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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황야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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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바퀴
작품등록일 :
2017.12.12 11:55
최근연재일 :
2018.02.19 12:28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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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7
추천수 :
98
글자수 :
259,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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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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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표정이 안 좋은걸? (1)

DUMMY

황금빛 눈동자와 마주친 후에 보게 된 것은 금빛 벌레들이 내 몸을 기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솔직히 금빛이라기보다는 어두운 황색에 가까운 색이었지만, 그 눈동자를 마주친 탓인지 내 몸을 기어 올라오는 각양각색의 벌레들이 황금빛을 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그 벌레들은 내 머리를 향해서 기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생생히 보면서도, 심지어 징그러워 떨쳐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젠장. 정신 계열 능력은 처음 당해보는데.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움직이려 노력하는 사이, 이미 벌레들은 내 턱까지 올라와 있었다. 목덜미에서부터 느껴지는 그 기묘한 느낌들은 불쾌함과 공포를 느끼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그 벌레들이 내 입을 통해서 들어오려고 할 때, 그 느낌이 절정에 달한 것과 함께 검은 화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검은 화염을 맞은 벌레들은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벌레들이 비명을 지른다는 게 웃기겠지만, 저 벌레들은 정신계 능력자와 연결되어있을 테니 비명을 지르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살에 닿은 벌레들이 모두 불타 떨어지자, 곧바로 묘한 느낌을 주며 입에서 뿜어져 나오던 화염을 컨트롤하려 했다. 마치 트림을 오래하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요상했기 때문도 있지만, 만약 이 화염이 그대로 벌레들을 태우러 내려간다면 곤란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상황이 이렇다고 해도 사람들 한복판에서 스트립 쇼를 할 수 는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화염을 컨트롤하려 했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화염이 벌레들만을 태우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평소 화염을 컨트롤하는 것과 다른 느낌이었지만, 생각해보니 지금 이 상황은 현실 상황이 아닌 정신 속 세계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굳이 컨트롤을 하려고 애를 쓸 필요는 없고, 벌레를 태우겠다는 생각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벌레들을 모두 태우자, 마치 어디론가 튕겨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눈앞에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내 팔! 끄르르륵.”


“크, 크로우씨! 이거······”


고통에 몸부림치던 남자는 결국 기절해버렸다. 정신 능력에 공격받아 정신이 약해진 나머지, 반대 방향으로 접힌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버티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남자를 보며 이설씨는 당황했지만, 나는 별 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진짜 별 것 아니다. 그냥 정신 지배 당한 불쌍한 남성을 구해준 것뿐이니까. 내 예상이지만 이렇게 어깨만 으쓱거려도 대충 설명이 가능할 것 같았다. 정말로 생각하기 싫었지만, 이 남자 한 명으로 정신 지배에 걸린 인간이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파티장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중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등장했다.


“아픈데? 아픈데?”


“안 먹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런 미친.”


파티장에 있던 사람들 전원이 기괴하게 목을 꺾으며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은 모두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대충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하기가 너무나도 쉬웠다. 바로 전에 답을 찍어줬는데 문제를 못 맞추면 심각한 일이겠지.


그렇게 기괴하게 목을 좌우로 꺾고 흔들던 파티장의 사람들이 모두 내 쪽으로 몸을 돌리자, 다시금 그들의 입이 열렸다.


“괜찮은데? 어차피 애새끼 셋인데?”


“죽일 수 있겠는데? 이 정도 숫자면 애새끼 셋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안 되는데?”


“거참, 거슬리는 말투네. 데데거리지 말고 이야기 할 수는 없나?”


신경 거슬리고 짜증나는 파티장 사람들의 말에 불평을 터트렸다. 그냥 한 명이 그래도 짜증날 텐데, 파티장의 3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들이 다른 목소리로 그러고 있으니 뭔가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마치 단체로 작정하고 특정 사람들을 놀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할까?


불편한 그 느낌을 뒤로하고 곧바로 검은 화염을 뿜어내었다. 일주일간의 특훈을 통해서 그렇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도 힘을 뽑아낼 수 있게 되었다. 스카의 말로는 수도꼭지로 조절하는 느낌이라 하였고, 크로우의 말로는 오만의 진정한 힘으로 가는 길이라 하였다.


그 둘이 어떻게 부르거나, 어쨌든 내 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황금 눈동자 군단을 쳐다보자, 그들 또한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재미있는데?”


“반항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될 것 같냐고 묻고 싶은데?”


