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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 of The P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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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25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5.12.06 11:23
조회
1,401
추천
29
글자
6쪽

그 투수의 현위치 - 8

DUMMY

12


"그러고보니 민정 씨 그 별명 알고 계세요?"

"어떤 별명이요?"


사계 스포츠 소속의 남성 기자 변준희는 태블릿PC를 조작하며 귀에는 이어폰을 꽂은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유민정(미라클 스포츠 소속, 여)에게 말을 걸었다. 손에 들고 있는 기기의 화면과 마운드를 계속 번갈아가며 글을 쓰고 귀의 이어폰은 뽑지도 않고 있는 민정의 모습에 준희는 내심 상처 입었지만, 더 무안해지긴 싫어서 어차피 대답은 해줬다 생각하며 마저 말했다.


"이지혁 선수, 작년 2군에서부터 일부에서 불효자란 말을 듣고 있더라고요."

"불효자라뇨?"


그 단어를 듣고 민정은 그제야 준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 힘 있는 맑은 눈동자에 준희는 움찔했으나, 그래도 드디어 마주 보고 대화한다는 기쁨을 느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잠시 손의 힘이 풀려 적던 수첩을 떨어뜨릴 뻔했으나 억지로 힘을 주어 구겨 잡았다.


이 행동을 오해하면 어쩌지 걱정하는 준희였지만, 민정은 그것에는 관심 없었다.


"그, 그냥 반은 장난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나머지 반은 그럼 진짜란 거죠?"

"다, 당연히 100% 농담이겠죠!"


새삼 민정이 지혁의 팬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말 지독한 악의적 악플이라도 남기면 자신이 먼저 나서서 처단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는 이제 더 이상 우려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이지혁 선수 3군, 2군, 1군 나눌 필요없이 리더스만 만나면 거의 무적이잖아요. 아버지인 이우진 코치님이 키운 투수들을 죄다 비교하게 만든다면서 가끔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처음 그렇게 부른 곳은요?"

"아마 디지털 픽쳐스죠."

"그래도 주목해준다는 걸 좋다고 해야 할지……."


디지털 픽쳐스는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중 1, 2위를 다투는 거대 사이트다. 처음에는 이름처럼 개인이 찍은 사진을 특정 주제의 게시판에 올려 그 사진과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며 교류를 하는 곳이었는데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모두들 어지간해선 자신만의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시작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 규모가 커진 사이트다.


최근에는 자신의 사진이 아닌 일반 기사의 첨부 사진이나 타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오고선 대화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 문제점으로 지적 받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사이트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람이 많다보니 그 곳에서 유명해지는 순간 인터넷 문화의 주류가 되는 건 이미 이슈도 안 된다.


문제는 그 주류가 악평이나 악담이 아닐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거지만.


"그래도 '금수저'보다는 낫지 않아요?"

"그건 최악이었어요."

"……그렇죠!"


심각한 표정의 민정에게 장난이라고 뱉어봤지만, 되려 민정은 정색할 뿐이었다.


"어, 어어? 뭐야?"

"야, 야 찍어! 찍어!"

"엎었어! 찍었지!?"

"내일 대문이다 이거!"


갑자기 주변의 기자들이 난리가 나 준희와 민정이 경기 상황을 다시 보자, 그 짧은 사이에 어찌 된 일인지 윈즈와 타이푼즈 양 팀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마운드의 지혁은 자빠진 할루를 앞에 두고 윈즈 선수에게 포위당해 밀려나고 있었고, 윈즈의 또 다른 선수 한 명은 이미 마운드 뒤로 쓰러져 있었다.


벤치클리어링. 그것도 폭행이 발생한 최악의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지, 지혁 씨……!?"


타이푼즈 선수들이 할루와, 쓰러졌던 선수를 일으키고 윈즈의 선수들이 지혁을 둘러싼 가운데 그 와중에 윈즈 선수들끼리 또 싸움이 벌어지면서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13


경기장에 함성 소리가 가득했다. 그러나 뭔가 고독하다. 압도당하는 느낌. 관중의 함성조차 로테이션을 버티지 못한 자신을 비웃는 소리로 들리는 것 같은 착각.


윈즈의 7번 유관현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지혁은 다시 한 번 마운드의 흙을 고르기 시작했다. 시선은 위를 보지 않고 필사적으로 아래를 향한다.


