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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괴물 님의 서재입니다.

영주님의 놀이동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밀괴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7
최근연재일 :
2022.01.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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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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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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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033화.

DUMMY

오랜만에 영지로 돌아왔더니 대대적인 환영식이 있었다.


“와! 영주님!”

“영주님! 어서 오세요!”

“레이시아 님! 보고 싶었어요!”


레이시아를 보고 싶어 하던 건 여자 아이 목소리였기에 참았다.


“와! 영지민들에게 사랑받고 계시네요.”


이곳 세상의 귀족은 단순한 지배자라기보다는 마물로부터 영지민들을 지키는 보호자의 이미지였지만, 그렇다고 착취하거나 횡포를 부리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다. 심지어 초야권 같은 악습이나 가혹할 정도로 수탈을 하는 이도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 정도면 정말 선량하고 착한 영주가 확실하다.


“흠흠. 뭐... 여기 영지민들이 워낙에 순박해서 말입니다.”


사실 그보다는 내가 취임한 것으로 레이시아라는 강력한 기사 전력이 생겼고, 영지 전체에 물류가 풍부해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모두 피곤할 텐데 빨리 해산합시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끝내도록 하죠. 로엘라 양은 제가 호명할 때 올라와주십시오.”


그렇지만 변수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영지에 오랜만에 찾아온 또 하나의 외부인.


“로엘라 양.”

“네. 영주님.”

“이리로 오시죠.”


원래 마을 광장에서는 조그만 단상이 있었는데, 그 단상 위로 로엘라 양이 올라오자 군중들 사이로 일순 정적이 흘렀다.


“......?”

“......!”


갑자기 나타난 레이시아(보다는 한 단계 아래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동급으로 평가할 수도 있는)급의 미녀의 등장.


“와! 저 언니도 엄청 예쁘다!”


목소리를 들어봤을 때는 아까 레이시아를 보고 싶어 했던 소녀의 순수한 감상을 시작으로 웅성서림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


“조용!”

“조용히 해주십시오!”

“여러분! 영주님께서 말씀하시기 전입니다!”


영지의 병사들이 군중 통제를 시작했고, 영지민들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크흠. 이번에 영지에서 일을 하게 된 마법사다. 헬릭스 남작가의 영애로 일단은 내 아내의 친우이며, 타나티안 백작가의 기사 단장을 맡고 있는 텔리오 경의 조카분이시다. 앞으로 영지에서 만났을 때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주의하도록 하여라. 로엘라 양.”

“네. 영주님.”


내게 고개를 꾸벅거리며 간단하게 인사를 한 로엘라 양은 군중 앞에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모두들 반가워요.”


애석하게도 군중은 침묵으로 답을 했다.


“후후. 제 이름은 로엘라 헬릭스입니다. 4개 고리의 마법사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여전히 조용한 군중에 로엘라 씨가 민망할까봐 내가 박수를 쳐주었다.


짝짝짝.


그리고 하나 둘 눈치를 보던 영지민들도 나를 따라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음. 이게 권력의 맛인가?’


어쨌든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맞이하니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 *



사실 로엘라는 조금 실망했었다.


‘...우와 진짜 오지구나.’


마차는 나름 하레드 나무와 데트린 나무를 사용하여 냄새는 없었지만, 마법공학이 적용된 고급 마차에 비하면 불편했고, 무엇보다 대부분 관도가 정비된 북부와는 달리 타나티안령으로 향하는 길은 정비가 많이 필요해보였다. 그나마 제이크의 정령들로 노숙이 꽤나 편안하지 않았더라면, 오가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져 인상은 더욱 나빴을 것이었다.


‘어머나, 진짜 마을이었어?’


이야기는 익히 들은바 있었다.


과거 역사 속에서 북부를 회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항구 도시. 다만 그 후로는 특별한 가치를 가지지 못하고, 타나티안 백작가에서도 포기한 땅. 처음 친구 레이시아가 그곳으로 제이크를 따라간다고 했었을 때는 영영 친구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펑펑 흘렸던 그곳이 바로 베렌령이었다.


