인데 온 몸이 미친듯이 떨렸다.

갑자기 죽은 쥐의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렸다.


아니야 강소망... 헛된 생각 하지마... 날 싫어하는 애가 주홍지가 맞는지도 모르는데 왜 이렇게 동요해?

아닐거야... 아니어야해


하지만 이미 뇌는 사고를 멈췄다.

어제 만진 그 쥐처럼... 그 아이도 차갑게 식어갔을까

그렇게 그 아이는 세상에서 사라졌겠지

그 죽은 쥐를 준 아이는 아직... 세상에 있을까

아니면... 정말... 사라졌을까...


털썩-



"이거 아니잖아... 내가 바란 건 이게 아닌데 왜... 도대체 왜..."


'누가... 아니라고 좀 말해줘요... 제발...'


"소망아!!!!!! 정신 차려"

달려오는 신아의 모습이 보인다. 누군가를 싫어했을 때의 대가가 나에게 이렇게 가혹하다면

나 그냥 안할래요.

필요없어요. 이딴 능력...


그 때부터 강소망은 소망 따윈 없는... 희망 따윈 털 끝 만큼도 믿지 않는

그런 강소망으로 자랐다.

그 때의 기억을 평생 상처로 가지고 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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