느낌은 나쁘지 않다. 직구도 잘 달린다.


마운드에 서서 8번 김광진(지명타자, 우)의 타격 준비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준비가 끝난 광진은 지나칠 정도로 깊숙하게 홈플레이트쪽으로 붙어 섰다. 스트라이크존과 아슬아슬하게 되어 주심이 경고를 줬으면 싶었지만, 주심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황.


포수인 성구가 좀 나서줬으면 했지만, 여유로운 상황이니 그냥 넘어가는 것인지 그저 가만히 광진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자신에겐 몸쪽 공만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혁은 성구의 사인을 기다렸다.


'아까부터 할루도 그렇고 관현이에 이 인간까지 계속 붙네. 시비 거나…… 어때? 붙일까?'


성구의 생각은 묻고 있었지만, 그 몸은 이미 광진의 몸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지혁은 그런 사인이면 그냥 던진다고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되려 붙어 섰던 광진이 날아오는 몸쪽 직구에 크게 놀라 움찔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148km/h의 빠른 공입니다!]

[저렇게 붙어도 신경 안 쓰는 것 같죠?]

"창피하게~!"


들으라는 모양새로 그렇게 말하고 광진은 타석을 나와 몇 번 다시 스윙을 한 뒤 복귀했다. 방금보다 더 붙어 서서 이번에는 씨익 웃어 보이기까지 한다.


성구는 그런 광진의 모습을 보며 고민했다.


'진짜 그게 목적이면 관현이한테 시켜야지 왜 짬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이래? 팀 작전이 아닌 건가? 이 인간 성질도 더러워서 맞기라도 하면 분명 튀어 나갈 텐데. 그러기 전에 알아서 굽히기로 하자.'


각오를 다지고 지혁에게 사인을 보냈다.


'몸쪽, 빠르게.'

"으악?!"

[2구 역시 스트라이크! 151km/h!]


공이 미트를 찢어버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광진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공이 눈을 향해 달려드는 느낌이었던 탓이다.


"와~ 이, 스…… 이거."


겨우 진정한 광진이 화를 참는 모습으로 일어서서 다시 루틴에 들어갔다.


작가의말

 <인물소개 ─ 브렛 히트>
 
 나이 : 30

 신체 : 193cm, 103kg
 포지션 : 외야수, 1루수 (우투우타)
 등번호 : 9

 타이푼즈의 3년차 오른손 중심타자. 미국에 있을 땐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AAAA리거였다.
 성실한 모습과 모나지 않은 유들유들한 성격으로 다가가기 쉬워 팀에 융화도 쉽게 되었고 팬들에게도 잘 해준다. 지난 시즌에는 30홈런에 하나 모자란 29개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 그러면서 타율 또한 .331을 기록해 정교함 또한 과시했다. 장타율 .510은 덤. 다만 선구안은 좋지 못한 면이 있어 출루율은 타율에 비해 높지 않아(.372) OPS는 9할이 되지 못했다.

 최근 일본리그 몇몇 구단의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는 소문이 돌아 타이푼즈는 내년 시즌 전력 약화가 예상된다. 김수룡 감독은 내년에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타자라고 구단에 어필 중.

 3년이나 있다보니 어느 정도는 한국말을 할 수 있는 편이지만, 역시 영어가 편한지 보통 대화를 나누는 대상을 보면 영어가 되는 은석과 같이 있을 때가 많다.
 요즘은 영어가 어느 정도 되는 지혁과(보단 그의 여자친구인 문아) 종종 같이 가족끼리 휴일에 놀러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 경우에는 이색적이게도 GJ시에 오랜만인 지혁이 되려 외국인인 브렛 히트에게 가이드를 받는 편이다.

 결혼을 해서 아내와 같이 구단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지혁과 같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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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 투수의 현위치 - 7 15.12.05 1,427 31 11쪽
6 그 투수의 현위치 - 6 15.12.05 1,505 25 9쪽
5 그 투수의 현위치 - 5 15.12.05 1,564 29 7쪽
4 그 투수의 현위치 - 4 +1 15.12.05 1,772 34 7쪽
3 그 투수의 현위치 - 3 +1 15.12.05 2,312 30 11쪽
2 그 투수의 현위치 - 2 +2 15.12.05 3,101 38 13쪽
1 그 투수의 현위치 - 1 +7 15.12.05 5,614 7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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