‘그래도 병사들은 제법 군기도 있어 보이고, 표정들이 밝네?’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치는 영지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의복은 소박하지만 깨끗하고 깔끔했고, 흙길이라도 길도 깨끗했다. 보통의 성에는 어디든 존재하는 슬럼가와 거지나 고아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


“와! 영주님!”

“영주님! 어서 오세요!”

“레이시아 님! 보고 싶었어요!”


무엇보다도 영지민의 목소리에 담긴 진심은 적어도 친구의 남편 제이크는 영지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레이시아라는 든든한 기사와 급격하게 나아진 살림살이를 충족해진 제이크가 궁벽한 베렌령을 떠나서 타나티안령으로 돌아가버릴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사랑받고 있기는 한 건 맞았다.


‘조금 불편해도... 사도님이시라니까 금방 금방 나아지겠지?’


영지민들의 환영을 뒤로 하고 불편해도 감수하리라 다짐하고 다짐했던 로엘라 헬릭스는 막상 영주관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머나?”


비록 2개월 가까이 떠나있었지만, 청소의 정령이 한 번 지나가면서 사실상의 새 건물이 되었던 영주관은 여전히 깔끔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화려함은 없어도 튼튼한 영주관은 고전적인 양식이라 특별한 멋은 있었다.


“와... 저건 또 뭐야? 이것도 정령으로 만든 거야? 남작님이 직접 만든 거라고?”


첫 외부 손님이었던 체이스 브라이언은 분노와 편견으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파라솔의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그대로 볼 수 있었고.


“욕실?! 욕실이 있어? 와! 나 볼래! 볼래!”


마법공학의 결정체인 마탑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나무 욕실은 직접 사용도 하기 전에 이미 로엘라의 최애 장소가 되어버렸다.


“와! 이 냄새 뭐야? 전부 데트린 나무야?! 헉! 이 향기 봐. 정령이 만든 물로 씻었다고?! 약초를 띄워서? 와... 레이샤 너 완전 결혼 잘 했다?”

“어... 어?”

“너 결혼 완전 잘 했다고. 나는 처음에 좀 걱정했었는데 말이야. 너 익스퍼트 상급이라고 해서 손해 보는 결혼 왜 하나 싶었고. 그런데 사도님에 이런 생활이면 잘 살고 있었던 거 같네. 헤헤. 부럽다.”


침실로 주어진 방은 단출하였지만 깔끔하고 깨끗했고, 식단은 검소하지만 매일 신선한 과일과 값비싼 야채가 올라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을의 제빵소에서 일괄적으로 구워낸 딱딱한 빵을 먹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식량이 풍족한데다가 영주관의 경우에는 제이크가 직접 화덕과 정령을 통해서 구워내므로 갓 구운 신선한 빵을 매일 먹을 수 있었다. 원래 고기보다는 과일을 좋아했던 로엘라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 좋다.”


나무 욕조에 몸을 누인 로엘라는 매끈한 하얀 다리로 찰방찰방 물장구를 치면서 호사로운 목욕을 즐겼다.


“진짜 기대도 안 했었는데...”


평소에도 목욕을 가장 좋아했던 로엘라에게는 헬릭스 남작가의 저택과 기사단장의 저택, 마탑에서도 겪어보지 못했던 널찍하고 큰 나무 욕조에 흡사 감동까지 받았다. 마법사인 로엘라는 제이크의 도움 없이도 계속 물을 데울 수 있으니 여유롭게 목욕을 즐길 수가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뭐하는 거지? 중요한 일이라고 했는데... 설마?”


여행 내내 붙어 있었다가 영주관에서 단 둘이 할 중요한 일이 뭐가 있을까. 로엘라의 얼굴은 욕조가 아니라 냄비 속에서 끓여진 것처럼 새빨개졌다.



* * *



로엘라가 들어간 사이에 레이시아를 설득해야 했다.


“뭐 어쩔 수 없잖아?”

“......”

“어차피 마차에서도 계속 같이 잤고, 본가에서 같이 잤는데 뭐 어때.”


손님방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었기에 급한 대로 레이시아의 방을 내어주자고 말을 했더니, 레이시아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자기는 어디서 자냐고 물어봤었다.


‘어디긴 어디야? 이 참에 합방해야지. 흐흐.’


음흉한 웃음을 감추고 순수하게 싱긋 웃어보였다.


“그, 그치만...”