“아, 맞다. 여기 도시 관리자 주최의 파티였지.”


황금빛으로 물든 다양한 능력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생각해보니 도시 관리자가 개최한 파티에 참가할 정도면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강한 능력을 가진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대충 능력을 뿜어내고 있는 이들을 살펴보니, 인원의 40% 정도가 능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머지는 능력이 없는 비능력자거나, 아니면 이 사태를 주도하는 정신 능력자의 한계가 저 정도 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40%밖에 안되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만약 여기가 요람이었다면 파티장에 참여한 전원이 능력자에다가, 이런 자리에 참석할 정도면 최소 B급 이상의 능력자들이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정말로 지옥이 펼쳐지고, 내가 오만의 힘을 가지고 있건 말건 간에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말라 죽었을 것이다.


“어쩔 거야? 도망쳐야 될 것 같은데.”


“무슨 소리에요? 그냥 다 잿더미로 만들면······ 아.”


디아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대꾸하다가, 내 말이 진행될수록 인상이 창백해지는 이설씨를 보며 깨달았다.


저 사람들, 인질이기도 했지.


이래서 정신 계열 능력자들이 짜증났다. 세뇌 및 정신 조작을 통해, 사람을 인질 겸 전투 요원으로 써먹는다. 정말 더럽고 치사한 방법이지만, 상대가 그렇게 느끼게 하는 만큼 유용한 방법이라는 소리도 됐다.


상대가 아군이었다면, 더럽고 치사해도 이기면 장땡이라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황금빛 눈동자를 뽐내고 있는 파티의 일원들은 모두 적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냐고? 장땡을 빼고, 더럽고 치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며 더럽고 치사한 정신 능력자에게 속으로 침을 뱉고 있는 사이, 사람들은 황금빛 눈동자에서 빛을 뿌리며 능력을 쏘기 시작했다.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어떡할 건데? 그냥 죽어도 상관 없는데?”


“편하게 죽여줄 수 있는데?”


“아, 진짜. 그 놈의 데, 데!”


나에게로 쏘아진 수많은 능력들은 고온의 화염의 벽에 의해 모두 막혀버렸다. 화염으로 막았다기보다는 화염을 이루고 있는 마나로 강제로 막았던 것이기에, 그 한 번의 방어로 마나가 쭉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마나가 많았던 내가 부담을 느낄 정도니 말 다한 것이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내 급조되고 허접한 화염 방어를 뚫을 A급 이상의 능력자는 없는 것 같았다. A급 능력자가 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지만, 최근 들어서 그 흔하지 않은 인물들을 꽤 만나봤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


물론 안심만 될 뿐, 현재 상황을 해결할만한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남자는 매개체로서 나에게 접근하다가 실패했기에 정신 지배가 풀린 것이지, 내가 저 사람들의 정신 지배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저 황금 눈동자 파티는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다.


“버틸 수 있겠어? 좀만 더 기다려봐.”


“지금 최선을 다해 버티려고 생각······ 아, 그렇구나!”


내 등에 딱 붙어서 작게 속삭이는 디아의 말에, 한 가지 놀라운 생각이 떠올랐다.


작가의말

여러분 감기 정말 조심하세요... 걸리면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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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13. 절대로 아니라고 봐. (3) 18.01.26 67 1 9쪽
51 13. 절대로 아니라고 봐. (2) 18.01.25 79 0 8쪽
50 13. 절대로 아니라고 봐. (1) 18.01.24 73 0 9쪽
49 12. 슈퍼히어로 착지라고 하지. (4) 18.01.23 70 0 9쪽
48 12. 슈퍼히어로 착지라고 하지. (3) 18.01.22 75 0 9쪽
47 12. 슈퍼히어로 착지라고 하지. (2) 18.01.20 82 1 8쪽
46 12. 슈퍼히어로 착지라고 하지. (1) 18.01.19 84 0 9쪽
45 11. 표정이 안 좋은걸? (4) 18.01.18 80 1 9쪽
44 11. 표정이 안 좋은걸? (3) 18.01.17 97 0 9쪽
43 11. 표정이 안 좋은걸? (2) 18.01.16 80 0 9쪽
» 11. 표정이 안 좋은걸? (1) 18.01.15 93 0 8쪽
41 10.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4) 18.01.13 97 3 10쪽
40 10.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3) 18.01.12 104 1 9쪽
39 10. 이거 몰래 카메라 아니죠? (2) 18.01.11 10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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