아이 귀여워.


“누나, 우리 이제 손잡고 잘 자잖아?”


사실 이것도 거짓말이긴 하다. 마차에서는 잘 잤는데, 타나티안 가문의 침대에서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샜었으니까, 반반? 여기서는 어떠할지 모르겠다.


‘뭐... 이것도 적응이 되겠지 뭐.’


그러다가 조금만 선을 넘으면 끝이 난다. 이왕 한 번 선을 넘을 거라면 결승선 앞에서 깔짝거려야 한 번에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흐흐. 으, 으흠.”


결국 순진하고 책임감 강한 레이시아는 친구 로엘라에게 방을 뺏기고 말았다.


“자! 그럼 이거나 얘기해보자.”


이번에 페라인 상단과의 거래로 받은 대금으로 쌓인 다이아는 35,359개. 이번에는 백작의 생일선물로 힐트렌 약초 10개를 빼고, 레이시아와 옷을 맞추는 등 사치를 조금 부렸고, 타나티안령까지 온 김에 영지에 필요한 생필품 중에서 그릇, 이불, 냄비 등과 같이 조금 사치품 위주로 담아왔기에 다이아는 듀오랄 시와 거래할 때보다 작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두 달 동안 7번의 마물 격퇴가 있었대.”


여기에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병영에서 받아온 하급 마나석 65개를 더한 결과 총 다이아는 36,092개가 되었다.


[제이크 타나티안]

[◇: 36,092 [+]] [◎: 4,000/4,0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2,490 짜리 [정령 뽑기] 10연챠는 무려 14번을 돌릴 수 있는 다이아였지만, 여정을 오는 길에 고민하고 결정한 대로 이번에는 전부 마나를 늘리기로 했다.


“그럼 그렇게 할게.”

“으응.”

“다음 상행 때 1만까지 채우고, 그 다음에 정령 뽑으면 되겠다. 그렇지?”

“으응.”

“그래. 이건 뭐 누나가 손 안 잡아줘도 되니까. 로엘라 양은 아직 목욕 중인가? 가서 안내 좀 해줘야 하지 않나?”


가챠는 손을 잡고 해야 하지만, 가챠가 아닌 마나량 증가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할 수 있다.


“그, 그럼 나중에 봐.”

“어~ 내가 이불 따스하게 데워놓고 있을게. 잘 다녀와. 헤헤.”

“...으응.”


레이시아가 나가고 나서 침대에서 데굴데굴 거린 후에 마나를 확 늘렸다. 현 단계에서는 10 다이아당 1 마나이므로, 36,000 다이아로 마나량이 3,600이 늘어났다.


‘일단 상품 확보가 먼저야.’


[제이크 타나티안]

[◇: 92 [+]] [◎: 4,000/7,6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이렇게 되면 하루에 회복되는 마나량은 1,824.


[카드 수리 시 필요한 마나량]


[1성 카드: 1%당 10]

[2성 카드: 1%당 100]

[3성 카드: 1%당 1,000]

[4성 카드: 1%당 10,000]

[5성 카드: 1%당 100,000]


1성 [나무] 카드는 보통 밑둥 상태에서 90% 정도의 수리가 필요하므로 평균적으로 900의 마나가 필요하니, 하루 회복량만으로도 두 그루를 꼬박꼬박 수리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Tip. 1% 수리에 1시간이 소모됩니다.]


그리고 목재용으로 쓰는 [나무]의 경우에는 수리 시간이 보통 90시간 정도가 걸렸으니,


‘그러면 이쪽 나무들이 수리되는 동안에 회복되는 마나량으로 여기를 돌리고 다시 90시간이 되면...’


아무튼 처음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많은 [나무] 공장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로엘라 씨는 마법사니까 계산 잘 하려나?”


그리고 애석하게도 여기 세상의 마법사에게 주로 요구되는 건 계산 능력보다는 마나를 다루는 재능과 마나에 얼마나 적합한 신체를 타고났느냐 뿐이었다.


‘후우. 긴장된다.’


지금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오늘밤의 일이었다.



* * *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어색한 밤을 보내고 난 후,


“...잠 잘 못 잤구나?”

“어? 아, 아니야. 잘, 잘 잤어. 그, 그러는 누나야말로 잘 못잔 거 같은데?”

“나? 나, 나는 잘 잤어.”


누가 봐도 찌뿌둥한 레이시아의 세수를 돕고 나서 각자의 아침 수련을 마치고, 아침 식사 자리.


“하아암.”


하품을 하면서 걷다가 로엘라 씨와 복도에서 마주쳤다.


“어머나? 후후후.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잘 주무셨어요?”

“네. 호호. 침대가 아주 편하던데요? 그러는 남작님은 잘 못 주무신 거 같네요?”


로엘라 씨가 수상하게 웃었다.


‘응? 뭐지? 아...’


꽤나 활달한 로엘라 씨의 성격을 미루어 볼 때 나와 레이시아가 밤새 민망한 행동을 했을 거라고 생각할 것 같다.


‘후우. 제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때마침 옷을 갈아입은 레이시아가 복도로 나왔다.


“어머~ 남작 부인님~.”


누가 봐도 장난기 가득한 짓궂은 로엘라 씨의 목소리에 레이시아는 떨떠름하게 답을 했다.


“...왜 그렇게 불러?”

“왜 그렇게 부르긴. 남작 부인님께 남작 부인님이라고 부르는데 뭐가 잘못 됐어?”

“그, 그게 아니라...”

“호호호. 레이시아 너 눈에 다크써클.”

“어...? 어?”

“호호호. 익스퍼트 상급도 밤에는 힘든가보다~?”


레이시아의 얼굴에 있지도 않았던 다크써클 대신에 붉은 노을이 자리 잡았다.


‘...쓰읍. 이러다가 로엘라 씨에게 들키는 건 아니겠지?’


아무튼 아침 식사 후에 로엘라 씨의 적응은 친구 레이시아에게 맡겨두고,


“그럼 나중에 병영에서 만나.”


베렌령의 행정, 외교, 군사의 모든 책임자는 레이시아이므로 그 동안 영지를 비워둔 것에 대한 업무도 모두 레이시아에게 미뤄둔 나는 일단 상품들부터 만들어내기로 했다.


첫 날에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하레드 나무 5그루를 [수리]했다.


“어...?”


그러던 중에 병영에 놀러왔다가 한참 수리를 적용받아 빠르게 자라나고 있는 [나무]를 본 로엘라 씨가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


둘째 날에는 데트린 나무 2그루를 [수리]하고.


셋째 날에는 엘피스 나무에서 과실을 수확했다.


“어? 이거 혹시 엘피스에요? 와! 엘피스! 이게 어디서 나왔지? 엘피스가... 엘피스를... 엘피스?!”


나스 대륙에서는 지성과 정신력의 상징인 마법사 로엘라 씨가 살짝 고장 나는 일도 있었고.


“남작님! 저 수련장 써도 되나요?”


병영보다는 혼자서 조용히 수련을 하고 싶었던 로엘라 씨는 수련장에 올라갔다가 [미끄럼틀]과 [나무 그네]를 발견하고 하루 종일 놀기만 하기도 했다.


“남작님! 또 뭐 없으세요?”


절대로 로엘라 씨에게 흑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레이시아의 절친이기에 잘 해주려는 것뿐이다.


‘레이시아는 한 번도 만들자는 말을 안 했는데...’


처음을 빼고 [놀이 뽑기]를 한 적이 없어서 현재 보유한 놀이시설 카드는...


[어트랙션] [두꺼비집] [★★]

[체험시설] [미니 골프] [★]

[어트랙션] [복합 미끄럼틀] [★★]

[어트랙션] [회전목마] [★★]

[체험시설] [번지점프] [★★★]


...다섯 장뿐. 이 중에서 현재 만들지 못하는 거는 [번지점프]뿐이었다.


‘...하나 만들어줄까?’


그러니까 수련광인 레이시아와는 달리 하루에 정해진 수련 시간을 집중해서 수련하고는 나머지는 탱자탱자 놀면서 호기심이 많은 로엘라 씨를 위해서 [미니 골프]를 만들기로 했다.


[체험시설] [미니 골프] [★]


[크기: ???]

[건설비용: 750 마나+α]

[필요재료: 잔디씨앗 and 흙 또는 바위 and 살아있는 나무 또는 나무씨앗 and 금속]

[필요정령: 정원의 정령 1성 이상 and 대지의 정령 1성 이상 and 나무의 정령 1성 이상 and 금속의 정령 1성 이상]

[제작시간: 3시간+α]


사실 나는 골프장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대충 어떤 식인지는 TV를 봐서 알고 있었다. 원래 골프는 다양한 지형지물로 이루어진 18홀의 코스를 여러 골프채를 바꿔가면서 치는 반면에 [미니 골프]는 단 한 개의 골프채로 장애물을 피해서 공을 집어넣는 것이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동물 캐릭터가 다섯 발자국만 걸으면 땡일 정도로 작은 크기였지만, 다행히 [미니 골프]는 적어도 농구 코트 정도의 크기는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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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왼쪽에서 시작해서 반환점을 돌아서 오른쪽에 홀에 넣는 거라서 제법 오랫동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뭐예요?”

“골프라는 천상의 놀이입니다.”

“골, 골프요?”

“네. 천상에는 이것보다 훨씬 넓게, 18곳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하는데, 여기서는 조그맣게 딱 한 개의 코스에서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시범을 보일 테니까 나중에 한 번 해보세요. 여보.”


레이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골프채를 쥐었다. 나무와 금속으로 만들어진 골프채는 딱 두 개만 주어졌고, 처음에는 시범이 필요했으므로 당연히 나와 레이시아가 우선이었다. 커뮤니티에서 짤로 돌아다니던 몸매 좋은 골퍼들이나 TV 광고에 나오는 모델처럼 레이시아가 골프복을 입었으면 좋았을 텐데...


‘후우. 지구가면 무조건 한 번 입혀봐야지. 흐흐.’


물론 그걸 입고 같이 필드에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레이시아의 아름다움은 나만 독점해야 하니까. 물론 놀이동산은 같이 가지만, 몸매가 드러나는 옷은 안 된다.


“여, 여보?”

“아, 미안. 잠깐 치는 방법을...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골프공은 나무공.


“자 여기 공을 이렇게 두고.”


금속으로 나무공을 치면 잘 부서질 것 같지만, 일단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나무공이고 어차피 부서지면 [수리]도 되고, 잃어버렸을 때도 [확장]에서 ‘공’과 ‘골프채’를 만들 수 있긴 하니까 딱히 걱정할 건 없다.


“이렇게 양손으로 잡은 다음에... 이 공을 저기 있는 구멍에 최대한 적은 타수, 어, 적게 쳐서 집어넣는 놀이이오.”

“알겠어요.”

“그럼 부인, 내가 먼저 쳐보겠소.”


TV에서 봤던 것처럼 장타를 날릴 건 아니지만, 망신을 당하긴 싫으니 집중을 한다.


딱! 데굴 데구르르.


나무로 만들어진 골프공이 새파란 잔디 위를 굴러간다. 중간에 장애물로는 바위와 조그만 벙커와 언덕이 있기에 적당히 욕심내지 않았다.


“자! 이번에는 부인 차례요.”

“음.”

“이렇게... 아니오. 손을 이렇게 잡으시오.”


솔직히 레이시아는 한 번에 제대로 잡았지만, 손은 잡아도 잡아도 좋은 거라서 가르쳐주는 척하면서 손을 위로 덧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해보시오. 적당히 힘 조절을 해가면서...”


이래서 골프를 치러가는 건가? 나는 용기를 내어 뒤에서 백허그로 가르쳐주려고 했지만,


“아, 아... 제, 제가 그냥 해볼게요.”

“크흠. 알, 알겠소.”

“어머나~.”


뒤에서 음흉하게 웃는 로엘라 씨 덕분인지, 빨개진 레이시아는 조금 성급하게 채를 휘둘렀다.


따악! 데굴 데구르르.


나보다는 조금 멀리 갔지만, 안타깝게도 벙커에 빠져버렸다.


“아...”

“애석하게 됐소. 이번에는 부인이 먼저 치시오. 골프 룰에는 저기 목적지에서 거리가 먼 이가 먼저 치는 것이오.”


골프를 배워본 적은 없지만, 그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기에 룰을 설명했다. 이글, 버디, 보기 등의 용어도 알고 있지만, 정확히 몇 타에 맞춰야 하는 건지는 몰라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흐음.”


레이시아는 은근히 승부욕이 있는 모양이다. 허공에 수십 번 가까이 골프채를 휘두른다. 스윙 연습은 한 두 번이라는 룰도 만들어야 하려나?


딱.


레이시아가 딱하고 때려낸 나무 골프공은 벙커에서 탈출하여 나보다 앞선 중앙길로 돌아왔고, 내가 2타로 친 공은 중앙의 협곡 장애물 입구 앞으로 도착했다.


“부인. 부인 차례요.”

“네.”


딱히 재미가 있어보이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레이시아는 비장해 보인다.


부웅 부웅.


“아 연습으로 휘두르는 건 두 번 이상 하면 안 되오.”

“...네?”

“경쟁 놀이 중에는 그게 놀이하는 방법이오. 자고로 놀이도 평소에 실력을 다루는 것 아니겠소.”


레이시아가 흠칫 놀라는 것이 골프보다야 수만 배 더 재미있다.


‘...정령 써서 이겨볼까?’


그런데 지금은 굳이 정령을 안 써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니 참기로 한다.


딱.

따악.

딱.

딱.


나무 골프공은 생각보다 묵직해서 허공을 띄워서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것은 어렵기에 일일이 장애물 코스를 피해가는 것이 중요했다.


‘욕심 내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함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딱.


이제 한 두타면 끝날 위치에 공을 올렸다. 이제 레이시아가 칠 차례. 그런데 레이시아는 나보다 타수로 한참을 뒤쳐져 있다.


‘그런데 내가 원래 이렇게 잘 쳤나? 레이시아는 익스퍼트 상급인데?’


익스퍼트 상급과 골프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기사는 신체 능력에 있어서는 일종의 권위자. 보통 한 운동의 마스터는 다른 운동도 일반인보다 빨리 잘 할 수 있지 않는가. 신체 제어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무슨 운동을 해도 유리하다는 뜻이다.


‘...아. 생각해보니까 원래 제이크는 역대급 재능이었구나.’


나야 활 쏘는 것이 어렵다고 투덜댔었지만, 가르치는 이나 헤카인 경 모두 처음 배우는 것치고 엄청 잘한다고 칭찬했었다.


“부인, 분발하셔야겠소. 흐흐.”

“...네.”

“참고로 골프채로는 골프공만 쳐야 되오.”


지구의 영화에서는 주로 사람을 치는 용도였기에 미리 주의를 주기로 했다.


“......”


레이시아랑은 나중에 무슨 게임을 해도 잘 할 것 같긴 하다.


“...골프 치는 사람 어디 갔나.”

“......”

“하하. 미안하오. 열심히 해보시오.”


그렇지만 레이시아가 아무리 재주를 부려 봐도 타수를 줄일 수는 없었다.


텅그랑.


레이시아가 먼저 홀에 공을 넣고, 내가 마지막으로 홀에 공을 넣고 담담히 말했다.


“부인, 몇 번을 쳤는지 기억하시오?”

“...12번이요.”

“그렇군요. 나는 7번을 쳤소. 그러면 이번에는 내가 이겼소. 이렇게 하는 놀이이오. 아시겠소?”


고개를 끄덕거리는 레이시아에게서 무언가 한국인에게 익숙한 승부욕이 보였지만, 채팅창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니까 티배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와! 이제 저도 해봐도 돼요?”


우리만 골프를 치느라 옆에서 애타게 기다렸던 로엘라 씨도 배려를 해줘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세요. 부인, 친우분과 한 번 더 쳐보시오.”

“......”

“크흠. 내가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로엘라 양이 많이 기다렸지 않소.”

“아... 그, 그렇군요.”


그리고 레이시아는 종로에서 뺨을 맞고 한강에서 눈을 흘긴다고, 애꿎은 로엘라 양만 양학을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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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님의 놀이동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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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리메이크 공지입니다. 22.01.27 86 0 1쪽
» 033화. 22.01.26 56 0 23쪽
32 032화. 22.01.25 54 1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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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화. 21.12.27 97 2 15쪽
6 006화. +1 21.12.25 111 1 20쪽
5 005화. 21.12.24 131 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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